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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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4(월) 필리핀 해고노동자&금속노조 "한진중 수빅조선소에선 무슨 일이?"
2011.07.04
조회 106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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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리고 목조르고 가위로 찌르고.."
- 한진중 수빅조선소 항의 600여명 시위
- 추락, 폭발...3년간 31명 이상 죽어나가
- 김진숙 투쟁에 감동 "우리도 지지한다"
- 比 대통령도 곧 문제제기할듯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 조이 곤잘레스 씨, 금속노조 문상환 정책실장

집단 해고에 반발하면서 180일 넘도록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씨.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얘기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상황이 필리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진중공업이 2008년에 세운 해외공장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도 현지 노동자들이 열악한 조건에 항의하면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고 하는데요. 필리핀 노동자가 2만 1000명이 근무하고 있고요, 한국인 관리직 직원이 300명이 파견되어 있다고 합니다. 도대체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필리핀 현지 수빅조선소에 3년간 근무하다가 해고당한 조이 곤잘레스 입니다.

◇ 김현정> 어제 마닐라에서부터 수빅조선소까지 한 100km에 걸쳐서 행진을 하면서 시위를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여기에는 몇 명이나 참가를 했나요?

◆ 곤잘레스> 600명 정도입니다. 한진에서 온 노동자들을 합쳐서 600명 정도가 됩니다. 지금 시위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참가하지 못한 이유는 회사측에서 경고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기 집회에 참가하게 되면 다 해고할 것이라고. 그래서 그 협박이 무서워서 사람들은 억지로 나가서 맡겨진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무슨 이유로 이렇게들 모여서 시위를 하신 건가요?

◆ 곤잘레스> 한국 관리자들이 필리핀 노동자들에게 못되게 굴고 있습니다. 부당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복직도 요구합니다. 폭력적인 노무관리를 시정해 주기 바랍니다. 우리는 한진중공업 회사와 대화를 바랍니다.

◇ 김현정> 지금 고용불안정, 산재사고 인권침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요. 고용불안정이라면 어떤 식으로 해고가 수시로 됐다는 이야기인가요?

◆ 곤잘레스> 한진은 일단 모든 필리핀 노동자들을 하도급업체를 통해서 고용하기 때문에 그 각 하도급업체들은 산재를 예방할 만한 능력이 안 됩니다. 고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가혹행위도 있다고 하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있다는 건가요?

◆ 곤잘레스> 매우 크고 무거운 손전등으로 노동자들을 때립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목을 조르기도 합니다. 산업용 가위로 찌르기도 합니다. 가끔 때리거나 발로 차고 뺨도 때립니다. 개보다도 못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 정도까지... 산재사고도 빈번하다고요. 지난 3년 동안 노동자 31명이 사망했다, 이게 맞습니까?

◆ 곤잘레스> 저희들이 확인한 시체는 3년 간 31명입니다. 하지만 노동관계청은 사망자가 40명에 이른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40명 사망했다고 지금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이유로 사고를 당한 건가요?

◆ 곤잘레스> 추락사고도 있었고 폭발에 따른 화상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있었습니다. 용접업무를 장시간 하다가 폐에 화학물질이 너무 가득 차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목숨을 잃은 사고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라리아.

◇ 김현정> 그렇군요. 가혹행위도 굉장히 심각하게 일어난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한국어 욕설도 혹시 들어본 적이 있으세요?

◆ 곤잘레스> 한국인은 매일 이렇게 얘기합니다. "씨**놈의 새*야, 빨리빨리"

◇ 김현정> 곤잘레스 씨. 혹시 한국에 있는 한진중공업 회사에서는 김진숙 씨라는 분이 180일째 공중크레인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는 거 아십니까?

◆ 곤잘레스> 김진숙 씨에게 이 말을 전해 주시겠습니까? 필리핀 노동자들은 그녀가 투쟁해 온 것에 대해서 감동받았습니다.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힘든 싸움이 좋은 쪽으로 해결되기를 기도합니다. 김진숙 씨를 지지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곤잘레스 씨 고맙습니다.


이어서 수빅조선소 상황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금 지켜보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문상환 정책실장 연결해 보죠.
앞에서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상황에 대해서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진중공업측에서는 이런 반론을 해요. 사망사고부분에 있어서 2009년까지만 벌어진 예전 일일뿐이다, 과거사일 뿐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많이 개선이 돼서 사망사고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이것도 거짓말입니까?

