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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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0(월) 김종대 군사평론가 "항로이탈이었어도 민항기 구분 못한 건 큰 문제"
2011.06.20
조회 73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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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군사평론가 김종대 (D&D 포커스 편집장)

지난 17일 새벽, 강화 교동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대 경계병들이 민항기를 북한기로 오인해서 총격을 가하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자그마치 99발이었고요. 당시 항공기는 착륙을 위해서 고도를 낮추고 있었기 때문에 한 1500 미터 정도로 날고 있었습니다. K2소총의 최대 사거리는 2400미터니까, 물론 거리가 좀 떨어져있긴 했습니다만, 자칫하면 대형참사가 될 뻔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오인사격이 발생한 건지 짚어보죠. 군사평론가 김종대 씨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일단 사실관계부터 좀 확인을 해야겠습니다. 처음에 해병대에서는 민항기가 항로이탈을 한 거라고 입장을 밝혔는데, 최종적으로는 민항기는 갈 길로 간 거죠?

◆ 김종대> 이게 정부차원에서 조사가 있어야겠습니다. 양쪽 주장이 다르거든요. 항로를 이탈해서 평소에 기동하지 않던 어떤 민항기의 항로, 기동하지 않는 곳에 항공기가 나타났다면 적기로 오인할 수 있다고 해병대는 본 것인데. 공항관제 시스템이라든지 공군의 공역 레이더망이 있습니다. ‘MCRC’ 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항로가 이탈했다는 증거가 아직 없거든요. 그렇다면 이 부분은 양쪽의 주장을 정부차원에서 조사를 해서 규명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공군에서 MCRC로 봤을 때는 항로이탈이 아니라는 이야기니까, 사실은 원래 가던 길로 갔을 가능성이 지금으로써는 큰 것 아니겠습니까?

◆ 김종대> 여기서 자꾸 항로이탈 얘기가 주로 나오는데요. 설령 항로를 이탈했다하더라도 공군의 MCRC체계는 이것이 적기인지, 아군기인지, 또 민항기인지, 군용기인지, 다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실시간으로. 그렇다면 항로를 이탈했기 때문에 우리는 적기로 간주하고 쏠 수밖에 없다, 만약에 항로를 이탈했다하더라도 이런 주장은 문제가 되는 거죠.

만약에 이것이 적에서, 북에서 넘어온 어떤 전투기로 판명이 될 경우에도 우리 공군기가 상부기관에 보고 없이 자동으로 뜹니다. 그래가지고 공격하러 온 것인지, 귀순하러 온 것인지, 즉각 확인하게 돼 있거든요. 24시간 항공에 공군이 대기하고 있는데 일단 사격부터 먼저 하고 봤다? 이것은 항로이탈 문제하고 또 별개의 어떤 작전절차의 위반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이런 오인사격이 발생했다고 추측하세요?

◆ 김종대> 이 사건이 있기 직전, 이틀 전인가요? 우리나라 서북도서방어를 위한 서북도서방어사령부가 출범을 했어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이 사령부의 출범이 북침의 준비라고 하면서 굉장히 반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격이 있던 시점은 남북 간 굉장히 설전이 주고받는, 굉장히 긴장이 고조된 시점이거든요. 즉 우리 일선의 전투원들, 즉 해병대에다가 경계강화지시, 또 어떤 작전의 대비태세를 강화하라는 지침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국방부장관은 “앞으로 상황이 발생하면 쏠까요, 말까요를 묻지 말고 일단 선조치 하고 나중에 보고 해라” 이런 지침을 계속 내려왔던 상황이고. 이런 것들이 중첩이 되면서 어떤 일선의 경계병들이 중압감을 상당히 받았을 가능성이 있고. 또 그것이 어떤 우발적인 행동으로 나오게 된 것이 아닌가, 이런 어떤 추측을 해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평소보다 바짝 긴장한 상태였다, 이런 말씀이신데. 그런데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군기가 바짝 든 상태면 오히려 이런 사고가 안 나야 되는 것 아닌가요?

◆ 김종대> 그러니까 최근의 연평도사건이라든가 그 이전에 우리 서해에서 해전이 많이 일어났는데, 전부 5번 일어났어요. 그런데 서해에서 분쟁양상이 타이밍을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 하는 분쟁으로 가고 있어요. 지금까지 먼저 기습을 한 쪽이 다 이겼습니다. 그러니까 1차 연평해전 같은 경우에는 북이 머뭇거리는 사이에 우리가 먼저 작전기동해서 성공한 것이고, 2차 연평해전은 우리가 피해를 당했는데, 그건 북쪽에서 기습을 한 거죠. 이런 식으로 그 뒤의 여러 가지 사건도 보면, 먼저 결심을 하고 타이밍을 잡은 측이 이겼다는 거죠.

◇ 김현정> 그것은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먼저 쐈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저는 그 말씀이 아니고, 초병들 눈과 귀에만 의지를 하느냐, 다른 시스템이나 장비 같은 건 없느냐 하는 말씀을 좀 여쭙고 싶어서요?

◆ 김종대> 초병들은 육안으로 감시를 하죠. 야간에는 야시장비라는 게 있는데, 이 항공기는 그런 초병들의 감시장비에 관찰되는 장비가 아니고, 소음이라든가 어떤 대체적인 하늘에서의 징후만 보고서 지레 판단을 한 걸로 보여 지는 것이지, 이게 감시장비로 정밀관측 돼서 사격을 한 게 아니란 말이죠. 그러니까 경계병들의 교육의 문제입니다. 어떤 수준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 김현정> 공공기 같은 경우에는 훈련하게 되면 미리 통보를 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민항기 같은 경우에는 미리 스케줄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보가 안 되는 모양이에요?

◆ 김종대> 영종도 일대 민항기는 24시간 굉장히 많은 비행기가 왔다 갔다 하죠.

◇ 김현정> 하루에 한 180대 정도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길로 다니는 비행기가.

◆ 김종대> 특히 중국 쪽으로 많이 왔다 갔다 하는 비행기거든요. 그리고 국제공항 아닙니까? 그렇다면 굉장히 예민한 일, 또 민항기끼리도 가끔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스치기’라고 공중에서 충돌위협이라든지, 또 기상이라든지 악천후에 따라가지고 이 항로가 다소 조정될 수 있는 거고요. 굉장히 예민한 지역입니다. 여기는 어떤 첨단장비와 어떤 여러 가지 작전절차에 의해가지고 아주 세심하고 예민하게 방어를 해야 되고, 또 여차하면 북한의 해상침투도 가능한 지역이란 말이죠.

그렇다면 이 지역에서 위기를 관리하고 경계태세를 유지하는 건 높은 수준의 지식이 요구되면서 어떤 전투기량과 판단력이 뛰어난 지휘관들이 보임되어야 되는데, 이와 같은 허술한 어떤 태세에서 말하자면 오발사고까지 발생했다는 건 이건 굉장히 충격적인 얘기죠. 그게 준비가 안 되어있었다는 얘기인지, 우리가 이것은 합참에서 검열을 해봐야 판명이 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보여 집니다.

◇ 김현정> 결국은 경계병들의 수준, 교육, 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씀이세요?

◆ 김종대> 그리고요. 이쪽 지역에서의 공중으로부터의 방어문제는 우선 해병대에 일차적인 판단을 하도록 방치하면 안 됩니다. 여기에는 관제시스템, 공군의 어떤 즉각대비 시스템이 다 준비되어있기 때문에 공중방어는 얼마든지 가능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해병대가 이것 판단하고 경계병 수준에서 조치했다는 것은 이거 뭔가 작전절차하고도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위배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