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3(목) 김원갑 할아버지 "105세에게 듣는 건강 장수법"
2011.06.23
조회 137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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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야채 많이 고기 적게
- 긍정적 생각이 중요
- 지금도 생업...자전거 타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원갑 할아버지 (1907년생)

여러분, 몇 세까지 사는 꿈을 꾸십니까? 통계청에서 고령인구를 조사해봤더니 전국에서 1836명이 100세 이상 노인이었습니다. 5년 만에 91%, 그러니까 거의 2배 가까이 늘어난 걸로 집계가 됐는데요. 100세라고 하면 꿈의 나이, 그것도 건강한 100세를 맞았다면 정말 대단한 건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날 분은 제가 방송을 하면서 만난 모든 사람을 통틀어서 나이가 가장 많은 분입니다. 105세, 1907년생 서울에 사시는 김원갑 할아버지입니다.

◇ 김현정> 제 목소리 잘 들리시나요?

◆ 김원갑> 네.

◇ 김현정> 정말 올해 춘추가 105세가 되신 어르신 맞습니까?

◆ 김원갑> 1907년생이니까 계산해보세요.

◇ 김현정> 1907년생, 105세 맞으시네요. (웃음)

◆ 김원갑> 105살이 맞아요.

◇ 김현정> 그러면 고종황제가 퇴위하던 그 해에 태어나신 거죠? 3. 1운동 때, 그러면 10대셨을 텐데, 혹시 기억이 나십니까?

◆ 김원갑> 그럼요. 3.1운동 때, 내가 서당에 다니다가 나가서 만세 부르다가 일본 놈한테 붙들려가서 매까지 맞았다오.

◇ 김현정> 지금 누구랑 살고 계세요?

◆ 김원갑> 아들 둘, 딸 셋인데, 다 미국 가서 살고 큰딸은 미8군단에 가서 있어요.

◇ 김현정> 말씀 듣기로는 아직도 일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 김원갑> 지금도 눈은 밝은데 이젠 나이가 많아서 귀가 잘 안 들려요.

◇ 김현정> 그래도 눈은 밝으시니까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 김원갑> 유리장사하고, 제가 건축사업을 했어요. 집을 숱하게 해서 팔았어요. 10층, 20층 빌딩들 숱하게 했어요. 집 짓고, 유리장사하고, 그래서 돈을 많이 벌었어요.

◇ 김현정> 건축 일을 오래 하시다가 100세가 넘으시고, 105세가 된 어르신인데 지금도 이 할아버지님이 유리 끼우는 일을 하신답니다. 할아버님 안 힘드세요?

◆ 김원갑> 지금도 해요. 유리. 제일유리라고 하면 다 알아요.

◇ 김현정> 제일유리, 아예 가게를 만들어놓고 지금도 하시는 거군요?

◆ 김원갑> 네.

◇ 김현정> 취미로 재봉틀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진짜로 재봉틀도 하세요?

◆ 김원갑> 나는 눈으로 보는 건 뭐든지 다 해요. 내 맘에 안 맞으면 뜯어가지고 고치곤 해요. 눈으로 보는 것은 다 해요. 뭐든지.

◇ 김현정> 어떻게 이렇게 눈이 밝으실 수 있을까. 지금 사실은 귀는 좀 들렸다, 안 들렸다, 하세요. 보청기를 끼고 계십니다만.

◆ 김원갑> 그런데 SBS방송에서는 재봉틀 하는 것, 여러 가지 해달라고 해서 내가 다 해줬어요. 그 SBS 방송국 아주 대단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 할아버님이 SBS방송국에 출연하셨었나봐요. 지금 자랑하십니다.

◆ 김원갑> 어떻게 잘 됐는지... 거기 가서 아주 대접받고.

◇ 김현정> 할아버님, 여기는 이제 CBS입니다. (웃음)

◆ 김원갑> 네.

◇ 김현정> 건강하고 정정하게 사시는데, 도대체 그 건강의 비결, 장수의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원갑> 사람은 의욕을 완전하게 가지고 있고, 조금이라도 실망하지 않아야 돼요. 실망하면 안 되는 거예요. 실망하면 패하고 마는 거예요. 내가 어떻게든지 강한 정신과 위로를 가지고 굳센 신앙과 마음을 가지고 나가면 되는 거예요.

◇ 김현정> 일단 마음가짐을 굳게 먹고 긍정적으로 살아야 된다, 정신력이다, 이런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운동하시는 건 없으세요?

◆ 김원갑> 권투. 본래 이북사람들은 대문간에 가서 자갈돌멩이를 매달아놓고 손으로 박기도 하고, 또 머리로 박고, 그런 연습을 많이 해요. 요즘 사람들은 안 하더라고요. 자전거도 어떤 사람들은 자전거 타다가 사고를 많이 내는데, 나는 지금도 자전거타고 잘 돌아다녀요. 나는 지금이라도 100미터 가더라도 자전거 타고 돌아다녀요. 자전거가 가만 보면 몸에 큰 도움이 돼요. 운동이 되고.

◇ 김현정> 정말 이분이 105세가 넘으신 할아버님인지 저는 전화로는 느낄 수가 없습니다. (웃음) 할아버님, 드시는 건 어떻게 드세요?

◆ 김원갑> 과일, 채소, 그걸 제일 좋아하고, 고기는 별로고. 우리는 술, 담배 안 먹고, 밥을 밥맛이 없어도 먹고, 운동하고 들어오면 또 밥맛이 있고, 첫째 사람은 운동을 잘 해야 되고, 또 실망하지 않고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로 도와주세요’라고 기도 하고, 난 그래요. 내가 요즘에도 없는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 김현정> 저희가 100세 넘은 분을 한번 만나보려고 수십 군데 전화를 돌렸습니다. 그 중에는 통계청조사가 나오는 그 사이에 돌아가신 분들도 계셨고요. 또 전화를 받긴 하시는데 도저히 대화가 불가능한 분들도 많이 계셨는데, 김원갑 할아버님은 여러분들도 들으셨겠지만 80세도 아니고, 90세도 아니고, 100세가 넘으셨는데 이렇게 또렷하게 말씀을 잘하십니다. 운동만이 비결은 아닌 것 같고, 정신력이 굉장히 강하신 분이다, 이런 느낌이 드네요. 김원갑 할아버님, 앞으로도 건강하게 지금처럼 정정하게 오래오래 사시고요. 150세, 160세 돼서 다시 한 번 인터뷰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원갑> 고맙습니다. 대단히 감사해요.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