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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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타적 협상권리 확보한 게 아니라, 경쟁 단계
- 정부, 국민들에게 사실 그대로 알리고, 솔직해야
- 추가 원전건설 중단하고, 원전수출도 재검토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원자력이라고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큰 힘을 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막상 이렇게 공포로 다가오니까 엄청납니다. 과연 우리의 에너지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될까, 어제 국회기획재정위원회에서 원전 정책과 원전사업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에너지정책의 근본변화가 필요하다, 어제 이렇게 주장을 하셨죠?
◆ 이정희>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원자력 하면 친녹색성장, 신성장동력의 대표적인 예로 계속 홍보를 해왔습니다만, 어떻게 바꿔야 되겠습니까?
◆ 이정희> 친환경, 싼 원료, 이렇게 보기에는 이번 일본 원전사고가 보여주는 심각성이 너무나 엄청난 것이라서요. 저희가 이 에너지정책을 쓸 때에도 미래를 생각하는,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책이 되어야 되겠다, 이것이 첫 번째고요. 또 편익이나 비용 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전과 건강이 우선이다, 이렇게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일본 원전사태에서 지진이 많이 나는 일본에서도 강도 7.5의 대지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하는데 실제 일어난 것은 강도 9.0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우리나라의 원전도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이고, 일본의 원전에 비해 내진설계가 강도 6.5수준입니다. 새로 짓는 것이 7.0, 수출하는 것이 7.0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서 태양열이라든가 풍력이라든가, 이런 쪽에 좀 더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을 펴야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 변상욱> 태양력이나 풍력이 현재로서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피하는 것 같은데, 그러더라도 그쪽으로 가야 된다는 말씀입니까?
◆ 이정희> 재생에너지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요. 실제로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해오긴 했지만 93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투자한 돈을 보면 9천79억 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핵발전소 하나도 짓지 못하는 규모입니다. 따라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한다면 위태로운 원전에 기대는 것보다 훨씬 더 미래를 생각하고, 또 사람을 생각하는 에너지정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비중을 달리하면서 양쪽을 병행하자는 말씀입니까? 아니면 확실하게 중단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이정희> 지금 있는 원전에서 추가로 짓는 것은 일단 중단해야 된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리고 현재 있는 원전도 고리1호 원전이 78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원래 수명이 30년으로 2008년에 끝나는 것인데, 10년을 연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곧 앞으로 수명이 다가올 테고요. 또 다음에 월정 1호기, 이런 것도 지금 수명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제일 처음에 사고가 난 후쿠시마 1호 원전도 40년 시한이 거의 다 됐다, 이렇게 보도가 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우리나라도 원전에 대해서 수명이 다해서 종료시키는 일이 필요한 것이고, IAEA에서 고리원전 1호기 폐로비용을 추정을 했는데요. 1조 원으로 추정을 했습니다.
◇ 변상욱> 폐기시키는 비용이 그렇다는 말씀이시죠?
◆ 이정희> 그렇습니다. 1호기를 폐로 하는데 1조원으로 추정을 했는데요. 우리 정부에서는 3천 2백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사실 이 차이가 근거 없는 것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지금 있는 핵발전소를 어떻게 안전하게 종료시킬 것인지 부터 대비해야 되는 상황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어제 윤증현 기재부장관은 “국제적으로는 그래도 원전이 친환경적이라는 공감대가 있고, 지금이 원전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지 않냐, 또 미국하고 독일도 원전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지 않나” 그 얘기입니다.
◆ 이정희> 네, 독일에서는 바로 엊그제인데요. 12일에 수만 명이 모여서 핵발전소 가동시한을 연장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런 집회를 했습니다. 슈투트가르트인근에 원전이 있는데요. 4만 명이 모여서 인간 띠 잇기를 했고요. 이런 것이 일본 원전 폭발사고 이후에 독일의 여러 정당들이 일제히 원전 가동시한 연장안 폐기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클린턴 정부 시절에 에너지 정책보좌관을 했던 로버트 알바레즈가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기고문을 냈고요.
