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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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7(월) 노민상 前 수영대표팀감독 "'제2의 박태환' 찾겠다"
2011.01.17
조회 28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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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연맹과의 갈등으로 감독 사임? 전혀 아냐
- 기본기 부족하면 '제2의 박태환' 육성 힘들어
- 선수육성 '조급증', 선수생명 단축시킬 수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노민상 前 수영국가대표 감독

◇ 변상욱> 지난주에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낸 수영 국가대표팀의 노민상 감독이 갑작스럽게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많이 아쉬워서 오늘 연결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주변으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으셨겠습니다만, 감독직을 꼭 지금 내놓으셔야 되는 건가요?

◆ 노민상> 이제는 박태환 선수가 스스로도 많이 컸고요. 또 제가 도하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이라든지 그랜드슬럼은 제가 했고. 또 우리 후배들이 열심히 잘 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이때쯤이면 제가 후배들한테 물러주고, 태환이한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봤고요. 그래서 제 2의 박태환을 빨리 찾아서 발굴하는 게 더 값어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런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수영계에서 잠시 일선을 놓으시는 게 아니고 또 어딘가에 있을 새로운 박태환을 찾아서 열심히 뛰어다니실 거군요?

◆ 노민상> 아, 그럼요. 그렇게 해야죠.

◇ 변상욱> 고맙습니다. 국민들은 혹시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번에 한번 잠깐 1년 정도 갈등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또 갈등이 생기셨나, 그런데 그건 아니고. 박태환 선수가 기자회견장에 같이 나와 있었단 말이죠. 갈등이 있으셨던 건 아니고요?

◆ 노민상> 전혀 그런 건 없습니다.

◇ 변상욱> 그리고 나름대로 노민상 감독님의 전력이 수영계의 주류하고는 전혀 다르게, 학력이라든가 인맥 같은 것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정말 좋은 선수를 발굴해서 혼자 힘으로 열심히 키우신 것이기 때문에 수영계의 내분이나 아니면 갈등하고도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었는데 그런 것은 없습니까?

◆ 노민상> 전혀 그런 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보셨겠지만 제가 오전에 시무식까지도 참가를 했었고요. 연맹에서는 그 정도로 저에 대한 배려를 해 주셨기 때문에 전혀 그런 건 없고. 제 본인의 의지대로 가는 거거든요.

◇ 변상욱> 국가대표팀 감독을 후배들한테 넘겨줘야 되는데, 라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셨습니까?

◆ 노민상> 제가 세계선수권 때 와신상담을 많이 했어요. 그때 성적이 안 좋아가지고요. 그래서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베이징올림픽, 세계 선수권에서도 성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좀 벼르고 있었죠. 이번에는 꼭 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했고요.

그런데 제 나름대로 대표팀에 뽑혀서 올라오는 애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기록은 괜찮은데 기본기가 안 돼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러다보니까 제가 이 시점에서 어린 선수들이나 일선지도자들한테 이런 것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기초적인 것도 안 가르치면서 제 2의 박태환을 키워내기는 힘들거든요. 이것을 먼저 개선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제가 사표를 내게 된 동기가 된 거죠.

◇ 변상욱> 박태환 선수는 감독님께 그 얘기를 듣고 뭐라던가요?

◆ 노민상> 선생님이 빨리 복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꿈나무 기르는 데 일조를 해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 변상욱> 국민들은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 한 번 더 딸 때까지는 계셨으면, 하는 아마 그런 바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나름대로 그동안 박태환 선수를 키우신 노하우는 다른 감독들이나 코치들한테 다 건네주셨습니까?

◆ 노민상> 일단 제가 전해준다고 해도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거고요.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해요. 모든 것이 사랑과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거든요. 이것을 저버리면 안 되는 거고. 그 다음에 열정이 있어야 되거든요. 물론 금전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열정이 있어야 된다고 보기 때문에 어떤 것을 건네줘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늘 나를 낮추면 되는데 우리는 간혹 가다가 보면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지만 뭐 하나 땄다고 해서 쉽게 자만한다든지, 그럴 때 거기에 함정이 있거든요. 후배들이 그런 것만 갖춰준다면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15년 동안 박태환 선수와 같이 하셨죠?

◆ 노민상> 네, 네.

◇ 변상욱> 한 선수가 한 지도자를 만나서 자기의 능력을 발굴해내고, 그 선수가 계속 보살핌을 받으면서 15년 동안 많은 일을 이뤄간다는 것이 대한민국 체육계에서는 거의 없던 일이고, 정말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그런 것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는데요.

◆ 노민상> 앞으로는 그렇게 되리라고 보고요. 다만 이제 우리 일선에 있는 선생님들한테 제가 이 CBS를 통해서 부탁하고 싶은 것은 뭐냐 하면요. 아프지 말고 선수를 길러내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급하다보니까 빨리 빨리 키우려고만 하는데 그 빨리 빨리가 아주 안 좋은 거예요. 선수생명이 단축될 수가 있습니다. 부상을 입으면 안 좋은 거니까요. 그러니까 아프지 말고 차근차근 가는 분들이 되셨으면 좋겠고. 또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는 운동이 됐으면 좋겠고요. 그렇게 하면 분명히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는데, 우리는 좀 빨리 가려고 그러는 게... 이게 아니거든요.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더 큰 활동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