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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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31(화) [심층기획 대담]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감사원 금감원, 어항 속에 넣어야”
2011.05.31
조회 39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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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명하게 감시하는 시스템 필요
- 감사요원 복지 확실히 책임은 엄격히
- "시민들은 부정(不正)에 분노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신대 손봉호 석좌교수

심층기획 ‘감사하지 않는 사회’.
부산저축은행사태로 드러난 금감원과 감사원의 비리형태, 우리 사회의 감사시스템을 진단합니다. 사회개혁운동가로서 특히 기독교시민운동을 이끌어 오신 고신대학교 손봉호 석좌교수를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 김현정> 이번 저축은행사태와 금융감독원의 부실감사문제, 감사원의 비리문제를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손봉호> 전반적으로는 역시 우리나라가 후진국이구나, 하는 인상을 받고요. 잘못해서 얻는 이익이 정직해서 얻는 이익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아직까지 남아있고, 제도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들어놓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회 풍토가 남아있고, 상상력이 부족해서 자기가 비행을 저지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고 나라가 얼마나 손해를 보는가에 대한 감이 전혀 없다,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전반적인 수준의 도덕수준, 문화수준이 아직까지는 경제발전을 따라 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 손봉호> 그렇습니다. 사실은 경제발전이나 도로를 만들고, 비행장을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의식을 바꾸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어렵죠.

◇ 김현정> 그것이 안 될 경우에는 우리가 시스템으로라도 좀 튼튼하게 만들어놔야 될 텐데요. 지금 우리의 감사시스템은 어떤 모양인가요?

◆ 손봉호> 감사기관, 사정기관은 상당히 큰 권한을 행사하는데, 그 권한에 상응하는 제재, 또 권한에 상응하는 감시, 이것이 부족합니다. 감사기관이나 다른 사정기관이 잘못했을 때 받는 처벌은 일반 공무원이 받는 벌과 비슷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권한은 막대한데 거기에 대한 유혹은 엄청나게 큰고, 그 유혹을 막을 만한 제재장치가 약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죠.

◇ 김현정> 사회의 감사기능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 손봉호> 감사기관이 도덕적으로 존경을 못 받을 때는 감시를 받는 기관이 무시하죠. 그러니까 범죄의 유혹을 훨씬 더 많이 받죠. 단순한 법적인 제재에 대한 두려움, 그것도 중요합니다만, 사실은 피감사기관이 감사기관을 존중할 줄 알아야 되거든요. 그런데 속으로 ‘저 녀석들은 썩어빠진 놈들이다.’ 그러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적당히 추리고, 실제로 우리도 똑같이 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죠. 그러니까 이것은 결과적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불신을 전반적으로 일으키고, 권위를 떨어뜨려서 결국은 정부의 공적임무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옵니다.

◇ 김현정> 독립성 확보 외에도 감사기관을 감시할 수 있는 또 다른 시스템을 두는 것은 방법이 안 될까요?

◆ 손봉호> 감시하는 기관이 또 감시를 받아야 되니까 그러다가는 끝이 없습니다. 그러기 보다는 차라리 이것은 그대로 두고, 저는 사정기관과 감사원 같은 기관들의 구성원들은 상당한 특혜를 받도록 하고 오히려 명예도 누리게 하되, 거의 사생활침해에 가까울 정도로 투명하도록 만들어야 됩니다.

◇ 김현정> 지금도 굉장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데 더 뭔가를 줘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손봉호> 월급도 더 많이 주고요. 그래야 자존심이 좀 생길 거고요.

◇ 김현정> 유혹이 와도 뿌리칠 수 있을 정도로요.

◆ 손봉호> 그렇죠. 그 대신 조금의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엄청나게 벌을 받는다는, 그러니까 벌 제도를 좀 다르게 만들어야죠.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든 시민들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소위 어항 속에 넣는다.’ 그런 표현을 하는데요. 권한이 크면 클수록 그런 사람들은 모든 시민들이, 언론들이 감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됩니다.

◇ 김현정>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 손봉호> 오스트레일리아에 뉴사우스웨일스주의 감시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거기에는 부패방지위원회 위원이 7명이 있는데, 그때 우리나라 돈으로 한 달에 전 가족이 60만 원 이상 지출을 하거나 받으면 반드시 보고 하도록 만들어놨습니다.

◇ 김현정> 생활비까지 보고를 다해야 된다는 건가요?

◆ 손봉호> 그렇습니다. 그것이 어항 속에 넣는 거죠. 사생활을 거의 포기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또 한 가지는 대통령의 최측근인사라든지 아무래도 유혹을 받을 만한 위치에 있는 분들은 가능하면 빼면 좋을 것 같아요.

◆ 손봉호> 그럼요. 빼되 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아주 쉽게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놔야 됩니다.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을 우리 시민들이 다 감시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별로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가령 언론에서 언제든지 질문을 하면 의무적으로 대답하도록 법을 만들어놓으면 되죠. 감사자체에 지장이 없는 한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되, 만약에 지장이 있다면 왜 지장이 있는가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어야 놔야죠.

◇ 김현정> 끝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시죠.

◆ 손봉호> 우리 시민들은 이런 부정에 대해서 아주 심각하게 분노해야 됩니다. 그래야 이런 사람들이 경고를 받죠. 그리고 우리가 다른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만 분노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좀 투명하고 정직하려는 노력을 해야 되고, 그 대신 부정한 사람은 우리 사회에 발붙일 수 없도록 소외를 시켜놔야 됩니다. 그래야 이 사회가 깨끗해지겠죠.

◇ 김현정> 어떤 분들은 좀 포기하는 분들도 있으세요. 워낙 부정부패비리가 많다보니까 ‘아, 그런 뉴스 보기도 싫어.’ 돌려버리는 분들도 계세요.

◆ 손봉호> 그러면 안 되죠. 결과적으로 우리가 손해를 보는데요. 그러면 훨씬 더 분노를 해야죠.

◇ 김현정> 분노하고, 관심갖고, 끝까지 어떻게 마무리가 되는지, 어디까지 수사가 되는지 눈을 부릅뜨고 살펴봐야겠군요.

◆ 손봉호> 나의 원수는 내가 용서할 권한이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에게는 분노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정의감입니다.

◇ 김현정> 김현정의 뉴스쇼가 마련한 심층기획, ‘감사하지 않는 사회’, 지금까지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와 함께 총체적인 진단과 대안 생각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