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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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등만 추구하는 멘토없는 사회
- 시대의 사회상 '괴물'로 투영
- '하지 말아야 할 것' 가르쳐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청학동 난야서당 장규채 훈장
‘지하철 막말남’ 이라는 동영상을 보셨습니까? 지하철에 한 백발노인과 청년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청년의 신발이 노인의 옷에 닿자 “발을 좀 비켜 달라” 청년에게 말을 합니다. 그러자 이 청년이 백발노인에게 “사람 잘못 건드렸다”면서 심한 욕설과 폭언을 퍼부으며 “나와라, 나랑 얘기하자” 제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장면이 펼쳐집니다. 그런가 하면, 아이가 예쁘다고 쓰다듬는 할머니를 아이의 엄마가 1.5리터 페트병으로 때리는 동영상까지 나오면서 지금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 맞는 건가요? 이 분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지리산 청학동으로 가봅니다. 난야서당의 장규채 훈장님 연결되어있습니다.
◇ 김현정> 동영상 보셨죠?
◆ 장규채> 솔직히 말씀드려도 됩니까? (웃음) 서당 회초리로 때려주고 싶었어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 김현정> 고대 그리스벽화를 보면 ‘요즘 애들 버릇없어’ 이런 낙서가 옛날에도 있었대요. 그런데 이 문제는 버릇없음의 있고 없고, 그 수준이 아니지 않습니까? 원인이 뭘까요?
◆ 장규채> 이 시대가 무엇을 해야만 된다, 또 1등만 해야 된다, 라는 조급증에 걸려있지 않나, 다시 말하면 올바른 스승이나 지도자나 어른, 요즘 말로 말하면 멘토가 없다, 라는 것이죠. 저는 이 시대의 사회상이 하나의 괴물처럼 젊은이의 모습을 투영해서 나온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요.
또 하나 다시 말씀드리면, 현 시대가 그런 젊은이를 생산해낼 수밖에 없다는 필연성을 가졌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지금 사회에는 정의라는 단어가 없어요. 또 사람이 정의로워야 된다, 라는 명제가 우리 국민의 의식 속에는 없다고 보고요. 보면 아시겠지만 내 아이를 만졌다고 젊은 아주머니가 나이 드신 할머니에게 그렇게 행사를 하는 것도 적어도 주류사회에서는 옳게 살다간 사람들이 저쪽 세상, 다시 말해서 저승에서 합당한 보상을 받는다는 윤리관이 이제 좀 무너지고 있지 않느냐, 다시 말하면 나만 잘 살면 된다, 할머니가 만지면서 아이고 예쁘다, 하는 것은 공동선을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우리 다 잘 살고 예쁘다, 라는 개념인데, 왜 끼여드냐는 것들이 결국은 왜 나왔겠어요? 현재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나 모든 것들이 보여주는 것이 우리 젊은이에게 희망을 자꾸 잃게 하는 것 같아요.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 가능성이 한 100%라고 본다면 우리 한국 자본사회에서는 청년이 되어갈수록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들고 있잖아요. 자꾸 미래가 없는 것으로요. 그러니까 그런 절망에 몰린 청년들이 최악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예를 들면 공대생이 경마나 경정이나 주식투자만 하고 일삼는다면 이것은 미래를 포기한 사회 아닙니까?
◇ 김현정> 이 각박한 사회에 우리가 괴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장규채> 그렇죠. 이러한 불확실한 시대에 우리 젊은이들한테 어떻게 잘해라, 너 자신한테 투자해라, 기다려라, 너 스스로가 인내해야 된다, 이렇게 강요할 수 있겠어요? 우리가 어른으로서?
◇ 김현정> 훈장님, 화 많이 나셨어요.
◆ 장규채> 많이 났죠. 저는 화면을 보고서 그 젊은이한테 화를 내는 것보다는 그 젊은이로 투영된 이 사회의 거대한 악에 대해서 지금 화를 내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저는 그 동영상을 보면서 또 하나 놀란 게, 지하철 아닙니까? 다른 손님들도 많았는데 말리는 사람이 없어요. 할아버지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데 말리는 사람이 없고 뒤늦게 다른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셔서 말리시더라고요. 남의 일엔 신경을 안 쓰는 건가요?
◆ 장규채> 우리나라가 현재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이것을 해서 내가 뭘 하겠느냐, 간단한 얘기죠. 내 일도 아닌데 내가 왜 이걸 끼어들어, 귀찮게... 어느 덧 우리는 그런 불감증에 걸려버렸어요. 정의로움, 옳은 것에 대해서요. 사람이 무엇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보다는 이것만큼은 절대로 하지 않아야 된다는 그 생각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선을 행해서 복을 받겠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오직 그건 나빠, 라고 하는 악을 제거해서 죄를 면할 방법을 생각해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가치관이 오도가 되어있어요. 바뀌어있어요. 이게 큰일 난 한국의 병폐입니다.
◇ 김현정> 오늘 아침에 훈장님으로부터 좀 따가운 가르침 받았습니다. 특히 인격보다 1등, 뭔가 성과를 내라, 이런 것들로 길들여진 우리 젊은이들한테 오늘 훈장님 말씀이 많은 가르침이 될 것 같네요.
◆ 장규채> 하여튼 우리 젊은이들 용기 좀 내시고, 특히 지도층 인사들 반성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지도층, 거기서부터 바뀌어야 됩니까?
◆ 장규채> 그럼요. 거대한 의식개혁운동이 일어나야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훈장님, 아이들 잘 가르쳐 주시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9(수) 장규채 청학동 훈장 "지하철 막말남, 사회가 만든 괴물"
2011.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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