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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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1리 문병무 이장, 대구환경운동 공정옥 사무처장
33년 전, 경북 칠곡 미군기지에 고엽제가 든 드럼통을 500여개 이상 매몰했다는 미군들의 증언이 잇따라 나오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드럼통은 시간이 가면 삭습니다. 그리고 이 미군기지로부터 고작 1킬로미터만 가면 낙동강이 있습니다. 미군기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 심정은 어떨까요? 먼저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1리의 문병무 이장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이장님, 얼마나 놀라셨습니까?
◆ 문병무> 저희들은 지금 하루하루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고. 사실 어떤 면으로 정부 차원에서 해결이 된다고 하니까 조금은 위안이 갑니다만, 그렇더라도 지금 주민들의 동요나 저의 마음은 정말 착잡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물 마시는 것도 좀 겁나실 것 같아요?
◆ 문병무> 네. 저희들은 2009년 7월 이전까지만 해도 지하수를 뽑아 올려서 약품처리해서 상수도로 이용한 그런 마을입니다.
◇ 김현정> 2009년 7월까지 지하수만 드셨어요?
◆ 문병무> 네, 그리고 2009년 7월부터 저희 마을에 상수도가 보급돼 가지고 지금까지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간혹 돈이 없어서 상수도를 넣지 못한 그런 가정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가정은 지금도 지하수 드시고 계시고?
◆ 문병무>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물로 밥도 지어먹고, 씻고, 애기들도 먹이시고?
◆ 문병무> 한 집은 노인 분들이라 애기들은 먹이지 않는데. 그러나 저희 마을은 또 전형적인 농촌마을인데, 농토가 그다지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하수를 뽑아 올려가지고 그 물로 농사를 지어가지고 대한민국 어느 밥상에도 다 올라갈 수 있는 그런 고추라든지 이런 것을 재배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좀 뭐라 할까, 농사를 지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착잡한 심정입니다.
◇ 김현정> 농사도 지하수로 지으셨고 2009년까지는 식수도 지하수로. 바로 이웃마을에서는 그동안 암환자도 많이 발생을 했었다고요?
◆ 문병무> 네, 저희 마을 인근에 아곡리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는 상당히 요 근래 암 환자가 상당히 많이 늘어난 추세에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마을에도 알게 모르게 자잘한, 지금 생각하니까 고엽제는 아니겠지만 그로인한 그런 게 아니겠나 생각이 드는, 웃지 못 할 그런 병명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은데. 상당히 불안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혹시 그 옆 마을에는 어느 정도나 암환자가 발생했는지 수치를 아세요?
◆ 문병무> 제가 알기로는 한 4-5명, 그 정도 앓고 있는 모양이고. 아직 완쾌됐다는 그런 얘기는 아직 못 들었습니다.
◇ 김현정> 주민이 얼마나 되시는데요, 지금 사시는 분들이?
◆ 문병무> 그 마을에는 자연부락이 한 3개 동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인원 수는 확실히 제가 알 수 없고요.
◇ 김현정> 대충 백여 명 되세요?
◆ 문병무> 백 명은 넘습니다.
◇ 김현정> 그 중에서 현재 앓고 있는 분 4-5분, 지금까지 죽 앓았던 분들은 훨씬 많으시다는 말씀이시죠?
◆ 문병무>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장님, 이게 한두 통 묻은 게 아니라 500여 통이다, 600여 통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그동안 떠도는 소문으로라도, 왜 마을에 가면 흉흉한 소문도 있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얘기가 전혀 없었습니까?
◆ 문병무> 지금 매스컴을 통해서 저희들은 알았고요. 매스컴이 나오기 전까지는 전혀 저희들은 거기에 고엽제라는 것은 상상도, 생각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전혀 모르셨어요?
◆ 문병무> 네, 저희뿐 아니고 왜관읍에 거주하는 그런 분들 대다수가 고엽제하고는 연관시켜서 한 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거든요.
◇ 김현정> 물에서 냄새가, 희한한 냄새가 난다든지, 이런 적은 없었나요?
◆ 문병무> 그런 느낌은 잘 못 느꼈고요. 왜냐하면 지하수를 뽑아 올려가지고 우리가 약품처리해서 수도를 이용했거든요. 그래서 특이하게 냄새난다면, 약품처리 할 때, 사람이 하다보니까 실수하는 경우에 조금 많이 넣었다고 하면 냄새가 강하게 나는 그런 정도의 이야기는 있었지만, 별로 물에 대한 다른 의심은 해본일이 없거든요. 지금 이번에 이런 드럼통 500통이니 이렇게 묻어서 지하에서 오염이 됐니, 안 됐니 하고 있는데, 상당히 저희들은 불안합니다.
◇ 김현정> 지금 이 내용을 정부에서도 듣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에 착수해줬으면 좋겠네요. 오늘 마음 불편하신데 이렇게 인터뷰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어서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 사무처장 만나보겠습니다. 그나마 그래도 다행인 게 어제 한국과 미국정부가 공동으로 조사하겠다, 이렇게 합의를 했더라고요?
◆ 공정옥> 그렇죠. 지난 20일 금요일에도 환경부에서도 내려왔는데, 그날은 사실 주변만 둘러보고 기지 내로는 들어갈 수 없었거든요. 그나마 그전에 미군과 관련한 어떤 문제들의 대처와는 사뭇 조금 다르게 조금 신속하게 합동조사를 합의를 본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아직은 구체적인 일정이나 계획들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두고 봐야 되지 않겠나 싶네요.
