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5(금) 천안함 생존장병 강태양 군 "너희들 몫까지 열심히 살게"
2011.03.25
조회 36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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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천안함 생존장병 전역자 강태양氏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아서 천안함 당시 생존장병 중 한 분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사고 당시에는 병장이었습니다. 지난해 5월에 전역을 한 강태양 씨인데요. 전역 후 새로 대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는 심정, 전역 후의 근황 등을 들어보겠습니다.

◇ 변상욱> 폭침 사고 당시 어디에 근무하고 있었습니까?

◆ 강태양> 당시 조리병으로 취사실에 근무하고 있었어요.

◇ 변상욱> 충격이 올 때 당시 기억이 아직 생생이 나시겠죠?

◆ 강태양> 네, 네.

◇ 변상욱> 어떻게 몸이 튕겨져 나갔습니까?

◆ 강태양> 샤워하려고 준비하다가 몸이 한 1미터 가량 뜨고 오른쪽으로 기울었거든요.

◇ 변상욱> 공중으로 1미터 가량 뜨고 떨어지고...

◆ 강태양> 뜬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떨어졌어요.

◇ 변상욱> 다친 데는 어디 어디였습니까?

◆ 강태양> 왼쪽 어깨랑 오른쪽 발목이 골절됐었고.

◇ 변상욱> 그래서 어떻게 그때 기어 나왔어요?

◆ 강태양> 그때 잠시 정신을 잃었었는데, 어떤 사람들이 막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목소리 때문에 깨어났고, 그때 바닷물이 들어온다고 정신을 차려서 보니까 기름 냄새랑 바닷물 냄새가 진짜 나고. 사람들 나가는 쪽으로 부축 받으면서 나갔죠.

◇ 변상욱> 다른 동료의 부축을 받으면서. 그때 기억으로 불길이나 화염이나 아니면 화약 냄새 같은 것들도 있었습니까?

◆ 강태양> 아니오, 제 기억 속에서는 전혀 없었어요.

◇ 변상욱> 기름 냄새하고, 바닷물 냄새하고?

◆ 강태양> 네, 그 두 가지만 있었고.

◇ 변상욱> 그리고 다시 갑판으로 올라왔겠네요, 어떻게든?

◆ 강태양> 네, 네.

◇ 변상욱> 갑판으로 올라와보니까 상황은 어땠습니까?

◆ 강태양> 좀 위급했죠. 올라가보니까 배가 잘리면서 뒤쪽이 없었고.

◇ 변상욱> 뒤쪽이 아예 없어졌고.

◆ 강태양> 처음 겪는 상황이다 보니까 많이 당황했었는데, 최원일 함장님 지시 받아가지고 침착하게, 더 산 사람이 없나 구조하면서 다친 사람들 부축하고 해서 구조활동을 했던 것 같아요.

◇ 변상욱> 지금 그러면 다친 어깨하고 오른쪽 발목 골절은 어떻습니까?

◆ 강태양> 어깨 같은 경우는 많이 괜찮아졌는데, 발목 같은 경우는 좀 운동을 하든지 뛴다든지 하면 통증이 좀 남아있고요.

◇ 변상욱> 정신적으로는 어떻습니까?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분들이 있을 거다, 다들 걱정이 많습니다.

◆ 강태양> 네, 그것은 저 뿐만 아니라 생존병들 모두 있을 거예요.

◇ 변상욱> 사고 직후는 악몽도 자주 꾸고 그랬습니까?

◆ 강태양> 자주 꾸고, 불면증이 너무 심해가지고 잠도 못 자고, 수면제 먹고 자고 그랬죠.

◇ 변상욱> 혹시 상담치료를 받거나 그럽니까?

◆ 강태양> 네. 처음에는 저도 전역하고 난 후에도 그게 심해서 술을 안 먹으면 못 잘 정도였거든요. 막 지내다보니까 폐인이 되더라고요. 제 꿈이 있었고, 이루기 위해서 생각을 해봤었는데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상담치료하면서 약물복용하면서... 전보다는 굉장히 좋아진 것 같아요, 지금.

◇ 변상욱> 아프고 또는 폐인이 되어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꿈이 있어서. 그 꿈은 어떤 꿈입니까?

◆ 강태양> 호텔총주방장 되는 꿈이었거든요. 돈 많이 벌어서 제일 되는 게 꿈이고, 그것을 이루고 싶었는데요.

◇ 변상욱> 듣기로는 그동안 전공하던 대학을 접고 다시 시험을 봐서 새로 대학에 들어갔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그 전의 전공은 뭐였습니까?

◆ 강태양> 전에는 해양생명과학부에 다녔거든요.

◇ 변상욱> 이제 그럼 바뀌어서?

◆ 강태양> 바뀌어가지고 호텔조리학과 다니고 있습니다.

◇ 변상욱> 해양학과에서 호텔조리학과가 된 건데, 해양학과를 접은 것은 바다에 대한 기억이 너무 아파서 그런가요?

◆ 강태양> 네.

◇ 변상욱> 그렇군요... 잘 하는 음식이 뭡니까?

◆ 강태양> 지금은 파스타, 이탈리아 쪽 하고 있고요.

◇ 변상욱> 주변에서 솜씨가 있다고 합니까? 소질이 있대요?

◆ 강태양> 네, 칭찬은 듣는 것 같아요. (웃음)

◇ 변상욱> (웃음) 부모님들도 그때 놀란 충격의 여파가 아직도 있거나 합니까?

◆ 강태양> 사건 이후로 하루에 한 통화씩 어디 있냐고 전화를 하고요. 하루에 한 통화 이상은 하는 것 같아요.

◇ 변상욱> 부모님하고 자주 안부전화를 주고받고 하시는군요. 그 아팠던 기억을 극복해내는 데 제일 힘이 됐던 건 뭐였던 것 같습니까?

◆ 강태양> 힘이 되었던 건 제 옆에 있는 가족들인 것 같아요.

◇ 변상욱> 희생당한 전우들이 하늘나라에서 지켜보고 있다면, 희생당한 전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어떻게 말하고 싶어요?

◆ 강태양> 일단은 그때 생각해보면 너무 미안하고... 좀 목이 매여서 잘 안 나오는데요. 아직도. 너무나 보고 싶고, 사랑하고, 니네들 몫까지 열심히 살 테니까 지켜봐줬으면 좋겠습니다.

◇ 변상욱> 정말 전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정말 멋지게 살아내야 됩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