◆ 문상환> 중요한 것은 2010년, 2011년에 사망사고가 있었다. 없었다가 아니고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나가서 제대로 노동삼권을 지키고 있는지, 특히나 한진중공업에 물량을 공급하지 않고 모든 물량을 필리핀으로 빼돌리는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은 대단히 중요하게 보고 있고 2010년, 2011에 사망사고가 있었다, 없었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노동환경은 그때부터 개선이 안 된 거라고 보고 있는 건가요?

◆ 문상환> 그런 거죠.

◇ 김현정>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값싼 노동력인 나라에 가서 책정하고, 노동환경을 우리나라 수준으로 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경영을 하겠느냐, 이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문상환> 필리핀 노동자들이 한국 노동자들과 당장에 동일한 조건을 요구해 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우리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들어온 유럽국가가 있는데 그런 나라들에 대해서 유럽과 당장 동일하게 해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노동자들이 가져야 될 권리에 대해서 인정을 해 달라는 것이고 지금한진중공업은 필리핀의 노동조합조차 인정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노동조합을 제대로 인정하고 그들과 대화를 통해서 투쟁을 해야 되는데.

◇ 김현정>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다른 업체, 다른 공장들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히 열악한 건가요?

◆ 문상환> 유럽에 있는 나라들은 필리핀에 회사를 짓게 되면 기본적인 노동삼권에 대해서 보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진중공업은 안타깝게도 수빅에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에 대해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공하지 않았고 그 결과들이 지금의 필리핀 노동자들의 투쟁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민주노총에서 필리핀 현지에 가서도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지의 여론은 어떻다고 전해집니까?

◆ 문상환> 처음에 그 공장을 만들 때는 주변의 노동자들이 아주 좋은 조건에 해 주겠다는 광고를 했지만 실제로는 조선소라는 게 필리핀의 날씨로 보면 용접이나 이런 것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도 여름이 되면 힘든 구조인데 한국의 여름과 같은 날씨가 계속 유지되는 필리핀에서 조선소를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근로조건을 보장해야 되는데, 그런 조건은 보장하지 않은 채 특정한 시간 내에 특정한 업무를 해내라고 계속 강조하는 것. 그리고 회사 관리자들을 통해서 강압적인 노무관리, 이런 것이 현지인들에 대해서 불만을 높이 사고 있는 것으로 저희들은 확인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꿈을 가지고 들어가서 시체로 나오는 곳이 수빅조선소다, 이런 이야기까지 필리핀 사회에서 돌고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 문상환> 감전사고뿐만이 아니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다쳐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보상을 해 주지 못하는 것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서는 이럴 거면 차라리 조선소를 다시 가져가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두 차례나 필리핀에서 청문회가 열렸다고 했는데 어떤 건지 아십니까?

◆ 문상환> 지금도 준비를 하고 있고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 약속했던 것과는 다르게 노동자한테 권리를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필리핀의회에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분노를 사고 있고, 청문회를 하고. 다시 지금도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며칠 뒤에 필리핀 대통령이 연두교섭을 발표할 텐데 거기에서도 아마 이런 문제들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 김현정> 필리핀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문제에 개입할 수도 있다고요?

◆ 문상환> 그렇죠. 그만큼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될 기업의 기초적인 윤리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이렇게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진중공업이 필리핀에 들어와 있는 해외사업장 중에 가장 큰 규모라는 게 사실인가요?

◆ 문상환> 그렇겠죠. 자동차나 이런 부분에 비해서 조선소는 필리핀이나 베트남 이런 데는 솔직히 조선소가 들어가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어려운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한진중공업은 싼 인건비만을 앞세워 들어갔던 거고. 그러면서 필리핀에서 큰 기업을 짓는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이 안 된 채 기업만 유치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무수히 많은 노동자들이 다치고 죽고 그런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거죠.

◇ 김현정> 필리핀의회가 나서서 청문회도 하고 대통령까지 나선다는 이야기까지 들리니까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청문회를 열었지만 한진중공업측에서는 지금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인가요?

◆ 문상환> 우리나라 기업에서 열었던 청문회도 나오지 않고 있듯이 필리핀에서 열었던 청문회도 제대로 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래서 지금 한국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 필리핀에서 보이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상황을 현지 연결하고, 우리나라 민주노총을 통해서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