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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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5(화) 원자력전문가 이은철 교수 "방사능 낙진, 동해에 떨어질까 우려"
2011.03.15
조회 34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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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진에 섞인 동위원소,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줘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이은철 교수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후쿠시마 원전에서의 공포가 지금 계속 증폭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론에서 ‘폭발’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이 표현이 정확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이은철> ‘폭발’이라는 말은 맞는데요. ‘원전 폭발’이라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핵연료가 들어가 있는 원자로는 폭발이 일어날 수 없고요. 지금 폭발이 일어난 것은 거기서 새어나온 것이 외부건물에 꽉 찼다가 그 외부건물의 어떤 원인에 의해서 폭발이 일어난 것이거든요.

◇ 변상욱> 그러니까 격납용기라는 것이 원자로가 있고, 원자로를 둘러싼 것이 또 있고, 외벽건물이 있고, 이렇게 되어있다 말씀이죠.

◆ 이은철> 그렇습니다. 일반 원자로는 이중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안의 격납건물은 쇠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지금 건재한 것으로 되어있고요. 밖의 콘크리트 건물, 그 건물이 지금 무너진 거거든요.

◇ 변상욱> 그래도 방사능이 일부 새어나올 수 있는 겁니까?

◆ 이은철> 당연하죠. 아까 말씀드린 가운데 있는, 1차 격납용기에서는 원래 막아주게 되어있는데 지금은 핵연료가 용융이 되어가지고 갇혀있던 방사능 물질들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2차 격납건물, 그러니까 외벽을 가진 그 건물에서 막아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밖으로 못 나가게 했었는데, 그 부분이 붕괴가 됐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것들이 다 대기 중으로 나온 거거든요.

◇ 변상욱> 그런데 지금 2호기가 제일 문제가 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연료봉이 물 밖으로 완전히 노출됐다는 것 아닙니까? 연료봉이 계속 녹아내리면 다 녹는다하더라도 폭발은 안 일어나는 겁니까?

◆ 이은철> 네, 다 녹더라도 폭발은 안 일어나는데 2호기가 더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아니고요. 1, 2, 3호기가 똑같은 조건에서 진행이 되는데 2호기는 지금까지 지연이 되어왔지 않습니까? 1, 3호기는 전부 다 바닷물로 냉각을 시켰고, 2호기도 지금 바닷물로 냉각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1, 3호기 문제가 심각하다보니까 2호기에 있는 냉각수가 잔열 때문에 많이 증발이 된 상태, 이게 핵연료가 노출이 된 상태라고 얘기하는데요. 노출이 됐다고 해서 바로 녹지는 않고요. 쉽게 얘기한다면 생성되는 열이 많으냐, 냉각을 시켜주는 양이 많으냐에 따라서 이게 온도가 올라갈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2호기 상태가 열이 나오는 것이 냉각보다 많다는 얘기거든요. 이것은 아마 냉각조치를 잘하면 막을 수는 있을 겁니다.

◇ 변상욱> 냉각조치가 잘 안됐을 때 결국 완전히 노출된 연료봉이 자꾸 녹아내리면 결국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이은철> 녹아내린다는 얘기는 핵연료 자체가 고체 상태에 있다가 액체 상태로 변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고체 상태로 있을 때에는 방사능 물질을 안에 가지고 있고 밖으로 안 내보냅니다. 그런데 액체상태가 되면 거기에 있던 것들이 다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죠.

◇ 변상욱> 결국 방사능이 꽉 차게 되는 거군요?

◆ 이은철> 방사능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 변상욱> 안에 연료가 많이 녹아서 방사능이 꽉 차 있거나 증가되면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따로 없는 겁니까?

◆ 이은철> 원래 격납건물이라는 것이 그런 것들을 밖으로 못 나가게 막아주는 역할을 했는데, 이 원자로가 조금 특수한 원자로에요. 보일러에 물을 끓이면 증기가 생기지 않습니까? 증기라는 것은 구멍만 있으면 다 빠져나와요. 그런데 이게 터빈까지 와가지고 터빈에서 돌려서 발전을 하고, 다시 돌아가고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밖의 건물로 나가는 거기가 조금씩 새어나오는 부분, 이런 부분들이 대기 중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니까, 많이 생긴다 그러면 확률적으로 더 많은 양이 나올 것이다, 하는 것은 예측할 수가 있죠.

