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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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30년 레전드 올스타 1위
- 내 마음의 레전드는 장효조와 김시진
- 1군 감독 제안 몇 군데 있었다
- 언젠가 ‘여장 세리모니’ 보여드릴 터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SK와이번즈 이만수 2군감독
올해로 한국프로야구가 시작된 지 30주년이 됩니다. KBO 야구위원회가 팬 17만명과 언론인, 또 현역선수들한테 우리 야구계의 전설, 레전드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이런 설문조사를 했더니 SK와이번즈 2군감독 이만수 감독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별 중의 별, 이만수 감독을 모셔보죠. 이만수 감독님, 안녕하세요.
◆ 이만수> 안녕하세요.
◇ 김현정> 2위가 한대화 감독이고요. 3위가 장효조 감독, 뒤로도 선동렬 감독도 있고 쭉 있습니다. 1위를 하신 소감이 어떠세요?
◆ 이만수> 너무나 기쁘고요. 제일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먼저 은퇴한 많은 선배들과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레전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선후배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야구 600만 시대, 앞으로 나아가서 1000만 시대가 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겸손한 소감이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로 뽑힌 분들 중에 내가 1위가 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 이만수> 물론 다른 선수도 계속 한 길로 갔지만 저도 포수로서, 꾸준하게 또 많은 사람한테 이렇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옆집 아저씨, 그런 이미지 때문에 점수를 많이 얻은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개인적으로 이만수 감독의 레전드는 누구입니까?
◆ 이만수> 보니까 장효조 선배나 선동렬 선수, 그런 굉장한 선수들이 많이 있는데 제가 1위가 되는 바람에 선배들한테 고맙기도 하고, 무엇보다는 레전드 투표할 때 양준혁 선수가 1등으로 달리는 바람에 저도 당연하게 양준혁 선수가 1위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에 제가 1위가 돼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오늘 유난히 목소리가 아주 쩌렁쩌렁 하십니다. 제가 이만수 감독님하고 여러 번 인터뷰를 했는데 오늘처럼 목소리에 힘이 넘치신 적은 없으셨던 것 같아요.
◆ 이만수>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가장 존경하는 선배는 어떤 분이 계세요?
◆ 이만수> 제가 존경하는 분은 많이 있고요. 특히 앞에서 이야기했던 장효조 선배나 김시진 투수, 그런 분들이 자기 일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오늘까지 많은 팬들한테 사랑도 받고, 많은 후배들한테 존경을 받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한 분, 한 분 떠올려 보니까 정말 다 살아 있는 전설이네요. 레전드로 뽑힐 만합니다. 이만수 감독님도 물론이시고요. 제가 프로필을 잠시 읽어보면 82년 프로야구 원년에 삼성에 입단한 후 개막전에서 첫 안타와 홈런, 타점을 기록했고요. 그 후에 타율, 홈런, 타점 1위의 트리플 크라운, 그리고 100호 홈런까지 모두 다 최초 달성입니다. 거기다가 메이저리그 한국인 1호 코치.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다 최초였어요.
◆ 이만수> 너무 과찬이십니다. (웃음)
◇ 김현정> 야구인생 30년 가운데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면 언제가 떠오르세요?
◆ 이만수> 제가 가장 기뻤던 것은 프로야구 첫 개막전입니다. 제가 MBC청룡팀인데, 그 당시에 첫 안타, 첫 타점, 첫 홈런 친 것이 제 야구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기쁜 날이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생각하면 온몸에 전율과 소름이 쫙 오르는 순간이었겠어요?
◆ 이만수> 그렇죠. 제가 20대 초반으로 되돌아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감독님이 중학교 때 늦게 데뷔하셨잖아요. 그래서 그때부터 대학시절까지 11년 동안 평균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 나머지는 다 연습을 했다, 제가 그렇게 알고 있어요.
◆ 이만수> 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야구를 늦게 시작했고, 그 나이대가 14살입니다. 14살인데 10년을 내다보고 계획을 짰다는 것이 지금도 제 자신한테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아내도 제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도저히 믿을 수 없다, 정말 그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 그런 이야기를 하지만 또 하는 이야기가 많이 연습한 사람치고는 그렇게 야구 잘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많이 했으면 더 잘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 김현정> 사모님이 욕심이 많으시네요. (웃음)
◆ 이만수> 제가 생각해도 운동에 대한 소질보다는 노력형 입니다. 노력하다 보니까 그 정도 할 수 있었지, 제가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았더라면 평범한 선수가 되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몇 시간 주무세요?
◆ 이만수> 지금은 최소한 5시간 반에서 6시간 잡니다.
◇ 김현정> 지금도 그거밖에 안 주무십니까? 이제는 좀 주무셔도 되잖아요.
◆ 이만수> 그렇게 되어야 되는데 습관이 무서워서 그런지 새벽 한 5시 반 되면 눈을 뜨게 됩니다. 특히 요즘은 2군 감독을 하다 보니까 선수들을 정리하는 것이 너무 많고, 제가 또 글 쓰는 게 많다 보니까 잠을 그렇게 많이 못 자겠더라고요.
◇ 김현정> 이렇게 최고의 전설이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 많이 배웁니다. 반성도 하고요. 남부러울 게 없는 분인데 이런 분한테도 야구인생을 돌아봤을 때 슬펐던 기억 같은 게 있습니까?