◇ 김현정> 지금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조사를 하려면 기지 안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미군기지는 허가 없이는 못 들어가는 거라 그동안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미국정부하고 합의를 했으니까 좀 자유롭게 가서 땅도 파고, 전면조사하고, 이렇게 할 수가 있는 건가요?
◆ 공정옥> 일단 가능성은 있다고 봐지는데, 사실 저희들이 기지 내에 들어가는 것도 좀 시일을 끌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래도 기지 내에 들어가는 것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본 것 같고요. 하지만 기지 내에 들어간다고 해서 바로 발굴과 이어지는 것은 좀 두고 봐야 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우려하는 것은 말씀하신 대로 그 현장을 발굴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주변조사나 이런 걸로 시간을 끌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해야 된다고 보세요?
◆ 공정옥> 앞에 이장님 말씀도 제가 들었지만, 고엽제라는 것이 굉장히 무서운 물질이다, 이것은 모든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특히나 베트남 전쟁 참전했던 분들이 고엽제 후유증을 국내에서도 앓고 있기 때문에 이런 굉장히 위험한 물질이 바로 낙동강 인근, 그리고 주민들이 사는 곳에 묻혀있다는 것을 증언으로 나온 이상은 바로 발굴에 들어가야 되고. 그것이 어떤 경위에서 묻게 됐느냐 까지 진상에 대한 것도 철저히 조사가 되어야 되겠고요. 그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주민피해라든가 어떤 역학적인 조사, 이런 것도 철저히 하게 이루어져야 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 김현정> 청취자가 트위터로 질문을 주셨네요. “고엽제 말고 다른 화학물질도 혹시 묻혀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공정옥> 지금 여러 사실, 의혹들이 얘기가 많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250통, 52톤 정도다, 이렇게 얘기하다가 좀 더 추가적으로 더 있을 것이다, 혹은 또 다른 지역에도 매몰가능성도 있다, 여러 가지 추측들이 있거든요.
◇ 김현정> 드럼통 개수가 계속 늘어가고 있죠.
◆ 공정옥> 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하루속히 현장 확인을 하는 것이 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을 하고, 트레일러까지 묻었다, 이런 증언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다른 화학물질도 묻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죠.
◇ 김현정> 정말 아니기를 바랍니다만, 이게 대구 칠곡 만의 문제가 아닐 가능성, 그러니까 다른 미군기지에서 혹시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 공정옥> 그렇죠. 말씀하신 것처럼 아니길 바랍니다만, 충분히 그럴 개연성은 저는 있다고 보고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문병무> 미군 관련한 환경사안들이 이제까지 죽 있어왔거든요. 주로 2000년도 용산 포름 알데히드 사건이라든가 아니면 기름유출사건, 이런 사건이 있어왔지만. 그것이 대부분 증언이나 외부의 폭로로 인해서 알려진 것이기 때문에 알려진 것이 그 정도일 경우에는 알려지지 않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더구나 그 시점이 78년도에 매립됐다고 보면, 베트남 전쟁이 끝날 시점이어서 그 고엽제에 대한 처리에서 우리나라를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어서 칠곡 외에도 다른 곳에도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이번 기회에 미군기지 내의 전면적인 조사가 같이 이루어져야지 이런 모든 의혹을 저는 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베트남전에서 고엽제를 상당히 많이 썼는데, 그것을 모두 다 칠곡에만 묻었을 것이냐,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이세요?
◆ 공정옥> 그렇죠. 그때 태평양에 버렸다는 말들도 있고. 사실 확인이 힘듭니다만, 일단 칠곡도 지금 처음의 양보다는 훨씬 많은 양, 또 추가적으로 묻었다, 그리고 오늘 새벽에 제가 모니터 해보니 그 증언자께서는 다른 지역에서도 묻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증언까지 나오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칠곡에 대한 대응을 미군이 생각보다 신속하게 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것을 칠곡에 머무르려고 하는 계산이었다면 그건 전 잘못된 생각이라고 들고. 국민들의 생명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미군 관련했던 기지 내의 조사도 같이 이루어져야 된다, 그래야지 미군 측에 진정성이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또 다른 질문이 들어왔는데요. “그런데 30년 동안 별 문제 없었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 어차피 우리 주변에 알게 모르게 버려지는 유독물질이 많지 않느냐?”
◆ 공정옥> 그렇죠. 고엽제라는 것이 사실 당장의 어떤 피해를 확인할 수 있거나 이런 물질이라기보다는 체내에 축적되면서 일어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30년 정도 지나면 암이라든가 여러 가지 질병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지금까지 문제 없지 않느냐, 이렇게 한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요. 땅에 묻어져 있을 경우에 토양이나 지하수 같은 경우는 굉장히 오랜 세월 이게 축적되는 문제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서운 거죠?
◆ 공정옥> 그렇죠. 무서운 것이기 때문에 지금 사실이 밝혀졌을 때 최대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최선인거죠.
◇ 김현정>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3(월) 고엽제 불안 칠곡 주민 "지하수로 농사, 고추농사 해도되나 착잡"
201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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