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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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포스코전략대학 박재희 석좌교수
인문학고전과 골프, 전혀 연결이 안 되는 조합이죠. 그런데 중국의 고전 손자병법과 골프를 연결시켜서 해석한 인문학자가 있습니다. CEO들을 대상을 한 강연이 줄을 잇는다고 하는데요. 어떤 얘기인지 화제의 인터뷰에서 잠깐 들어보고 가겠습니다.
◇ 김현정> 포스코 전략대학의 박재희 석좌교수 연결해 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골프는 골프고 손자병법은 손자병법이지 어떻게 두 가지가 연결됩니까?
◆ 박재희> 글쎄요. 여러 가지 방법에 있어서 연결점을 찾아봤는데요. 결국 골프라는 것도 여러 가지 대상과의 싸움이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어서 같이 라운딩하는 사람과도 경쟁을 하고 아니면 그날의 기상 조건과도 경쟁을 하죠. 또 홀까지 가기 위한 지형적 조건도 정확히 알아야 되고.
아니면 그 코스를 설계한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야 하는. 어쩌면 골프를 치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한데 이런 골프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계시는데 그런 골프를 하면서 뭔가 인문학적인 손자병법을 통해서 하나의 전략을 갖고 또 그 전략과 지혜를 통해서 한번 골프를 쳐보면 어떨까 해서 연결점을 찾아봤습니다.
◇ 김현정> 그랬더니 대인기 강좌가 됐습니다. 이게 손자병법을 한마디로 줄인다면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그러니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로움에 처할 일이 없다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골프에서도 똑같이 적용이 되는 건가요?
◆ 박재희> 골프를 저는 골프를 잘 치지 못하지만 18홀을 돌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하나가 전부다 독특한 새로운 전쟁터인거죠. 그러니까 18번 홀에 나가서 얼마나 많은 승리를 올릴 것이냐를 고민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손자병법에서 굉장히 중요한 전쟁의 철학 중 하나가 100번 싸워서 100번 다 이기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그것이 더 많은 피해와 패배를 가지고 올 수 있다, 그러니 100번 싸워서 100번 다 안 지는 전쟁을 해야 된다는 얘기를 합니다. 이게 백전불태라고 하는 건데요. 그러니까 18홀을 돌면서 하나하나의 전쟁터에 나가서 이번 전쟁에 이기기보다는 지지 않는 게임을 하겠다라고 생각을 한다면 오히려 더 평정심을 갖고 정말 상대방을 정확히 분석하고 지지 않는 게임. 요즘 경영에서는 리스크매니지먼트라고 하지 않습니까? 인생도 마찬가지 같아요. 누구랑 싸워서 이기는 그런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든 나와 내 주변이 서로 다치지 않고 그리고 누구 하나 패배한다는 생각 없이 그 전쟁의 터 하나하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온전 전자, 이길 전자. 완벽한 승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또 손자병법에 보면 전장의 장수가 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를 강조하는데 골프에서도 이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는 건가요?
◆ 박재희> 골프에 나가서 손자병법의 다섯 가지 화두. 정말 이런 장군은 조직을 멸망시킨다라는 장군의 금기 다섯 가지가 있는데요. 첫번째, 원문을 얘기하면 필사가살야. 반드시 죽기만을 각오하고 덤벼드는 장군은 다 죽인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 김현정> 죽기 살기로 싸워서는 몽땅 죽는다 이런 얘기잖아요.
◆ 박재희> 그렇죠, 그렇죠. 그리고 두번째가 또 반드시 필생은 반드시 살기만을 각오하고 또 싸우면 역시 가로야라. 모든 조직의 구성원들을 포로로 만들게 할 것이다. 그러니까 죽든, 살든 이렇게 싸우지 말고 결국은 감정을 자제하고 분노를 억제하며 아주 지혜로운 전쟁을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세번째는 분속은 감오야라. 자기 분노에 못 이겨서 되지도 않는 전쟁에 빨리빨리 재촉하는 사람은 전체 조직이 다 수모를 당할 것이다.
