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1(금)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익공유제, 발상 자체가 잘못"
2011.03.11
조회 37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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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방성장위원회 발상 자체도 문제
- 정부, 물가잡을 거시변수조정 시기놓쳐
- 고환율저금리 성장위주 정책 탓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김종인 前 청와대 경제수석

◇ 변상욱> 물가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물가는 아무래도 불가항력이겠다.” 라면서 “국정의 주안점을 성장보다는 물가 쪽으로 옮겨놓겠다.”는 대통령의 얘기가 있었는데.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 김종인> 물가 올라가는 것이 불가항력이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가 며칠 후에 지금부터 물가에 총력을 경주하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불가항력이라는 단언을 해놓고서 일반 국민들의 여론도 청취를 해보고, 실질적으로 물가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시지 않나, 이렇게 봐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가서 물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청와대나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그러면, 언론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잡겠다고 해서 잡히는 물가가 아닌데, 라고 흔히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물가는 ‘비욘드 컨트롤’, 대통령으로서는 불가항력이다”라고 얘기하니까 그것도 어떻게 보면 또 대통령이 해야 될 말인가 싶기도 하고요?

◆ 김종인> 물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도 실질적으로 냉정하게 생각해볼 것 같으면 지금 단기간에 물가를 잡을 수 있는 그런 풀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현재 물가인상이라는 것이 해외에서 들어오는 요인이 많기 때문에 우리 국내정책 가지고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현재 상황에서 물가를 위해서 아무리 노력을 한다고 해도 잘 잡힐 수도 없는 것 같고, 수단도 별로 없는 것 같으니까 비욘드 컨트롤이라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봐요.

◇ 변상욱> 물가는 불안하고, 경기는 침체인데, 그렇다면 정부나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남아있는 겁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물가를 직접적으로 억제를 해가지고 단속을 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일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자체가 다시 문제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물가라고 하는 것은 시장에서 수요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그런 현상이라고 하는 것을 모두가 인식을 해야 됩니다. 단순히 정부가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거시적인 변수를 어떻게 이용을 해서 물가를 안정시키느냐, 하는 문제인데.

이것은 지금 당장 금리를 어떻게 잠깐 올렸습니다만, 그것 가지고서는 당장 물가에 효과를 보기에는 힘든 일이고.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것을 예측을 해가지고 소위 거시변수를 조정을 했어야 되는데, 그 시기를 다 놓쳤어요. 그러니까 현재 나타나는 물가, 소위 인상의 현상이라는 것은 정책이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변상욱> 그동안 청와대나 정부가 물가를 향해서 내려가라, 또는 시장에 대해서 물가를 더 이상 이것 이것은 올리지 말라고 했던 것은, 그러면 시장 질서를 오히려 어지럽힌 게 됩니까?

◆ 김종인> 그런 거죠. 기업의 입장에서 볼 것 같으면, 자기네들이 사용하는 원자재 값이 다 올라서 물건을 만들면 어느 정도 거기에 대한 코스트를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품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인위적으로 올리지 말라고 하면 기업은 결국 가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러면 그 자체가 기업에 문제가 되고, 전부 금융과 관련 여러 가지 관계되어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효과를 노리기 위한 그러한 물가의 인위적인 억제라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도 별로 실효를 보는 나라가 없어요.

◇ 변상욱> 옛날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나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당시는 좀 비민주적인 권위정권시절이니까 시장에 마구 개입했단 말이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양극화나 물가로 이런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아서요. 지금의 상황하고 뭐가 다릅니까?

◆ 김종인> 옛날에 박 대통령 시절에 직접적인 물가단속이라는 것은 기업의 압박을 주기 때문에 기업이 결국 적자가 나면 은행에서 차입으로 보존을 하고 그런 것이 죽죽 누적되어 오는 것 아니에요? 그런 과정 속에서 부동산 값이 올라가면 부동산 평가를 다시 해가지고 적자를 보존해 주고, 또 전두환 대통령시절에 물가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오일가격이 배럴당 34불 하던 것이 83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서 10불 미만까지 내려갔어요. 그리고서 모든 수입원자재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래서 물가가 진정이 되고 안정이 됐던 거지 직접적으로 물가를 통제를 해가지고 안정이 됐다고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 변상욱> 당장 유류세라도 좀 낮췄으면 좋겠다는 얘기 나오는데, 이것도 별로 소용은 없습니까?

