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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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1(금) [금미호 몸값 논란] 김종규 "없었다", 김영미PD "의문"
2011.02.11
조회 51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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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규 "정부, G20 이후 돕겠다 했지만..."
- 김영미PD "석방 미스터리, 이면협상 가능성"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김종규 대표(금미호 협상 참여),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프리랜서 PD

소말리에 해적에게 피랍된 금미호가 124일 만에 풀려나서 고국을 향해 오고 있다는 소식, 모두들 들으셨을 겁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오늘은 케냐에서 선박대리점을 운영하며 금미호 석방협상에 참여했던 김종규 대표를 전화로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금 금미호 상황 어떤 걸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 김종규> 지금 금미호는 몸바사항으로, 핀란드 해군하고 같이 배를 붙여서 보급을 받고 정비해서 몸바사항으로 해항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제일 걱정은 우리 선원들의 건강문제였는데. 그중에서 김 선장께서 당뇨로 고생하고, 또 말라리아도 걸린 사람이 있다,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건강상태가 어떤 것까지 파악하셨습니까?

◆ 김종규> 전체적으로 다들 건강이 안 좋은 겁니다. 그러나 특별히 생명에 지장은 없고, 다행히 기관장의 말라리아는 해적들한테 약도 얻어먹고 이래저래 해서 큰 지장은 없고, 지금 많이 나아지고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다행입니다. 또 하나의 관심은 몸값 지불 없이 풀려났는가인데. 몸값 전혀 지불한 게 없습니까?

◆ 김종규> 네, 몸값은 전혀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 변상욱> 김 선생님께서 몸값 지불이 조금 있었다고 얘기를 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를 했는데.

◆ 김종규> 잘못된 것 같습니다. 전혀 지불을 하지 않았습니다.

◇ 변상욱>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번에 언론들 하고 인터뷰하면서 돈을 지불하는 문제를 정부가 절대 나설 수 없고, 다만 그냥 손 놓고 보고 있지는 않는다, 라고 했는데. 정부는 뭘 도와주고 있는 겁니까? 김 선생님 뒤에서?

◆ 김종규> 이번 이 일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혀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이 배가 납치된 이후에 외무부에서 G20이 가까웠고 이러니까 언론하고 접촉하지 않으면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언론하고 전혀 접촉하지도 않고, 그래서 제 나름대로 소말리아 쪽으로 연락도 하고 이렇게 알아보다가 12월 말쯤 되어가지고 통화 연락이 되고 1월 초부터는 협상가격이 어느 정도 나오고, 거기에 협상가격을 최소한 줄이고 거기에 대한 반 가격만 어떻게 좀 도와주든지 담보를 좀 해주든지 아니면 담보대출을 해 주면 꼭 갚겠다는 말씀 그대로 전하고 그렇게 했었는데, 도움 안 된다는 답변밖에 얻지를 못했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해적들은 왜 풀어줬을까요, 돈도 못 받고?

◆ 김종규> 이 배를 더 이상 운용할 값어치가 없었다고 판단이 됐었을 것 같습니다. 기름도 떨어지고, 배 성능도 떨어져서 모선을 쓰기도 불편할 거고, 많은 선원들이 아픔에 또 시달리고. 또 케냐 선원 39명 중에 무슬림 종교를 가진 선원이 15명이나 있습니다. 그래서 케냐 몸바사에 있는 무슬림 종교단체가 형제들을 좀 도와주라고 계속 연락을 했었고, 이런 저런 문제점이 있어서 마지막결정을 하고 풀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금미호 석방협상에 참여했던 김종규 대표였습니다.

이어서 분쟁지역 전문가인 김영미 PD를 연결해보겠습니다. 지금 금미호의 석방을 두고 국내에서 몸값을 지불했다, 하지 않았다, 이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해적들이 몸값 안 받고는 풀어주지 않는 게 그동안의 관례 아니었나요?

◆ 김영미> 네, 저도 이게 참 미스터리인데요. 보통 몸값뿐만 아니라 재워주고 먹여준 값까지 후하게 처가지고서 요구를 하는 게 선례였습니다. 그런데 몸값 없이 이렇게 풀려났다고 하니까 한편으로는 석방된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기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면이 있지 않을까, 그런 것 때문에 미스터리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지금 김 대표가 죽 열거했던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습니다. 해적들이 금미호를 더 이상 이용할 가치도 없고, 거기 비싼 게 실려 있는 것도 아니고, 돈도 없어 보이고 선원들도 아프고, 또 무슬림 단체에서 압박도 슬슬 가해오고, 이런 것들이 이유는 될 수 있겠습니까?

