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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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6(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MB, 개헌 원하면, 직접 발의해야"
2011.02.16
조회 39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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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헌, MB 임기내 가능, 개헌특위가 논의해야
- 與 개헌논의는 친이-친박계간 '힘 겨루기'
- 과학벨트 분산? '황금알 낳는 거위' 배 가르는 격
- 과학벨트 충청유치, 제대로 된 공약이고, 지켜져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 변상욱>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대표를 연결합니다. 먼저 며칠 전에 창당 3주년 기념식을 가지셨죠? 축하드립니다. 그날 정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된다, 이렇게 강조를 하셨죠?

◆ 이회창> 네, 네.

◇ 변상욱> 어떤 취지였습니까?

◆ 이회창> 저희가 창당한 후 3년 동안 느낀 것은 양당제도가 건실한 제3당의 역할을 인정하는, 그런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절감했어요. 저희가 교섭단체를 이루고 있을 때에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양당의 어떤 행패라 할까, 자기네들끼리 만나서 하는 게 다 이루어지는 걸로 보는,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당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국회 연말에 막히고 할 때 뚫는,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이것은 정치적인 빈곤이에요. 양당이 서로 마치 국회를 독점해야만 정치를 주도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이것이 우리 정치의 질을 굉장히 떨어뜨리고 있다, 싸움은 만날 하잖아요. 그래서 폭력국회가 되고. 이러한 것은 양당이 정치선진화를 위해서, 또 문제를 풀기 위해서 건전한 제3당의 교정역할을 절감했으면서도 그런 위치를 인정하는 데 인색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 보고. 앞으로 우리당의 건전한 제3당 위치를 굳건하게 지키면 결국 우리 정치의 방향과 또 정치국면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정치력의 빈곤이라고 말씀하신 것,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참, 중앙 정치무대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날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 출마하실 건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신 것 같습니다.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라고 얘기하신 겁니까?

◆ 이회창>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너무 때 이르게 대권바람이라 할까, 경쟁 같은 것들이 일어나면, 벌써 보세요. 무슨 복지 포퓰리즘이다, 뭐다해서 지금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면 우리가 당면한 국정현안들, 중요한 것들을 자칫 주변으로 밀어내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아직은 대권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왈가왈부 정도가 아니라 벌써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도 있어서 말이죠.

◆ 이회창>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나저나 과학비즈니스벨트는 그냥 충청권에 약속한 대로 주면 될 것을 괜히 일을 벌렸습니다.

◆ 이회창> 과학비즈니스벨트 얘기가 나오니까 세종시 때 비슷하게 또 반대쪽에서는 이게 충청권에 가서 선거 때 공약한 것인데,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안 줘도 되지 않나, 이런 반론을 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과학비즈니스벨트는 충청권에 떡 하나 주는, 그런 게 아니다... 이것은 우리가 21세기,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나가야 할 길, 성장의 동력이라는 것이 기초과학과 원초기술개발밖에 없습니다. 보세요, 우리가 그동안에는 원천기술 응용이나 모방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해왔지만 물론 원초기술자체에 대한 개발에 애쓰는 분도 있습니다만,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그런 한계가 있었는데 이것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겁니다. 그래서 기초과학과 원초기술의 개발을 세계일류 정도로,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하고요.

원초기술 이것은 1, 2, 3년 해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초기술, 이 기초과학과 원초기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과학연구소, 그리고 중이온 가속기를 전문가들이 굉장한 의지를 가지고 개발하고 있고, 세계 최초, 그리고 최고의 그것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두려면 최소 200만 평 이상의 토지가 필요하고, 이런 토지를 수용절차 같은 것 없이 바로 저가로 제공할 수 있는 곳이 세종시밖에 없습니다. 또 여기에는 세계최고의 과학자, 전문가 스콧들이 모여야 됩니다. 이들을 모으려면 거기에 한국 최고의 정주조건, 즉 사는 조건이나 연구조건이 갖춰져야 하거든요.

그러면 세종시가 지금은 허허벌판이지만 계획대로만 되면 한국 최고의 질을 갖는 도시가 됩니다. 작지만 운하, 교육, 의료, 첨단정보화 기능, 여기에 중앙행정기관까지 합치게 되거든요. 이런 데는 없습니다. 도시에서 서울을 포함해서 한 시간 내, 두 시간 내 거리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 얘기는 이것을 충청권에 떡 하나 주는 것,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아주 핵심적인, 또 아주 필요불가결한 것으로 보고 진지하게 생각해 달라... 공약 제대로 했다, 그러면 제대로 좀 하자, 이거죠.

◇ 변상욱>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은 대통령이 결정하면 그대로 따라 가서 열심히 잘 이루면 그게 국익이 되는 거 아니겠느냐는 얘기고, 이상득 의원은 지역에서 갖고 올 수도 있다는 얘기도 한 것 같은데요. 결국 형님 쪽으로 가져가려고 그러는 것 같아 보이십니까?

◆ 이회창> 제가 그분들, 그런 양반들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대꾸는 안 하겠고요. 다만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이라면 한 군데는 세계 최고로 만들어야 되는데, 이것을 만일 대구, 경북이다, 호남이다, 경기도다, 이렇게 쪼개면 이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솝얘기에도 나왔습니다만 황금알을 매일 낳는 거위가 있는데 그 알을 더 얻으려고 배를 가르니까 아무 것도 없고 결국은 죽어버렸죠. 지금 황금알을 낳는 과학비즈니스벨트를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쪼개 갖는다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는 소용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 결국 죽이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이 얘깁니다.

