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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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여동, 한 마을 80% 피해
- "4대강 준설토 유입 배수로 막아"
- 침수 참외 썩어...올해 농사 다 끝나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북 성주 윤경돌 이장,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국장
참외하면 경북 성주가 떠오르는데요. 이번 장마로 어마어마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지 농민의 이야기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라는 겁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직접 들어보죠. 경북 성주군 선원리 윤경돌 이장님 연결해보겠습니다.
[IMG0] ◇ 김현정> 피해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윤경돌> 피해가 상당히 많습니다. 한 400여 동 정도가 침수 됐어요. 지금부터 출하를 시작해야 되는데 출하도 못하고 농민들이 지금 걱정이 많습니다. 이거 가지고 우리가 생계를 꾸려 나가야 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심각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400여 동이라고 하면 감이 안 잡히는데, 성주에서 참외농사 지으신 분들 중에 어느 정도 피해를 입으셨다는 거죠?
◆ 윤경돌> 동네 한 부락입니다.
◇ 김현정> 대충 몇 퍼센트 인가요?
◆ 윤경돌> 한 부락에서 80% 정도.
◇ 김현정>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피해를 당하신 거예요?
◆ 윤경돌> 4대강사업 관계에서 준설토 해 놓은 게 있습니다. 그것이 주 배수로를 막아서 빗물이 넘치고, 지금 물이 역류되어 침수가 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비닐하우스에서 농사지으시잖아요. 비 와도 좋을 만큼 배수로를 잘 파놨는데, 그런데 배수로가 막혔다고요.
◆ 윤경돌> 여태까지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 4대강 사업 때문에 준설토가 유입이 되면서 침수가 된 상태입니다.
◇ 김현정> 비가 너무 와서 그런 건 아닐까요?
◆ 윤경돌> 아닙니다. 이전에 비가 왔을 때도 기기를 가동하면 물이 파도치듯이 내려갔습니다.
◇ 김현정> 기계라는 건 배수펌프 같은 거 말씀이신가요?
◆ 윤경돌> 네. 배수펌프 맞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는 그것도 안 들던가요?
◆ 윤경돌>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참외는 몽땅 썩었습니까?
◆ 윤경돌> 못 쓰게 됐습니다. 빗물이 들어가면 전부 썩어서. 하루만 지나면 다 썩습니다. 지금도 썩어서 아예 상품가치성도 다 잃어버리고, 올해 농사는 거의 다 끝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참외농사 말고 다른 것을 하는 건 있으세요?
◆ 윤경돌>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 농사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윤경돌> 그러니까 저희도 생계가 달린 문제인데 여기에 모든 걸 공들여서 하고 있는데, 이러고 있으니까 막막한 생각밖에 안 듭니다.
◇ 김현정> 속수무책인데 피해 복구를 어떻게 해 볼 방법이 없는 건가요?
◆ 윤경돌> 피해복구를 한다고 해서 될 것이 아니고 벌써 참외넝쿨이고 열매고, 전부 다 물러서 주저앉은 상태이기 때문에 복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새로 하는 것이 아니고 내년에 다시 또 기약을 하고 올해 일은 접어야 됩니다.
◇ 김현정> 주민 분들 만나면 심난하시겠어요, 뭐라고들 이야기하십니까?
◆ 윤경돌> 천재지변 같으면 이해를 할 수 있겠는데, 천재지변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인재입니다.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준설토 때문에 배수로가 넘쳐서 빗물이.
◇ 김현정> 4대강 사업 공사장 가서 말씀을 좀 해 보셨어요?
◆ 윤경돌> 소장이라고 하는 사람이 현장을 모릅니다. 현장에 이런 위험이 있으니까 처리를 해라, 준비를 좀 하고 강구를 해 달라고 해도 안 해 줍니다.
◇ 김현정> 준비를 해 달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못 들은 척 했어요?
◆ 윤경돌> 네. 결국은 그래서 일이 났습니다. 지금 현재 상태로 왔습니다.
◇ 김현정> 아무 대비가 없었다는 게 더 문제네요.
◆ 윤경돌> 현장 소장이라는 사람이, 그리고 현장을 모릅니다.
◇ 김현정> 현장을 모른다는 건 현장에 아예 있지도 않다는 말씀이세요?
◆ 윤경돌>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왔는데 그때 요구도 많이 했습니다. 현장도 모르면서 네가 어떻게 소장이냐.
◇ 김현정> 이장님, 어려운 상황인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어떻게 도와드릴 방법이 없을까, 저희들도 강구를 해 보겠습니다.
◆ 윤경돌> 고맙습니다.
◇ 김현정> 경북 성주의 참외농사를 지으시는 윤경돌 이장님을 먼저 연결 해 봤습니다. 이분은 지금 4대강 사업 때문에 준설토가 배수로를 막은 게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믿고 계시는데요. 어제 정부가 반론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집중호우 때문이지, 준설토 때문은 아니라는 건데 현장에 다녀온 환경전문가를 연결해 보죠.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생태보존 국장이십니다.
◇ 김현정> 상주지역의 배수로 현장에 다녀오셨다고요? 상황이 어떻던가요?
◆ 정수근> 참외농가 앞쪽이 농지 리모델링 지구입니다. 그 안에 준설토가 굉장히 많이 적재돼서 방치되어 있고, 그 안을 통해서 배수로가 통과를 하거든요.
◇ 김현정> 준설토라는 게 깎아서 쌓아놓은 흙을 말하는 거죠.
