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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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2(수)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박근혜 복지, 방향 옳지만 결점 보완해야"
2010.12.22
조회 31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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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복지와 민주당 차이? '도토리 키재기'
- 연평도 사격훈련, '정치적으로 마이너스'
- 한명숙 수사, 표적수사이자 검찰권 남용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노회찬 진보신당 前 대표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를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앞서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과 한명숙 전 총리 수사 얘기를 했습니다. 검찰은 수사로 밝혀냈다는데, 법정만 가면 뒤집히고 하니까 군사정권 때가 아닌 지금에도 정치적 사찰이나 표적수사가 가능한 겁니까? 겪어보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노회찬> 이제까지 드러난 것으로 봤을 때 검찰이 확실한 증거 없이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기소까지 했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것은 표적수사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궁지에서 벗어나려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어떤 사람들의 일방적인 진술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서 그렇게 마치 죄가 있는 양 기소까지 했는지, 사실은 검찰권의 남용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 변상욱> 노 대표께서도 엑스파일 등의 사건으로 오랜 기간 재판 끝에 혐의를 벗지 않았습니까? 그럴 때 당사자의 심정은 어떻습니까?

◆ 노회찬> 참혹하죠. ‘아닌 밤중에 홍두께’ 라는 말도 있지만 어떤 잘못이 있는데 그것이 어느 정도의 잘못인가를 따지는 그런 과정이 아니라 전혀 얼토당토않게 검찰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판단만으로... 검찰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을 하는 곳이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에 입각해서 합리적인 의심을 해야 되는 곳인데, 그 의심 자체가 합리적이 않고, 일방적이거나 주관적일 때 선의의 피해자 얼마든지 양산될 수 있습니다. 이런 유명 정치인이 이런 정도로 당하는 것을 보면 힘없는 일반국민들은 정말 검찰들의 이러한 기소권, 공소권의 남용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고 있을까, 참 걱정이 되는 거죠.

◇ 변상욱> 연평도 얘기로 가봐야겠습니다. 트위터에 ‘대통령이 연평도에 가서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훈련을 해보라.’ 그랬는데, 진짜 가라는 얘기는 아니셨을 테고, 훈련을 하지 말라는 얘기셨겠죠?

◆ 노회찬> 네, 저는 훈련은 할 수는 있는데. 그것이 평시훈련 하는 것과 이번에 훈련한 것 하고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봅니다. 훈련은 우리의 자주권이고, 얼마든지 주권국가로서 그런 군사훈련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군사훈련 때문에 그것이 정당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북한이 도발을 했고, 그로 인해서 분쟁의 어떤 소지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마치 한번 지난번처럼 쏘려면 쏘아보라는 듯이 싸움을 거는 것처럼 훈련을 했다는 거죠. 그게 저는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번 훈련의 결과 대한민국을 평화를 얻었느냐? 연평도 주민들은 이제 안심하고 자도 되느냐? 그게 아닙니다. 이번 훈련의 결과, 연평도 주민들은 언제 또 북한이 그런 도발을 하게 될지, 잠 못 이루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거죠. 국가가 또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줘야 될 것은 그런 안정, 평화에 대한 어떤 기대, 이런 것을 줘야 되는데. 오히려 긴장, 불안, 이런 것을 지금 주고 있다는 점에서 하지하책이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 변상욱> 결국은 정치적인 선택이었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그렇죠. 대단히 정치적입니다. 그리고 대북관계는 별로 효력이 없고, 국내적으로 지난번에 11월 23일, 북한의 도발로 인해가지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우리 국방력의 취약점이 있어보였던 그런 국내정치의 어떤 손실을 만회하려는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저는 더욱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변상욱> 우리 영토와 영해를 포기하라는 말이냐, 국가의 자존심도 있지, 군의 사기도 있지, 이렇게 반대여론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의 즉각적인 대응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비판에 대한 비판, 반대로 계속하는 진보진영에 대해서 문제제기도 있는데요?

