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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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30(목)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1년 동안 뼈저리게 느낀 것"
2011.06.30
조회 40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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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교사 중심주의 반드시 확보할 것
- 교권침해 단호히 대처해야
- 특수학급 설치 사립학교에 인센티브
- 무상급식, 재벌 자녀에게 더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최근 교육관련 뉴스들, 나오는 것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특히 교사와 학생 간의 폭력, 고소고발사건, 참 대책 없어 보이는데요. 마침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이 취임 1년이 됐습니다. 지금 이 상황들,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직접 연결해보겠습니다.

◇ 김현정> 벌써 취임 1년 되셨네요?

◆ 곽노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스스로 1년 돌아보면 어떻게 평가를 하십니까?

◆ 곽노현> 교육혁신이라는 게 어렵게 더딘 과정인데요. 후회 없을 만큼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로 교육행정에서는 큰 변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청렴성, 투명성을 높이고. 또 시민참여와 시민감시체제를 만들어낸 것을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학교현장에서의 교육변화는 참 더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한 것은 혁신학교를 23개 출범시켜서 바람직한 교육내용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고요.

그리고 교육내용으로 보면 문예체 교육을 창의인성 교육의 핵심으로 짚어내서 이것을 부흥시키겠다는 것을 선언하고, 그 부흥의 기운을 여러 가지 행정적 지원을 통해서 해나가고 있는 것, 이 정도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아쉽게 생각한 건, 저도 새로 오다보니까 지난 1년 동안 덜어내기 보다는 자꾸 얹어냈습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곽노현> 새로운 사업들을, 새로운 구상을 못했죠. 그러다보니까 학교현장은 오히려 더 부담이 늘어난 게 아닐까 싶어서 저는 이제부터는 교사들의 잡무를 덜어내서 철저하게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 김현정> 요즘 그렇지 않아도 교사 분들 불만이 많으세요.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물론 업무적인 것도 있겠습니다만. 그것 외에도 교실이 붕괴됐다, 교권이 추락했다, 교사와 학생 간의 폭력사건이 연일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얘기가 나오는 게, 혹시 학생체벌을 금지하니까 그 부작용으로 이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 곽노현> 저는 체벌금지 때문에 교실이 붕괴했다, 교권이 추락했다, 이렇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미 교실이 붕괴해 있었고, 교권이 추락해 있었습니다. 입시경쟁교육하면서 인성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데 크게 있고요. 그 다음에 기본적으로 교사를 마치 교육행정체계의 말단 공무원이나 또는 교육서비스를 파는 세일즈맨 정도의 지위로 격하시킨 데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오랫동안 쌓여있는 문제점이었다, 이런 말씀이세요? 갑자기 추락한 게 아니라?

◆ 곽노현> 그렇죠. 그리고 저는 학생들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대처해야 되고, 수업방해 행위에 대해서, 또 선생님에게 대드는 행위, 훈육을 거부하는 행위에 대해서 지금 같이 어떻게 보면 지나친 관용이 계속 되어서는 안 된다, 모든 폭력적인 것과 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 김현정> 그 부분이 굉장히 저로서는 신선한데요. 사실 체벌까지 금지를 시킨 분이기 때문에 아이들을 자유스럽게 수업시간에도 농담도 하고, 풀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수업시간에는 엄중하게, 교권을 침해할 땐 단호하게 대처해야 된다고요?

◆ 곽노현> 물론이죠. 제가 생활규율은 풀어주자고 했지만 수업규율을 풀어주자고 한 적이 없고요. 제가 금지한 것은 체벌이고 폭력이지 처벌금지나 규율과 훈육의 금지가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교권을 강화하는 어떤 대책도 시스템으로 마련을 할 생각이신건가요?

◆ 곽노현> 물론이죠. 지금까지는 상당히 관용적이었던 것 같아요. 그 아이들의 먼 미래까지를 감안해서 가급적이면 덮어주고. 어떻게 보면 참, 선생님들의 사랑이 컸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폭력의 악순환이라든가 또는 아이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그래서 좀 더 단호해야 된다고 생각되고요. 특히 학부모들 중에 아주 일부지만 이의나 항변을 할 때 거칠게, 무례하게, 교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하는 분들이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단호해야 됩니다. 저는 학부모의 정당한 이의 및 항변절차를 마련하고 위반했을 경우에는 아주 단호하게 대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지금과 같은 무례한 방식이 아닌, 어떤 절차를 만들어서 이의제기 할 수 있도록 이런 장치를 하신다는 것 거군요?

◆ 곽노현> 네.

◇ 김현정> 또 하나 큰 주제가 무상급식입니다. 도대체 재벌 집 자식까지 왜 우리 세금으로 밥을 먹어야 하느냐, 이게 사실 반대론자들의 핵심논리입니다.

