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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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대란, 공공임대주택 줄인 MB '정책 실패' 탓
- MB 전세대책, 전세 비싸면 빚 더내서 집 사라?
- 보금자리 주택예산 2조7천억, 공공임대로 돌려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당 전월세대책위원장 원혜영 의원

전세가격, 월세가격이 계속 급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전세가격이 급등하면 내놓을 만한 대책들이 여럿 있는데 왜 정부가 내놓은 건 다를까, 왜 이건 안 내놓고 저걸 쓰려고 할까, 이런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민주당에서 전월세 대책을 발표했는데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의원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 변상욱> 전세대란이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됐는데 지금 전월세시장 상황을 어느 정도라고 파악하고 계신 겁니까?

◆ 원혜영> 전세값이 오르기 시작한 게 재작년 봄부텁니다. 아마 올 봄에도 엄청나게 오를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만 2년 이상 연속 상승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전월세 대란의 심각성이 일부 지역이나 일정한 규모의 집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전국 대도시, 그리고 중산층이 사는 작은 규모의 아파트나 연립주택, 30-40평대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입니다.

◇ 변상욱> 정부의 기본입장은 몇 몇 지역에서 특히 전세대란이 심한 거지 나머지 지역은 통상적인 정도의 인상 아니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 원혜영> 어제 취재를 온 기자분도 하소연하는 것이 성동구 행당동에 32평 아파트를 1억 9천에 살았는데 일주일 전에 9천만 원을 올려줬다는 겁니다.

◇ 변상욱> 1억 9천에서 9천만 원을 올린다고요.

◆ 원혜영> 네. 그리고 제 막내 처제가 의왕시에서 1억 5천에 살고 있는데 주위에 다 1억씩 올랐다는 겁니다. 그래서 3월이 재계약일인데 아예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어제 전화로 하소연하고 우시기까지 하는 시민과 통화했는데 현재 8,500만 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데 4,500만 원을 올려달라고 해서 어렵게 준비했더니 주인이 주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자기가 그 가격으론 못하겠다, 그러니까 방 빼라, 이런 통보를 받았다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하소연을 하셨습니다.

◇ 변상욱> IMF외환위기 때와 거의 비슷하다, 이렇게 얘기도 나왔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습니까?

◆ 원혜영> 50%가 넘는 시민들이 세를 살고 있거든요. 그리고 3-4천만 원짜리 조그마한 집도 지금 1천만 원, 2천만 원 올리라고 그러죠. 1억 몇 천, 2억 몇 천 하는 것은 5천만 원, 1억씩 올리라 그러죠. 이게 뭐 정말 50%이상의 시민들이 수백만 원, 적게는 1-2천만 원에서 크게는 몇 천만 원, 아니면 1억 얼마까지 마련해야 하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정부가 별일 없다, 평소 이사철에 발생하는 문제에서 심각하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안일한 진단을 하고 있는 것이 더 국민들을 걱정하고 분노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 변상욱> 일단 처방을 내놓으시려면 원인이 뭔가 생각을 하셨을 텐데, 전세대란의 원인은 뭐라고 보고 계십니까?

◆ 원혜영> 그 점이 참 심각한 건데요. 정책의 실패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고. 그 정책의 실패도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미리 대응을 못했다는 의미에서의 정책실패가 아니라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꾸준하게 진행해왔는데 이것을 거꾸로 돌린 겁니다. 보금자리주택제도를 도입해서 싸게 집 나눠주겠다, 이런 달콤한 공약을 가지고 공공임대주택물량을 반으로 줄이고. 보금자리주택, 공공분양 주택이죠. 이걸 배로 늘린 겁니다. 그러니까 시민들은 전세나 월세로 주거패턴이 바뀌고 있는데 정부정책은 임대주택 공급 하는 걸 그나마 반토막내가지고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인기정책을 쓰는 바람에 이렇게 된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 정책의 실패야말로 정말 최악의 실패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변상욱> 임대주택 쪽을 늘려야 되는데 값이 내려가니까 빨리 집을 장만해라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틀었다는 말씀이군요?

◆ 원혜영> 공공임대주택을 1년에 3조씩 투입해서 쭉 추진해왔는데, 그것을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물량이 줄었죠.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추진한 뉴타운을 무분별하게 진행함으로써 3년간 12만 채의 집이 헐렸습니다. 그런데 새로 지은 집은 6만 채밖에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다 세입자된 거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아무튼 어느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공공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이 끊겨버렸다는 말씀이군요.

◆ 원혜영> 노무현 정부 때 ‘공공임대주택 100만 호 건설’ 계획을 추진해왔거든요. 그것을 백지화시킨 겁니다. 그리고 지금 전세값이 올라가니까 차라리 빚을 내서 자기 집을 사라, 그러면 건설경기도 살고 아파트 공급도 늘어나고. 그러면 전월세 문제는 자연히 해소된다, 이런 정부의 안일한 태도가 문제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월세 문제 자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 되는데 건설경기부양을 하면 이런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는 굉장히 전통적인 경기부양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게 문제해결을 어렵게 하는 원인중의 하나입니다.