◇ 변상욱> 그러면 대피를 시켜야 하는 지역이 더 넓어질 수밖에 없겠군요.

◆ 이은철> 지금 나오는 정도로 보면 그렇게까지... 지금 20킬로까지 대피를 시켰는데, 그 이유는 방사능이 나온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고요. 피폭되는 양과 얼마나 오랫동안 피폭을 받았느냐, 두 가지 인자가 있습니다. 얼마나 나왔느냐, 그게 피폭이 된 양이고요, 그 상태에서 사람이 얼마나 그 자리에 머물러가지고, 예를 든다면 한 시간에 받는 양이 만약에 10시간 머물렀다면 10배가 되는 겁니다. 그게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거든요. 지금 대피를 시킨다는 의미는 그 영향이 큰 지역, 여기에서 빨리 대피를 시켰으니까 그 영향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죠.

◇ 변상욱> IAEA는 체르노빌처럼 설계나 관리가 잘못되어서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체르노빌처럼 재앙이 크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 이은철> 체르노빌의 경우는 운전 중에 사고가 났고, 핵연료가 녹는 시간이 굉장히 빨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원자로 자체는 정지가 잘 됐는데, 핵연료에 남아있던 잔열이 이것을 진행시키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레벨로 따진다면 굉장히 낮은 거죠. 쉽게 얘기해서 연탄이 활활 탈 때 사고가 생긴 것 하고 다 타고 난 재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하고, 이 두 개의 차이니까 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다만 우려되는 건 시간이 계속 지남에 따라 잔열을 처리를 못하고 남아있을 땝니다. 시간이 지연이 되면 같은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그 냉각을 잘 시켜준다는 얘기가 무슨 얘기냐면 이 잔열을 제거하기 위해서 계속 순환을 시켜주는 게 원칙이에요. 지금은 그 안에 펌프 같은 것들이 전부 전기로 가동이 되어야 되는데 전기가 안 들어오니까 전부 서있는 상태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냄비 속 물에 뜨거운 것을 넣는 경우하고 같아요. 수돗물처럼 계속 흘리면 훨씬 더 빨리 식지 않습니까? 이 차이가 있는 겁니다. 지금. 그래서 지금 바닷물 냉각이 충분하냐, 하는 데에 대한 논란은 무슨 얘기냐면 바닷물을 집어넣으면 그냥 정지 상태, 그 물이 있기 때문에 만일 거기서 끓어서 다시 수증기로 변해버리면 물의 양이 줄어들게 되어있죠. 그래서 자꾸 보충을 해줘야 되는데...

◇ 변상욱> 물을 계속 보충하면서 열을 발산시켜내야 되는군요.

◆ 이은철> 그렇습니다. 그 열을 처리를 해줘야죠.

◇ 변상욱> 사람들은 폭발해서 흰 연기가 솟아오르고, 폭발음이 계속 들리고 하니까 상당히 불안한데요. 지금도 폭발음이 들렸다는 속보가 들어오는데, 폭발음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 이은철> 아까 말씀드렸듯이, 밖에 있는 건물 내에 기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어요. 인체는 인화성 기체도 있고, 그중에서도 특히 수소가 많이 나오게 되는데요. 수소가 나오면 수소는 산소하고 결합하면 폭발력을 갖는 물질이에요. 주로 짐작이 수소가 양이 많아져가지고 폭발이 됐을 거다, 하는 거고요. 1호기보다 3호기가 더 크게 폭발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은 3호기가 늦게까지 기체가 쌓인 상태를 유지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더 많은 양의 수소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거죠. 그러다보니까 폭발이 좀 커진 것이고, 그 자체는 크게 문제가 아닙니다. 그 건물 내에, 그러니까 외벽건물 내에 방사능 물질이 얼마나 많이 나와 있었느냐, 이게 대기 중에 영향을 주게 될 겁니다.

