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2(화) 음악평론가 임진모 "'나가수', 로마 검투사 경기처럼 잔인"
2011.03.22
조회 41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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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음악평론가 임진모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이 화제입니다. 김건모, 이소라, 윤도현 씨 등 내로라하는 톱가수들이 출연해서 경쟁을 펼치는 공중파 방송의 주말 서바이벌 프로그램인데요. 오랜만에 노래다운 노래를 들으니까 좋다는 사람들도 많고, 또 이미 실력이 검증된 가수들을 순위를 매겨서 떨어뜨리는 건 너무하지 않느냐, 찬반의견이 많습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이 프로그램 즐겨보십니까?

◆ 임진모> 뭐, 즐겨보지는 않지만 가끔 봅니다.

◇ 변상욱> 그러면 저랑 비슷하시군요. (웃음) 저도 가끔 보는데. 맨 처음부터 야, 상당히 부담스러운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생각을 방송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했습니다만. 어떤 게 문제라고 보십니까?

◆ 임진모> 어떤 사건이든 어떠한 일이든 간에 다 양면이라는 게 있는데요. 이번에는 그게 논란까지 되다보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논란에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방송프로그램이라는 게 사실은 음악계에 대한 배려라든가 음악계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 같은 것들이 있어야 된다고 저는 보는데, 그게 동행을 하면서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아낌없는 박수를 치는데. 기본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설정부터가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것. 사실 무명가수들이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게 오디션이라면 유명가수는 왜 못하느냐, 유명한 가수들도 얼마든지 지금 현재의 오디션 틀 속에서 얼마든지 움직일 수 있다, 그거 맞습니다. 훌륭한 가수들도 서바이벌 게임 못하는 건 아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전 이런 생각을 해요.

이미 거기에 나온 윤도현이든 박정현이든 김건모든 이소라든 다 자기의 팬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수를 갖다가 서바이벌 게임의 형식에다가 집어넣는다는 얘기는 누가 떨어진다는 얘기인데, 그러면 그 가수를 좋아했던 팬층은 뭐가 되느냐는 얘기죠. 그러면 내가 결국은 저렇게 같은 가수끼리 경쟁하는 상태에서 떨어진 가수를 좋아했다는 말이냐, 이것은 제 생각에는 가수에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모멸감을 주는 프로그램이라는 거죠. 시청자들이 그 방송프로그램을 통해서 얻는 긴장감이나... 사실 그래요. 어떤 프로그램에 대해서 긴장감을 갖는다는 건 최고의 관심을 말하는 건데요. 그런 점에서 볼 때는 정말 재미있겠죠.

누군가는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 프로그램이 잠시 후에 모든 가요프로그램을 쓸어버릴 것 같다, 최고의 관심, 가장 재미있다, 맞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최고의 가수들이 겨루죠. 그 다음에 이런 가수들이 평상시에는 특히 근래에는 보지 못했단 말이에요. 전부 아이돌 댄스그룹들만 보다가 이렇게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집중적으로 연습을 해서 우리들 앞에 그 최고의 긴장감 속에서 노래를 부른다, 더군다나 단지 부르고 마는 게 아니라 탈락자도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었단 말이죠. 최고죠.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런데 음악 쪽에 있는 사람으로 볼 때 이미 프로페셔널 한 가수들을, 검증된 가수들을 갖다가 큰 틀에 가둬놓는다는 건 이것은 방송의 재미를 위한 음악의 희생이라는 거예요.

◇ 변상욱> 프로그램 시청률을 어떻게든 높여서 다시 살려보고 싶은 그런 의도가 강한 거지, 시청자들에게 정말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그런 건 아니다?

◆ 임진모> 그건 직접 얘기를 않는 한 저희가 모르는데요. 하여튼 그래요. 제가 볼 때는 제가 무슨 노래 잘하고 프로가수들을 갖다가 그쪽만을 감싸는 것이 아니라 한번 생각을 해보시라는 거죠. 이미 가수들은 다 검증된 가수들입니다. 많은 대중들이 좋아하고 그런 사람들을 갖다가 콜로세움에다 마치 검투사 데려다놓고 말이죠. 그런 거나 저는 똑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 변상욱> 그런데 오히려 시청자들이 더 난감해진 것은, 지난번에 김건모 씨가 탈락자로 결정이 되어버렸습니다. 너무하다고 또 번복해서 이 양반 한 번 더 살려주기로 제작진이 결정을 내려버렸어요?

◆ 임진모> 그런 것 자체도 형식의 파괴이고요. 너무나 고강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런 변칙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리고 어떤 노래잘하는 사람이 있다하더라도 김건모가 떨어진다는 게 우리의 인식 상 납득이 됩니까? 그만큼 이 프로그램은 잔인하다는 거죠. 그리고 이런 형식 속에서 볼 때는 어떤 특정한 장르형식이 우월할 수가 있어요. 예를 들면 빠른 노래보다는 좀 더 감정을 잘 이입한 발라드가 우월할 수가 있고요. 그래서 이런 형식 자체가 가요를 우리가 즐기게 하는...

저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노래라는 게 최근의 오디션 열풍에 대해서 한 가지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노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즐거움이라는 것이 가장 상위의 미덕입니다. 노래는 즐거워야죠. 그런데 이것은 노래의 즐거움이 아니라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해서 평가를 내려서 거기에 순위를 매기고 탈락을 시키고, 이것은 노래의 즐거움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거죠. 최근의 오디션 프로그램은 심사위원들이 나와 가지고 음정, 박자, 연습 부분이라고 해서 바로 그냥 얘기하는데, 이게 노래의 즐거움하고 무슨 상관이 있다는 얘기입니까?

◇ 변상욱> 대중음악에 대한 좀 더 진지한 접근은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러면 끝으로 간단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나는 가수다’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어떻게 방향을 잡아갔으면 좋겠습니까?

◆ 임진모> 글쎄, 그것은 제 관심사가 아닙니다. 어떻게 방향잡고 이런 게 아니라 가장 중요한 건 뭐냐면, 이러한 형식으로 얼마나 할 수 있겠느냐, 생각해보세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사실 몇 명 단위로 묶어서 몇 회를 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사실은 가장 자극적인 방식이라는 거죠.

◇ 변상욱> 알겠습니다. 좀 더 진지하게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번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