◆ 곽노현> 재벌 집 자식이야말로 밥을 먹어야죠. 왜냐하면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민이니까요.

◇ 김현정> 그렇게 되나요?

◆ 곽노현> 네, 그러니까 국민의 지위를 부정하는 거예요. 그런 논리는요. 만약 그런 논리대로 하면, 부유층의 자제들한테는 공교육 기간에도 등록금 다 받아야 되고, 어떠한 보편적 복지의 혜택도 주면 안돼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냐면, 그 사람들은 국민이 아니게 될 뿐만 아니라 일반국민과 하등의 공통경험, 공통의 의식을 형성할 기회를 놓쳐요. 결국은 부유층과 그렇지 않은 층 사이 어떠한 연대의 터전도, 공통의식의 터전도, 공통경험의 터전도 상실되게 되는 거거든요. 국민과 비국민으로 나누는 건데, 이걸 원하는 건가요?

◇ 김현정> 주민투표 못하도록 지금 법률대응까지도 준비하시는 건가요?

◆ 곽노현> 제가 법학자 출신이지만, 저는 사실 사법적 방식에 내장되어있는 한계와 비용, 이런 것 때문에 사법적 방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 김현정> 소송 거는 건 좋아하지 않으세요? (웃음)

◆ 곽노현> 그렇죠. 전혀 그런 거 좋아하지 않는데요.

◇ 김현정> 소송으로 가는 문제까지도 생각을 하시는 건지, 아니면 대화와 타협으로 될 만 하다고 보시는 건지요?

◆ 곽노현> 그건 아직 검토 중입니다.

◇ 김현정> 제가 곽 교육감님 이력을 보니까요. 장애우 권익연구소의 자문위원장 지내셨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마 청취자가 질문을 미리 넣어주신 것 같은데. “서울의 한 일반고등학교 특수학급 교사입니다. 한 학급 정원이 원래는 7명인데, 지금 현실은 12-13명됩니다. 장애학급에서 12명이면 아예 수업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인데, 혹시 장애학급에 대한 어떤 정책적 고려가 있으신가요?” 이런 질문을 주셨네요?

◆ 곽노현> 고등학교에 특수학급을 설치하고 있는 일반학교가 매우 적습니다. 특히 사립고등학교에서 꺼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사립고등학교에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이 특수학급을 설치하게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정책을 수립 중입니다.

◇ 김현정>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반드시 이것만큼은 이루고 싶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곽노현> 교육의 주인은 학생입니다만, 이 학생들과 인격적 관계를 맺고 지도하고 하는 것은 선생님들 아닙니까? 그래서 저는 교육을 바꾼다는 것은 현장에서 아이들과 직접 부딪치고 뒹구는 선생님들, 평교사들을 중심에 세울 때만 가능하다고 보고요. 나머지 교장, 교감선생님, 행정실장, 장학관, 장학사, 교육장, 교육감, 교과부장관까지 모든 다른 사람들은 지원부대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통제하고 군림하는 권위주의적 체계였어요. 그 말단이 평교사였습니다. 저는 이것을 완전히 바꿔놔야 된다고 생각해요. 평교사 중심주의를 확립하는 것이다...

◇ 김현정> 평교사 중심주의?

◆ 곽노현> 그렇습니다. 교장 중심주의도 아니고, 장학관 중심주의도 아니고, 교육감 중심주의도 아닌, 지난 1년 간의 내 깨달음이 이것이었습니다.

◇ 김현정> 평교사 중심주의, 그런데 굉장히 좋은 말씀이긴 합니다만 참 어려울 것 같아요. 어떤 것부터 구체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까요?

◆ 곽노현> 학교에 자율권을 줘야 됩니다. 교장선생님을 중심으로 평교사들이 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해서 그 지역여건과 학생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만들고, 그 교육과정을 통해서 창의인성교육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이것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여러 가지 체계와 구조가 있어요. 그중의 하나가 교육청이나 교과부가 다양한 정책사업을 유인하는 건데요. 포장과 전시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단 말씀이죠. 이 부분을 우리 교육청은 바꾸어야 되고요. 학교 단위에서는 선생님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에서 완전히 해방시켜드려야 됩니다. 단순한 경감이 아니라 완전해방입니다.

◇ 김현정> 완전해방, 가능한가요? 그게 현실적으로?

◆ 곽노현> 교무행정 전담팀을 만들면 되거든요.

◇ 김현정> 행정만 전담으로 하는 사람들.

◆ 곽노현> 일반행정은 행정실에서 하니까요. 그 인력 및 예산 소요를 필요하죠. 그렇지만 이런 인력 및 예산 소요를 최우선 순위에 놓으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렇게 할 겁니다.

◇ 김현정>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평교사 중심주의, 평교사들이 교육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남은 임기를 바치겠다, 이런 말씀이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