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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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8(월) 오대웅 KTX승객&서울과학대 김찬오교수"터널 속 열차추돌 공포가 가장 커"
2011.07.18
조회 39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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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한 점은 안내방송도 안해
- KTX산천 무리한 조기투입
- 저속열차 관리시스템으론 안 돼
- 항공기 수준의 정밀점검 필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KTX 터널 정지 피해 승객 오대웅 씨, 서울과학기술대 안전공학과 김찬오 교수

주말에 연달아 KTX 사고가 또 났습니다. 금요일에는 배전판에 연기가 나면서 멈춰 섰고, 어제 오전에는 깜깜한 터널 안에서 멈춰서 버렸습니다. 또 오후에는 냉방장치가 고장이 나면서 2시간 동안 찜통열차를 타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3개월간 큰 고장만 9건입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지 오늘 집중점검을 해 볼 텐데요. 먼저 어제 터널 안에서 꼼짝없이 갇혀 있었던 승객 오대웅 씨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어제 어떻게 사고가 난 건가요?

◆ 오대웅> 사고 난 경위는 잘 모르겠고요. 9시 30분에 서울행으로 부산에서 타서 11시쯤, 터널 안에서 갑자기 시동이 꺼지더라고요.

◇ 김현정> 그 전에는 아무 이상 없이 달리다가 갑자기 터널 안에서 멈춰 섰다는 말씀이세요?

◆ 오대웅> 그렇죠. 터널 안에서 시동이 갑자기 꺼지더니 방송으로 ‘모터에 문제가 있으니까 점검 차 잠시만 시동을 끄겠습니다.’ 라고 양해를 구하더라고요. 끄고 난 뒤에 한 10분 정도가 흘렀나요? 갑자기 불이 꺼지더라고요. 그래서 전력이 부족한가 보다 이해하고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방송도 나오지 않고, 위치가 어디 어딘지도 말도 없고, 얼마나 소요시간이 걸릴 지 말씀도 없는 가운데에서 불은 꺼져 있는 상태고 아이들은 울고 있어요. 애들이 울기 시작하니까 모든 승객들이 긴장을 하더라고요. 저도 긴장을 하고 있는데, 옆의 기차가 갑자기 지나가는 거예요.

◇ 김현정> 깜깜하고 터널 안에 멈춰서 있는 상태에서 쌩하고 옆에 기차가 지나간 거예요?

◆ 오대웅> 불빛이 환한 기차가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지나가니까 기차 지나가는 소리와 그 불빛이 너무 무서운 거예요. 저 기차가 잘못하면 우리 기차를 덮치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가질 정도로 한 번만 지나가면 공포심이 한 번으로 끝나겠지만 연달아서 두 번, 세 번 지나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에어컨도 꺼져 있는 상태였겠네요?

◆ 오대웅> 전력이 나오지 않으니까 에어컨도 꺼져 있는 상태에서 다 더우니까 부채질을 하면서, 가운데 브릿지 통로가 그나마 좀 시원하니까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 김현정> 9km가 넘는 상당히 긴 터널이더라고요.

◆ 오대웅> 3분의 1도 안 들어가고, 멈춰 섰으니까 오도 가도 못한 상황이었죠.

◇ 김현정> 터널 안에 갇혀 있어서 그 공포가 더 했을 것 같은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뭐였을까요?

◆ 오대웅> 아무래도 기차라는 것이 한 레인에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이 정해져 있는데 그 어떻게 지나가는지 저희가 모르잖아요. 우리 기차가 서 있으면 뒤에 기차가 지나가는지 아니면 멈춰서 있는지 그 상황을 전혀 모르잖아요. 자기들끼리 방송을 할 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기차가 와서 부딪혀버리면 승객들의 공포심은 아마 안 타고 있는 사람들은 모를 거예요.

◇ 김현정> 뒤에서 충돌해 버릴까봐 그게 걱정이셨던 거군요?

◆ 오대웅> 뒤에서 오는 기차를 피하다가 터널 안에서 양쪽이 부딪히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 김현정> 약간 죽음의 공포까지도 느끼셨다는 분들도 계십니까?

◆ 오대웅> 아무래도 승객 중에 아픈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방송으로는 의사나 의료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부탁한다고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떻게 아픈 분들이셨어요?

◆ 오대웅> 아무래도 갇혀 있다 보니까 뭔가 심장이 이상이 있었겠죠. 전 자세한 것은 모르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까 더 불안한 거예요. 환자 발생하지, 학생들과 아이들은 울고 있지. 덥다고 승객들은 소리 지르고 있지, 한 30분만 멈춰서 있어도 긴장되는 그런 상황인데 1시간 이상 그렇게 답이 없으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요. 그리고 환승조치 하겠다고 터널 안에서 환승할 수 있으니까 짐을 챙기라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 상황까지 오니까 이게 뭐하는가 싶기도 하고, 이미 서울 일정은 펑크 난 상태고 어쨌든 모든 것이 다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

◇ 김현정> 정말 급한 용무가 있으신 분들은 어떠셨어요.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습니다.

