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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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3(수) 송광수 전 검찰총장 "판검사만 수사? 미개국으로 보일까 두려워"
2011.04.13
조회 32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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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 중수부 직접 나설 대형비리 많아
- 대형비리, 지검 특수부 감당하기 어려워
- 중립성 비판? 정치공세도 있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송광수 前 검찰총장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의 검찰소위원회가 어제 열렸습니다. 검찰관련 논의 내용, 송광수 전 검찰총장과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 변상욱>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고위공직자들의 비리수사를 담당해왔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폐지여부인 듯합니다. 대검 중앙수사부가 꼭 필요한 이유, 뭐라고 말씀하실 수 있으십니까?

◆ 송광수> 한국사회에 중앙수사부가 있어야 되느냐, 없어야 되느냐, 제가 보기에는 논리필연적인 것은 아닙니다. 지금 한국사회에 중앙수사부가 존재해야 될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있어야 되고, 필요가 없다고 하면 검찰 스스로라도 없앨 것입니다. 그럼 중앙수사부가 대검찰청에 있는 그 존재이유는 무엇이냐? 제가 보기에는 수사하는 데 있어서 상당히 정치적인 외압이나 수사의 독립성 문제, 정치적인 중립문제, 이것은 한국사회에 오랫동안 시비가 되어왔고, 내려오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대형 정치권력과 결탁을 했다든지 혹은 대기업 내부의 대형범죄, 대형비리, 이런 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항상 그 문제는 따라 다니거든요.

또 이러한 대형비리는 점점 전문화되고 숨어있기 때문에 이런 수사를 하는 데 단순한, 조그마한 일선 검찰청의 특수부로서는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대검중앙수사부는 검찰총장의 직할부대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국 최우수 정예요원을 뽑아가지고 외부로부터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여러 가지 움직임이나 혹은 정치적인 중립성을 검찰총장이 직접 지켜나가면서 전국의 최우수 정예요원을 모아가지고 직접 지휘해서 대형비리를 수사해서 척결한다,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 변상욱> 표적수사나 보복수사, 또는 검찰이 정치적으로 중립을 못 지키고 집권세력에 따라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계속 제기되는데요...

◆ 송광수> 항상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러한 위험성은 언제나 있는 것이죠.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과연 그러면 중앙수사부가 나서야 될 만한 범죄가 지금 있느냐, 없느냐, 그런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로 사회가 정말 정화되어 있느냐, 이런 것을 우리가 가만히 생각해 보시면. 2003년, 2004년에 있었던 불법대통령선거자금 수사라든지 또 몇 년 뒤에 있었던 박연차 대형비리사건 같은 것은 전국의 수사요원을 총 모아서 대처하지 않으면 도저히 이것은 대처할 수 없는 겁니다.

또 거기에 따르는 여러 가지 정치적인 압력이나 외부로부터의 중립성, 독립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을 만한 그런 범죄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지금 한국사회는 중앙수사부가 나서서 해야 될 범죄가 아직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존재이유는 충분하고. 만일 이러한 범죄가 없어서 그야말로 깨끗한 사회가 되었다고 하면 뭣 때문에 중앙수사부를 대검에 두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데 대검중앙수사부가 수사했던 것들 보면, 몸통은 놓치고 깃털만 잡은 것 아니냐 라든가, 아니면 여권에 늘 수사가 기울어있다, 이런 비난들이 나왔기 때문에 지금 이 얘기가 나오는 듯합니다.

◆ 송광수> 네, 그런데 좀 부족했던 수사, 성공하지 못했던 수사만을 보면 그렇지만, 또 많은 어려운 사건을, 과거에 있었던 대통령 자제사건이라든지 또 불법대통령선거자금사건이라든지 많은 사건을 대검중앙수사부가 수사를 해가지고 또 국민들의 기대를 참 어긋나지 않게 훌륭한 성과를 올린 경우도 많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대검찰청을 향해서 정치중립적이지 못하다, 보복표적수사를 한다, 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하는 쪽에서의 어떤 정치적인 공격이 됩니까?

◆ 송광수> 정치적인 공세가 있을 수도 있고, 또 검찰이 좀 흔들려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만큼 검찰의 중립이라든지 정치적인 중립이나 수사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역설적인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 변상욱> 흔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불려간 이상 무사히 나올 수 없다, 이런 말 많이 하거든요. 그건 어찌 보면 총장의 하명으로 직접 하는 수사이니까 어떻게든 잡아넣는다, 이런 뜻도 되는 것 같습니다만. 무리한 수사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송광수> 우리가 지금 사회에서 불려나간다든지 집어넣는다든지 이런 말은 이제 우리가 절대 써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그리고 대검중수부가 나서서 한다 해서 인권을 침해하고, 또 정치적으로는 어느 한쪽에 기울어져서 집권세력에 기울어져서 수사를 한다고 하고, 이러면 절대 안 되는 것이죠. 그런 것을 배제하기 위해서 총장의 지휘를 직접 받는 중앙수사부가 필요하다, 이런 역설적인 이유가 되지 않는가, 또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변상욱> 대검중앙수사부가 서서히 기획기능만을 남기고 실제 일선 검찰청에 특수부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간다면 그건 방안이 됩니까?

