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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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戰, 체력과 압박에 의한 상대 고립이 관건
- 해설 복귀 지연, 해설에 대한 흥미를 잃은 탓
- 승리지상주의 축구문화, 한국 축구시장 뺏기게 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신문선 축구 해설위원
어젯밤, 텔레비전 앞을 지키신 분들 많으시죠. 아시안컵 축구대회 우리나라와 인도의 예선 마지막 경기가 있었습니다. 한 골도 안 내줄 수 있었는데 아쉽게 한 골을 내줬습니다. 어쨌든 4대 1로 승리했고, 조2위로 8강전에 올랐습니다. 4년 6개월 만에 다시 축구해설위원으로 돌아오신 분입니다. 신문선 해설위원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변상욱> 복귀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어제 복귀하신 후로 첫 해설이었죠?
◆ 신문선> 어제 첫 방송을 한 거죠. 복귀 이후로요.
◇ 변상욱> 설마 떨렸으리라고는 생각은 안 됩니다만... 떨리셨습니까?
◆ 신문선> (웃음) 긴장이 좀 되더라고요.
◇ 변상욱> 그런데 호주와 무승부가 되면서 인도전이 중요했는데, 조 1위로 나갔으면... 했습니다만 실패했습니다. 어제 경기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신문선> 어제 전반적인 경기 운영은 높은 점수를 줄만 했죠. 특히 전반전에 했던 패싱플레이, 그리고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공격적인 플레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주어진 찬스, 그리고 시도했던 많은 슈팅수에 비해 득점을 많이 올리지 못한 점이 사실은 아쉬웠던 거죠.
어제 한국대표팀은 최전방에 지동원 선수를 배치하고요, 그리고 그 뒤에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구자철 선수가 있었는데 이 두 선수의 활약이 전반전에는 깔끔하게 이루어졌었는데요. 후반 접어들면서 지동원 선수의 체력이 좀 떨어지고요. 그리고 상대 인도선수들이 수비에 비중을 두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던 점, 그리고 득점기회를 우리가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것이 겹치면서 결국은 골득실차로 조2위로 조 예선을 마감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었어요.
◇ 변상욱> 후반 들어서 수비가 불안하니까 말이죠. 참 저런 팀을 두고도 저렇게 불안하면 어떻게 하나, 아쉽더라고요.
◆ 신문선> 축구라는 건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가 프리미어리그나 스페인리그 같은 것도 보면 리그 경기가 아니라 컵 대회라고 그러죠. 예를 들어서 2, 3부 리그팀도 같이 경기하는 경우에 세계적인 명문 팀들이 2, 3부리그에 져서 세계의 톱뉴스로 떠오르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어제 한국대표팀은 골을 넣기 위한 총력을 다 하면서 후반전에 카운터 어택에 시달리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란과 경기할 때 이런 것을 되풀이하면 안되겠죠.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고질적인 수비 문제의 해결방법은요, 수비수 네 명에게 책임전가를 하지 않고요. 수세 때, 그러니까 공격권을 상대에게 내줬을 때 수비수 4명, 미드필더 4명, 그리고 공격 최전방에 있는 2명의 선수가 모두 내려와서 삼선 간격을 촘촘히 해서 자동적으로 압박을 시도하는 것이 조광래 감독이 갖고 있는 축구수비전술의 핵심이거든요. 어제 골이 생각보다 터지지 않고, 또 골득실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삼선의 밸런스가 무너졌던 것이 결국은 역습을 허용한 원인이었고요.
그리고 한국축구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가 뭐냐 하면, 수비수들이 공을 갖고 공을 피딩한다, 그러거든요. 공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패스미스에 의해서 역습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어제도 그런 문제가 재현됐던 것이거든요. 이 문제는 개인적인,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개선될 수 있다기 보다는 한국축구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바꿔야 됩니다.
다시 얘기해서 수비수가 공을 잡으면 바깥에서 지도자들이 빨리 뻥 축구해라, 불안하니까 빨리 걷어내라, 고 주문하거든요. 그러다 공격권을 상대에게 내주는, 그런 문제와 연결이 되는데요. 조광래 감독이 한국축구의 세계화를 외치면서 수비에서 연결의 정확도를 높이려고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만, 앞서 말씀드렸지만 한국축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변상욱> 그런데 최근 이란하고 치른 것만 따져보면 우리가 불리한 것 같습니다. 2무 4패입니다.
