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4(금) 문일현 중국 법정대 교수 "MB 중국외교, 바람직스럽지 않아"
2010.12.24
조회 29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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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 美中외교 균형있게 외교정책 전면재검토 必
- MB, 對 중국외교에서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 조장
- 中의 '韓 때리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선점 의도
- 中, 北 우라늄 농축에 당혹해서 핵사찰 수용 주장
- 북미접촉, 곧 6자회담 재개될 수순 밟고있는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중국 베이징 정법대 문일현 교수

천안함, 연평도, 그리고 최근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과 우리 해경의 충돌까지, 중국과의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잘 안 풀립니다. 우리 정부가 바라는 대로 잘 움직여주지도 않고, 과연 대중국 외교가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또는 중국의 속내는 무엇일까, 이런 저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중국 정법대 문일현 객좌교수와 진단을 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좀 껄끄럽고, 애매하고, 불편한 사안들은 서로 그냥 못 본 척 피해 가는 듯 한 분위기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꼭 그렇게 부딪히지 않을 것까지도 정색하고 나오면서 중국이 들이댔습니다. 그래서 중국이 과연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과민반응인 건지,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떻습니까?

◆ 문일현> 우선 중국 정부가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중국 국내 여론을 의식한 것 같은데요. 중국인들은 사고의 경위가 어찌됐든 간에 자국민이 사망하고, 자국의 선박이 전복됐다는 점에서 중국이 피해자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로서는 이 같은 국민적 정서를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드는 거고요. 여기에 한 가지 더 붙인다면 향후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중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보입니다.

◇ 변상욱> 혹시 정치적으로 연평도 포격 훈련 좀 안 했으면 했는데, 우리가 그냥 해버린 것에 대해서 불만이 있거나 그런 것도 좀 반영이 됐을까요?

◆ 문일현>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두 문제를 연계시키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제 아시다시피 한국정부가 중국정부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개시하지 않았습니까? 같은 날 어제 외교부 대변인이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된 발표 내용을 보면 중국 정부의 태도가 처음에 비해 크게 누그러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두 사건의 연계관계는 크게 없다고 보여집니다.

◇ 변상욱> 어떻게든 한국 정부하고 소통하고 있다, 라고 외교부 대변인이 얘기한 그 부분을 말씀하시는 것 같군요?

◆ 문일현>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하나 좀 큰 배경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중국이 미국과 함께 빅2로 등극을 하고, 또 2012년이면 중국 제5세대의 집단지도체제 출범도 있고, 내부에 어떤 권력투쟁 같은 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까?

◆ 문일현> 그건 중국권력 내부에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에요. 언론공표가 되지 않고, 우리처럼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그런 단편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씀을 드릴 수 없습니다만, 어차피 어떤 권력이든 간에 권력 말기에 가면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보여집니다.

◇ 변상욱> 그래서 우리나라도 예를 들면 여당 야당 싸우다보면 이런 대북문제 같은 걸로 강경하게 선명성 투쟁도 하고, 자기네들이 확실하다는 보여주려고 애를 쓰는 게 있어서 혹시 중국도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나, 여쭤봤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의 대중외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점수를 한번 매겨봐 주십시오.

◆ 문일현> 우리 정부의 대중외교에 대해 제가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위치에 있진 않습니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은 방향으로 자꾸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한중관계가 대단히 순조롭고 튼실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여러 분야에서 마찰이 생기고, 꼭 그럴 필요가 없는 분야에서조차도 갈등을 겪고 있단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과거에 비해 대중외교가 대폭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변상욱> 예를 들어주신다면 어떤 것들입니까?

◆ 문일현> 예를 들자면, 제일 큰 문제가 이번에 서해 연평도 사건이 터지고 나서 미국의 조지 워싱턴호 항공모함을 끌고 들어온 사건이라든가 그 전에 천안함 때도 시도했다가 중국이 반대해서 불발로 끝났는데요. 그 다음에 2009년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자마자 우리가 기다렸다는 듯이 PSI, 즉 PSI에 전면가입을 선언했단 말입니다. PSI 전면가입이라고 그러면 그것은 중국의 서해 앞바다에서 일어난 것과 똑같은 것이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 변상욱> 아무튼 우리 정부가 중국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통찰력이 좀 부족한 것인지. 중국이 한반도에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정책과 우리의 차이점은 어떤 겁니까?

◆ 문일현>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한반도 정책은 한반도 평화안정유지하고 비핵화입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설령 북한이 잘못을 했더라도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감싸고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한국 측이나 미국 측 요구를 애써 외면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겁니다.

◇ 변상욱> 결국 중국은 아무튼 한반도에서 전쟁 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고요.

◆ 문일현> 그건 그렇습니다.

◇ 변상욱>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도 전혀 원하지 않는 겁니까?

◆ 문일현> 그것도 분명합니다. 지금 이번에 우리가 분명하게 봤습니다만, 중국이 유엔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의 결의를 두 번 찬성했습니다. 그것은 1차 실험과 2차 실험 때입니다. 이번에 그렇게 천안함 때도 안보리에 좀 우리 편을 들어달라고 부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절했던 중국 아닙니까? 그렇게 본다면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 얼마나 크게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 유엔안보리 제재에서 보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변상욱>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우라늄농축시설을 가지고 이리저리 약간씩 장난을 치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도 사실 당혹스러워 하는 것은 분명하군요?

