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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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7(수) 나선영 한국생명의전화 상담국장 "한강다리에 마지막 끈 하나, 생명의 전화"
2011.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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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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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생명의전화 나선영 상담국장


서울 한남대교를 건너다 보면 전화기를 하나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생뚱맞게 왠 전화냐 싶으신가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은 바로 이 화제의 다리 위 전화입니다. 한국생명의전화 나선영 국장 연결해 보죠.


◇ 김현정> 한남대교의 위의 이 전화, 대체 뭐하는 전화인가요?

◆ 나선영> 한남대교 위에 설치된 생명의전화는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전화 상담을 통해서 마음을 추스릴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자살시도광경을 목격한 그런 시민들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설치된 전화이고요.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에서 이 전화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설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자살방지전화군요, 말하자면. 그런데 한강에 투신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기에 한강에다가 생명의전화까지 설치를 하게 된 건가요?

◆ 나선영> 그 통게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458명이 자살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한 해당 한 명꼴로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하고 있는 건데 지난해까지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전체적으로 설치된 이후에 현재 지하철 자살은 많이 줄어든 반면에 한강의 투신자살은 계속 지속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그런 추세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전화까지. 말하자면 궁여지책으로 놓게 된 건데요. 한남대교에 한 대를 설치했네요. 왜 굳이 한남대교입니까?

◆ 나선영> 여러 인도교 중에서 가장 투신율이 높은 다리 중에서 두 곳을 저희가 선정을 했습니다. 그곳이 마포대교하고 한남대교인데요. 올해 각각 4대씩 총 8대를 올해 안에 설치할 계획이고 내년부터는 서울뿐만 아니고 전국적으로 자살률이 높은 지역에 더 확대해서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느 강에서 가장 투신율이 높은가, 이런 것도 통계를 내보셨군요. 그랬더니 1위가 마포대교, 2위가 한남대교 이렇게 나왔나 봐요?

◆ 나선영> 2위가 한남대교는 아닌데요. 한남대교가 통행량이 많기 때문에 그쪽에 설치하는 것이 초반에는 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 김현정> 일정의 홍보효과도 있어야 되니까. 차들 많이 다니는 곳으로. 그러면 앞으로 더 늘리는 건가요, 이 전화는?

◆ 나선영>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서울뿐만 아니고 전국적으로 내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대해서 설치할 예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돈을 넣고 하는 공중전화 방식은 아닌 거죠?

◆ 나선영> 네, 그렇습니다. 수화기를 들고 신고를 원하면 119 버튼을 누르시면 되고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은 생명의전화 버튼을 누르시면 언제든지 , 24시간 전문상담원하고 통화가 가능하십니다.

◇ 김현정> 버튼이 딱 두개가 있는 전화군요. 그러면 만약 마지막 순간에 한강에서 전화를 하면 생명의전화에서는 어떤 조치를 해 주시는 거예요?

◆ 나선영> 일단 거신 분이 굉장히 자살위기 중에서도 아주 끝까지 오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분이 현재 가지고 있는 현재의 고통과 또 괴로움을 충분히 털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상담원이 이야기를 들어드릴 거고요. 그런 중에 상담을 하면서 정말 위급하다고 판단이 되어지면 저희가 119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좀 맺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바로 구조대원들이 출동을 해서 현장에서 구조를 할 수 있도록 그렇게 연계가 되고요. 그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상담, 관리가 받을 수 있도록 그렇게 저희가 지원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전화오면 뭐라고 보통 말문을 엽니까, 이분들이?

◆ 나선영> 주로 자살위기에 놓이신 분들이 전화하시면 처음에는 말을 선뜻 꺼내시기 어려워들 하세요.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지의 이런 질문을 주로 많이 하시고요. 얼마든지 이야기를 들어드리겠다,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이쪽에서 충분히 마음을 알아드리면 그때부터는 마음 속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 내려놓으시더라고요.

◇ 김현정> 제가 지레 걱정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죽을 결심까지 하고 한강까지 간 사람이 스스로 전화기를 들어서 버튼을 누를까? 그 전화기를 붙잡고 계속 통화를 할까? 이런 걱정은 되거든요. 어떤가요?

◆ 나선영> 생명의전화가 올해 35년째 운영이 되고 있는데요. 전화가 설치되어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동안에도 자살 직전까지 가신 분들, 괴로움에 많이 빠져 있는 분들이 전화를 많이 해 오셨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핸드폰을 많이 가지고 계시다 보니까 한강으로 가고 있다 내지는 한강 다리 위다 하고 전화를 하셨던 분들도 계세요. 그런 분들은 실제로 마지막에 죽어야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혀 있지만 그 못지않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크신 분들이시거든요. 그래서 마지막까지도 죽어야겠다는 마음과 살고 싶다라는 열망이 시소게임을 한다고 표현을 하시더라교요.

◇ 김현정> 시소게임을 마음 속에서 하고 있다. 누가 잡아주기를 바라는 거예요. 살고 싶은 쪽으로 누가 한 명만 앉아주면 되는 거예요.

◆ 나선영> 그렇죠. 누군가가 마지막 순간에 아니다, 살아야 한다, 살면 다른 대안이 있다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혼자가 아니고 내가 함께하고 있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라는 것을 알려주면 충분히 살아야겠다는 열망 속으로 무게중심이 가고 결국은 살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갖게 되는 거거든요. 그래서 많은 위기자들이 사실은 마지막 순간에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싶다는, 그러니까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다리 위에 전화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전화가 설치되어 있다라는 것은 굉장히 큰 효과를 가지리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장난전화는 안 오나 모르겠어요.

◆ 나선영> 장난전화가 올 수는 충분히 있죠. 있으리라 생각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예상은 하고 계시는군요.

◆ 나선영> 그럼요.

◇ 김현정>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1명이라도, 10명 중에 1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그 전화를 놔야 된다는 이런 입장이세요?

◆ 나선영> 그것은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전화 가지고 장난전화는 정말 하지 마세요, 그건 정말 아니죠. 생긴 지가 얼마나 됐다고 하셨죠, 생명의전화라는 곳이?

◆ 나선영> 생명의전화가 생긴 지 35년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생명의전화에 걸어서 실제로 자살을 포기시켰던 사례들도 여럿 있겠네요.

◆ 나선영> 그렇죠, 그동안 생명의전화가 여러 종류의 상담을 다양하게 받는데요. 그중에서도 정말 마지막 순간에 자살을 해야겠다. 이렇게 약을 먹고 전화를 하신 분, 칼을 앞에 놓고 전화를 하신 분, 한강다리 위에서 전화하신여분, 또 동반자살을 시도하려고 들어갔다가 나와서 전화하신 분,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많으셨는데.

◇ 김현정> 기억나는 사례가 한두 개가 아니시겠죠. 지금 말씀 듣다 보니까 결국 우리 주변에서 참 우울해 보인다, 혹은 뭔가 낌새가 평소와 다르다 하면 우리가 나서서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굉장히 효과가 있겠어요.

◆ 나선영> 네,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자살위기자들, 시도자들을 보면 주변에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에는 나는 혼자다라는 고립감을 다들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 같습니다. 힘들어하는 감정에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여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고 또 자살이 대안의 전부가 아니고 다른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함께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전문가와 만날 수 있게 연계하는 것이 주변에서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그리고 또 어떤 면에서는 자살예방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도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는 것일 같아요.

◇ 김현정> 한 생명, 한 생명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 한국생명의전화 나선영 국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