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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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화) [심층기획 대담]이문옥 前 감사관 "감사원, 대통령 밑에서 나와야"
201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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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문옥 前 감사관

우리 사회의 감사시스템을 진단하는 심층기획 <감사監査하지 않는 사회>, 이번에는 20여 년 전 양심선언에 의해 감사원 비리를 폭로하신 분, 이문옥 전 감사관을 전화연결 하겠습니다.

◇ 김현정> 참 오랫동안 감사원 이대론 안 된다, 시스템 바뀌어야 한다고 소리 높여 외쳐오셨는데요. 변화가 없는 모양입니다?

◆ 이문옥> 글쎄요, 변화가 별로 없네요.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 하에 있는 한 제가 보기에는 큰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대통령으로부터 독립해서 감사원이 제대로 기능하기를 저는 학수고대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 김현정> 20년 전 당시에는 어떻게 해서 양심선언까지 하게 되신 겁니까?

◆ 이문옥> 당시는 부동산투기가 사회문제가 되어가지고 말썽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주범이 대재벌들의 땅투기가 아니냐 해서 대재벌들에 대한 감사를 했거든요. 그 감사를 시킨 감사원장, 또는 고위층에서 감사를 중단시켜버렸는데, 그게 바로 감사를 받던 대재벌이 로비를 해가지고 그렇게 됐거든요. 그때 제가 생각하기에는 부패척결의 최선봉에 있는 감사원이 대재벌들의 로비에 의해서 그 기능이 마비되면 되겠느냐, 이거 큰 문제로 봤거든요. 그래서 상당히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국 국민들에게 알리고, 시정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양심선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1990년 그 당시만 해도 감사원이 감시받지 않는, 행정이 뭔가 좀 풀어져 있는 느슨한 형태로 감사가 진행이 됐었다는 얘기도 되겠네요?

◆ 이문옥> 군사정권 연장이니까요. 그때는 대통령이나 권력 있는 사람들 눈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당시에는 그랬는데, 지금 벌써 20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런데 변화가 없는 건지, 아니면 변화는 있었는데 이번에 일부가 드러난 건지, 어떻게 보세요?

◆ 이문옥> 그때는 이런 것을 감사를 못 했고, 지금은 감사를 하고. 한다는 것만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 가지고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졌다, 안 달라졌다,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한번 질문 드려보죠. 감사원 독립의 필요성을 그동안 계속해서 주장해오셨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 이문옥> 지금도 변화 없죠. 변화가 없고. 감사원장이나 그런 사람들이 은 감사위원처럼 감사원장은 다 그쪽에 가까운, 대통령에 가까운 사람들 아닙니까?

◇ 김현정> 측근들.

◆ 이문옥> 문민정부나 다 마찬가지이고. 그 사람들도 전부 가까운 사람들만 임용했죠. 그러다 보니까 눈치 안 볼 수 없고, 정부에 피해를 줄까 봐 오히려 전전긍긍한 것 아닙니까? 그러다보니까 잘 안 되는 거죠. 독립해야 됩니다.

◇ 김현정>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그렇게 포진하는 이유는 워낙 권한이 막대한 곳이라서 그런가요, 왜 대대로 그랬습니까?

◆ 이문옥> 사실은 정부에 좋지 않은 것들을 밝혀내면 정부가 좋지 않죠. 그러니까 자기 가까운 사람 해놓고 마음대로 대통령이나 이런 사람을 하늘처럼 보는, 이런 사람들이 감히 거기에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거죠.

◇ 김현정>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요?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 이문옥> 헌법을 고쳐야 됩니다. 헌법기관이거든요. 헌법에 대통령 직속으로 있는데. 제가 알기로는 세계에서 아마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 종속 하에 감사원이 있다는 것은, 그건 말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감사원에 계셨으니까 일종의 감 같은 게 있으실 것 같은데, 이번 사태 어디까지 가리라고 예상하십니까?

◆ 이문옥> 지금도 보십시오. 만약 대통령하고 측근들이 많이 관련된다면 제대로 수사가 되겠느냐, 어느 정도 가서 또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그쳐버릴 것 아니냐는 그런 생각, 그런 걱정이 앞섭니다.

◇ 김현정> 성역 없는 수사가 힘들까요?

◆ 이문옥> 힘들죠. 늘 보아왔지 않습니까?

◇ 김현정>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