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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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8(금) 이인재 파주시장 "구제역, 국가재난으로 격상해야"
2011.01.28
조회 30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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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제역 '심각' 상태 발령, 늦어서 아쉬워
- 군인, 살처분 작업에 동원했어야
- 침출수, 오염상황 치밀하게 모니터링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이인재 파주군수

이인재 경기 파주시장께서 대통령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지금 구제역 사태를 전쟁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된다, 이렇게 쓰셨다고 하는데... 이인재 파주시장을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아직도 중앙정부가 구제역에 대처하는 게 영 미덥지 않거나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서 이렇게 편지를 쓰셨습니까?

◆ 이인재> 미덥지 않아서가 아니고요. 일선 단체장으로서 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대통령께 편지를 올렸습니다.

◇ 변상욱> 청와대에서 답은 왔나요?

◆ 이인재> 보낸 지가 3일째 됐거든요. 아마 보셨으리라고 생각됩니다.

◇ 변상욱> 읽어는 봤을 것이고, 이제 답을 준비하고 있겠죠. 우선 파주 구제역 상황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거의 모든 가축이 다 도살된 상태라고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 이인재> 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사실 우리 파주는 경기북부에서 크게 축산업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40일 동안 소, 돼지 중에서 한 85%정도를 살처분 했습니다. 마리 수로는 14만 마리인데요. 정말 끔찍한 사태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마무리단계라고 하지만 축산인들이나 공무원, 시민들 모두가 상당히 충격을 많이 받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마무리 단계에 있어서 일선에서 구제역을 겪고 느꼈던 점을 대통령께 정리해서 보내드린 것입니다.

◇ 변상욱> 가축의 85%를 잃으셨다니까 참, 아픔도 크시겠습니다. 그동안 현장을 돌아다니시느라고 고생도 많이 하셨겠습니다. 제일 강조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뭡니까?

◆ 이인재> 우선 지금 방식으로는 구제역이 매년 연례행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기본적으로 백신도 물론 중요하고, 방역도 중요합니다만... 개별 축산농가에 대한 현대화 사업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축산농가도 영세한 농가도 있고, 또 기준미달 농가도 있습니다만. 그 기준을 명확히 명시해서 축산에 전념하고 싶은 분들, 또 전문성 있는 분들이 축산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축산이 과거 우리가 어렸을 때처럼 소 몇 마리, 돼지 몇 마리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개별 농가마다 입구에 최신식 방역기라든가 또 워셔액이라든가 또는 축불혼합시설, 이런 방역시설을 자체적으로 확보하지 않고서는 지금 시스템으로는 좀 어렵다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제 예산도 많이 투입될 거고, 두고두고 진행되어야 될 것 같은데 당장 겪어보시니까 방역시스템은 어떻습니까?

◆ 이인재> 방역시스템도 역시 해보니까, 저희도 초소를 많이 할 때는 50개까지 했습니다. 지금은 26곳으로 줄었습니다만, 초소를 하다보니까 어려운 점이 뭐냐하면, 수많은 인원과 차량통행을 커버한다고 하지만 겨울이다 보니까 액체 소독기가 얼어버려서 실제로 활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생석회 가루를 바닥에 뿌려서 자동차 바퀴에 묻히는 방식인데, 그것 또한 완전한 방법이 못 됩니다. 우선은 개별적으로 축산관련 차량들에 대한 집중적인 방역도 필요하지만 지금 방역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는 액체분무기 또는 생석회 가루로 하는 것이 100%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죠. 전문가와 중앙정부에서 철저한 연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경북 안동이 맨 처음 발원지로 지목이 됐습니다만 그 이전에 경기도 쪽으로 다 퍼져나갔다고 지적사항이 나왔습니다. 이것은 드나드는 차량들 단속이 제대로 안 됐다는 얘기겠죠?

◆ 이인재>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언론에서도 바이러스 이동경로에 대해서 추적을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 인구 한 2천 5백 만 정도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전 국토가 1일 생활권입니다. 어떤 지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의 이동경로를 추적한다는 게 사실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발표를 하긴 했습니다만 정확한 발표를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제 생각에는 일단 어디서 발병이 됐든 일단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신고하는 것만 봐도 실제로 며칠 전에 증세가 있었는데 늦게 신고한 곳도 있고, 또 신고가 빠르긴 하지만 이미 지나간 지역 다음에 나온 경우도 있고. 그래서 사실은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만, 이제는 구제역을 과거처럼 가축전염병의 일환으로 다룰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재난으로 격상해서 인식해야 됩니다. 사실 정부에서도 중간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격상을 했습니다만 좀 때늦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 변상욱> 군인은 제때 빨리 동원하는 게 맞습니까?

◆ 이인재> 과거에 아마 군인들이 살처분 현장에 동원되는 것에 대해서 군인 부모들이 가슴 아파하고 하다보니까 국방부에 건의를 해서 살처분 현장에는 동원되지 않게 한다는 지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에 겪어보니까 시민들 보다 공무원들이 살처분에 동원되고, 용역회사는 매우 일부분입니다. 그러다보니까 도저히 인간의 체력으로 한계에 달하는 그런 느낌까지 받았기 때문에 저는 군인들이 살처분 현장에 동원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런 것을 통해서 어떻게 보면 전쟁에 대비하는 훈련이라고 역설적으로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 변상욱> 비상시에 동원되는 상황을 말씀하시는거군요.

◆ 이인재>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게 체력이 많이 소모돼서 젊은 공무원들도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 대한민국 군인들이 동참해서 국민들한테 신뢰도 받고 믿음직한 군인으로 변모했으면 좋겠습니다.

◇ 변상욱> 살처분 한 가축을 묻는 문제, 그리고 묻은 다음의 문제도 심각한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 이인재> 지금 현재 다 묻은 상태인데, 묻은 방식에 대해서는 사실 SOP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민들이라든가 근처에 살고 있는 분들은 걱정이 되는 거죠. 과연 묻은 다음에 지하수가 오염이 되지는 않을까, 또 내가 먹는 식수는 안전할까... 저는 이런 우려와 걱정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하수가 오염이 됐는지 안됐는지 매몰한 후에 저희들이 수시로 점검을 합니다. 그것은 과학적인 데이터로 나오기 때문에 금방 증명이 되지만 아무리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를 해도 해당지역 주민들은 걱정인거죠. 저만해도 제 집 앞에, 내 집 근처에 매몰현장이 있다고 생각하면 지하수를 과연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3백 억 정도 지원받아가지고 상수도 공급을 해 주기로 했습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셔서 상수도를 다 공급을 해가지고 식수만큼은 수돗물을 통해서 먹을 수 있도록 했고요. 어쨌든 제일 중요한 것은 매몰지에 대한 사후관리를 치밀하게, 과학적으로 계속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보면 매몰지가 어딘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거든요. 매몰지에 대해서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자치단체에 대해서 체크를 자주 해야 됩니다.

총 매몰지 숫자가 얼마고 어디며, 그걸 어떻게 관리하고 있고, 또 사후관리팀은 상하수도, 보건, 환경관련 전문가들이 조를 짜서 계속 오염상황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해야 됩니다. 사실 매몰지 안에서만 움직이게 되면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비가 오든 뭘 하든 별도로 관리되기 때문에 상관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수질검사, 토양검사를 수시로 하는 것이 주민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네, 알겠습니다. 여러모로 걱정이 크시겠습니다. 많은 가축들이 살처분되고 매장이 됐는데, 뒷마무리를 위해서도 힘을 내서 또 뛰셔야 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