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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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낮추려면, 유류세 인하, 정유사 마진도 줄여야
- 소비자들이 싼 주유소 찾아가야 기름값이 떨어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김창섭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 부단장
기름값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경운대의 김창섭 교수가 연결되어있습니다.
◇ 변상욱> 기름값이 계속 무섭게 뛰고 있는데, 중동사태 때문입니까? 아니면 내부적 요인들이 섞여있는 겁니까?
◆ 김창섭> 일단 근본적으로 기름값 상승은 유가상승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습니까? 리비아 사태 이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생각하기에 겨울철 난방문제도 있고, 세계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예측도 있어서 석유가격이 인상될 거다, 라고 예측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리비아 사태가 추가된 겁니다. 아마 상당히 오랜 기간 갈 것 같네요.
◇ 변상욱> 당장 소비자인 국민들은 죽어난다고 지금 아우성입니다. 좀 내렸으면 좋겠는데, 내리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 라고 하는 건데... 두 가지 얘기가 나옵니다. 하나는 유류세 절반이 세금이니까 그걸 좀 낮춰가지고 거기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얻어내야 되지 않느냐, 하는 문제하고 하나는 정유사의 마진들을 좀 낮춰라, 하는 건데 둘 다 가능한 얘기입니까?
◆ 김창섭> 그러니까 결국은 세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부하고 정유사 얘기만 했었는데, 최근엔 주유소 얘기도 나오고요. 그래서 세 가지 요인을 하나하나 보면 좀 답답한 면은 있습니다. 우선 세금 면을 보면, 일단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중량제입니다. 그러니까 유가변동에 무관하게 일정액을 걷는 거고요. 다만 부가가치세가 있으니까 거기서 추가로 걷어가는 세금은 있습니다. 또 정유업계의 경우에도 고유가 시절에 분명히 높은 마진을 향유한 것은 사실인데요. 2007년에는 돈을 벌었지만 지금 굉장히 압박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한 부분도 사실은 정유업계 성격상 고유가가 되면, 즉 수요가 늘어나고 공급이 부족해지면 마진이 늘어나는 건 사실이거든요. 이런 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얼마나 줄일 수 있을 것인가, 걱정은 되고.
주유소 부분도 현재 비대칭적으로 추가 마진이 주유소 쪽에 많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거든요. 이번 2월에도 주유소 쪽이 훨씬 추가상승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1만 3천 개의 주유소가 성업 중이라서 굉장히 경쟁이 치열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 국내요인을 잘 보면 특별히 여기서 우리가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국제유가의 변동에 따라서 발생하는 어떤 어려움이 같이 가는 거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면 여기서 누가 양보를 할 것이냐, 이 문제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 변상욱> 정유업계가 양보를 한다 그래도 주유소가 안 받아들이면 정유업계가 내려도 소비자한테는 어차피 마찬가지가 되나요?
◆ 김창섭>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뭐냐 하면, 첫 번째는 정유업계가 추가 마진을 내려도 그게 아주 큰 수준이 아니거든요. 20-30원 낮춘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2천 원으로 가고 있는 상태에서는 소비자들, 혹은 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어렵고요. 세금도 만약에 물가를 잡거나 소비자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정책의 우선순위라면 정유업계가 마진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에 더해서 세금까지도, 유류세를 낮춰줘야 되는 거죠. 그런데 그 와중에 그 정유업계와 정부의 고통 분담이 소비자에 온다는 보장이 없는 겁니다. 그것은 뭐냐면 새로운 주유소와 소비자 간의 새로운 게임이 시작된다고 보시는 게 맞는 겁니다. 2008년의 경우에도 유류세가 10% 낮아졌지만 소비자한테 온 것은 9원이었거든요.
◇ 변상욱> 정부는 그때 세금수입이 엄청나게 줄어서 난리가 났었다고 그러는데 말이죠.
◆ 김창섭> 네, 그렇습니다.
◇ 변상욱> 소비자한테는 겨우 9원밖에 안 줄었군요.
◆ 김창섭> 그렇습니다. 어려운 이야기죠.
