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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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2(화) "카센터, 문구도매업 다 망해가요" - 문구도매상/카센터/정태근 의원
201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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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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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 돈만되면 틈새까지 진출
- 임대료 내기도 어려워 폐업속출
- 재벌 계열사 3일에 1개꼴 생겨나
- 총수 인식부터 바뀌어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경오 문구도매상 대표, 심상용 카센터 사장,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학교 앞의 문방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또 동네 카센터도 점점 보기가 힘듭니다. 개인이 하는 제과점도 폐업이 속출합니다. 모두 대기업이 골목시장까지 진입하면서 생긴 일인데요. 지난해에는 동네슈퍼가 이슈였는데, 이제는 업종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뉴스쇼에서는 이 문제를 집중 점검해 보겠습니다. 우선 생생한 현장의 소리를 듣고 싶어서요. 서울 영등포에서 문구도매업 하시는 이경오 사장님과 반포에서 카센터 운영하시는 심상용 사장님을 만나보겠습니다.

◇ 김현정> 이경오 사장님은 문구도매업 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3-40년 했죠.

◇ 김현정> 지금 문구도매업, 소매업 하시는 분들이 얼마나 힘드신 건가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쉽게 말해서 10군데 문방구 도매점이 있었다면 지금 1군데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8-90%가 없어졌다는 얘기죠.

◇ 김현정> 왜 그렇게 갑자기 힘들어진 겁니까?

◆ 이경오(문구도매상)> 대기업 자체에서 직접 다 납품을 하겠다고 해서.

◇ 김현정> 대기업이 어떻게 해서 납품을 한다는 거죠?

◆ 이경오(문구도매상)> 맨 처음 준비할 적에는 자기들 계열회사끼리 나눠 쓴다고 만들어서 자기 계열회사끼리 잘 나눠 쓰고 하다가 돈이 되니 일반 학교나 대기업이나 소매점까지 다 납품을 하겠다고 하니 그런 데서 문제점이 생기네요.

◇ 김현정> 대기업들이 처음에는 자기네 계열사에서 쓸 필기구, 종이, 바인더, 이런 걸 공급을 했는데. 이게 하다 보니까 돈이 되니까 아예 대행업체를 차려놓고 학교나 공공기관, 다른 기업에도 공급을 해 버린다는 거죠?

◆ 이경오(문구도매상)> 그렇죠.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서 전체를 다 납품을 하니까, 이게 할 수가 없죠.

◇ 김현정> 예전에는 문구도매상에서 선생님들이 볼펜을 떼다 쓰던 걸 이제는 도매상 거치지 않고 그냥 대기업 대행업체에서 납품을 받아버리는 거예요? 유통단계가 건너가 버리는 거예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거기다 하나 더 붙여서 얘기를 드리면, 자기들이 매장을 가지고 물건 가지고 있으면 그것도 경쟁사로 해서 되겠지만, 물건 자체도 없고 매장도 없이 자기들 자체의 마케팅 능력하고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서 수수료 20-30%를 받으면서 납품하라 하는 자체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우월적 지위는 어떤 것인가요? 협박을 한다는 건가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예를 들어서 삼성에 납품을 한다고 그러면, 거기서 우리 소모품까지도 사용을 해라, 그런 스타일입니다.

◇ 김현정> 카센터 상황은 어떤가요? 지금 카센터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제가 있는 반포지역 소규모 카센터들이 28개 정도가 아마 있었을 거예요, 제가 알기로는.

◇ 김현정> 몇 년 전만 해도 28개?

◆ 심상용(카센터사장)> 그게 2년 정도 됐어요.

◇ 김현정> 지금은 얼마나 남았어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올해 없어진 것만 해도 4개 정도 되거든요. 아마 스물두세 개 업체 정도 남아 있을 거예요.

◇ 김현정> 제가 조사를 전국적으로 해 보니까 2009년에 2만 9000 곳이었는데, 2011년에는 2만 곳으로 줄었더라고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지방은 더할 거예요. 그나마 서울 같은 대도시에는 약간 경쟁력이 더 있죠. 정비업소 같은 경우에는 차량이 아무래도 조금 더 있으니까.

◇ 김현정> 그렇게 문을 닫는 이유는 뭔가요? 여기도 대기업이 문제입니까?

◆ 심상용(카센터사장)> 그렇죠. 아무래도 체인점, 대기업들이 자꾸 이런 틈새를 자꾸 노리고 비집고 들어오니까 저희가 못 버티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대기업들이 들어온 브랜드가 뭐 뭐 있죠? 대기업이 만든 카센터 브랜드?