◇ 변상욱> 그래서 대책을 민주당에서 따로 내놓으셨는데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전월세 인상 상한제입니다. 어느 정도 이상은 못 올리게 하는 거겠죠?

◆ 원혜영>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전세나 월세를 들어가면 보통 2년간은 안심하고 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것도 저절로 된 게 아니고 20년 전에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만들어서, 그전에는 6개월이나 1년 뒤에 계약을 갱신하도록 되어있던 것을 최소 2년으로 보장한 겁니다. 그런 제도 덕분에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된 거고요. 그래서 지금 전세가격이 앙등하고 있으니까 2년에 한 번 계약한 것을 1회에 한해서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또 그 때 올릴 수 있는 상한액을 연5%, 그러니까 2년 뒤니까 10%이내로 제한하도록 하는 법이 이번 법 개정의 골자입니다.

◇ 변상욱> 정부가 신규 전세계약까지 법을 만들어서 규제를 하면 임대인들의 저항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원혜영> 그렇죠. 그래서 임대인의 재산권 행사와 세입자들의 주거권을 어떻게 잘 조화할 것이냐를 두고 우리 민주당 전월세대책특위위원들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지금 말씀드릴 것은, 새로 계약하는 데는 전에 세를 산 사람이 얼마에 살았느냐를 기준으로 해서 10%까지만 올려라, 그렇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 계약하는 것은 시장의 조건에 맞춰서 계약을 하는 것이고요. 세를 살던 사람이 한 번 더 재계약을 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허용하고, 그 때 인상의 폭을 10%로 제한한다는 것이지 새로운 주인과 새로운 세입자가 계약하는 것은 여기에 전혀 적용되지 않습니다.

◇ 변상욱> 연장할 때만 그 상한선에 대해서 분명히 적용한다는 말씀이군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변상욱> 혹시 미리 임대료를 확 올려서 부른다거나 이런 부작용은 안 나타나겠습니까?

◆ 원혜영> 부작용 충분히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미 지금 주택가격이, 말씀드린 것처럼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고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1억5천, 2억에서 지금 1억씩 더 부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이 2년 계약기간을 4년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됐기 때문이 아니라 법하고 상관없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아무리 이런 법을 만든다고 해도 전세값의 앙등을 억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일부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20년 전에 계약기간 1년을 2년으로 연장했을 때 똑같은 일이 있었는데 그때도 전세값이 막 오를 때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에 이제는 국민들이 최소한 2년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이런 점에서 부작용이 무서워서 이런 것을 손대면 안 된다는 얘기는 정부로서, 또 국가로서 제 역할을 포기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우리는 어렵더라도 이번 전월세 주거권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법제화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전세나 월세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더 확실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여기에 대해서 일단 어느 정도 대책을 세웠다면 그다음에 공급대책이 나와서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져야 되는데... 공급이 안 되는 상황에서 이런 제도만 만들어지면 이중계약서가 등장한다거나 이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공급 쪽은 어떻습니까?

◆ 원혜영>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공공임대주택정책을 꾸준하게 추진해야 됩니다. 이것을 포기하고 인기 위주의 보금자리주택으로 전환하면 결국 많은 시민들이 로또를 기다리게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일반 건설업자들도 제대로 건설을 할 수 없는 게, 나라가 국민 세금을 퍼부어가지고 50% 가격의, 70% 가격의 보금자리 주택을 주니까 원가가 많이 드는 민간건설업체 아파트는 공급이 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점에서 현재 2조 7천억의 예산이 보금자리주택건설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것만 공공임대주택으로 돌려도 신규예산 투입 없이 공공부분 임대주택공급이 늘어나게 됩니다. 즉, 보금자리주택을 중단해야 민간건설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아파트 건설을 추진할 수가 있습니다. 공급의 확대는 기본적으로 중장기적인 대책이 되는 것이고,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지금 국토해양부가 총부채상환비율의 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원혜영> 그러니까 정부정책의 문제점이 전월세 대책을 세우는 게 아니라 아파트경기, 건설경기를 부양시키면 이런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이런 안일한 태도입니다. 그러니까 돈을 많이 빌릴 수 있도록 풀어줄 테니까 차라리 전세값이 비싸면 빚을 좀 더 내가지고 아예 집을 사라, 정부가 이런 터무니없고 황당한 정책을 아주 당당하게 추진하고 있는 겁니다.

◇ 변상욱> 열심히 빚을 내서 주택을 구입하라, 이런 식의 정책이 돼버린 것이다... 이 말씀이군요.

◆ 원혜영> 그렇습니다.

◇ 변상욱> 역시 건설경기를 부양시키려고 하는 목적이 깔려있으니까 그런 거 아니냐, 라는 지적이신데요.

◆ 원혜영> 지금 저는 정부에게 전월세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건설경기부양의 좋은 계기로 삼겠다, 하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