◆ 김종인> 세금이라는 것을 갖다가 어떠한 특정상황에 맞춰서 자꾸 인하했다 올렸다, 이렇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 변상욱> 고환율정책으로 결국 대기업만 살찌고 서민들한테는 뭔가 돌아가는 게 없으니까 수출이 잘 된다 하더라도 이렇게 삶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정부가 처음 출발할 때부터 환율을 조건으로 내세워가지고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쓰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모든 정책을 성장위주일변도로 운영하다보니까 소위 다른 부분에서 차질이 생긴 것이 물가로 나타나게 된 겁니다. 예를 들어서 수입물가가 안정이 되려면 환율이 항상 이렇게 고환율만 유지해가지고서는 수입물가를 잡을 수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결국 가서 환율에 덕을 보는 사람들이 수출대기업들이고, 그 고환율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일반소비계층이고, 그런 거죠.

◇ 변상욱> 아무튼 서민들로서는 금리가 어제도 올랐고, 물가를 잡는다고 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가 하면 가계부채는 엄청나고 진퇴양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해법은 뭐가 있습니까?

◆ 김종인> 그런데 사실 이런 상황에서 해법이라는 것이 특별히 나타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실 가계부채가 자꾸 늘어났다는 것은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볼 것 같으면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하는 것이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부동산에 대한 선호사상에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소위 주택담보대출을 받아가지고서 부동산을 소유하시는 분들은 금리라는 것은 항상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것도 다 감안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 변상욱> 물가, 지금 억지로 눌러놓은 것들도 좀 있기 때문에 하반기 되면 더 튀어오를 것이다, 걱정들이 많습니다. 이 시점에서 정부에게 이렇게 하라고 구체적으로 몇 가지를 요구하신다면 어떤 것을 요구하시겠습니까?

◆ 김종인> 하반기 물가가 더 오를거냐, 안 오를거냐는 국제시장에서의 원자재 가격, 곡물 가격,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변화될 것이냐에 달려있는데. 지금 국제정세가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가 다소 오를 수도 있고, 또 국제긴장상황이 어느 정도 빨리 해소가 될 것 같으면 하반기 물가를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드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정부가 인위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말씀?

◆ 김종인> 인위적으로 국제시장에서 벌어지는 일이 대한민국 경제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시장환율에 맞게 원화가 평가절상이 되도록 놔둬야지, 또 무슨 수출업체를 생각을 해가지고 절상을 못하게 자꾸 인위적으로 개입을 해서 고환율을 유지하는 그러한 식의 정책은 앞으로는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 변상욱> 한 가지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최근 중소기업이 좀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양보를 해야 된다, 라는 얘기가 나와서 동반성장위원회에서는 정운찬 위원장이 이익공유제라는 것을 꺼내놨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정당 쪽에서도 반대가 있었지만, 삼성 이건희 회장도 상당히 부정적으로 발언을 했습니다. 김 수석께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 김종인>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가지고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무슨 균형을 유지하겠다는 이 발상 자체가 내가 보기에는 잘못된 건데, 동반성장위원회라는 것을 일단 만들어놓으니까 뭐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거 아닙니까? 그렇게 해서 급작스럽게 생각나는 것이 이윤공유제를 하면 어떻게 될 수 있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것은 사실 실현자체가 불가능해요. 실현자체가 불가능하고, 어떻게 초과이윤이라고 하는 얘기를 끄집어내는데, 초과이윤이라는 산정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잘못 운영을 하면, 잘못하면 강제할 수도 없는 거고, 그래서 결국 가서 기업내부의 이윤공유제도 안 되는 나라에서 기업 간의 이윤공유제를 한다고 하는 그 발상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지 않나 봐요.

◇ 변상욱> 기업내부에서 노사가 예를 들면, 이윤을 공정하게 나누는 것도 안 되는데...

◆ 김종인> 그래요.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