◆ 심상용(카센터사장)> 현대하이카 있고. 대표적인 게 스피드 메이트. GS 오토오아시스, 만도.

◇ 김현정> 꽤 많네요. 그러면 그쪽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뭡니까? 더 쌉니까?

◆ 심상용(카센터사장)> 오히려 저희가 더, 일반 카센터 가격이 더 싸요. 그런데 쿠폰이나 보험을 들게 하면 할인쿠폰을 줍니다.

◇ 김현정> 그런 게 고지서랑 날아오더라고요. 대대적인 홍보를 일단 하잖아요. 쿠폰 뿌리면서 고지서 내면서 같이 홍보하고 이러니까 개인카센터들이 거기다가 대적한다는 게 계란으로 바위치기 일 것 같네요.. 이경오 사장님, 많이 힘드시죠? 어떠세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그렇죠. 지금 같으면 이런 사태로 간다면 당장이라도 내일이라도 문이라도 닫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나라는 없다고 봅니다. 아무리 해도 대기업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이렇게 중소기업을 진짜 못살게 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카센터 하시는 심상용 사장님도 비슷한 사정?

◆ 심상용(카센터사장)> 아이고, 가게 문 열어서 차 두 대 받았습니다. 이래서 어떻게 살겠습니까?

◇ 김현정> 하루 종일 열어도 몇 대 안 되나 봐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죽겠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될지 막막합니다.

◇ 김현정> 식구가 몇이나 되세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식구가 저 포함해서 4명입니다.

◇ 김현정> 아이들 다 자랐습니까? 교육비는 이제 걱정 안 하셔도 돼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학원 아무데도 못 보내요. 아이들 학원 못 다녀요.

◇ 김현정> 사장님이신데 그렇게 어려우세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다 치우고 다른 업종을 찾든지 야간에 대리운전이라도 하든지 그래야 먹고 살 것 같습니다. 학원은커녕 일단 아이들 옷, 신발이라도 제대로 사줘야 될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그 정도시군요.

◆ 심상용(카센터사장)> 말일 되면 월세 걱정에 참 깜깜합니다.

◇ 김현정> 문구점 사장님도 말씀하세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소매점이든 카센터 등 보통 한 집에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 3명에서 5명씩은 엮여서 직원이든 사장이든 먹고 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식으로 살고 있는데 그걸 대기업에서 4-5 사람을 앉혀서 시스템만 만들어서 300-400명이 살 수 있는 사람들을 못 쓰게끔 그 사람들이...

◇ 김현정> 밥줄을 끊어버린 거예요?

◆ 이경오(문구도매상)> 윤리도 없고 아무 자체도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골목상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 오늘 생생한 현장의 소리로 들어봤습니다. 두 분 힘내시고요.

이번에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비판하고 있는 분이세요.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 연결해서 대책이 있는 것인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태근 의원님, 문구점하고 카센터 이야기는 들었는데 다른 영세업체들 상황도 비슷한가요?

◆ 정태근>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 때문에 특히 MRO업체,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 중에서 대기업에서 그렇게 일감 몰아주기를 해서 갑자기 도산한 업체가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면 삼성의 아이마켓코리아 같은 데서, 2002년부터 아이마켓코리아가 생겼는데 여기에 소모자재를 납품하던 업체가 한 20년 간 월 8000만원 정도를 납품했었거든요.

◇ 김현정> 필기구, 볼펜 이런 거 말씀하시는 거죠?

◆ 정태근> 그런데 아이마켓코리아가 생긴 다음에 납품 물량이 월 한 30만원 정도로 줄어들었답니다.

◇ 김현정> 문구점, 카센터 외에 제과라든지 다른 업종은 어떤가요?

◆ 정태근> 우리 전경련 허창수 회장님 계시는 GS그룹 같은 경우에는 프레시서브라는 계열업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계열업체 같은 경우에는 소위 GS리테일이라는 데다가 납품을 하는 업체인데.

◇ 김현정> 무엇을 납품하는 업체입니까?

◆ 정태근> 김밥이라든지 샌드위치라든지 소위 시장에서 생산해서 중소기업들이 납품해야 될 것까지도 자신들이 직접 생산해서 납품을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전 부분에 걸쳐서 대기업이 돈만 대면 무조건 자기들의 유통망과 조직을 가지고 중소기업 시장들을 뺏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골목상인들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 이런 고유업종을 지정해서 대기업이 틈새시장까지 진출하는 건 막아 달라는 건데. 관련 법안을 내놓으셨다고요?

