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15(수) 가수 장기하 "가식적인 음악이라 들으면 억울할 것"
2011.06.15
조회 45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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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2집 앨범 낸 가수 장기하

‘지속가능한 딴따라’ 라는 모터를 가지고 활동하는 인디밴드, 장기하의 얼굴들이 새 앨범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요즈음 등록금으로, 취업으로, 또 사랑으로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청춘들의 애환을 담은 가사로 공감을 많이 받고 있는 밴드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가수 장기하 씨,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일단 겉으로 보기엔 두 가지 큰 변화가 있더라고요. 안경을 벗었어요. 왜 벗으셨어요? (웃음)

◆ 장기하> 어느 날 문득 그게 좀 낫지 않나, 이 생각이 들어가지고요.

◇ 김현정> 제가 보기에는 얼굴이 훤하고 더 좋아지셨더라고요.

◆ 장기하> 감사합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옆에서 선글라스 끼고 무표정하게 춤추던 미미시스터즈가 어디로 갔더라고요.

◆ 장기하> 어디로 갔다기보다는 저희 팀의 멤버로 활동을 하다가 이제는 독자적으로 활동을 하고요.

◇ 김현정> 조금 서운한 것도 있겠어요?

◆ 장기하>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듯이 만나기에 좋은 시간이 있으면 또 헤어지기에 좋은 시간도 있기 마련이니까.

◇ 김현정> 2집을 2년 가까이 준비를 한 거죠? 어떤 노래들이 담겨있습니까?

◆ 장기하> 제가 만드는 곡들은 항상 그 곡을 만드는 시점의 저예요. 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또 남들도 혹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들을 노래로 만드는데요. 1집에서는 편곡까지 저 혼자 다한 반면에, 이번 2집에서는 장기하와 얼굴들, 얼굴들 멤버들이랑 편곡을 다 공통적으로 했습니다.

◇ 김현정>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번 들어봤는데 듣다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었어요. 음악이 우스워서 웃은 게 아니라 가사가 너무 기발해서, 공감이 돼서 말이죠. 그런 이야기 많이 들으시죠?

◆ 장기하> 그렇게 말씀을 해 주시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계시더라고요.

◇ 김현정> 예를 들어 ‘TV를 봤네’ 라는 곡에서 ‘눈이 시뻘게 질 때까지 TV를 봤네. 그냥 봤네. TV 속 사람들은 기쁘다, 슬프다, 말도 잘해. 참 잘해. 무슨 드라마든 쇼 프로든 코미디든 뭐든 간에 일단 하는 동안에는 도대체 만사 걱정이 없는데’ 이런 가사는 대체 어떻게 쓰는 거예요?

◆ 장기하> 일상생활이니까 특별한 책이나 거창한 철학에서 나오는 건 아니고요. 살면서 느끼는 건데, 뭔가 좀 내 인생에서 중요한 것 같다, 이런 느낌이 들 때 노래를 만들게 되는 거죠. 번뜩 떠오를 때도 있고, 열심히 생각을 해볼 때도 있고...

◇ 김현정> 2집 발매 직후에 1500장이 순식간에 판매가 됐고, 1집은 한 5만 장 가량 판매가 됐죠? 2009년에 전체 모든 장르의 가요를 다 합쳐서 판매량 17위, 인디음악으로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사람들이, 특히 젊은이들이 왜 장기하의 노래를 좋아하는 걸까요?

◆ 장기하> 그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곤 하는데요. 추측하건데, 저는 만든 사람이지 제 음악을 제3자 입장에서 들어본 적은 없는 사람이니까.

◇ 김현정> 자기 노래를 객관적으로 듣긴 어렵죠.

◆ 장기하> 그렇긴 하지만 추측을 해보자면, 제가 어디 가서 음악이 별로다, 라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음악을 가식적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요. 어쨌든 솔직하게 뭔가를 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굉장히 자신 있게 이야기를 하고 다니거든요. 제가 보기와는 다르게 좀 젊거든요. 82년생. 그래서 비슷한 나이또래인 분들은 제가 솔직하게 음악을 하면 공감하실 부분이 어느 정도는 있지 않을까, 그래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 김현정> 그냥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면 그게 세대의 공감을 얻어낸다, 이런 말씀이에요. 가식적으로 포장하지 않으면요.

◆ 장기하> 맞습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몇 학번이시죠?

◆ 장기하> 2000년 입학입니다.

◇ 김현정> 졸업은 하셨어요?

◆ 장기하> 2008년도에 다행히도 했습니다.

◇ 김현정> 88만원세대의 삶을 그리는 가수로 어떤 상징처럼 되는 게 공감을 얻어 좋기도 하지만 좀 부담스럽기도 할 것 같아요. 어떠세요?

◆ 장기하> 사실 제가 어떤 88만원세대를 대변하는 노래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작심을 하고 노래를 만든 적은 한 번도 없고요. 딱히 취직을 해본 적도 없기 때문에, 누구를 대변할 수는 없고요. 몇 곡의 어떤 특정한 특성 때문에.

◇ 김현정> 예를 들면 ‘싸구려 커피’ 같은 노래들?

◆ 장기하> 그렇죠. ‘싸구려 커피’ 때문에 그렇게 써주시는 것 같은데 솔직하게 그냥 한 겁니다.

◇ 김현정> 솔직함이 모토군요. 솔직, 담백.

◆ 장기하> 그게 좋은 곡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편이어서요.

◇ 김현정> 이건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나는 가수다’ 라는 프로그램이 큰 인기인데요. 장기하 씨도 보세요?

◆ 장기하> 네. 본적 있습니다.

◇ 김현정> 비주얼, 보는 음악에 한동안 대중들이 심취해있었는데, 듣는 음악에 열광하는 쪽으로 지금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장기하> 보는 것도 중요하고, 듣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가수다’가 듣는 음악이라고 하지만 라디오 프로그램은 아니잖아요? 어쨌든 어떠한 비주얼은 또 가지고 가는 거고요. 공연을 우리가 보러간다 그러지, 들으러 간다고 하지는 않으니까요. 대중의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이 상황 속에서 저희 같은 밴드는 지금 흐름이 어떻다에 연연하기 보다는 매력적인 음악을 들고, 거기에 걸 맞는 비주얼을 과하지 않게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유럽에서는 K-pop열풍이 아주 거셉니다. 이 현상은 혹시 어떻게 보세요? 좀 관심 있게 보셨어요?

◆ 장기하> 저도 기사로 많이 접했는데요. 사실 저희 음반이 최근에 나왔다보니까 남의 일에 크게 신경을 많이 쓸 여유가 좀 없습니다.

◇ 김현정> (웃음) 장기하 씨의 이런 솔직함이 매력입니다.

◆ 장기하>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저희는 저희 일이 바빠서 열심히 나름대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금요일부터 공연 하시죠. 열심히 연습하시고 좋은 무대 보여주십시오. 장기하 씨,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