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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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9(목) 명복희 용인시청 핸드볼선수 "6월 말이면 우리는 사라집니다"
2011.06.09
조회 62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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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1위, 플레이오프 출전 불투명
- 지원 끊겨 구멍 뚫린 운동화
- 비인기종목 설움 딛고 살아남고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해체 앞둔 용인시청 여자핸드볼팀 명복희 선수

지금 프로야구가 한창 열리고 있는데요. 만약 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 재정난 때문에 이번 달 말에 해체가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핸드볼에서 벌어졌습니다. 지금 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용인시청팀이 이번 달 말에 해체될 예정입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죠.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팀 명복희 선수, 연결해보죠.

◇ 김현정> 해체가 결정된 것은 언제인가요?

◆ 명복희> 작년 11월이요.

◇ 김현정> 시청에서는 왜 해체를 한다고 그럽니까?

◆ 명복희> 작년에 무리하게 팀을 많이 창단을 했고요. 이것저것 시에서 하는 일도 많아서 재정난으로 인해 해체를 통보받았죠.

◇ 김현정> 재정난으로요. 용인시청 하면 럭셔리 청사의 대명사 아닌가요?

◆ 명복희> 그렇게 이야기해요.

◇ 김현정> 용인시청은 그렇게 지어놨는데, 핸드볼 팀의 열 몇 명을 먹여 살릴 돈은 없다... 그런데 해체통보를 받은 후에 리그가 시작됐는데, 지금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어요. 그래서 이 팀이 원래 1위하는 팀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에요. 지난 2월에 있었던 컵 대회에서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던 팀 맞죠?

◆ 명복희> 네.

◇ 김현정> 결국 이번 리그에 아주 이를 악물고, 지금 사력을 다해서 뛰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건가요?

◆ 명복희> 아무래도 저희가 해체 통보 받고 각자 선수들끼리 마음을 다 잡은 것 같아요. 마무리라도 잘하자는 뜻에 다들 하나로 똘똘 뭉쳐서 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서로 뭐라고 격려하면서 뛰셨어요?

◆ 명복희> 그냥 조금씩 더 힘내자고... 우리가 잘하면 그래도 또 좋은 결과 있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위로하면서 뛰었죠.

◇ 김현정> 사람 마음이 어차피 깨질 팀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최선을 다하게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오히려 열심히... 그러면 프로야구처럼 시즌에서 1, 2위 하는 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형식인거죠? 이대로라면 플레이오프 진출을 하는 거네요?

◆ 명복희> 네. 이제 대구에서 마지막 세 게임 남았는데, 거기에서 한 게임만 비기거나 이겨도 저희는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어요.

◇ 김현정> 플레이오프는 언제 시작합니까?

◆ 명복희> 7월 6일이요.

◇ 김현정> 6월 30일이면 해체되는 팀인데, 7월 6일부터 플레이오프는 시작하고... 그렇다면 1위를 해도 플레이오프에 못 나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 명복희> 그런데 저희가 진짜 열심히 해서 올라가는 거니까 감독님은 내 사비로라도 무조건 나갈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제일 뭐가 어렵습니까?

◆ 명복희> 지원이 너무 안 되다보니까 운동할 때 필요한 테이핑, 또 전지훈련도 다니고 그래야 되거든요. 그런 건 시청에서 전혀 지원이 안 되니까 그런 것이 좀 힘들어요.

◇ 김현정> 작게는 마실 물부터 시작해서 운동화, 이런 것까지 다 필요할 텐데, 그런 것 정도는 지원이 되겠죠?

◆ 명복희> 저희가 물 같은 건 알아서 해서 먹는데, 신발이나 옷 같은 것은 작년 이후로 지원이 끝났어요.

◇ 김현정> 제가 알기로는 운동선수들은 운동화에 구멍이 금방 뚫린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세요?

◆ 명복희> 각자 사놓는 선수들도 있고요. 할 수 없죠.

◇ 김현정> 지금 제일 좋은 것은 용인시청에서 계속 팀을 운영하는 거겠죠?

◆ 명복희> 아무래도 그렇죠. 저희는 핸드볼 하는 사람으로서 팀이 해체가 안 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저희가 없어지면 밑에 있는 후배들은 또 갈 팀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가뜩이나 비인기종목인데 사람들 기억 속에 더 잊혀질까봐 그게 걱정이죠.

◇ 김현정> 지금 선수들은 몇 명이나 있습니까?

◆ 명복희> 12명이요. 작년에는 15명이었는데, 시청에서 해체통보를 하면서 선수를 줄이라고 해서 12명으로 줄인 거예요.

◇ 김현정> 지금 뛰는 선수들 중에 무보수로 뛰는 선수도 있다던데요?

◆ 명복희> 이선미 선수라고 작년에 해체 결정되고 나서 그만뒀던 선수인데, 올해 한 선수가 다치는 바람에 또 나갔거든요. 감독님이 부탁을 해서 좀 들어와서 뛰어 달라, 그래서 거절을 하지 못하고 들어와서 뛰고 있어요.

◇ 김현정> 선미야, 우리 이번 리그에 꼭 1등해야 돼. 그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야, 라고 부탁을 하는데, 어떤 선수가 거절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 명복희> 그렇죠.

◇ 김현정> 지금 듣고 계신 애청자분들도 간절한 마음을 좀 보태주십시오. 명복희 선수, 힘내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