◆ 오대웅> 다들 통화를 하기는 하는데요. “늦어서 미안하다, 못 가겠다.” 이런 내용들만 통화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 김현정> KTX측에서는 그 사이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결국 환승한 건 아니고 다시 달린 거죠?

◆ 오대웅> 환승하지 않고 바로 다이렉트로 서울까지 간다고 해서 대전에서 한 번 내리고 바로 올라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한 시간을 터널 안에 갇혀 있는 동안 그냥 방송으로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그 정도가 나온 겁니까?

◆ 오대웅> 방송도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방송 차례가 제 생각에는 한 4번 정도 나온 것 같아요. 그 다음에 의사를 찾는 것은 3, 4번 정도 나온 것 같고, 급한 것은 자기들이 방송을 많이 하고 나머지 우리가 궁금한 점은 방송을 하지 않았던 거죠.

◇ 김현정>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후레시도 좀 나눠주고 그런 것은 없었습니까?

◆ 오대웅> 전혀 없었습니다. 불은 꺼져 있는 상태에서 후레시도 없고 승무원은 왔다갔다만 하지, 물어보면 “죄송합니다, 바빠서요.” 이 정도로 지나가고 그렇게 했습니다.

◇ 김현정> 열차 안에는 비상전등 같은 것이 없나요? 그런 것도 있을 수 없는 상황인가요?

◆ 오대웅> 전력이 잠시 들어왔다가, 꺼졌다가를 반복하다가 한 40분, 50분까지 계속 꺼졌다, 켜졌다 계속 반복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공포상황이 이해가 가는데요. 지금 소송을 준비하는 분들도 계시다던데 들어보셨습니까?

◆ 오대웅> 아니오. 아침 뉴스에 단체소송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서울에서 내려올 때 부산표를 다시 끊어서 내려오는데 무료로 받았습니다. 제가 지금 증거자료가 없어서 어떻게 저는 소송에 합류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표 한 장 나눠줬거나 환불해 줬거나 이런 조치가 다 군요?

◆ 오대웅> 환불도 돈으로 50% 해 주고요. 티켓은 무료로 바꿔준다는데 결제할 때는 공짜가 아니라 현금으로 다 결제를 한 사람들인데 어떻게 환불은 50% 해 주냐, 그것도 이해가 안 됩니다.

◇ 김현정>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어제 사고가 났던 KTX, 그 안에 갇혀 있었던 승객 오대웅 씨의 증언을 먼저 들어봤습니다.

전문가 한 분 연결해 보겠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김찬오 교수 연결해 보죠. 지난 4월 13일에 국토부가 안전강화 대책이란 걸 내놨었거든요. 그 이후로 큰 고장만 한 9건, 10건이 됩니다. 근본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 김찬오> 한마디로 말한다면 안전검사하고 예방정비를 포함한 안전관리 체계가 굉장히 미흡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전반적인 체계부족이요? 좀 나눠서 살펴볼 필요가 있겠는데요. 먼저 초기 모델 KTX1 이 기차의 문제는 뭔가요?

◆ 김찬오> 초기모델 KTX1 같은 경우에는 지금 한 10년 동안 운행을 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노후화가 되어서 최근에 잦은 고장과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지금 터널 안에서 멈춰선 기차가 KTX1 모델인 거죠?

◆ 김찬오> 그렇습니다. 더 큰 문제는 KTX 산천, 최근 모델인데 산천은 더 문제가 자주 발생하더라고요. 산천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자체적으로 설계해서 제작한 모델입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계해서 제작한 만큼 KTX1보다도 오히려 더 충분한 시운전과 검증과정을 거쳐서 노선에 투입을 해야 되는데, 너무 무리하게 조기 투입한 것으로 현재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시운전을 얼마나 했어야 되는데, 얼마나 부족했다는 말씀이세요?

◆ 김찬오> KTX1 같은 경우는 프랑스에서 도입된 것인데 이건 유럽에서 이미 검증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1년 6개월 동안 현지 시험운행을 거치고 국내에 들어와서 1년 정도 시운전을 해서 경부선에 투입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총 2년 6개월 정도 했다는 얘기인가요?

◆ 김찬오> 2년 6개월 정도했는데 KTX산천 같은 경우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체제작 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신중한 검증과정을 했어야 하는데, 한 11개월 정도 제작사의 자체운전하고 6만 킬로미터 시운전을 거쳤는데 이건 아무리 봐도 무리한 조기투입이었다, 이렇게 밖에는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 김현정> 산천 자체의 결함은 혹시 없었을까요? 예컨대 리콜을 해야 될 정도의 결함 말입니다.