◆ 문일현> 그렇습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더욱 당혹스러움 플러스 아주 괘씸한 건데요. 왜냐하면 지금까지 북한이 핵문제와 관련해서 중국에 핵시설을 공개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전부 다 미국 관계자를 불러다가 미국에 공개를 시키고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고 했거든요. 이번 우라늄 농축시설도 사실 중국입장에서는 전혀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었고, 해커 박사가 나오면서 중국도 그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그래서 당혹스럽고 또 굉장히 기분 나쁘게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20일 우리 사격훈련이 끝나자마자 21일 있었던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에서 장위 대변인이 “북한은 IAEA의 사찰을 받아야 한다.”고 아주 뜻밖의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온 것은 바로 그런 대목에서 비롯됐다는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북한이 망하는 것은 중국도 결코 원하는 바는 아니겠죠?

◆ 문일현> 중국은 북한이 망하게 되면 자신들의 완충지대가 없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그리고 북한이 망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고 보기 때문에, 그건 결코 원치 않고 있습니다.

◇ 변상욱> 아무튼 우리가 중국의 심기를 건드린 것을 지금 교수님 말씀을 빌리자면, 미국의 항공모함을 중국 앞바다에 떡 허니 데려온 것 하고,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을 바로 들어가면서 중국을 결국은 압박하게 된 것, 이런 것들은 우리한테 기분 나쁜 것들이고. 그런데 우리는 연평도나 천안함 같은 것이 터지면 중국이 좀 북한을 강하게 야단도 쳐주고 했으면, 이런 바람을 늘 가지고 있는데, 이건 어려운 건가요?

◆ 문일현>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걱정하는 것은 중국이 북한을 비난하거나 대북한 제재에 동참하는 순간에 북한에 대한 모든 에버리지를 상실한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이번 연평도 포격사건 역시 북한 측이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난하지 못한 것입니다. 만일 중국 정부까지 나서서 북한을 압박한다면 북한은 더욱 극단적 대응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한반도는 전쟁이 날 위험성이 더 커진다는 것이 중국 측 주장이거든요. 그렇지만 중국 정부의 내부에서도 이러한 대북정책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하는 반성의 목소리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우리로썬 한번 지켜볼 대목입니다.

◇ 변상욱> 우리나라 한미동맹, 그 다음에 한중관계, 이 두 개를 어떻게 풀어갔으면 좋겠습니까?

◆ 문일현> 그 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우선 중국입장에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현 우리 정부가 과거와는 달리 지나치게 미국 중심 외교에 편중되어있기 때문에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문제는 강하게 제기된 지적이기도 한데요. 일단 우리 정부는 그래서 주변 4강, 특히 미중 간에 대해서 균형 잡힌 시각에서 기존 외교정책의 기조를 전면 재검토해야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한중 양국이 추구하는 국익이 서로 다른 만큼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는 부분은 더욱 확대시키고, 상충하는 부분은 양국 간의 깊은 대화를 통해서 줄여가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고 보여지는 것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지금 중국은 “6자회담에 참여하는 6개 나라의 대표들이 좀 만납시다.” 라고 긴급하게 얘기했고, 우리는 또 “북한이 핵 포기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은 한 안 됩니다.” 하고 거절했습니다. 상당히 좀 난감한데 어떻게 풀릴지... 중국이 그러면 다음에 우리 정부한테 어떤 식으로 뭘 요구해올 것 같습니까?

◆ 문일현> 중국은 이미 이번 사격훈련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6자회담을 재개해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한반도 평화문제를 논의하자고 일관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우리 정부는 연평도 사건이 터졌는데 한가롭게 무슨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을 한다는 것인지 한가롭지 않느냐, 하는 뜻에서 회담을 직접 거절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지사가 북한에 갔다 오면서 북한의 협상안을 여러 가지 들고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어차피 북미 간의 접촉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곧바로 6자회담이 재개되는 수순을 밟지 않을까 하고 중국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비는 아마 내년 1월에 있을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 이후에 제기되지 않나, 보고 있는 것입니다.

◇ 변상욱> 그러고 보니까 내년 1월에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이 있군요.

◆ 문일현>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 이후 그리고 제5세대 집단지도체제 출범 이후 중국의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까?

◆ 문일현> 중국의 변화를 한반도 정책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 변상욱> 전체적으로 외교정책의 변화를 좀 듣고 싶습니다.

◆ 문일현> 5세대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서게 되면 지금 4세대 지도체제와 근본적으로 다른 외교정책을 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중국은 일관된 정책을 굉장히 중시하기 때문에, 그것도 집단지도체제이기 때문에 지도자 한 명이 바뀐다고 해서 정책이 바뀐다거나 그러지 않은데,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대를 거듭하면 할수록 중국의 외교가 대단히 실리주의고 실용주의적 외교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 변상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