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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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4(목) 임순례 감독(동물보호협회 KARA 대표) "당신이 먹는 개가 애완견이라면"
2011.07.14
조회 45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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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육개, 유일하게 땅 디딜 땐 죽는 날
- 살 찌우려 물도 안 먹여 키워
- 전통문화? 좋지 않은 문화라면 바꿔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순례 감독(동물보호협회 KARA 대표)

오늘 초복입니다. 이쯤 되면 우리가 한번쯤 꼭 떠올리는 문제가 있죠, 개고기. 이걸 먹어도 되는가 안 되는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영화감독이면서 동물보호협회 회장도 하고 있는 분, 임순례 감독 초대를 해 봤습니다.

[IMG0]◇ 김현정> 제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세 친구’의 감독이신 줄은 잘 아는데, 동물보호협회 대표도 하시는지는 몰랐어요.

◆ 임순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를 맡은 지 2년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그러면 오늘 복날인데, 아무래도 강아지들 걱정이 많이 되시죠?

◆ 임순례> 동물보호운동하는 사람 입장에서 오늘이 가장 무서운 날이죠.

◇ 김현정> 개고기 먹는 건 무조건 반대십니까?

◆ 임순례> 저는 절대 반대죠.

◇ 김현정> 절대 반대세요. 그런데 보신탕을 먹는 분들의 주장은 개고기 먹는 건 우리나라 전통이다, 그리고 소 돼지 먹는 거나 개를 먹는 것과 뭐가 다르냐, 이렇게들 말씀하시거든요?

◆ 임순례> 심지어 조금 더 나가시는 분들은 그러면 동물만 불쌍하냐, 상추는 안 불쌍하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개고기가 특히 논쟁이 되는 건 개가 아무래도 사람하고 그만큼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정서적으로 개를 먹는 것에 대한 아무래도 소 돼지보다는 개가 훨씬 가까우니까 집 안에서 가족처럼 생활하시는 분들도 많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감정적인 부분이 가장 큰 것 같고. 현실적으로 초복 때는 개고기를 드시는 분보다는 삼계탕 드시는 분들이 훨씬 많거든요. 그런데 개고기는 한국의 굉장히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요.

이것이 전통문화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개고기를 처음 먹었던 그 시절에 있던 다른 관습이나 문화는 다 없어졌지 않습니까. 지금 디지털, SNS 시대에 다른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어떤 모든 전통문화들이 지금 거의 다 시대의 요구나 정서에 따라서 바뀌고 있는데, 유독 개고기만을 전통문화라고 하면서 고집을 하는 것이 과연 논리적으로 맞는 건지 일단 다시 들려주고 싶고요.

지금 전세계에서 개고기를 식용하는 나라가 사실 많지 않아요. 한국, 베트남 정도거든요. 그래서 이 개고기를 먹다 보니까 동물 학대국의 가장 대표적인 나라로 인식되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전통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것이 현대적인 정서에 맞지 않으면 바꿀 수도 있고. 예를 들어서 아랍에서 굉장히 여성 착취적인 문화도 아라비아 고유문화라고 해서 세계인들이 눈 닫고 귀 닫고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런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 임순례> 그래서 비견한 예로 말씀드리면 스페인에도 사실 투우가 가장 대표적인 전통문화잖아요. 우리나라 개고기보다 더 오래된 문화인데, 이것이 동물학대 차원에서 굉장히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스페인 내에서도 카탈로니아 지방 같은 데서도 투우가 금지됐고. 그 다음에 에콰도르에서도 얼마 전에도 금지가 됐거든요. 그래서 이런 전통문화를 고집하기에 앞서 보편적인, 현대적인 정서에 맞지 않으면 내부적인 토론을 통해서 그걸 폐지하는 것도 가장 큰 용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개고기는 식용이 따로 있기 때문에 먹는 것과 애완용은 엄연히 다르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 임순례> 그런 분도 있는데. 사실 우리가 개를 먹지 말자고 하는 것은 개가 너무나 인간과 역사적으로 너무나 친밀한 존재거든요. 제가 들었던 얘기 중에 개가 인간을 얼마나 믿고 의지하면서 진화가 됐느냐면. 개를 잡기 위해서 불에 반쯤 그을렸거나, 끓는 솥에 반쯤 화상을 입은 개가 도망쳤다가 주인이 부르면 다시 오는 예들을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이런 정도로 인간을 믿고 의지하고 이런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그러면 식용개는 그런 특성이 없습니까? 똑같거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사실 예전에는 먹을 게 없어서 소나 돼지도 귀한 거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영양을 위해서 개를 어쩔 수 없이 잡아먹었던 것도 있거든요. 그러나 지금은 사실 영양적으로 풍부한 게 너무나 많아서 다른 것으로도 충분히 대체가 되는데 굳이 먹어야 되느냐, 이런 얘기도 할 수 있을까요?

◆ 임순례> 그렇죠. 그리고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도 사실 굉장히 많거든요. 다른 음식도 있고 건강식도 있고 에어컨도 있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개를 밀집사육해서 평생 잔반만 먹으면서 물 한 모금 못 먹고 잔인하게 집단적으로 사육되고 도살된 그런 문화에서 개를 먹었던 게 아니거든요.

◇ 김현정>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어요? 그런 현장 조사해보신 적이 있어요?

◆ 임순례> 여러분들이 식용으로 드신다고 하는 개들은 태어나서부터 거의 1년 정도 키워진 다음에 죽음을 당하는데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가 뜬장이라고, 배설물을 치우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공중에서 1m 떨어진 철망에다 키우거든요.

◇ 김현정> 아예 발을 땅에 못 붙입니까?

◆ 임순례> 유일하게 땅을 디디는 순간은 죽으러 나갈 때죠. 그래서 그런 환경에서 키워지고 있고 음식을, 살을 찌우기 위해서는 수분을 제한해야 된대요. 물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리고 개는 다른 동물하고 다르게 두들겨 패야지 더 맛있다는 이상한 것 때문에 도살당할 때도 다른 동물보다 훨씬 더 잔인하게 도살당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드실 때 그런 부분들을 생각을 해 줬으면 좋겠고. 그 다음에 키워지는 동물이 따로 있지만, 예를 들어서 유기견이라든지 아니면 우리가 소위 품종이 있는 개들도 분양이 안 되는 경우에 싼값으로 식용으로 넘겨지고 있는 현실이에요.

◇ 김현정> 애완견들도요?

◆ 임순례> 예를 들어서 굉장히 충격적인 게 말티즈나 심지어 요크셔테리어 같은 아이들도 개소주로 쓰는 정도니까요. 내가 펫샵에서 귀엽게 생각해서 사온 그런 고급 품종의 아이들의 엄마나 형제를 저희가 식당에서 먹는 경우도 발생하는 겁니다. 아니면 제가 애지중지 키웠던 개가 어느 날 분실됐는데.

◇ 김현정> 보신탕으로 올라올 수 있다는 얘기예요. 복날 식용 개고기 이야기 해 봤고요. 반론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가 차후에 들어보도록 하죠. 임순례 감독님,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