◆ 김영미> 네, 그런데 금미호에는 잡은 고기가 한 1억 5천만 원 가치의 고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적들이 예를 들어서 이익을 취하려고 하면, 석방금액 없이 금미호를 풀어주려고 한다면 이 고기라도 떼서 줄 텐데 그것도 아니고요. 그리고 선원들이 아팠던 것은 그전에 다른 납치된 선박에도 아픈 선원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미호만 예외사항으로 뒀을까, 그것도 또 의문이고요.

또 무슬림 단체의 압박이 심했다고 하는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배가 납치 됐어도 끝까지 몸값을 받아냈던 해적들이고요. 그리고 소말리아에서 이슬람 법정연대라고 굉장히 큰 무슬림 조직이 있습니다. 그 조직의 말하자면 수장인 셰이크 아하메드 하산도 “이제 해적에 대해서는 우리도 정말 아이디어가 없고, 우리도 정말 어쩔 수 없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케냐 몸바사의 무슬림 단체가 해적들한테까지 그런 압력을 줄 수 있었는지, 그것도 저는 좀 의심스럽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그런데 지금 의심스럽다고 얘기하셨는데, 의문으로 남는 것들이 아마 지금으로써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를 봐도 전문가 한 분이 “지난 달 대만선적도 한번 이런 일이 있었는데, 정말 아무 것도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도대체 알 길이 없다.” 그런 얘기를 했더군요?

◆ 김영미> 그런데 또 하나의 가능성은 뭐냐면, 요새 해적과의 협상에 참여하는 협상가들이 따로 해적하고 정보를 연결한다는 것입니다. 뒷면에서. 선주나 아니면 그 배와는 정면적으로 앞에 내세우고, 또 테러단체와의 협상이라는 그런 말을 들을까봐 그게 부담스러운 정부들을 위해서 뒤에서 따로 그것을 협상을 해 주는 협상가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쪽으로 돈을 받고 저쪽에는 협상금 없이 풀어줄 수도 있다, 라는 얘기를 할 수도 있다는,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 변상욱> 정부가 협상에 나서서 몸값 얘기를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고, 정말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러면 지켜만 본다는 것도 역시 말이 안 되고, 뭘 했냐고 물어보면 아무튼 구체적인 것은 대놓지 않고. 김영미 씨 얘기를 들으니까 뭔가 좀 꿰어지는 느낌도 들긴 듭니다. 혹시 ‘아덴만의 여명’이라고 하는 우리의 구출작전, 주얼리호 구출작전이 어떤 영향을 미쳤겠습니까? 해적들에게.

◆ 김영미> 이번 아덴만 작전으로 소탕된 해적들은 푼틀란드라고 해서 소말리랜드 안쪽에 있는 마을입니다. 그리고 금미호가 잡혀있는 곳은 하라델이라고 소말리아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마을입니다. 말하자면 서로 다른 세력의 해적들입니다. 소말리아 같은 경우는 해안이 길기 때문에 그 긴 해안을 각 마을마다 서로 다른 해적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룹이 다른 거죠. 그래서 우리가 납치작전해서 납치된 해적을 소탕하는 아덴만 작전에서 잡아온 해적들은 푼틀란드 출신이고요. 또 금미호는 좀 다릅니다.

◇ 변상욱> 부족이 완전히 다르다는 뜻입니까?

◆ 김영미> 그렇죠. 소말리아 같은 경우는 통신시설도 아주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자기네들이 당한 게 아니라 다른 해적이 당했기 때문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기는 좀 힘든 것이, 아덴만 작전 바로 직후에 중국 상선이 또 납치가 됐고요. 그 다음에 3일전에도 이탈리아 유조선이 납치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봤을 때 이 아덴만 작전으로 자기네들이 무력으로 당하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한 해적이라고는 보기 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해적들로서도 이제는 위험하겠습니다. 멀리 나가서 배를 잡아와야 되고, 걸핏하면 공격을 받아야 되고?

◆ 김영미> 네, 하지만 소말리아에서는 길은 딱 두 가지입니다. 앉아서 굶어죽든지, 아니면 목숨 걸고 나가서 해적질을 하든지. 그만큼 소말리아 사정이 아주 안 좋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부분들도 사실 조금은 이해가 가죠. 하지만 무력으로 사람들에게 협상금을 받아내고, 이런 면에 있어서는 명백한 범죄라고 생각을 합니다.

