*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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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파적 인권위, 인권 추락시켜
- 인권은 흥정 대상이 아니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김은총 학생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권 에세이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공모전 당선자들에 대해서 지난 12월 10일, 세계 인권선언일에 상을 수여할 예정이었습니다만, 공모전에서 청소년부문 대상을 차지한 한 여고생이 수상을 거부해서 화제가 됐었죠. 오늘 어렵게 만나봅니다. 화제의 인터뷰, 여고생 김은총 양입니다.
[IMG0]◇ 변상욱> 정말 빨리 만나보고 싶었는데 늦어졌습니다. 외국에 다녀왔다고요?
◆ 김은총> 네, 제가 태국 여행을 갔다 왔는데, 그 일정이 마침 수상 거부하는 날짜와 딱 겹치더라고요. 아쉽게도 그렇게 됐네요.
◇ 변상욱> 정확하게 에세이 공모전에 주제가 뭐였습니까? 제목이 ‘언론은 있지만 여론은 없는 학교’, 이렇게 소개됐었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 잠깐 소개해줄 수 있습니까?
◆ 김은총> 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정치적 권리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정치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 학생들에게 주어져있는 정치적 권리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도 없고, 그런 권리를 박탈당해있는 게 청소년들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특히 학생들의 문제를 짚어보자면 분명히 학교신문이나 아니면 방송 같은 그럴 듯한 언론은 있는데
그 언론 속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전혀 담겨있지 않다는 건 그야말로 껍데기뿐인 사회에 존재하는 껍데기뿐인 언론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목소리가 표현되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했고요. 사실 학생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긴 했는데 학생 아닌 청소년 전반에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어떻게 권리를 다시 가져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싣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쉬운 점이 있죠.
◇ 변상욱> 저도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너무 잘 써가지고 가슴이 뜨끔뜨끔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정말 큰 상인데, 그리고 이 상을 받으면 대학에 나름대로 원서를 낼 때 포트폴리오도 훌륭해질 텐데 왜 거부를 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던데요. 여기에 대한 대답 뭐라고 할 수 있어요?
◆ 김은총> 저는 애초에 에세이를 쓰면서부터 대학을 생각하고 쓰거나 이런 저의 스펙을 위해서 쓴 건 아니고요. 그냥 공모전을 하기에 그냥 써봤는데 덜컥 당선이 됐어요. 그리고 덜컥 당선이 되긴 했지만 어쨌든 상을 받을 수준이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긴 한데요.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일이어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모든 사람에게 상처를 남기고 있잖아요. 모든 사람의 인권을 바닥으로 추락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국가인권위에서 상을 받은 것을 어디 가서 자랑할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변상욱> 그런데 어떤 분들은 “그럼 내지 말지”하는 말도 많이 했는데, 맨 처음에 지원할 때에는 그게 아니었나요?
◆ 김은총> 네. 사실 맨 처음에 지원할 때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정도의 파행사태를 가질 거라고 짐작을 못했고요.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공모전을 시행하고 한 달 정도 지나고 나서 제가 작품을 냈다는 것을 까먹었습니다. (웃음)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 파행... 그러니까 제가 작품을 낸 것을 잠시 까먹고요. 파행사태가 계속 이어지는 뉴스를 보면서 충격을 받는 와중에 수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알게 된 거예요. 그래서 타이밍도 제가 수상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지금의 인권위원회 김은총 양이 보기에는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합니까?
◆ 김은총> 정말 뭐라고 지적할 수 없는 많은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하고 싶은 말은 인권은 흥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흥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회피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도구로서 이용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인데, 마치 무언가를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꾸만 인권을 이용하고 있는 거고, 그리고 정말로 인권을 지키고자 하는 분들, 정파적 이유로 아니면 어떤 이권적 이유로 우도하거나 오욕을 주고 있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래서 그 상황에 수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있는 거고요. 그리고 그게 단 한 사람에 의해서 그렇게 한 사람은 아니겠지만 그렇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지금 인권위가 굉장히 기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항상 받게 합니다.
◇ 변상욱> 은총 양이 쓴 글 중에 그런 게 있었어요. ‘학생인권 현실이 아직도 어두운 상태에서 학생 언론의 자유를 지금 외치기엔 좀 힘들긴 하지만... ’ 이런 구절인데, 학생인권 현실 중에서 제일 안타까운 게 뭐가 있습니까?
◆ 김은총> 최근에 가장 화두가 되고 있던 게 학생인권조례랑 체벌금지에 대한 사태잖아요. 그런데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인권침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인데요. 예를 들어서 체벌금지나 두발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그것을 하면 우리가 어떻게 가르치냐, 그걸 하면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한다.’ 이런 시각으로 항상 접근하시잖아요. 그런데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는 거예요.
청소년들이 거기서 “우리가 공부를 안 하기 위해서 두발자유를 하겠습니다.” 이렇지 않잖아요. 그리고 공부와 무관하게 성적과 무관하게 두발자유와 체벌금지 그리고 연애, 사랑할 수 있는 자유 같은 건 성적이나 학생의 의무 같은 거랑은 정말 아무 상관없이 학생도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권리가 주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학생이 누려야 하는 인권이 뭔가를 위해서 같이 누려지는 게 아니라 인권자체를 위해서 누려질 수 있는 시각이 우리나라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봐요. 그게 안타깝죠.
◇ 변상욱> 장래희망은 뭐예요?
◆ 김은총> 그건 비밀이에요. 왜냐하면 수상을 거부한 기특한 여고생으로 이렇게 내보여지면 제가 수상을 거부한 행위자체의 본질성이 흐려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수상을 거부한 고등학생 김은총은 누구인가가 아니라 그 김은총이라는 사람은 왜 대상수상을 거부했는가가 화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저 자체에 대한 호기심은 신비주의로 묻어가겠습니다.
◇ 변상욱> 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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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7(금) 김은총 양 "현 인권위 기형적, 수상 자랑할 수 없어"
20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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