◆ 노회찬> 저는 오히려 지난 12월 23일, 하려면 그날 제대로 했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또 발생할 때 제대로 해야 되는 게 중요한 것이지, 그냥 그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한 대 얻어맞았다고 그래가지고 시도 때도 없이 한번 때려 봐라는 식으로 싸움 거는 식으로 가면 오히려 지난번 1차 12월 23일, 연평도 북한의 도발 때는 사실은 제가 볼 때는 정치적으로 북한이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잘못한 것으로 판정패한 거거든요. 이번에는 우리가 훈련하겠다고 나서니까 적지 않은 나라들이 그것을 말리는 형국이 됐다는 거죠. 마치 우리가 뭔가를 평화를 깨뜨리는, 그런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여졌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저는 마이너스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번 훈련을 통해서 과연 군의 사기가 높아졌겠는가? 오히려 군대의 아들을 보낸 부모들의 어떤 불안만 높아진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됩니다.

◇ 변상욱>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 입에서는 민노당이나 민주당을 가리켜서 북한과 관련 있는 자매정당, 이런 식의 원색적인 비난도 나왔습니다. 정국이 다시 색깔론 이념논쟁으로 말려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겠죠?

◆ 노회찬> 네, 이건 이념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고요. 그것이 상대가 북이든 중국이나 일본이든 우리가 국방을 튼튼하게 해야 되는데, 여러 취약점이 있다는 것은 지난번에 확인이 됐습니다. 원인을 밝혀내고, 보완하는, 그런 게 중요하고요. 또 정치적으로는 북의 무모한 도발로 빚어진 사태였지만, 그런 북이 무모한 도발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될 일이고, 사실은 능력이거든요. 그러면 평화가 지속될 수 있는, 또는 평화를 확고히 뿌리내리게 할 수 있는 그러한 청사진을 만들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는데.

지금 보면 그런 것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언제든 싸움나면 한번 이기겠다는 힘만 국민들에게 공언을 하고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저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그런 더 좋은 목표는 아예 포기하는 듯 하게 정부가 입장을 취하고, 한번 언제 싸움 일어날지 모르고 이 싸움에서는 이기겠다는 식으로 갈등만 부추기는 것은 지금 정부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책무를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 변상욱> 복지론 얘기로 가봐야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 공청회를 가지면서 박근혜식 복지론을 내놓았습니다. 복지는 원래 진보진영의 의제였는데 덥석 가져갔습니다. 살펴보신 평가는 어떻습니까?

◆ 노회찬> 우선 우리 박근혜 의원은 아주 상징적인 대표적인 성장론자이거든요. 지난번 한나라당 대선 예비경선 때도 줄푸세니 뭐니 해가지고 보면 성장주의자인데, 이러한 대표적인 성장론자가 복지를 거론하고, 또 복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정말 복지가 이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는 점에서 또 저는 사실 환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실제 내용이 어떻든 그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복지를 중시하지 않을 수 없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하는 거죠.

◇ 변상욱> 내용상으로 제일 큰 줄기는 현금 지급 위주에서 사회서비스를 확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방향은 맞다고 보시는지요?

◆ 노회찬> 그렇습니다. 물론 현금을 절대로 안 줘야 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인 것은 공공서비스를 확충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고 그게 중심이 되어야죠. 그런 점에서 그러한 방향은 올바르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민주당에서는 오히려 “철학, 비전, 대안이 없는 빈수레 같다.” 라고 했는데, 왜 그런 얘기가 나왔다고 보십니까?

◆ 노회찬> 글쎄요. (웃음) 그 지적에 일면 공감대는 있지만 그 수레나 그 수레나 비슷한 수레들 아닌가. 제가 볼 때는 민주당이 그간 내놓았던 특히 새로운 비전이라 해서 내놓았던 복지대책과 박근혜 의원의 복지 대책이 제가 볼 때는 도토리 키 재기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핵심적인 것은 그런 겁니다. 좋은 내용인데 이것이 정말 비전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큰 결점들을 안고 있기 때문에 계속 수정하고 보완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주로 내용들 보면 출산, 양육, 이런 것들을 추구하는 것하고, 그 다음에 복지행정체계를 시스템적으로 개편하는 내용인데, 이것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나쁜 건 아니지만 출산, 양육만 가지고 되겠느냐?

오히려 더 중요한 고용, 과학, 교육 문제는 빠뜨렸느냐. 그리고 사실은 빈곤층이 많아지니까 복지가 문제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빈곤층이 많아지는 상황을 그대로 내버려둔 채 자꾸 복지로만 메우려고 할 게 아니라, 빈곤층이 많아지는 것을 방지해서 되는, 그래서 사회양극화를 일단은 완화시킴으로써 복지수요를 줄이는 게 더 중요한데. 이런 고용문제,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고용문제라든가 또는 사교육비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에 전혀 대안이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결함이 있다,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