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5(월) 이병현 대사가 본 노르웨이 연쇄테러 "벼락같은 폭발음"
2011.07.25
조회 57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1.5Km 떨어진 대사관 "벼락같은 폭발음"
- 한국교민 피해 상황 없어
- 이민정책 증오감 극우주의자 범행
- "예외적 사건" 유사범죄 가능성 적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병현 주 노르웨이 대사

주말 사이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테러로 전세계가 경악했습니다. 지금까지 98명의 사망, 실종자가 발생했는데요.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는 “잔혹하지만 필요한 행동이었다” 이렇게 진술해서 사람들을 더 분노하게 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지금 분위기는 어떤지, 혹시라도 우리 교민들의 피해는 없는지 현지 연결해 보죠. 주 노르웨이 이병현 대사입니다.

◇ 김현정> 지금 오슬로 시간이 자정을 넘겼죠?

◆ 이병현> 그렇습니다. 새벽 1시 근방입니다.

◇ 김현정> 테러 발생 이틀이 지나갑니다만, 현지분위기는 여전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 같아요?

◆ 이병현> 일어날 수 없는, 그리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오슬로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충격과 비통함이 그만큼 더 큰 것 같습니다. 사건 발생현장인 오슬로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정부종합청사 부근, 그리고 우토야섬 부근 접근은 완전 차단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국경지대에서 경비는 좀 강화된 상황이고요. 또 출입국 절차 등이 강화됐습니다만. 항공, 철도, 버스 등 주요 대중교통은 정상적으로 운행 중인 상태입니다.

◇ 김현정> 대사님도 많이 놀라셨죠?

◆ 이병현> 저도 대사관에 있었습니다만, 처음에는 벼락이 치는 줄 알고 깜짝 놀랐었습니다. 워낙 그런 테러하고는 상관이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 김현정> 테러가 난 곳하고 대사관하고 가깝습니까?

◆ 이병현> 직선거리로는 1.5km 정도로 떨어졌다고 보입니다. 시민들이 너무 놀랐고. 시내에 평소보다 인적이 굉장히 드물었습니다. 주말 토요일, 일요일을 지나면서 시민들은 점차 일상생활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벼락치듯 큰 소리가 나고 나서 그 다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습니까?

◆ 이병현> 그 다음에 한 20분간 정도는 전혀 보도가 안 됐거든요. 그리고 사이렌이 울리고 경찰차들이 이동을 하고. 그때 벼락이 아니고 뭔가 큰 상황이 발생했구나, 이걸 직감적으로 알게 됐습니다.

◇ 김현정> 오슬로에서는 통 그런 일이 안 일어나잖아요? 그래서 더 놀랐을 것 같아요?

◆ 이병현>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예상되지 않은 그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사망, 실종자수가 98명, 정확히 사망자는 93명으로 보도가 되고 있던데. 혹시 추가 피해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까?

◆ 이병현> 일단 부상자 수도 96명 정도로 현재까지는 집계되고 있습니다만. 부상자 중에는 또 많은 중상자가 생겼고요. 또 아직 못 찾고 있는 실종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토야섬 부근 해역이랄지 또 정부청사 내의 수색도 완전히 안 끝났거든요. 청사 내 수색이 완료되면 사상자 수가 지금보다 좀 훨씬 더 많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 김현정> 지금 노르웨이의 우리 교민들은 얼마나 살고 있습니까?

◆ 이병현> 약 550명 정도로 지금 추산이 되고 있는데요. 대부분이 우리 수도 오슬로 인근에 거주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 교민은 전혀 피해가 없는 건가요?

◆ 이병현> 저희가 굉장히 고생,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사태 발생 직후에 전혀 연락이 안 되기 때문에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직접 방문을 해서 혹시 동양인이 입원해 있지 않느냐 물어보고. 그리고 그 후에 우리 경찰 당국은 핫라인이 개설이 돼서 저희가 접촉을 하고 해서 불행 중 다행입니다만, 아직까지 우리 국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김현정> 다행입니다.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시즌이라서 혹시라도 우리 여행객이 끼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지금까지는 한국인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이렇게 파악이 됐군요.

사건 내용을 잠깐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이 용의자 브레이빅. 아주 용의주도합니다. 오슬로 시청사에서 차량폭탄테러를 먼저 하고 그래서 관심을 돌린 후에 우토야섬이라는 곳에서 90명 넘는 대규모 학살을 벌인 건데요. 용의자가 두 범행 모두 확실히 시인을 한 상태인가요?

◆ 이병현> 현재까지는 총기난사사건, 그리고 또 정부종합청사 폭발사건. 이걸 본인이 했다고 순순히 자백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경찰에서는 아직 추가 공범이 있는지 그리고 또 좀 더 정확한 범행 동기랄지 그 배후에 대해서 계속 수사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의문이 생겼던 게, 우선 그 우토야섬이라는 곳에는 경찰서 같은 치안시설이 전혀 없었던 건가, 그러니까 경찰이 오슬로에서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손을 쓸 수 있는 게 없었던 건가, 이게 궁금하더라고요?

◆ 이병현> 우토야섬이라는 게 수도 오슬로에서 한 25-30km 정도 떨어진 조그마한 섬이거든요. 가로가 350m, 세로가 500m. 아주 조그만 섬이고 이 섬은 주로 휴양지입니다. 그래서 이런 곳에서 그런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리라고는 주재국 경찰 당국에서도 전혀 예상을 못했었죠.