◇ 변상욱> 어차피 지금 1, 2, 3호기의 상황은 다 똑같은 거군요?

◆ 이은철> 똑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변상욱> 진행정도가 어느 정도일 것이냐만 조금씩 다르고.

◆ 이은철> 네. 좀 아쉬운 것은요. 1호기 폭발이 있은 다음에 3호기 폭발이 있기 전 안에 있는 기체를 빼주면 되거든요. 그런데 그 과정은, 사실은 결단이 좀 필요한 과정이에요. 왜냐하면 만일 폭발이 안 일어난다면 빼주는 게 나빠요. 왜냐하면 그 안에 방사능 물질이 포함되어있으니까. 그런데 폭발이 일어난 결과를 보면 어차피 그 양이 다 나왔거든요. 그러니까 사전에 이걸 뽑아줬으면 앞으로 진행되는 것은 충분히 막을 수가 있다는 얘기거든요.

◇ 변상욱> 조금이라도 방사능이 새어나온 것을 어떻게든 더 막아보려고 끝까지 한번 버텨보다가 결국 폭발하면 다 소용이 없는 거군요.

◆ 이은철> 그런 셈입니다.

◇ 변상욱> 미리 조금 빼내서 압력을 줄이면 되는 건데 말입니다.

◆ 이은철> 아마 방사선 물질은 미리 빼내고 폭발이 안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을 수 있고요. 나중에 아마 그건 좀 논란이 될 것 같아요.

◇ 변상욱> 방사능이 일단 계속 빠져나오고 있으니까 이것이 바람이 불면 다행히 지금은 서풍이 불어서 태평양쪽으로 간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만. 공중에 떠서 구름 속에서 머물다가 이 근처에서 비로 내리거나 할 가능성도 있습니까?

◆ 이은철> 많죠. 지금 그것을 우려해야 됩니다. 지금 수준이라면 방사능 물질이 하늘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시간도 있고 양이 희석되는 정도도 있고 해서 크게 걱정을 안 하는데요. 만약에 핵 연료봉이 더 진행이 되고, 더 많은 양의 방사능이 나왔을 때에는 이게 대기 중으로 확산이 되는데... 가벼우니까 위로 올라가서 아마 구름에 막히게 될 거예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비로 내리든지 해서 지상으로 떨어지게 될 텐데, 그때는 구름이 동해안 쪽, 이런 데에 영향을 줄 수는 있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문제 때문에 낙진이 올까 봐 계속 감시를 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 수준이 되면 물고기를 먹지 말라는 얘기를 아마 할 겁니다.

◇ 변상욱> 비가 되어 내리면 채소나 물속의 고기들이나 이런 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 이은철> 채소 같은 데에 묻어있는 것을 사람들이 모르고 먹을 수도 있고요. 풀에 묻어있는 것은 소가 먹고, 소가 우유를 내놓은 걸 우리가 또 마실 수도 있고, 지금 말씀하셨듯이 바다 속 물고기가 그것을 흡수해가지고 인체로 들어올 수도 있고. 인체로 들어오는 경로는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다만 그 양이 지금 올라갔다 내려오는 정도의 희석되는 정도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과연 인체에 영향을 줄만큼 많으냐, 하는 것은 문제가 되는데요. 몇 가지 동위원소들은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들이 있거든요.

◇ 변상욱> 지금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방사능경보시스템이 계속 체크하면서 가동되고 있는 겁니까?

◆ 이은철> 네. 동해안에서만 해도 여러 군데에서 계속해서 측정을 하고 있어요.

◇ 변상욱> 시민들은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철저히 움직이면 되는 거겠군요.

◆ 이은철> 그렇습니다. 우선 저도 먹게 되니까 (웃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죠.

◇ 변상욱> 아무튼 당국은 좀 더 철저히 대비를 해줬으면 좋겠고, 그때그때 시민들은 따를 준비를 해야 되겠군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