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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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6(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공범에게 몰아갈 일 아니야-해병대 조직 문제"
201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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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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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강화도 해병대 총기난사 사건. 정신분열증세가 의심된다, 평소 관심사병이었다 여러 가지 추측이 있었습니다마는 결국 사건을 저지른 김 상병 입에서 이것은 기수열외 때문이었다라는. 기수열외라는 특이한 문화가 원인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생소한 분들 많으시죠. 짚어보겠습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연결하겠습니다.

◇ 김현정> 김 상병이 입을 열었습니다. 구타, 왕따, 기수열외는 없어져야 한다 이런 진술을 했는데 이게 정확히 뭔가요, 기수열외?

◆ 임태훈> 해병대는 기수간의 서열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래서 기수에서 열외가 된다는 것은 거의 저는 해병대가 아니다라는 낙인이 찍히는 거죠.

◇ 김현정> 그게 그러니까 후배들도 무시하고 선배들도 무시하고 이런 의미인가요?

◆ 임태훈> 특히 후배가 반말은 기본이고 욕설도 기본입니다. 인간취급을 안 하는 거죠.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거?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 임태훈> 예를 들면 반말과 그러니까 아예 유령취급을 하는 겁니다, 그 사회에서.

◇ 김현정> 그게 일반 사병 사이에서만 그런 건가요?

◆ 임태훈> 비단 병사 사이에서만 그런 게 아니고 심지어 부사관까지 기수열외를 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 김현정> 부사관까지요?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합니까?

◆ 임태훈> 일단 고참이 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그 부대 내의 고유 어떤 문화를 해친다든지 또는 구타가혹행위를 한다든지 불합리한 것들을 고치려고 들면 자기 사회 룰을 깬다고 판단해서 기수열외를 시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갓 들어온 하사관이 타깃이 되겠군요.

◆ 임태훈> 하사관도 타깃이 되고요. 신임 이등병도 타깃이 될 수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사병들이 이번에도 이제 그게 주요한 원인이었겠죠. 어떻게 보세요?

◆ 임태훈> 그렇지 않다면 이런 총기사고를 보면 후임병들이 선임병을 공격하는 경향성을 띄고 있는데 이번 경우는 희생자 중에 후임병도 존재하고 있어서 저희 센터에서는 기수열외가 아닐까라고 의심을 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결과가 이렇게 나왔네요.

◇ 김현정> 그런데 공개된 단체생활에서 어떻게 이런 게 됩니까? 이게 묵인이 됩니까?

◆ 임태훈> 군대니까 당연하죠. 이 기수열외 문제는 이번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만의 문제로 치환하는 것은 저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 기수열외에 대한 문화를 지휘부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했고 이 모든 것을 가해자에게 뒤집어 씌우거나 기수열외를 시켰기 때문에 이 문제를 두 당사자들만의 문제로 치부한다면 결국 해병대 사령관은 책임은 해병대 사령관에게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이걸 다 알면서도, 공공연한 기수열외라는 문화를 알면서도 지금까지 묵인해 왔다는 이 부분을 지적하신 거예요. 또 하나 우리가 여기서 짚어야 될 것은 뭔가 하니 김 상병은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자신의 캐비닛에다가 내가 싫다, 나는 문제아다, 선임들이 말하면 나쁜 표정짓고, 욕을 하는 내가 싫다. 이런 글도 썼었고. 또 훈련소에서는 정신분열 의심증세가 있다는 소견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정신분열 의심증가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곳에 배치를 받을 수 있는가. 훈련소에서 돌려보내든지 적어도 전방, 이런 위험한 곳에서는 뺏어야 되는 거 아닌가, 총기를 다루는 곳에서는. 어떻게 보세요?

◆ 임태훈> 일단 우리 병무청이 1차적으로 문제인데요. 징병신체검사를 받아보신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징병신체검사를 4시간, 5시간 하고 모든 등급을 매깁니다. 이게 미개적인 거죠. 사실 정밀검사를 해서, 정밀진단을 해서 2박 3일을 해도 모자란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시스템에서 이런 것들을 못 걸러내는 거죠. 특히 훈련소에 가서도 MNPI검사를 받아서 인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돌려보내거나 정밀진단을 해야 된다는 거죠. 예컨대 임상심리검사를 한다든지. 그래서 정확하게 심리상대가 왜곡돼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이런 것입니다. 자타의 위협이 있는 건지 아니면 반사회적 경향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부분을 먼저 심리검사를 통해서 검사를 받고 그 다음에 정신과 의사가 정확하게 체크를 해야 되는 것이죠. 그런 과정이 전혀 생략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김현정> 생략된 채 자대배치를 받고 나서도 관심사병으로 둘 게 아니라 정신과 치료를 꾸준히 받아서 이게 더 상황이 나빠지는 건지 그런 과정이 없었던 건가요?

◆ 임태훈> 물론 그런 과정이 없었죠. 뉴스보도를 보면 소초장과 면담을 했다 이렇게 나오거든요. 그런데 소초장이 정가는 아니잖아요. 해병대는 정신과 군의관이 존재하고 있고 정신과 초진을 해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부대관리 차원에서 봤을 때 저는 이런 부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부대가 잘못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정신분열 의심증세가 있는 사병이 기수열외라는 이상한 문화에서 압박을 당하면서 이런 비극적인 사건까지 저지르게 됐다는 것인데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됩니까?

◆ 임태훈> 일단은 해병대에서는 구타, 가혹행위가 굉장히 만연해 있고요. 해마다 사망사건이 굉장히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원래 3월에도 해병대 1사단에서 구타, 가혹행위가 있었고 이것을 축소하려는 지도부의 움직임을 인권위가 지적해냈는데요. 그리고 해병대 6여단에서는 구타행위와 성추행이 있었고요. 작년에도 참모장에 의한 성폭력이 운전병에게 있었던 사건이 있었죠. 그러니까 이것이 계속 해마다, 달마다 되풀이되는 것은 이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전혀 없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노력해야 되는 건가요?

◆ 임태훈> 저는 외부진단을 받아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병대에 대한 전반적인 인권 실태조사에 착수해야 된다라고 주장하고 조사에 임하라고 국방부와 요구를 했습니다마는 전혀 지금 그것이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인권실태조사, 전면적으로 해병대에 대해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세요. 또 한 가지 시간이 없지만 한 가지 더 짚어볼 것은 이 총기 관리 부분입니다. 이런 사병이 있었더라고 총기가 가까이 없었다면 이런 사고가 없었을 텐데. 이거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었던 건가요?

◆ 임태훈> 총기관리와 탄약 관리가 굉장히 부실한데요. 병사들이 관리입니다.

◇ 김현정> 병사가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탈취를 했더라고요.

◆ 임태훈> 시건장치가 한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 공범이 한 명이 잡혔다고 하는데, 헌병대 측에서. 저는 그 병사들이 무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잘못됐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병사 한 명에게 공범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전 군에서 무기 관리하는 친구들이 다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이것은 부사관과 장교가 시건장치를 관리해야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죠.

◇ 김현정> 일반 사병에게 맡길 일이 아니다라고 보시는 거죠.

◆ 임태훈> 이번에 공범이라고 발표하는 친구를 잘 관찰해야 되는데요. 무기 관리를 그런 친구들이 하다 보니까 근무 나간다고 해서 열어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봐야 합니다. 공범으로 보기에는 조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짚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