◇ 김현정> 너무 조그마하니까, 그 안에 경찰서가 따로 있었을 리도 없군요?

◆ 0이병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섬이 그렇게 조그만 섬이고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데, 육지에서부터 출동하기까지 45분이나 걸렸는가, 신고부터 출동까지 말이죠, 이것도 의문스러워요?

◆ 이병현> 그 부분에 대해서 현지 언론에서는 노르웨이 국민들이 상당히 분개를 하고요. 경찰에서는 일단 잘못됐음을 시인은 하고 있습니다. 헬리콥터랄지 그런 군수지원이 바로 뒤따르지 못했다는 데 대해서 아쉬움을 갖고 있는데요. 의외로 노르웨이 국민들은 일단 경찰의 늑장 출동, 여기에 대한 분노 표시를 하기보다는 일단 사태를 수습하자, 이게 급선무가 아니냐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워낙 사망자가 많다 보니까 그것부터 정리하는데도 정신이 없다는 말씀이세요?

◆ 이병현> 네.

◇ 김현정> 그런데 대사님, 이렇게 치밀한 대규모 테러를 정말 혼자 저질렀는가, 이 부분도 또 하나의 의문점입니다. 이게 쉽게 믿어지지 않는데. 공범이 없는 건지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이병현> 일단 범인으로 체포된 브레이빅이라는 현행범은 아주 극우민족주의자, 극단주의자입니다. 그래서 그쪽 관련 단체에 가입해서 활발한 활동을 한 전력이 있고요. 그래서 현재 본인이 혼자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일부 목격자는 공범이 있었던 것 같다...

◇ 김현정> 목격자가 있다는 얘기는 그러면 청소년 캠프장에 참석했던 청소년들 중에 브레이빅 외에 다른 사람이 도와주는 걸 본 사람이 있다는 건가요?

◆ 이병현> 네, 그런 신고가 들어왔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경찰이 수사를 했는데요. 현재까지 경찰 수사 결과로는 그 부분에 대해서 공범에 대해서는 아직 존재를 찾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계속 그쪽에 혐의점을 두고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말씀?

◆ 이병현> 네, 전체적인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주재국 경찰 당국에서 관심을 가지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공범도 의심스럽고 또 어떤 국제테러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의심스러운 것이 브레이빅이 32살의 독신남이고요. 2009년부터 직업도 없이 테러만 준비했다는 이야기인데, 여러 가지 좀 의문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 이병현> 혹시 국제적인 연대조직이 있는지, 그런 부분도 주재국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장 궁금한 건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는가 인데, 앞에서도 잠깐 언급을 하셨습니다만, 처음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일 거라는 추측을 했습니다만, 정반대로 기독교 근본주의자에다가 인종차별주의자 이렇게 밝혀지고 있는 거죠?

◆ 이병현> 과거부터 우리로 말하면 극우정당, 아주 극우정당에 가입해서 활동도 했고요. 그런데 그 극우정당이라는 게 본인의 정치적 성향하고 맞지 않아요. 너무 유약하게 나온다, 그래서 거기를 탈퇴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노동당 정부가 여당이거든요, 집권당이거든요. 노동당 정부는 사실 이민정책이랄지 또 다민족 사회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적인 정책을 쓰고 있거든요. 그래서 범인, 브레이빅은 현 정부의 이민정책, 특히 이슬람권 출신 난민을 너무 많이 받아들인 데 대한 큰 적개심, 그리고 증오감을 품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노르웨이가 인종 갈등이 그렇게 심했습니까? 이민자 수는 얼마나 되는지요?

◆ 이병현> 전체적으로 구라파에서 최근 들어서 이민정책, 사회문제가 되고 있죠. 그렇지만 북구라파 국가들, 특히 노르웨이는 그런 부분에서 지금까지는 상당히 모범적인 나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인구가 480만 내지 500만으로 보고 있고, 여기에 약 10% 정도, 45만에서 50만 정도. 그중에서도 또 이슬람권 출신 이민자수는 약 17만에서 20만 정도로 보고 있어요.

◇ 김현정> 이민자가 전체의 10%가량이 되고. 꽤 많은 숫자군요?

◆ 이병현> 약 50만으로 치면, 약 17만-20만 정도가 이슬람권에서 온 이민으로 보는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이민자가 많았던 것은 지금 집권여당의 정책과도 연결이 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집권 여당의 청소년 캠프장을 테러의 목표로 삼았다, 이렇게 해석되고 있는 거군요?

◆ 이병현> 청소년 캠프는 지금 주재국 총리, 스톨텐베르크 총리가 아주 젊었을 때부터 아주 애착을 가지고 하는 엘리트 정치인 양성소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범인으로 봐서는 평소 증오심이라든지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그렇게 보여집니다.

◇ 김현정> 점점 다문화 사회가 되면서 생기는 어떤 갈등이 이번 테러의 씨앗이 됐다는 말씀인데요. 그래서 혹시 또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은 없는지 어떻게 보십니까?

◆ 이병현> 제가 보기에는 이게 굉장히 예외적인 사건이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반적인 인종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죠?

◆ 이병현> 제가 보기에는 그 부분에 있어서 가장 모범적으로 대처한 국가 중 하나가 노르웨이가 아닌가, 그렇게 지금 판단을 하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봐서 앞으로 이런 문제, 갈등이 더 심화된다든지 더 갈등이 재발한다든지 그런 쪽으로 가지 않을 것으로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네, 오늘 연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