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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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4(화)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구제역 대응, 매뉴얼대로 안되고 있어"
2011.01.04
조회 31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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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 아쉬운 것은 살처분 과정의 소홀함
- 침출수, 환경오염과 인체 질병 불러올까 걱정
- 가축전염방역청 설치 등 시스템 더 갖춰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김성훈 전 농식품부장관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입니다.

[IMG0]◇ 변상욱> 2000년 3월에 국내에서 구제역이 첫 발생했을 때 농림부 장관이셨는데, 그때 많이 당황하셨겠지만 가장 먼저 취했던 것은 어떤 행동이었습니까?

◆ 김성훈> 즉시 발생농가 500미터 내의 모든 가축을 살처분 시켜서 매몰했고요. 사료나 재료, 이런 것들을 다 소각시켰습니다. 그리고 꼭두새벽에 국방부장관의 도움을 받아서 24개소에 군 초소를 만들어서 일체의 출입구를 통제하고, 그리고 살처분 하는데, 소독하는데, 군 장병들의 도움을 절대적으로 받았습니다.

◇ 변상욱> 농림부장관이 꼭두새벽에 국방부장관한테 전화하는 것은 참 드문 일인 것 같습니다.

◆ 김성훈> 워낙 긴급상황이고, 이것은 바로 대통령의 지시가 나옵니다만,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방역은 제 2의 국방이다, 라는 차원에서 그렇게 했고요. 당시 6개 시군까지 확대될 때 바로 백신조치를 취해가지고, 이번에 지금 구제역이 70만 두 가까이 살처분 매몰하고 있는 것에 비해서 당시는 시군에서 2,200두의 살처분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멈췄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당시 국제수역사무국에서 가장 빨리 초동진압한 나라로서 구제역 청정지위회복을 아주 빠른 시기에 할 수 있었습니다.

◇ 변상욱> 군 투입이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까?

◆ 김성훈> 네, 불가능합니다. 지금도 불가능하다시피 막 퍼져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민간이라든가 순경으로는 인력에도 한계가 있지만 또 인정상 출입을 통제하기가 참 힘들고, 특히 살처분 해서 매몰하는 일을 민간에게 맡길 때 지체되고, 또 애지중지 가축을 길러온 축산농민 입장에서 볼 때에는 여러 가지 피해보상이나 이런 대책도 미흡할 경우에 저항하게 되고, 그런 사이에 육해공 루트를 통해서 구제역 바이러스들은 막 퍼져나가거든요. 그러면 백신 해야 할 시기도 놓치게 되고요.

◇ 변상욱> 군에서 부작용이 있거나 이런 것은 없었던 거죠?

◆ 김성훈>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없고, 그게 군 장병 부모들이 어쩌고 저쩌고 한다는 것은 인수공통, 사람이나 가축이 다 함께 걸리는 병의 경우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구제역 균은 전혀 아니죠.

◇ 변상욱> 그런데 몇 천 두가 안 되었을 때 바로 백신접종을 시작했다고 지금 이야기를 하신 것 같습니다만?

◆ 김성훈> 네, 그렇습니다. 다섯 번째 용인에서 발생했을 때요. 이렇게 되면 최후의 수단에 의존해서 더 이상 확대 못하게 백신조치를 하면서 시가보상은 말할 것도 없고, 시가하고 차액도 보상하고, 그에 따른 축산농민의 불리액이 일체 없도록, 당시 대통령의 지시는 방역은 제 2의 국방이니까 상상 이상으로 강력하게 하되 피해는 농민들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파격적으로 하라고 하셨거든요. 생활비도 내줬고요. 학자금도 대줬고, 시가로 보상하고, 또 이자감면하고, 나아가서는 앞으로 일정기간 지난 후에는 입식을 다시 하게 될 때 자금도 지원하겠다고 했고요.

◇ 변상욱> 초동에 아주 전폭적으로 전력투입을 했군요. 그러면 그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 백신접종은 너무 늦은 겁니까?

◆ 김성훈> 제가 일선에서 방역에 고생하고 있는 여러분들 생각해서 제가 판단하기가 어렵지만, 아무튼 백신을 한 이후 백신을 하지 않은 지역에서 너무나도 많이 퍼져나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 변상욱> 지금도 백신접종은 가능한 한 청정국 지위에서 벗어나버리기 때문에 가장 나중에 해야 된다고 해서 미뤄왔던 건데 차라리 먼저 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군요?

◆ 김성훈> 농민들의 약간 저항도 있었고요. 그로 인해서 생길 손실에 대해서 처음에 확고하게 말을 안 해줬기 때문에, 아무튼 이 상태로 가면 전국에 현재 6개 시도에 발생했는데 앞으로 나머지 미 감염 지역에도 백신접종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지금 그런 계획이 정부 내에서 나올 정도가 됐지 않았습니까?

◇ 변상욱> 그런데 그 당시에는 처음이니까 매뉴얼 같은 게 없었을까 아닙니까? 어떻게 하셨습니까?

◆ 김성훈> 국내 발생 이틀 전에 대만에서 초동작전을 잘 못해가지고 구제역이 대만섬 전체로 퍼져서 400만 두의 가축을 땅속에다가 살처분 해서 매몰해야 되는 비극적인, 일대 세계적인 사건이 일어났거든요. 그래서 대만에서의 실패 사례가 역으로 보면 바로 저희들의 매뉴얼이었고, 저희 때 성공적으로 국제적으로 청정지위를 회복하고 나서는 매뉴얼을 만들어서 전국에 다 돌렸고, 기록을 남긴 전자책, 그리고 일반 책자로 남겨나서 지금도 거기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는데, 반드시 그때 만든 매뉴얼 정도도 아직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보다도 제일 아쉬운 점은, 결국은 살처분 관계해서 여러 가지 소홀한 점이 지금 보고 되고 있고요.

◇ 변상욱> 침출수 문제며,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 김성훈> 그래서 이러다가는 70만 두 가까운 소들이 땅에 묻혔다고 가정하시고, 이것이 내년 봄, 여름 때 녹을텐데, 벌써 지금부터 침출수가 나온다고 하고, 지하수 오염과 환경파괴, 그리고 이로 인한 혹시라도 다른 인체에 불리한 무슨 질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본래 비닐로 싸서 묻는다고 하는데 비닐가지고 됩니까?

◆ 김성훈> (웃음) 그것은 생물이 부패돼가지고 녹아내리니까요. 그것은 한도가 있죠.

◇ 변상욱> 그러면 콘크리트로 벽을 쌓아야 되나요?

◆ 김성훈> 글쎄요. 그래서 지금 저는 그에 대한 즉답보다는 결국은 10년 전 2000년에 구제역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생했을 때와 지금 비교해서 이미 가축사양부수도 늘어났고, 교통왕래도 국내외로 번잡해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그에 대비하는, 그에 걸맞은 체계가 있어줘야 할 텐데, 별로 그에 걸맞은 체계나 기술, 그리고 특히 인력과 장비, 예산, 그리고 조직체제가 안 되어서 중앙 따로 지방 따로 하게 됐고요. 그리고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공직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도 없고, 축산 농민들의 고통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 변상욱>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서 시스템이나 매뉴얼도 더 발전을 해왔었어야 되는데 그냥 머물러 있었던 것 같고.

◆ 김성훈> 그리고 체계도 갖춰야 되고. 방역청 제안이 그때도 이미 나와서 추진 중이었거든요.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