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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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9(화) 이만섭 전 국회의장 "홍정욱 등 소장파, 한나라당 희망있어"
2011.04.19
조회 36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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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집과 독선의 정치 "4.19 정신 망각"
- MB, '인기' 생각할 때 아냐
- 여당 심각하게 분열돼 걱정
- 18대 국회 개헌 "절대불가"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이만섭 前 국회의장

4.19 당시 정치부 기자로, 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김주열 열사의 죽음을 특종 보도하신 분이죠. 이만섭 전 국회의장과 4.19 이야기, 또 정치 현안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변상욱> 4.19가 일어난 배경부터 간단히 설명을 해주신다면?

◆ 이만섭> 1960년 2월 16일에 야당 대통령 후보인 조병옥 박사가 신병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대통령선거는 사실상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그런데도 자유당이 부통령 후보인 이기붕 씨를 무리하게 당선시키기 위해서 사전투표, 3인조, 5인조 투표 등 원천적인 부정선거를 감행하다가 전 국민이 격분하여 들고 일어나 부정선거에 맞서 싸웠고, 그 결과 이승만 대통령도 하야하고 자유당이 망하게 되는 겁니다.

◇ 변상욱> 4.19혁명을 기폭제로 폭발시킨 김주열 열사 변사사건을 특종보도 하신 당사자인데, 그때 생각나십니까?

◆ 이만섭> 나는 해마다 4.19를 맞이하면 가슴이 뛰고 흥분을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였던 나는 2월 28일, 대구학생부정선거반대시위 때 대구에 내려갔고, 그리고 마산에서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여 모든 학생과 시민이 합세 규탄시위를 할 때 마산에 직접 내려가서 생생한 보도를 통해서 국민들께 이 사실을 알렸던 겁니다.

특히 지금 말씀하신 대로 4월 11일, 지금은 열사이지만 당시 학생이었던 김주열 군의 시체가, 눈에 경찰이 쏜 최루탄이 박힌 채 바다에서 파도에 밀려 해변가에 떠올라 왔을 때는 나는 급히 그곳을 달려가서 사진보도와 함께 기사를 통해 전 국민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그날 밤, 마산도립병원에 안치된 김주열 군의 시체를 빼돌린다는 정보가 있어서 나는 그날 밤 늦도록 도립병원 앞에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마침 김주열 군의 고향인 남원으로 향하는 경찰차를, 그리고 병원차를 뒤따라갔으나 고속도로를 막는 무장경찰들과 몸싸움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보도함으로써 바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드디어 4월18일, 고려대 학생들이 시위를 하다가 반공청년당과 깡패들에게 습격당해 무자비하게 구타를 당했고, 4월 25일에는 대학교수들이 시위에 나섰던 겁니다. 그때 나는 취재도 취재지만, 교수시위에 앞장섰던 연세대학교 정석해 철학과 교수와 함께 걸어가면서 교수들 격려까지 나는 했던 것입니다.

◇ 변상욱> 4.19를 맞아서 그때의 의기와 정신들을 이어갔으면 좋겠는데요. 요새 정치권들은 국민들한테 불신만 받고 있어서요. 후배정치인들한테 얘기를 해 주십시오.

◆ 이만섭> 4.19정신이라는 것은 바로 정의와 양심, 그리고 민주주의 정신이에요. 그런데 오늘의 정치는 4.19의 민주적 정신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는 가슴 아프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정치라는 것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 그리고 소통하는 정치, 그것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실은 국민의 여론을 도외시하고 아집과 독선의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 변상욱> 그래도 정치권에서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젊은 소장파 의원들은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를 쓰는 것 같습니다. 국회를 절대 난장판을 만들지 말자, 여야 간에 합의가 안 되면 당의 명령이 있더라도 거부할 것은 거부하고, 이렇게 용기 있는 행동을 좀 보이기도 하는데. 젊은 소장파 의원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어떤 겁니까?

◆ 이만섭> 이번에 홍정욱 의원 사건에 대해서는, 나는 홍정욱 의원이 한EU FTA를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날치기를 반대했다, 그 말이에요. 14대, 16회 국회의장 당시 직권상정을 하지 않고 날치기를 없앤 나로서는 그 홍정욱 의원의 행동이 나는 잘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투표 후에 기권했다고 선언하기보다는 투표하기 전에 자기가 속한 여당간부들이나 또는 위원회에서 공개적으로 나는 날치기를 반대하기 때문에 기권한다, 하는 것을 미리 선언을 했으면 문제가 복잡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젊을 때, 국회의원 할 때는 내 소신이 당론과 다를 때는 투표 전 의원총회에서 당당하게 내 소신을 밝히고 행동을 했던 겁니다. 그리고 나는 소장파 의원들이 그나마 당의 개혁을 부르짖고 국민의 여론을 중시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는 이것은 훌륭한 일이고, 한나라당이 희망이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서 마음으로부터 후원하는 바입니다.

◇ 변상욱> 최근 제일 안타까운 현안은 대통령이 공약으로 얘기했던 것들이 미뤄지거나 지켜지지 않으면서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이나 정치권에 대해서 크게 불신을 하고, 또 지역이기주의도 약간 발호가 되면서 중요한 것을 자기지역으로 끌어오려고 해서 전국이 좀 들끓고 있습니다. 지켜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요?

◆ 이만섭> 나라가 잘 되려면 야당보다 국정에 책임을 진 여당이 잘 해야 하는 겁니다. 요즈음 여당을 보면, 여당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심하게 분열이 되어있어서 걱정되는 겁니다. 특히 동남권 신공항 문제뿐만 아니라 세종시 문제, 과학비즈니스벨트 문제, 또 작금의 문제가 된 토지주택개발공사위치 문제 등으로 나라가 갈기갈기 찢어져있습니다.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물론 앞으로 해서는 안 되겠지만 과거 대통령선거 당시 보면, 득표전략 때문에 공약을 잘못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그러나 그것을 시정할 때는 잘못됐다, 하고 시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을 끌면 안 되는 겁니다.

이번에도 보면 이걸 시정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을 끌다보니까 지역주민들이 모두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있는데 갑자기 시정을 하니까 냄비 끓듯이 여론이 끓고 나라가 분열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것은 빨리 빨리 했었어야 되는 거예요. 지금이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이제 인기 생각할 때가 아니에요. 이제 다 끝났는데, 이제 1년 남았는데 인기 생각할 게 뭐 있어요? 소신대로 하고 빨리 문제를 수습하려고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개헌 이야기도 한 마디 해야겠는데요. 18대 국회 개헌은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한 걸 자꾸 개헌 이야기를 하면 국력의 낭비이고, 정국의 혼란만 가져옵니다.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