◆ 정태근> 일단 두 가지로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이미 지난 6월 국회 때 통과된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팔로우지원 개정법률안을 발의해서 통과시켰는데요. 이 내용은 공공기관은 이런 소모성 자재에 대해서 구입 구매를 할 때보다는 중소제조업체 및 중소 MRO업체와 우선 계약을 해서 구매를 하도록 강제를 하는 법이었고요.

그리고 동시에 중소기업청장이 이렇게 중소제조업체나, 중소 MRO업체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지원센터를 지정해서 운영하도록 했고요. 그리고 이런 실태에 대해서 중소소모성 자재납품업의 현황 및 실태에 대해서 2년마다 조사해서 보고를 해야 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를 해서 지난 6월국회에서 통과가 됐고요.

◇ 김현정> 정태근 의원이 직접 하신 거군요?

◆ 정태근> 그렇습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와 관련해서는 이게 중소기업 고유업종제도가 2006년까지 있었는데, 여러 가지 여러 가지 논란이 있고 FTA관련 조항이 있어서 폐지가 됐습니다.

◇ 김현정> 원래는 적합업종을 정해 놨었는데 폐지를 한 거군요?

◆ 정태근> 그래서 현재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만들고 있는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 이익을 주는 것보다는 불이익을 줘서 페널티를 줘서 대기업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요.

지금 현재는 인센티브를 주는 조항만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중소기업 고유업종을 계속 침해하는 대기업 같은 경우에는 정부 조달에 불이익을 준다든지 이런 식의 페널티, 일종의 벌칙을 주는 조항들을 만들어야 이게 실효성 있게 진행되지 않겠는가 이런 내용으로 현재 준비 중에 있고요.

또 지난번에 한나라당과 정부가 당정회의를 하면서 소위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및 편법증여 상속 문제와 관련해서 네 가지의 큰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하나는 이런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편법적인 증여 상속을 하는 것에 대해서 편법적인 부의 승계라고 보고 여기에 대해서 증여세와 상속세를 부과하는 문제를 지금 법안을 준비하고 있고요.

두 번째로 비상장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 공시를 계속 확대하는, 그래서 이 실상들이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려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사업조정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서 사업조정을 통해서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확장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공공부문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이렇게 중소기업이나 중소유통업체들을 이용할수록 만드는 이 네 가지 방향들을 당정협의에서 합의를 봤죠.

◇ 김현정> 그런데 대기업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시장을 좀 자유롭게 둬라, 왜 정계에서 재계를 잡고 휘두르려고 하느냐, 이런 반발이 있거든요.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정태근> 일단 대기업이 지난 2006년도부터 시작해서 최근까지 보면 한 30대 재벌기업만 보면 무려 계열사가 2배로 늘어났습니다. 사흘에 한 개꼴로 계열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에요. 그렇게 해서 편법적인 증여상속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고요. 적어도 대기업이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 저희들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고 동시에 대기업, 지금 우리 사회에서 대기업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사실은 정부나 정치권이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언론조차도 대기업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 저의 판단이고요. 그렇다고 보면 당연히 이 문제는 정치권에서 나서서 우리가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우리 중소기업, 그리고 소상공인들의 시장들을 유지해 주는 것 그래야 사실은 대기업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태근 의원님은 대중소기업 상생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고 계시는데요. 그런데 재계에서는 왜 청문회까지 해야 되느냐, 특히 전경련 회장은 국회 출석 못 하겠다는 입장까지 밝혔습니다. 꼭 좀 불러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정태근> 사실은 미국 의회 같은 데서는 청문회를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고요. 그래서 국민 앞에 나와서 의견들을 얘기하고 또 청문을 받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는데.

◇ 김현정> 기업의 총수들도 막 나옵니까?

◆ 정태근> 그런 경우도 있죠. 그래서 이번 경우에 제가 대중소기업 상생 청문회라는 형태보다는 보다 더 구체적인 의제를 설정해서 진행을 합시다, 예를 들면 일감몰아주기와 편법증여, 상속문제라든지 지금 말씀드렸던 소위 공공부문에 있어서는 MRO, 특히 대기업의 시장잠식 문제라든지 또는 중소기업에 대한 불법적인 기술탈취나 기술탈취의혹 문제 같이 이렇게 구체적인 의제를 가지고 청문회를 하게 되면 그 총수라든지 해당 기업의 회장님들이 반드시 나오셔야 되고요. 그 이유는 실제 CEO들을 만나 봐도 오너들께서, 회장님들이 실적을 내기를 강요하는 데 우리가 부르면 무슨 수가 있느냐.

◇ 김현정> 회장이 마음을 바꿔야 한다?

◆ 정태근> 그렇죠. 회장님의 방침이 바뀌어야 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