◆ 송광수> 사건에 따라서는 일선지검의 특별수사부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실질적으로 하기 어려운 게 있습니다. 저도 검찰에 있어보면, 어떤 때는 엄청난 외압과 정치적인 중립시비가 일어나는데. 또 요즘 범죄라는 게 굉장히 지능화되고 전문화되고 암장되어있기 때문에 일선 지검단위로써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런 것은 전국에, 우리가 어떤 수사가 인력이 필요하다 해서 항시 상시 비치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건 경제적으로도 안 맞는 거죠. 그래서 중대한 사건이 있을 때는 전국에 있는 우수한 요원들을 전부 불러 모아가지고 총장이 직접 지휘해서 대체해나가야 될 그런 범죄가 실제 많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만약에 폐지되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져서 사라진다면, 고위공직자들의 비리라든가 정말 캐내야 될 큰 비리들이 묻어진 채로 그냥 지나갈 가능성이 훨씬 커집니까?

◆ 송광수>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죠. 과연 총장이 직접 지휘하는 중앙수사부만큼의 외압에 견디고, 또 수사성과를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변상욱> 만약 중앙수사부가 없어진다면, 그런 고위공직자들이나 권력형 비리에 대해서 수사를 할 수 있는 공직자비리수사처라든가 고위공직자특별수사, 어떤 파트를 따로 세우는 게 어떠냐는 얘기들도 나왔습니다만?

◆ 송광수> 저는 없어지는 경우에 어떻게 할 것이냐, 거기에 대해서는 대답하기가, 이 경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변상욱> 판검사들의 비리를 수사하는 특수수사처를 따로 두자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만?

◆ 송광수> 네, 저도 봤습니다. 최근 법조계 일부에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그러한 범죄라든지 비리가 있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해서 그런 논의가 있다면 참 법조계도 크게 반성해야 될 문제죠. 그러나 판사와 검사만을 그렇다고 해서 전담해서 수사하면 세계가 보기에도 참,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대한민국은 어찌된 판인지 판사, 검사들만 수사를 하는 기구가 있는 것 보니까 이거, 아직도 미개 국가구나, 그렇게 보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 변상욱> 스폰서검사라든가 또는 대법원에서 문제가 불거졌을 때 감찰기능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지 않냐, 아마 그 얘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 송광수> 그건 기구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사의 의지문제죠.

◇ 변상욱> 궁극적으로는 수사와 기소, 재판이 3권분립을 이루어서 견제와 균형을 갖추는 좀 선진적인 사법제도 쪽으로 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논의는 계속 있어왔습니다. 언젠가는 검찰이 수사기능을 좀 조정하고. 그것은 누가 판단을 해야 되겠습니까?

◆ 송광수> 최종적으로는 국민들께서 하시는 문제죠. 그런데 입법, 사법, 행정으로 나라의 기구가 나누어져 있는데, 검찰은 어디까지나 행정부에 속하는 기구죠. 그렇기 때문에 행정부의 조직과 기능에 대해서는 행정부에 맡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검찰청에 중앙수사부를 두는 것도 법률사항이 아니고 행정부의 대통령령에 규정되어있습니다. 그것은 정부가 적절히 국회가 주는 권한 하에서 법률 범위 내에서 행정부가 적절히 판단을 해서 하라는 그러한 취지가 반영이 된 것입니다.

◇ 변상욱> 지금 정치권이 검찰개혁을 여기까지 나서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심하다, 생각하시는 겁니까?

◆ 송광수> 국회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하면 그것은 제가 심하다, 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이왕 심의를 죽 하시고, 여러 가지 좋은 의견을 내놓으실 때는 신중하게, 또 한국사회 전체현상을 두루 살펴 주시고, 국가 백년대계에 맞게끔 좋은 방안을 도출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 변상욱> 일각에서는 검찰이 자기 나름대로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너무 그렇게 웅크려져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개혁할 때 마음을 열고 좀 나서줬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 송광수> 참, 좋은 말씀이고. 제가 보기에는 국가의 어느 기구나 자기 이익을 지키려고 하는 그러한 심리들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훌훌 털고, 대승적인 견지에서 판단을 해야죠. 행정부든 국회든 법원이든, 그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 송광수> 제가 충분한 답이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변상욱>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