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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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심각... 근본적 처방 없고 대증요법만
- 고환율과 늦장대응이 부른 정책실패
- 한은, 물가 신경 안쓰고 성장정책에만 신경
- MB노믹스, 경제에 너무 많은 상처 남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당 이용섭 의원
신묘년 토끼해입니다. 그런데 토끼는 어떻게 뛰는지 요새는 못 봤습니다만, 물가는 연초부터 엄청나게 잘 뛰고 있습니다. 걱정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와의 전쟁까지 선포를 했는데요.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용섭 의원과 물가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 변상욱> 이 의원님이 파악하고 계신 지금의 물가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 이용섭> 한마디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얘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지난 해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은 2. \9%에 그쳤어요. 그렇지만 서민과 직접 관련된 신선식품지수나 신선채소지수는 매우 높습니다. 우선 신선채소지수 같은 경우는 35.2%나 올랐습니다. 이것은 최근 5년간 최고수준이고요. 그래서 서민체감물가는 매우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문제는 금년 들어서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배추 같은 게 금년 1월 7일 기준으로 4,600원 해서 지난해와 비교해서 105% 올랐고요. 고등어 한 마리도 4,700원 해서 72 8%, 오징어도 56.3%나 올랐습니다. 여기다가 전월세가격이 크게 오르다보니까 서민들이 느끼는 생활고는 더욱 심각하고, 아마 정부도 늦게나마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연일 물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대통령은 “서민을 위해서 물가와의 전쟁이라는 생각을 갖고 물가억제를 위해서 노력하라.” 얘기는 그렇게 하셨습니다만, 모르겠습니다. 정부 시각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2.9% 물가상승률, 지난해 그랬다고 하셨는데요. 그것도 당시 국제유가가 마침 떨어져가지고 그 정도로 나왔지 실제물가는 지금 이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한 4-5%는 오른 것 같은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이용섭> 그간 국내적 요인과 국제적 요인을 보면 물가 오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우선 국내적으로 보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서 그동안 정부가 돈을 너무 많이 풀었지 않았습니까? 돈을 풀면 물가는 올라가는 것이죠. 여기다가 최근 수개월동안 이상기온에 따른 채소값 급등, 또 구제역 파동에 따른 소나 돼지가격 오름세, 이것도 물가오름세에 영향을 크게 미쳤습니다. 국제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넘쳐나는 달러유동성이 국제원자재 가격과 곡물가격을 끌어올렸고. 이것이 결국 수입원자재 국내가격을 급등시켰습니다.
여기다가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정책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정부의 늑장대응, 안이한 대응, 그리고 고환율 정책이 물가급등을 부채질했습니다. 제가 한 가지만 사례를 들면요, 지난해 9월에 이미 수입물가지수 증가율이 4%나 됐고, 또 생산자물가 증가율이 7.8%였습니다. 이것은 바로 얼마 후에 소비자물가상승으로 연결이 되거든요. 그런데도 한국은행은 9월, 10월에 기준금리를 전혀 인상을 안 했습니다. 그러다가 10월에 소비자물가지수가 4%이상 오르자 G20회의 끝나는 것을 기다려서 12월에 0 2%로 올렸지 않습니까?
배추파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10월에 경험을 했고, 또 지난 해 12월부터 삼한사온이 사라지는 이상한파가 발생했으면 바로 대책을 발표해야 되는데, 오는 13일에나 물가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하는 것도 문제고. 특히 문제는 고환율 정책이 문제입니다. 국제 원자재가격상승에 따른 국내물가불안을 상쇄시키려면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어느 정도 용인해줘야 됩니다. 그런데도 정부 계속 5% 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여전히 고환율기조를 가지고 있고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2008년 2월에 환율이 1달러당 947원입니다. 그런데 지금 1,120원 선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지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20원선 아래로 내려가려고 하자 정부가 개입해서 이것을 지켰다는 얘기도 있고요. 어찌됐든 그동안 고환율 정책으로 수출대기업들이 많은 덕을 봤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내수기업이나 중소기업, 국민들은 그만큼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이제는 물가를 위해서 수출대기업들이 조금 양보해야 될 때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가 400억불이 넘었는데 계속 무역흑자를 위해서 물가를 희생시키는 것은 전혀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고환율로 수출기업들은 큰 도움을 받았지만, 결국은 수입물가가 오르고 여러 가지 오르면서 소비자물가는 힘들어지기만 하고 이렇게 되는 거군요. 그런데 돈을 풀었으면 이제 서서히 거둘 때가 된 것 아닙니까? 기준금리를 그렇게까지 움켜쥐었던 한국은행의 문제, 사실 물가는 한국은행이 먼저 나서서 걱정해야 될 것 같은데요?