◆ 신문선> 이란팀은 한국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선강이죠. 일본, 중국까지도 제일 두려워하는 것이 이란입니다. 중동팀들 중에서 우리가 전통적으로 강호라고 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술은 있지만 체력이 떨어지고 몸싸움을 싫어하는 국가죠. 그리고 쿠웨이트는 기술은 좋지만 역시 몸싸움에 약한 면모를 갖고 있는데요. 이란은 이라크와 더불어서 중동국가 중에서 가장 힘이 좋고, 또 몸싸움도 능하고, 유럽팀보다 더 강한 추진력을 갖고 있는 팀이거든요. 바로 이 점이 한국팀으로서 이란만 만나면 고전하는, 그런 이유가 되겠는데요.
지난번에 이란이 한국에 와서 조광래 감독과 평가전을 하지 않았었습니까? 그때도 한국대표팀이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고전을 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이란도 아시아에선 가장 강력한 압박을 펼치는, 그런 플레이를 하고 있거든요. 압박의 싸움에서 밀리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란과의 8강전에서 승패의 관건은 체력적인 면과 강한 압박에서 어느 팀이 상대를 더 고립시키느냐 일 것 같고요.
한국대표팀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후반 30분 이후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거든요. 그 이유는 한국대표팀의 플레이스타일이 그 압박과 더불어서 강한 체력을 뒷받침으로 하는 기동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데요. 이란과의 경기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조광래 감독의 고민 중 한 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이란전, 멋지게 치르고 우승까지 내달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4년 6개월 만에 해설무대로의 복귀인데, 복귀를 결심하신 이유가 따로 있습니까?
◆ 신문선> 그동안 학교로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을 했었는데요. 그간 많은 방송매체로부터 컴백에 대한 글쎄요, 표현 자체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러브콜이 있었는데요. 사실은 해설에 대한 흥미를 잃었었어요. 왜냐하면 지난 독일 월드컵 당시에... 축구는 우리만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상황이라는 것은 룰에 입각해서 팬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해설자의 몫인데요. 우리식으로 판단하고, 또 우리 입맛에 맞지 않으면 우리식으로 해석해서 상대국가라든가, 상대팀을 폄하하고 심판을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해설자의 역할과 몫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분위기, 또 포퓰리즘에 대한 개인적인 분노가 좀 있었던 거죠.
그런데 최근 들어서 한국축구대표팀의 축구시청률이 떨어지고, 또 프로축구는 외면 받고. 이런 문제는 결국 축구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거든요. 이렇게 축구산업에서 방송매체가 갖고 있는 중간구매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한국축구는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가리그에 그 시장을 다 뺏기게 되고요, 결국은 경기력이 저하되고, 한국축구가 산업적 가치를 잃게 되면 한국축구에 투자할 수 있는 동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이 있었고요.
사실은 이번에도 사양을 했다가 계속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요청을 해와서 고민 끝에, 지금 말씀드렸던 부분에 작으나마 좀 힘이 되고 보탬이 됐으면 하는, 그런 의지를 갖고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 변상욱> 독일월드컵 당시 아마 오프사이드 논란이 있어서 그때 마이크를 놓으셨는데, 그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면 역시 또 소신발언을 하실 겁니까?
◆ 신문선> 그것은 논란이 아니고요. 분명한 것은 그 당시 프라이 선수가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언론이나 예를 들어서 팬들, 그 다음에 전문가들은 어떤 상황이 되면 스포츠라는 것은 룰에 입각해서 해야 됩니다. 룰이 없으면 인종이나 종교나 그렇지 않으면 대륙 간의 갈등적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축구가 전 세계 만국의 공통어가 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축구의 세계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스포츠에서 추구하는 스포츠맨십, 결과에 승복하고요. 그리고 어떤 룰에 입각해서 경기를 운영하는 것에 동의했기 때문에 월드컵에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겪은 사건을 통해서 한국축구가 꼭 이겨야만 된다는 어떤 의지, 그 다음에 의식, 이런 것을 좀 뒤로 하고요. 축구자체를 즐기고. 또 상대국가가 잘하거나 상대선수가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 박수를 보내는, 우리의 선진화된 문화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그렇게 해야 축구가 사랑을 받겠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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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9(수) 신문선 해설위원 "아시안컵 골득실차 조2위 진출, 아쉬워"
2011.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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