◇ 변상욱> 민주당은 정권퇴진까지 얘기하면서 약속대로 충청권으로 가져가야 된다, 라고 하는데, 만약에 정부가 공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총재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이회창> 우선 저는 민주당의 그런 얘기에 대해서 고맙기는 하지만 그 진정성은 별로 신임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민주당 안에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호남권에 입지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굉장히 강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원래 기반이 그쪽이기 때문에 끝까지 그렇게 갈지, 적당히 충청출신 의원들을 앞세워서 립서비스 하고 또 실제로 보면 당력을 양분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고요. 이게 그렇습니다, 저는 결과적으로는 공약대로 된다고 믿고 있어요. 왜냐하면 그게 진실이고, 또 과학기술적으로도 모두가 동의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두드리고 있습니다. (웃음)

◇ 변상욱> 그나저나 국회가 정상화돼서 임시국회가 열릴 것 같습니다. 가셔서 또 여러 가지 의정에 대해서 얘기를 하시겠지만 아무래도 영수회담을 한번 열었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가봤자 아무 소용없다고 해서 민주당에서는 안 할 모양입니다만, 영수회담은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 이회창> 그것은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우선 영수회담이라는 말부터 고칠 필요가 있어요. 단둘이 만나는 것처럼 되는데 그냥 청와대 회동이든 정치 회동이든 좋습니다만, 이것은 물론 만나는 모양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죠. 만나서 현안문제들을 논의해야 되고,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게 필요하다, 구제역 문제에 당면했을 때 제가 제의를 했었는데요. 지금은 구제역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물가라든가 전세난 같은 많은 현안들이 나왔습니다. 특히 남북문제가 사실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안보문제를 비롯해서 여야 정당 대표자들과 대통령이 반드시 만나서 서로 의견을 소통하는 기회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민주당 손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게 아니라 이 대표도 들어가시고 다 들어가셔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 이회창> 그렇습니다. 또 제가 이렇게 얘기하면 끼지 못해서 뭐라고 자꾸 얘기하는 것 같아서 제가 요즘은 말을 안 하는데요. (웃음) 그런데 그것은 누구 체면이고, 이런 차원을 떠나서 정치권 전체가 국민을 위해서 걱정하고, 또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 변상욱> 알겠습니다. 이런 저런 논의할 것들도 많고 고민할 것도 많은데 지금 갑자기 개헌얘기를 꺼내서 개헌 쪽으로 모든 논의들이 다 빨려 들어가는, 그런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분권형으로 국가구조를 바꾸는 문제라면 개헌을 해야 된다, 라고 늘 얘기하시지 않았습니까? 지금 이시점에서라도 어떻게든 개헌을 논의하는 것이 낫습니까?

◆ 이회창>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개헌론, 한나라당 안에서 제기된 것이 마치 권력구조에 대한 친이친박 간의 힘겨루기처럼 됐거든요. 권력구조라는 것이 결국 나눠 갖기다 보니까 이런 이상한 모양이 됐는데. 그러나 저는 개헌자체는 필요하다, 21세기를 위해서라도 분권형 국가고조로 가야 되는데, 논의자체는 지금부터라도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자꾸 먼 미래의 비전으로 생각하니까 자꾸 미루는데 바로 착수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현재 구제역도 그렇고, 또 물가문제, 여러 가지 현안이 있는데 개헌에 매달리라는 얘기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그럴 필요 없다, 그것은 개헌특위를 구성을 해서 개헌특위에다가 논의를 맡기자, 하는 것이죠.

◇ 변상욱> 대통령 발의라도 하든지 하라, 이렇게 얘기가 나옵니다.

◆ 이회창> 그렇습니다. 사실 개헌이 지금 거론되듯이 현재의 권력구조만을 가지고 논하든, 개헌이든 뭐든 간에 대통령은 개헌을 바람직한 것으로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것은 대통령이 나서서 주도적으로 해야 가능합니다. 그동안 개헌이 9차례 있었는데 그중 2차례만 의회에서 발의했고, 나머지는 전부 대통령이 발의했습니다. 물론 당시 개헌 동기는 상당히 다른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이 필요하다는 본인의 소신이 있다면 그것을 의회에 맡겨서 해봐라, 이러면 안 되죠. 그러면 해봐서 되면 좋고 안 되면 그만이다, 이런 태도인 셈인데 그래선 개헌이 안 되죠. 정말 개헌을 원하면 대통령이 발 벗고 나서서 국민 앞에 개헌의 필요를 진실성 있게 설득을 하고, 의회도 설득하고, 이렇게 해야죠.

◇ 변상욱> 지금 정권임기 안에 끝내야 합니까? 아니면 그럴 필요는 없고 일단 논의라도 지금 시작해야 좋은 겁니까?

◆ 이회창> 개헌 얘기는 어쨌든 끝내는 게 좋은데요. 제가 말씀드린 국가구조 개조에 관한 개헌은 상당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도 사실은 저는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미 헌법을 바꾸는 것만 남겨두고 거기에 필요한 법률개정안 발의는 이미 해놨습니다. 그래야 가능한데 정 안 되면 또 다음 정권에 넘겨서라도 할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것이죠.

◇ 변상욱> 결국 보시기에 이상형은 내각제입니까?

◆ 이회창> 아니, 저는 그렇게 안 봐요. 지금 국가구조 개조는 연방제 수준의 분권국가, 개헌에서도 권력구조는 대통령과 의회 간의 분담, 의회가 선출한 총리와의 분담제도가 적절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이원형으로요?

◆ 이회창> 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사실 긴 시간을 할애해서 많은 얘기를 들어야 될 텐데, 짧게 이 정도로 듣고 마쳐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