◇ 김현정> 서두르면 낭패를 본다는 얘기예요.
◆ 박재희> 또, 네번째는 연별은 가유자라, 나 혼자 청렴하고 나 혼자 깨끗하다고 남의 평가에만 연연하는 장군을 만나면 전체 조직이 다 욕을 먹게 될 것이다.
◇ 김현정> 원칙만 고집해도 안 된다는 이야기예요.
◆ 박재희> 다섯번째는 전쟁터에 나선 장군이 애민은 가번냐라 누구 한 명을 살리려고 끼고 돌다가 전체 조직이 번거로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러니까 이번 홀에 애착을 가진 나머지 다른 홀까지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인데요. 글쎄요. 제가 이렇게 일부러 골프하고 손자병법을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라 결국 이론 속에는 감정을 추스르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좀 지혜로운 그런 삶의 방식을 찾는 것이 결국은 진정한 전략적 리더의 중요한 삶의 방식이 아닐까 싶어서 만들어본 겁니다.
◇ 김현정> 이게 골프 이야기만이 아니라 이 다섯 가지 원리가 정치에도 경영에도 우리 삶에도 다 적용이 되는 얘기네요.
◆ 박재희>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거예요. 대부분의 리더들이 골프를 치시니까 그분들한테 이런 인문학적인 콘텐츠나 철학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골프와 연관시키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분들이 골프를 잘 이해하고 계셔서 그 골프에 연관시키니까 그분들의 어떤 지도적 리더십이나 삶의 방식에 충분히 이해가 되는 그런 결론을 얻은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교수님, 동양철학 전공하고 예전부터 고전 강의 많이 하시던 인문학자신데 예전하고 비교해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는 거 느껴지십니까?
◆ 박재희> 이건 열풍이 아니라 광풍이라고 해야 합니다.
◇ 김현정> 그 정도인가요?
◆ 박재희> 여기저기서 문사철. 문학과 사학과 철학. 넘어서서 수없이 다양한 장르의 통섭의 기운이 분명히 한국에 뻗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왜 그런가요? 왜 그렇게 지금 한국이 인문학에 열광하고 광풍이 불고 있습니까?
◆ 박재희> 저는 첫번째로 요즘 같은 난세에는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화두가 가장 가슴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너무 빨리 변하고 너무나 복잡한 이 세상에서.
◆ 박재희> 그렇죠. 강론을 배워서 성공을 하고 이윤을 얻었지만 그 이윤이 지속적이지 못한 이유는 그 기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래서 기본을 담고 있는 정말 오래된 기본과 인문학에서 그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있는 것 같고요. 두번째는 이제는 통섭의 시대라고 그러잖아요. 내가 갖고 있는 그런 지식을 넘어서서 다른 분야까지. 특히 인문학은 참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잘 안 했던 분야였습니다. 그래서 이런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통해서 지평을 넘나드는 경계를 허무는 그런 통섭을 통해서 뭔가 본질적이고 새로운 창조적인 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들. 결국은 이런 인문학의 광풍이 저는 우리나라의 CEO들이나 우리나라의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의미로 인도할 것으로 봅니다.
◇ 김현정> 시간이 20초 남았는데요. 굉장히 많은 고전들 머리에 다 들어있으시잖아요. 그 중에 특별히 마음에 담고 있는 구절 딱 한 가지만 알려주신다면?
◆ 박재희> 골프에서 저는 이런 말은 알고 싶은 게, 외워야 할 게 우직지계입니다. 돌아가라, 우회하라. 즉 그것이 곧장 가는 것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우리가 보통 왜 빨리 가려고 하다 골프를 망치는 경우가 있어요. 인생도 마찬가지고요. 두 번 세 번의 그린에 올리려는 생각도 중요하지만 두 번, 세 번 끊어서 가는 것도 지금은 돌아가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나중에 가면 그것이 진정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전략이 우직지계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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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5(월) 박재희 포스코전략대학 석좌교수 "골프와 손자병법"
201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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