◆ 이용섭> 한국은행의 존재 이유죠. 그런데 한국은행이 물가에는 신경 안 쓰고 정부의 성장정책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청와대에서 경제보좌 하던 사람이 수장으로 옮겨가서 그런가요?
◆ 이용섭>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건가요?
◆ 이용섭> 그런 측면이 있죠, 중립성. 지금 감사원장 임명하는 것과도 비슷한 거죠. 감사원장이나 한국은행이나 중립성이 매우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중립적인 사람이 가는 게 맞는 것이죠.
◇ 변상욱> 대통령이 그렇게 한 말씀을 하시니까 정부부처에서는 물가를 억지할 수 있는 자기 나름대로의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요금억제, 또는 대학등록금억제, 가공식품가격을 어떻게든 동결시키고, 이렇게 인위적으로 억제시키면 이게 가능하겠습니까?
◆ 이용섭> 그런데 물가는 급등하기 전에 미리 잡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자칫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대통령께서 늦게나마 물가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걱정이 되는 것은 뭐냐 하면,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물가대책방향이 근본적인 처방을 강구하지 않고 정부가 인위적으로 무르는 물가단속, 통제위주, 이런 대증요법적 처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죠. 그러다보니까 이미 말씀하셨지만 공정거래위원장이 경쟁촉진이라는 자기 본래의 주 업무는 제쳐놓고 물가관리에 직접 나서는 게 촌극을 빚고 있는 것이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중앙이나 지방에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 가격담합을 조사하겠다, 이런 내용은 이미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 물가급등의 주요인이 국제원재자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상승형 인플레이션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런 것들이 주 대책이 되기에는 제가 볼 때는 미흡하고 부적절하지요. 다만 보조적인 대책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기업이나 공무원 임금은 올리면서 공공요금만 억제하는 것도 좀 적절하지 않아 보이고요. 그리고 공공요금을 동결한다고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고 인상요인을 조금 뒤로 미루는 요구밖에 없는 것이죠.
◇ 변상욱> 아무튼 돈을 풀긴 많이 풀었습니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많이 풀기도 했고, 그런데 고환율도 있었고. 지금 미처 얘기를 못 나눈 부분이 부동산정책인데, 부동산정책도 역시 이명박 대통령 정부 들어와서는 시중에 유동성을 늘려서 경기를 살리는 쪽으로 애를 많이 썼단 말이죠.
◆ 이용섭> 그렇습니다. 부동산 거품을 부추겨서 부동산 가격을 올리려고 하는 매우 위험한 대책을 써왔죠. 그동안에는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만, 아마 이것도 이상한 조짐이 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보다도 현실적으로 더 시급한 문제는 전세값 불안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정부의 전세난 대책을 보면 그야말로 참 한심스럽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어떤 때는 이게 계절적 요인이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계절적 요인이 아닙니다. 지난 2년간 서울의 경우, 계속해서 최고수준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2009년 2월부터 연속 오르고 있거든요. 23개월 동안. 그래서 18%이상 올랐고.
그런데도 국토해양부장관은 지난 1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뭐라고 얘기했습니까? “최근 전세난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지만 정부차원의 중장기대책은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우 안이하고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손 놓고 있다가 정치공방전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서 오는 13일에 대책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혹시 뉴타운 개발을 한꺼번에 많이 하면서 서민들이 들어가 살만한 전세집이 없어지고, 그래서 수요는 줄지 않는데 공급이 잘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뭐 방법이 없겠습니까?
