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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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한국외국어대 서정민 교수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 이후 논란이 되는 문제들, 이슬람 전문가인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의 서정민 교수를 연결해보겠습니다.
◇ 변상욱> 생포해서 사람들 앞에 세우고, 재판했을 것 같은데. 그냥 사살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서정민> 이번 사건에 대한 어떤 파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은 생포를 하게 되면 인도과정에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또한 재판과정에서도 이슬람 과격세력의 구출작전을 포함해서 반발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최대한 사태를 빨리 종료해서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입장이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러나 지금 아랍권에서 분노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죠?
◆ 서정민> 네,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랍권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는 것, 그것으로 지금 분노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요.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의 일방적인 작전에 의해서 살해됐다는 점, 또 그 작전과정이 미국이 언급한 것과 같이 계속해서 첫 번째 발표와 두 번째 발표, 세 번째 발표가 다른 내용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분노하고 있고요. 특히 미국이 최초로 밝혔던 바와 같이 교전과정에서 사살된 것이 아니고 사실상 생포를 했으나 생포한 오사마 빈 라덴을 총살했다, 라는 그런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서요.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미국에서는 나름대로 이슬람 전통에 따라서 24시간 이내에 수장을 했다, 라고 하고 있는데요. 이슬람의 전통은 분명히 땅에 매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신이 부패하거나 하는 정 어려운 상황에서는 수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만, 가급적이면 매장을 해야 되는데요. 오사마가 사살된 장소 자체가 지상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이슬람 전통을 존중하기를 원했다면 그 인근에 매장을 했어야 하는데 수장을 했다는 점도 일부 그 증거를 인멸하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그런 논란이 나오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국제법상 문제입니다. 일단은 미국 측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이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전쟁을 벌려온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수장이기 때문에 사실상 오사마 빈 라덴은 전투원이다, 때문에 사살하는 것이 적법하다, 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하지만 적지 않은 국제법 전문가들은 당시와 같이 무장을 하고 있지 않은 민간인에 대해서는 일단은 생포를 해서 재판으로 회부하는 것이 국제법상 적법한 절차였다고 얘기하고 있고요. 만일 이런 사례나 전례가 계속된다면 미국이나 강대국이 자신들과 뜻이 맞지 않는 어떠한 사람도 사살할 수 있다는, 일종의 국가테러리즘을 보호하는 그런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 시점에서는 그러면 사진을 공개하는 게 나은 겁니까? 아니면 옳은 겁니까?
◆ 서정민>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국제사회와 아랍권에서 많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요. 단순히 아랍권뿐만이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공개하라는 쪽의 많은 논란이 있기 때문에요, 반반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럴 때는 의혹을 풀기 위해서 공개하고, 또 관련 증빙자료들을 국제사회나 미국 내에서 제시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저는 개인적으로 보고 있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아주 빠르게 사살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린 것과 마찬가지이고, 또 시신의 사진을 공개할 경우 총상이 두 군데, 즉 가슴과 머리에 총상이 있기 때문에 이런 장면의 사진을 공개할 경우 또 다시 아랍권, 또는 이슬람권의 반발을 우려한, 즉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미국의 입장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아까 국가테러리즘 얘기를 잠깐 하셨는데,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아마도 빈 라덴이나 알카에다의 어떤 테러를 지지하거나 찬동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오히려 빈 라덴 사망이 급진세력들에게 어떤 세계 무슬림들을 설득하고 테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더 주게 되는 거 아닌가요? 불안해서 말이죠.
◆ 서정민> 여태까지 오사마 빈 라덴의 지휘라는 것은 저항의 상징으로 보여졌는데요. 앞으로 더욱 높은 지휘, 즉 순교자의 반열에서의 어떤 성자와 비슷한 그런 지휘를 갖게 됩니다. 이 때문에 상당히 더욱 이슬람권의 과격세력들이 자극을 받을 수 있고, 또 단기적으로는 테러가 더욱 급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라고 볼 수 있고요.
하지만 앞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슬람권 내에서 알카에다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수가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여러 여론조사를 봐도 10-20% 정도가 알카에다를 간접적으로 지지한다, 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대부분 중동이나 이슬람권의 시민들은 이 같은 폭력적이고 테러를 동반한 이런 방법으로 국제질서나 중동 내 정치역학을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오히려 아랍권을 자극하는 그런 분위기를 많이 조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미국인들이 막 환호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외신보도를 통해서 비춰질 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테러의 목표는 역시 우리다, 라고 저렇게 외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그런데 거기에 한국이 말려들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이게 제일 걱정입니다.
◆ 서정민> 대부분 중동의 사람들, 절대다수의 중동인들과 이슬람권의 국민들은 한국을 상당히 부러워하는 대상이고요. 짧은 시간 내에 나름대로는 정치 경제적 발전을 이룬 아주 성공적인 나라로 존경을 하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일부과격세력들은 한국도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한 국가이다, 라고 보고 있고요. 또 이를 뒷받침하듯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 이미 파병을 했었던 나라라는 점에서 또 비난을 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조금 이슬람권내의 기독교 선교에 적극적인, 전면에 서는 국가 중의 하나로 나라로 분류하면서 알카에다와 같은 단체들은 한국을 테러대상국가명단에 여러 차례 올려놓은 바가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도 이슬람 과격세력의 테러의 위협에서 예외는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이럴 때 군사적인 경계라든가 이런 것들 말고 그런 것들을 강화하는 것 말고, 외교적으로도 다른 쪽으로 대비를 해야 될 게 있다면 어떤 것을 충고하시겠습니까?
◆ 서정민> 일단은 우리가 중동지역에서의 외교나 또 기업의 진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과거에 중동이나 이슬람권은 하나의 큰 틀로 보고 진출하고, 또 이슬람권은 어떤 테러의 온상이라는 큰 틀로 보면서 진출하게 되면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따르게 됩니다. 중동이나 이슬람권은 상당히 다양한 국가들이고요. 또한 예를 들어서 아랍에미리트 같은 나라는 테러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들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중동지역이나 이슬람권 외교에 진출할 때 보다 섬세한 외교와 진출이 필요로 하다, 지금 이번 중동사태에서 보시다시피 분산자살 동영상 하나가 현재 21개 아랍 국가들을 지금 뒤집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21세기에는 SNS의 시대이기 때문에 섬세한 외교를 해야 합니다.
◇ 변상욱>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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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6(금)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미국 거짓말로 아랍권 분노, 한국도 테러 예외 아냐"
20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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