◆ 정수근> 낙동강에서 퍼 올린 흙들을 옮겼죠. 왜냐하면 4대강사업 때문에 보가 완공이 되면 낙동강 물의 수위가 많이 올라가잖아요. 그러면 저지대는 지하수 상승으로 인해서 침수가 됩니다. 그래서 방지하기 위해 농지 리모델링이라는 걸 하면서 준설토를 논밭에 옮겨서 땅을 돋우는 작업을 하는 거죠. 그런데 그걸 미처 완공을 못하고 방치를 해 두면서 그 중 일부가 빗물에 휩쓸려서 수로를 막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수로를 막았다. 그런데 정부는 반론 자료에 빗물에 준설토 일부가 배수로로 흘러간 것은 맞다, 하지만 막히지는 않았다고 하던데요.
◆ 정수근> 그렇지 않습니다. 현장에 와서 제가 육안으로도 확인해 봤고, 제가 본 구간만 해도 100여 미터가 되는데 높이가 한 1. 2m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절반 정도가 이미 토사로 흘러들어가 있었고,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내린 자국이 목격 됐고, 심지어 배수로 한 곳에는 토사가 혓바닥처럼 쭉 늘어지게 흘러들어서 넘쳐 있는 모습도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혹시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런 건 아닌가요. 특히 이번에 배수펌프 능력의 3, 4배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능력치를 넘어서 비가 왔기 때문에 천재지변이다, 이런 반론자료도 있던데요.
◆ 정수근> 농민들이 그 사실은 더 잘 아십니다. 한 해, 두 해 농사지은 것도 아니고 지난 수십 년 동안 농사를 지어왔고 배수로는 늘 그 자리에 있었죠. 그래서 아까도 이장님이 말씀하셨는데 배수펌프를 가동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물이 방류가 됐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비가 많이 오더라도 정상 가동만 하면 충분히 배수가 가능한데 이게 막혀버리니까 역류가 된 거죠.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질문이 들어오는데요. 아까 국장님이 100여 미터 정도의 배수로를 봤다고 하셨는데, 그 중에 어느 정도가 막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는 질문입니다.
◆ 정수근> 제가 본 구간은 뚝방에서부터 100여 미터였는데, 한 7, 80m 구간이 토사가 흘러내린 흔적들로 목격이 됐고.
◇ 김현정> 살짝 덮여 있는 정도가 아니었나요? 꽉 막혀 있었습니까?
◆ 정수근> 물이 좀 남아 있었습니다만,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들어간 흔적들이 목격이 됐고요. 그 다음에 준설토가 절벽처럼 깎여나간 흔적들도 목격이 됐기 때문에 그것이 다 배수로로 들어갔다고 보여 집니다.
◇ 김현정> 배수로가 막혀 있는 걸 보신 건 아닌가요? 이미 치워져 있었습니까?
◆ 정수근> 제가 간 날도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에 물이 완전히 빠졌다면 그게 완전히 드러났을 텐데 그렇지 않고.
◇ 김현정> 배수로 자체, 그 위로 물이 쌓여 있었다는 거군요. 이미 막히고 그 위로 물이 넘쳐 있는 상황이요. 답변이 됐을 것 같습니다. 전국 4대강 사업장에 준설토는 다 쌓여 있는 거죠?
◆ 정수근> 그렇죠. 이것뿐만이 아니고 낙동강 주변을 다 다니는데요. 낙동강 주변에 준설토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왜 그러냐면 농지 리모델링 지구라는 게 상주에만 있는 게 아니고 상주부터 시작해서 고령. 곳곳에서 농지 리모델링을 하고 있거든요. 비슷한 양상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많죠.
◇ 김현정> 지금 다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는 겁니까?
◆ 정수근> 맞습니다. 거기도 마찬가지로 배수로 작업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미처 끝내지 못했으니까 이런 사고가 자꾸 발생하는 것이죠.
◇ 김현정> 참 걱정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태풍도 몇 개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대책을 세워놔야 될까요?
◆ 정수근> 전적으로 사실은 예견됐던 문제입니다. 지난 양수장 파동도 있었거든요.
◇ 김현정> 그건 뭔가요?
◆ 정수근> 양수도 못 해서 모내기를 6월 초중순에 못하는 농가가 속출했었어요. 배수장 문제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문제였고, 보에 준설토가 쌓여 있으니까 배수로를 막든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인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여지고요. 하루빨리 다른 모든 문제를 떠나서 이쪽 배수장 문제를 먼저 해결을 하고.
◇ 김현정> 어떻게 해결하면 됩니까? 당장 급해서요.
◆ 정수근> 일단 농지 리모델링을 먼저 해야 되죠. 속도전에 매달려서 지금 보 공사하고 준공에만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쪽은 사실 부차적인 문제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농지 리모델링이라는 말도 이해가 잘 안 가는데요. 그러니까 농지를 상황에 맞게 다시 바꿔줘야 된다는 이야기인가요?
◆ 정수근> 낙동강을 예를 들면 보가 들어서지 않습니까? 보가 들어서면 강 수위가 올라갑니다. 10.5m 정도 됩니다. 관리수위라는 게. 그 정도까지 물이 차 있지 않습니까? 저지대는 삼투압 현상에 의해서 낙동강 물이 지하로 스며들게 돼 있어요. 그래서 침수가 된 거잖아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저지대는 준설토로 정돈을 하는 거죠. 땅을 돋우는 거죠. 그런 작업을 하는 건데 방치를 하고 있었던 거죠.
◇ 김현정> 빨리 할 수 있는 건가요, 태풍 오기 전에 말입니다.
◆ 정수근> 중장비를 동원하면 되겠죠. 그런데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 여기에 달려 있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더 큰 피해가 있기 전에 빨리 할 수 있는 것들은 해서 농민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 정수근> 기반시설부터는 먼저 해 놓고 하더라도 해야 되는데.
◇ 김현정> 하더라도 순서가 바뀐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13(수) 경북 성주 윤경돌 이장&대구환경연합 정수근 국장 "성주 참외 다 썩어갑니다"
201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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