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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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1(목) 이종만 다시서기센터 실장 "서울역 노숙인 퇴거, 무작정하면 위험해요"
201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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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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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시립다시서기센터 이종만 실장


다음 달부터 서울역 안에는 노숙인들이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지금 있는 노숙인들은 용역을 동원해서 강제 퇴거시킬 예정입니다. 그동안 노숙인들의 구걸과 소음으로 계속해서 민원이 들어왔고요. 결국 서울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 불가피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어제 발표가 된 건데요. 논란이 뜨겁습니다. 지금은 찬성의견이 조금 더 우세한 가운데 어떻게 이 폭염에 갑자기 내보내느냐는 반대의견도 있습니다. 서울역 노숙자들을 지원하고 있는 서울시립다시서기상담센터의 이종만 실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서울역에는 노숙인 분들이 몇 분이나 거기 있는 거죠?

◆ 이종만> 날씨나 경제 상황 등으로 인해서 유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대략 서울역사 근처로는 200명에서 300명 정도. 또 세 곳에 상담본부가 위치해 있는데요. 그곳에 대략 500여 분 정도. 그리고 쪽방이나 고시원이나 만화방, pc방 등을 합치면 1000여 분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 김현정> 어제 코레일의 발표, 그러니까 서울역에서는 다 나가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종만> 굉장히 안타깝고 또 유감스러운 결정입니다. 노숙인은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막다른 상황인데 최후 보루처럼 여기던 서울역에서도 쫓겨나면 정말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 김현정> 퇴거시키면서 무조건 나가라는 건 아니고 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니까 서울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쉼터와 보호소 세 곳이 있으니까 그곳으로 가서 생활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 이러면 서울역에서 지내는 것보다 괜찮은 것 아닌가요?

◆ 이종만> 실질적으로 상담보호센터로 이동하는 것이 훨씬 노숙인분들한테 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동이 되리라고는 기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왜 그럴까요?

◆ 이종만> 상담보호센터에 여유공간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모두를 다 수용할 만큼 넉넉하지 못한 상황도 되고요. 또 하나는 이 조치가 취해지기 이전부터 상담보호센터나 쉼터로 연계활동을 하던 것은 지속적으로 진행됐던 내용이거든요. 연계활동을 이번에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그렇게 쉽게 변화되거나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노숙인들한테 오라고 그동안 했었어도 잘 안 왔다는 말씀, 그 말씀을 하시는 거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오라고 해도 잘 안 오고. 왜 안오는 걸까요? 왜 쉼터보다 서울역을 택하는 걸까요?

◆ 이종만> 아무래도 쉼터라든가 상담보호센터에 있게 되면 좁은 공간에서 단체생활을 해야 되기 때문에 기존의 개인 사생활 부분들, 그리고 자유롭게 활동하시던 부분들이 규칙이라든가 규율들, 또 지켜야 될 사항들, 그리고 또 개인적인 습관, 이런 걸로 인해서 불편함들을 호소하시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제시간에 일어나야 되고 같이 밥 먹어야 되고 이런 것들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나는 차라리 나가서 자유롭게 살겠다, 이런 노숙인들이 많다, 이 말씀이시군요.

◆ 이종만> 그런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 김현정> 지금 노숙인들이 이 발표내용 알고 있습니까?

◆ 이종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반응이 어떤가요?

◆ 이종만> 굉장히 다양하게 나타나는데요. 또 쫓겨나야 되냐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계시고요. 어디 지하도나 공원쪽 알아봐야지 하시는 분들. 또 속된말로 깽판을 부려서라도 나는 한번 서울역에서 자보겠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완전히 체념하시고 대답을 회피하시는 분들도 상당수 계시고요. 저희 상담원들을 붙잡고 어떻게 좀 해 보라고 하시는 분들. 아무튼 서울역 부근에 계신 분들은 지금 상당히 뒤숭숭한 분위기에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점이 바로 그 점인데요. 이분들을 서울역에서 퇴거시켜서 쉼터로 가서 다시 재활을 하고 건강하게 생활을 하면 좋겠습니다마는 그게 아니라 나는 그러면 다른 마트로 가겠다, 다른 지하주차장으로 가겠다, 이런 식이 되면 결국은 또 다른 보기 안 좋아서 이분들 다른 데로 쉼터로 모신다는 게 아니라 또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노숙인들의 단체생활이 시작된다는 건데. 이게 문제가 되는 거겠죠?

◆ 이종만> 당연하죠. 저도 길을 가다 보면 덥거나 이러고 그러면 그냥 이유 없이 주변 여행지 같은 데 들러서 더위를 식힌 경험이 있는데요. 먼저 서울역의 숙인들한데 어떤 의미인지 간단하게 짚어야 될 것 같습니다. 서울역은 처음 생겼을 때부터 빈곤한 자들이 모여서 생활했었고 일감을 찾았던 일차성도 있고요. 지금 주변으로는 수많은 고시원, 쪽방, 또 만화방, PC방 등이 있고 일용노동을 알선하는 용역업체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는 그런 사회적 환경도 돼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역은 노숙인에게는 심리적 안전망, 또 그들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망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또 빈곤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시는 분들한테는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서울역이 이번 조치로 인해서 예상했던 대로 다 사라지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고요. 이 충격파들을 서울역 인근의 공원이나 아파트단지, 또 마트라든가 이런 곳에 곳곳에 흡수될 것 같은데요. 상담보호센터나 서울시에서 임시주거지원사업을 마련중에 있는데요. 그런 부분들을 마련해서 주거지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데. 이런 대책을 시행하더라도 곳곳으로 주변에서 분단되리라고는 예상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집을 지어줘도 안 되고 쉼터도 안 되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죠?

◆ 이종만> 지금 대안들을 많이 마련들을 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많았던 경우에도 복지서비스가 들어가고 일하시는 사회복지사들이 활동했을 때 줄어드는 효과들이 분명히 줄어들었거든요. 그리고 지금도 작년 겨울 같은 경우도 임시주거활동 들어갔다 폭넓게 확대하고 그랬을 때 그만큼 서울역의 인원 수들은 분명히 줄어드는 효과들을 봤었는데요. 이런 복지효과들을 보기 위해서 좀더 많은 복지서비스들이 시행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서울역에서 다른 곳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렇게 했을 때 이것이 지속적이고 안정되게
이루어지지 강요를 한다고 해서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갑작스럽게 다 나가라고 한다고 해서 이분들이 나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지, 이게 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뭔가 좀 대책을 세워놓고 안 되더라도 차근차근 하다 보면 자활도 되고, 이렇게 되지 않겠는가. 이건 너무 갑작스러운 조치다, 이런 말씀이군요. 더 많은 부작용들을 불러올 수도 있겠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