◇ 변상욱> 주유소 가격까지 규제할 수 있는 장치는 없는 건가요?
◆ 김창섭> 저희가 이번에 보니까 이런 문제가 있더라고요. 문제라기보다는 저희가 ‘소비시장감시단’이라는 민간기구가 있는데, 매주 매일 가장 비싼 주유소 10군데하고, 가장 싼 주유소 10군데를 발표를 합니다. 그러면 주유소들이 어디에 노력을 하냐면 가장 싼 주유소에 등록이 되고자 노력을 하는 것을 저희가 볼 수 있어요. 그것은 뭐냐면 소비자들이 굉장히 싼 주유소를 찾기 시작한다는 거죠. 오히려 비싼 주유소는 별로 움직임이 없습니다. 결국 뭐냐면 소비자들이 싼 주유소를 찾는 노력을 할 때 비로소 주유소 소비자가격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변상욱> 소비자가 단합하고 발로 뛰어야 되는군요?
◆ 김창섭> 저희가 이번에 정부나 정유업계 논쟁을 보면서 낸 결론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여기에 동참을 해가지고 경쟁에 참여를 해야지만 가격이 낮아지는구나, 이게 가장 본질적인 것이다, 이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변상욱> 어쨌거나 여기서도 정부가 유류세 인하로 좀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계속 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으로 선거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한번쯤 내릴 만도 한데 영 정부쪽에서는 꺼리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일부에서는 거기에서 나오는 세금중의 상당부분이 SOC사업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그렇다, 그 얘기도 꺼내던데요?
◆ 김창섭>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기획재정부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왜냐하면 세금을 거둬도 국가 인프라에 쓰는 거거든요. 가장 많이 쓰이는 게 도로, 그 다음에 에너지나 환경이나 교육, 이런 데에 쓰는 겁니다.
◇ 변상욱> 그러면 예를 들어 지금 같은 경우는 4대강으로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군요?
◆ 김창섭>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봐야죠. 뭐냐 하면 유류세 중 가장 큰 부분이 교통에너지환경세거든요. 이 교통에너지환경세의 85%가 도로를 짓는 데 쓰입니다. 그러면 국토해양부가 그것을 가지고 도로를 짓는 거죠. 이번 정부 들어서 상당 부분의 돈을 4대강에다 투입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국토해양부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우리나라의 도로나 철도나 고속도로를 몇 개를 짓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있는데, 그 부분이 아마 지연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면 그것을 짓기 위해서 국토해양부 같은 경우에는 예산을 확보해서 늦어진 도로 짓는 데에 돈을 추가로 투자하고자 할 텐데 이 경우에 만약에 유류세가 낮아지거나 하면 게다가 교통에너지환경세는 2012년 말로 소멸되는데 상당한 압박을 느낄 겁니다. 그러니까 유류세를 낮추게 되면 각 부처에서 지식경제부는 신재생에너지, 2024년까지 2천만 kw를 확보해야 되거든요. 이것도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재원을 필요로 하는 겁니다.
너무나 많은 부처에서 돈이 필요하다고 다 이유가 있겠지만 달라고 하고, 기획재정부입장에서는 그 사람들, 각 부처에 돈을 줄 방법이 별로 없는 겁니다. 돈을 주게 되면 재정건전성 문제가 생기니까 예산을 세수로 확보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그 돈이 다 국가를 위해서 쓰이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재정건전성, 세수확보, 혹은 물가, 소비자부담, 이것 중에서 무엇을 우선할 것이냐, 그리고 또 다양한 국가 SOC중에서 도로냐 에너지냐 기후냐, 이런 부분도 판단을 해야 되는 거죠. 어려운 일이라고 봅니다.
◇ 변상욱> 지금 구조적으로는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고, 기름값을 조금 내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복잡하군요. 우선은 소비자들이 슬기롭게 대처를 하면서 위기를 넘기긴 넘겨야 되는데,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소비자들은 자꾸 유사 석유 쪽으로 가서 더 복잡해지는 모양입니다.
◆ 김창섭> 그렇죠.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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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7(월) 석유시장감시단 "유류세, 4대강에 투입돼 인하 힘들 것"
201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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