◇ 변상욱> 생계를 위해서 어떻게든 도적질에 나서긴 나섰는데 그러나 인명을 살상하기도 하고, 무리한 요구를 해오니까 참 용서할 수는 없고. 참 어려움이 있군요. 그런데 이런 해적들이 그야말로 민생고에 의해서 해적이 됐는데 어떻게 국제적인 조직으로 커버렸을까요?

◆ 김영미> 처음에는 소말리아 사람들은 거의 어부들로서 물고기만 팔고 조금씩 먹고, 나눠먹고 살고, 굉장히 평화로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서 서방에 열강들이 자주 그쪽을 지나가다가 폐기물 같은 것들도 그쪽에 많이 뿌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1톤에 천불 정도 하는 핵폐기물 이런 것도 그냥 가서 한 3불정도 주고 다 풀어버리고. 처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이제 그런 식으로 폐기물이 많이 방치가 되고, 또 자기네들과 상관없이 고기를 더 큰 배가 와서 기계를 가지고 더 많이 잡아가고. 이런 모습 보고 아마 소말리아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던 것 같고요.

그래서 자기네들을 보호하려는 자위대로 출발했다가 이게 점점 커진 거죠. 거기서 다시는 우리 소말리아 땅에 침범하지 않겠다, 그쪽에 와서 고기 잡지 않겠다, 라는 명목을 받으면서 조금씩 돈을 받던 것이 이제는 엄청난 금액의 협상금을 받아내는 실력까지 된 거죠.

◇ 변상욱> 점점 그것을 이용해서 또 돈 버는 조직이 생겨나다보니까 이렇게 시스템을 갖췄군요. 폐기물 처리비용을 엉터리로 조금만 주고서 바다에 쏟아 부었다니 얘기를 들으니까 끔찍합니다. 해적들이 잡혔다는 얘기를 듣고 거기에서 하다못해 계란프라이도 매일 해 주고 하니까 너무 좋아하더라, 이런 얘기들을 언론들이 기사를 썼을 때 언론이 치사하게 그런 기사만 쓰고 있냐, 라고 야단을 치긴 했습니다만. 해적들이 오히려 감옥에 갇혀서 대우받는 것을 차라리 원할 수도 있다, 그런 얘기도 있긴 있습니다.

◆ 김영미> 네, 소말리아에 있으면 솔직히 계란프라이나 이런 것을 마음대로 해먹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그리고 소말리아에서 태어났다는 건 뭐냐면, 자기 밥그릇, 자기 먹을 것을 지키지 못하면 바로 굶어죽을 수도 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런데 다른 나라에 와서 그리고 바람도 막아주는 어떤 건물에서 그 다음에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소말리아 살 때 보다 상황은 더 좋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3년 전에 미국 상선 같은 경우는 선장님을 인질로 잡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앨라배마호 같은 경우는 미군이 작전을 해서 해적 한 명을 생포를 해서 뉴욕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해적은 뉴욕에 와서 너무 기쁘다, 라는 얘기를 했고요. 그리고 법정에서도 이 소년의 나이가 몇 살이냐, 미성년이냐 아니냐, 그러니까 미국의 사법체계로 이 해적을 하려고 하니까 소말리아의 청년이 이해가 안 가는 거죠. 나이도 모르죠, 교육을 받은 건 없죠. 그런데 이 청년은 천진난만하게 뉴욕에 온 게 단지 기뻤던, 그런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덴만 그쪽에서 해적선을 발견하더라도 체포하는 걸 꺼리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데리고 오면 비용이 일단 들고요, 또 자기네 나라 사법체계로 기준을 두고 사법처리를 하기가 쉽지가 않는 것이죠. 이번에 한국으로 온 해적 5명 같은 경우는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굉장한 많은 슬픔과 또 분노를 안겨줬던 해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법체계에 끌어들여서 처리를 하려고 하는 거지만 사실상 해적 입장에서는 소말리아에서 굶어죽거나 아니면 목숨 걸지 해적질에 나가지 않아도 이제는 한국에서 좀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그렇다고 아마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본 소말리아의 많은 청년들이나 해적들 같은 경우는 이렇게 하루 세 끼를 누군가가 준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