◆ 이용섭> 그것도 매우 중요한 대책입니다. 전세대책으로써 중요한 것이 그래서 순환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전세가격이라고 하는 것은 물량이 매우 많이 부족해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조금만 수요가 많아도 올라갑니다. 그래서 재개발, 재건축 할 때는 그분들이 옮겨갈 곳을 예정해놓고 재개발들이 이루어져야 오늘 같은 상황이 안 오는 것이죠.
◇ 변상욱> 13일 회의에 이런 것은 꼭 대책에 넣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신다면 뭘 얘기 하시겠습니까?
◆ 이용섭> 이번 물가안정대책은 저는 거시적인 접근과 미시적인 접근이 병행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가 있습니다. 우선 거시적이고 대책으로는 수요관리측면에서 안정적통화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단기부동자금을 흡수해줘야 되거든요. 예를 들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든지 지급준비를 상향조절 한다든지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한다든지, 물론 부작용도 같이 검토가 되어야 되겠습니다만, 이런 부분이 있어야 되고요.
또 하나 매우 중요한 것이 이번 물가급등의 상당부분이 국제원자재 가격상승에서 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적정 수준으로 환율을 인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 환율상승하면 물론 경제성장에는 도움이 되겠죠. 그렇지만 수입물가상승으로 인해서 국민들의 실제소득이 그만큼 줄어드는 그런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뭐냐면, 정부가 5% 성장과 3% 물가안정이라고 하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하는 화려한 말장난에서 벗어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서민민생안정을 위해서는 물가안정에 더 초점을 두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이것은 거시적인 접근이고, 미시적인 접근도 저는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비용관리측면에서 원자재 비축을 확대한다든지 가격담합이나 생필품사재기, 공급물량조절, 이런 독과점 사업자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도 강화를 해야 되고요. 채소가격급등에 대해서는 비축물량을 하루라도 빨리 선제적으로 풀어줘야 됩니다. 그리고 공공요금은 최대한 억제하되 꼭 필요한 부분도 서민가계 부담을 고려해서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인상해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 변상욱> 그래도 이명박 대통령의 전반적인 경제정책을 볼 때 맨 처음에 이렇게 공급위주로 가고 성장위주로 간 것은 경제위기탈출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측면도 있진 않겠습니까?
◆ 이용섭> 물론 그런 면도 있습니다만, 소위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을 나타내는 게, MB노믹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MB노믹스라는 게, 처음에는 나름대로 일관성과 정체성을 가지고 존재했어요. 그런데 정부가 계속해서 보궐선거에서 지고, 특히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니까 이상한 정책들을 막 계속 내놓은 겁니다. 표심위주의 인기정책을 내놓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보니까 요즈음 MB노믹스가 죽도 밥도 아니게 돼버렸습니다만, 그래서 저는 MB노믹스의 두 가지 특징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5대 중심론입니다. 복지보다는 성장중심,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중심, 변화와 혁신보다는 기득권 중심, 그리고 지역균형발전보다는 수도권 중심, 중산서민보다는 부자중심의 정책에 초점을 가지고 있고요.
또 하나 하향식 경제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탑다운 이코노믹스, 무슨 얘기냐면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감세를 하고, 규제완화를 통해서 경제성장을 달성하면 이 낙수효과로 인해서 사회통합이 달성될 거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MB노믹스의 부작용이 저는 우리 경제에 너무 많은 상처를 남겼다, 우선 계층 간 지역 간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사회양극화를 심화시켰고, 또 돈으로 모든 것을 판다는 물신주의, 또 목표를 정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독선적 국정운영, 이런 것이 우리 사회수준을 천박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정의나 정직이나 신뢰, 청렴이라고 하는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황폐화시켜버린 것이죠.
◇ 변상욱> 성장은 촉진한다, 이건 나쁜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그 와중에 서민경제가 악화되고, 또 따지고 보면 공공부문 부실은 하나도 손을 못 댄 상태이기도 하고요. 오늘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 말씀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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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월) 이용섭 민주당 의원 "물가 위해 환율 낮추고, 5%성장 집착 말아야"
201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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