◆ 김찬오> 일반적으로 새로 기계장치를 제작해서 운전하는 경우, 초기에는 돌발고장이 발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위험도가 큰 기계장치 같은 경우, 새로 제작하는 경우에는 충분하게 시운전을 거치면서 초기고장을 안정화 한 후에 정상운전을 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런 시운전 과정을 거치면서 리콜 할 정도의 중대한 기계결함 같은 것은 제거가 되는 것입니다. 현재 산천 같은 경우에는 이런 기본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탓인지 모르겠지만 모터감속기의 고정돼서 균열이 발생 하는 것 같은 중대한 결함이 발생되어서 제작사에다가 정밀 재점검을 요청하고 운행간격을 줄여가면서 안전점검을 강화하는 상황까지 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중대한 발견이라면 말입니다. 시운전도 그렇고 문제점이 계속 발견되면 운행을 멈춰야 되는 것 아닌가요? 너무 위험한 것 아닙니까?

◆ 김찬오> 실질적으로는 정밀점검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을 해야 되는데, 전면적인 중단까지 가는 그런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요. 지금 몇 개 탈선을 비롯해서 지금 모터블록에 대한 상황입니다.

◇ 김현정> 몇 개의 탈선이라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지 않습니까? KTX 그 속도로 달리다가 탈선하면 그건 어마어마한 사고가 되는데요.

◆ 김찬오> 물론입니다. 물론인데 지금 그것이 근본적으로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초기고장 상태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 가지고 전면적으로 운행중단이라고 하는 것까지는 아니라고 보고요. 지금 현재 운행하고 있는 것을 정기적으로 교대로 돌아가면서 정밀점검에 들어가고, 발생하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빨리 파악을 해서 개선해야 된다고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노조측에서는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지금 말씀하신대로 정밀 안전진단도 해야 되고 계속해서 열차출발하기 전에 정비를 해야 하고, 예방을 해야 하는데 인력이 굉장히 부족하다 그게 사실인가요?

◆ 김찬오>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이게 보통 일반열차에 대한 안전관리 정비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가 고속열차가 들어왔는데 고속열차인 경우에는 상당히 운행상 기계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오히려 예방점검이라든지, 정비라든지 하는 부분이 강화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코레일측 같은 경우에는 과거보다 정비인력이라든지, 정비시간이라든지 훨씬 더 지금 감축되어 있는 상황이 되겠어요. 그래서 오히려 거꾸로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 와 있습니다.

◇ 김현정> 저희가 회사측 입장을 듣고 싶어서 섭외전화를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인터뷰를 일단 거절했고요. 다만 해명하기를 지난 번에 안전대책 수립한 이후에는 사고가 줄어들었다. 지금 항공정비수준의 정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찬오> 올해 들어서 지금 고장으로 인해 운행정지와 지연사고가 발생한 것만 해도 11건이 되는데요. 그 중에 7월 달에만 4건이 지금 있어요. 5월 달 안전대책을 수립했다고 발표는 했는데 그 이후에 사고가 줄었다고 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은 없습니다.

◇ 김현정> 누가 봐도 그건 참 믿기가 어렵고 항공정비수준의 정비를 하고 있다는 말은 어떠세요?

◆ 김찬오> 항공기 정비수준의 정비를 꼭 해야 됩니다. 일반 철도하고 틀려서 고속철도는 거의 비행기 같은 복잡한 기계장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항공기정비수준이 꼭 필요한 건데 항공기정비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부품 하나하나에 대한 이력관리를 해야 되고 일정계획에 따라서 정비점검이 되면서 수명이 되면 바로 부품 그대로 교체를 해 버려야 해요. 이런 시스템을 갖춰야 되는데 이것은 물리력만으로 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코레일하고 관련업체, 최고 경영자든지 모든 구성원이 합심해서 안전한 고속철도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굉장히 힘든 것으로 보고요.

◇ 김현정> 지금 말씀 듣다 보니까 전문화도 굉장히 시급하겠네요?

◆ 김찬오> 그렇습니다. 전문화뿐만이 아니라 상당한 투자하고 시간이 지금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 듣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거의 이런 말씀 드려 죄송하지만 코레일측에는 죄송하지만 엉망진창 아닙니까?

◆ 김찬오> 과거에 벌써 우리나라가 철도 들어 온 지 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 역사가 과거의 저속철도를 운영할 때 이런 관리시스템을 가지고 쭉 해 오다가 이것이 고속철도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환이 되었는데 관리시스템은 이 고속철도에 부합되지 못하고 과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보니까 지금 고속철도에서 상당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속철도에 맞는 수준의 관리를 빨리 정착시키도록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말씀 듣고 보니까 정말 답답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