체르노빌 이후에 서유럽의 원전이 폐기되고, 원전정책이 바뀌었듯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원전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들어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아직 정부차원에서 이런 신중한 목소리, 그리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여전히 대통령도 “우리나라 원전 안전하다, 친환경이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또 UAE에 원전 수출하는 기공식에 참석하는, 이런 기막힌 어떤 불일치라고 할까요, 이런 양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동안 치열하게 원전건설 수출을 하려고 애를 많이 썼습니다. 일본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는데, 우리는 치워버린다 하더라도 수출은 해야 되겠습니까? 아니면 수출도 안 해야 되는 겁니까?
◆ 이정희> 일단 우리가 일본원전보다 내진설계 정도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유럽에서도 그동안 여러 가지 안전기준을 요구해왔는데 우리가 그것을 충족시킬 수 없어서 유럽에는 수출을 못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지금 지진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우리나라 연근해에도 발생을 하고 있고요. 전 세계적으로 지진이 확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전 세계 시민들이 지금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원전수출 정책 자체를, 우리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재검토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지금 에너지 위기 시대에 이명박 대통령은 UAE 가서 10억 배럴 석유매장량을 확보했다고 정부에서는 상당히 치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자원외교로써 큰 성과라고 판단을 하시는지요?
◆ 이정희> 먼저 정확한 사실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고, 저희가 노력할 게 있으면 함께 노력하고, 또 부족한 것이 있으면 함께 채울 것이 무엇인지 이렇게 국민들과 좀 공감하는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데요. 대통령 발표에 의하더라도 10억 배럴 석유확보가 아니라 10억 배럴이상의 대형유전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MOU를 체결했다, 이것입니다. 체결이 2012년에 된다는 것이고요. 해당공고, 계약조건, 아직 대통령 발표에 따라서도 확정되지 않은 것인데, 실무사의 말씀을 들어보면 조금 더 비관적입니다.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 실장님은 MOU문구로는 양을 보장받은 것이 아니다,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배타적인 협상 권리는 아니고 다른 경쟁사가 아주 유리한 조건을 내밀면 당연히 재계약이 될 것이다, 이런 말씀을 또 하시고 계세요. 따라서 MOU를 체결해서 우리가 한번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분명한 사실로 보이나 아직 그것이 우리가 원유를 완전히 확보했다, 이렇게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어서 그 점에 대해서는 정부에서도 있는 그대로를 설명하고, 국민들과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변상욱> 언론사에서는 “10억 배럴 곱하기 배럴당 가격해서 105조 원어치다.” 이렇게 성급하게 써버렸습니다만, 이것은 아직 정말 성급한 얘기인 것 같고요. 혹시 이 사업도 우리가 돈을 빌려다가 투자를 해줘야 되는, 그런 건 아닐까요? 확인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 이정희> 이전에 UAE 원전수주 관련해서 2009년 말에 있었던 그 이후에 정부에서 또 한전에서 말한 것과 다르게 우리 세금이 1조 원 가량이 들어가야 실제로 원전의 대금을 발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으로 보여서, 또 특전사 파병까지 있었고요. 이런 것이 이번 원유확보 문제에서도 혹시 다른 조건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는 정부가 있는 그대로 얘기를 하고, 앞으로 우리가 새로운 대가를 주어야 한다면 이런 대가를 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까? 이렇게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나간다면 원만하게 일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원칙적인 사업, 그리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업, 이렇게 진행됐으면 합니다.
◇ 변상욱> 나름대로 민주노동당에서도 정부가 정확하게 내용들을 다 밝히고, 어느 정도 우리가 미래를 위해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할 만 한 사업이라면 충분히 찬성해주실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 이정희> 그것은 논의할 수 있는 문제죠. 그런데 이번 UAE 원전수주건, 지난 원전수주건을 보면 지금까지도 사실 정부가 서로 말이 다르고, 또 책임을 떠넘깁니다. 수출입은행은 역마진 우려가 없다, OECD 수출신용협약상 역마진은 보조금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못한다, 직전까지도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저희가 최근에 따로 보고를 받아보니까 OECD 수출신용협약 자체도 대출금리를 협약수준으로 하면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아도 보조금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규정이 또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말이 바뀌고 있어서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정부의 신뢰도를 다시 한 번 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아무튼 국회에서 냉정히 따져주셔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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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5(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UAE 유전 확보, 확정된 것 아니다"
20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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