◆ 이만수> 사실 굉장히 많습니다. 겉으로는 굉장히 화려한 것만 많이 비추어졌는데 미국 갔을 때만 해도 정말 좋게 말하면 명예퇴직고, 조금 나쁘게 하면 잘려서 제가 미국으로 도망갔습니다. 미국 가서 정말 언어도 제대로 되지 않고 문화도 다르고, 그렇게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훈련 끝나고 호텔로 돌아오면 샤워기를 틀어놓고 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많이 겪었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첫째가 신앙의 힘이고, 두 번째는 가족의 힘으로 우리 가족이 하나로 뭉치지 않았더라면 미국에서 굉장히 많이 힘들고 가정에 파탄이 오지 않았을까, 그 정도로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런 과정을 다 겪고 나니까 가정이 더 화목해지고 정말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믿을 수 있는 것은 가족밖에 없다, 그것을 많이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 김현정> 짧은 인터뷰지만 오늘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네요. 이만수 감독, 오늘은 선수로 만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국 생활을 정리를 하고 2007년에 SK 코치로 귀국을 하셨어요. 또 지금은 SK 2군 감독을 하고 계시는데 다른 구단에서 1군 감독 제의도 많이 받으시죠?
◆ 이만수> 그건 말하기 곤란합니다.
◇ 김현정> 곤란하시다고 하는 걸 보니까 많이 받으시는군요.
◆ 이만수> 몇 군데서 제의가 들어왔는데 제가 SK 팀에서 몸담고 있기 때문에, 이 팀에서 끝나는 그 순간까지 먼저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팀에서도 지도자 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김현정> 그게 언제쯤이 될까요? 언제쯤 1군 감독하십니까?
◆ 이만수> 그것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건 오로지 하느님만 아시고요. 저는 그런 날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안 떠나시는 이유는 SK 김성근 감독과의 어떤 의리 때문이실까요?
◆ 이만수> 아무래도 제가 지도자 하면서 제일 처음 SK와이번즈팀에 왔기 때문에요.
◇ 김현정> 그때 김성근 감독님이 이끌어주셨잖아요.
◆ 이만수> 그렇죠. 이 팀에 와서 김성근 감독님하고 SK와이번즈 구단하고의 관계도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제가 같이 했던 많은 우리 선수들 때문에, 하여튼 여기서 일단은 최선을 다해서 다음에 좋은 기회를 보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이번에 야구 레전드들이 다 모여서 하는 올스타전 경기도 참여하세요?
◆ 이만수> 네. 일단은 레전드 선수들이 다 모여서 팬을 위한 사인회를 합니다. 그 다음에 토요일에 팬들한테 인사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때는 모든 식구들이 잠실구장에 찾아옵니다. 그래서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힘이 들어가셨군요. (웃음) 감독님, 그런데 2007년에 1000만 관중 기념으로 속옷세리머니 하셨잖아요. 그때 반응이 대단했는데 이번에도 세리머니 준비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레전드 세리머니 같은 거요.
◆ 이만수> 이제는 제가 은퇴했습니다.
◇ 김현정> 세리머니 은퇴하셨습니까? (웃음)
◆ 이만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정말 팬들을 위해서 제가 하지 못한 것, 연지곤지 찍고 여장하고 그라운드에서 도는 그런 기회가 나중에 좋은 기회가 되면 한번 하겠습니다.
◇ 김현정> 나중에, 최고의 순간에 여장 세리모니, 연지곤지 찍고요. 기대가 되네요.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웃음) 지금 야구팬들이 SK 김광현 투수를 많이 걱정하고 계십니다. 김광현 투수의 몸 상태는 괜찮은가요?
◆ 이만수> 제가 볼 때는 김광현 선수는 거의 완치된 상태고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계시는데 그렇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사실 김광현 선수는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국보급 같은 대단한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김광현 선수가 조만간 빨리 그라운드에 서서 많은 팬들한테 작년 같은 멋진 모습, 다이내믹한 화려한 투구 폼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빨리 되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일본에 가 있는데 어떻게 전화 통화라도 해 보셨어요?
◆ 이만수> 전화 통화는 못하고 트레이너가 같이 가 있기 때문에 트레이너가 자주 저한테 연락하고 있습니다. 지금 몸 상태는 상당히 좋은 상태로 있습니다.
◇ 김현정> 연습도 열심히 하고 있는 거고요?
◆ 이만수> 지금 아무래도 재활쪽으로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볼은 아직 던지지 않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방송 혹시 들으실지 모르겠어요. 후배한테 한마디 해 주시죠.
◆ 이만수> 우리 김광현 선수, 용기 잃지 마시고 김광현 선수가 갖고 있는 활발한 성격 그대로 조만간에 빨리 만날 수 있도록 건투를 빕니다. 김광현 선수, 파이팅!
◇ 김현정> 김광현 선수가 꼭 좀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기운이 날 것 같아요. 30년간 우리 프로야구를 사랑해 준 팬들, 또 야구인 이만수를 사랑해 준 팬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시죠.
◆ 이만수>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야구는 팬이 없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우리 야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특히 우리 젊은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 주어야지만 우리나라 프로야구가 미국처럼 굉장한 스포츠, 나아가서 200년까지 많은 팬, 또 국민들한테 국민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프로야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청취자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요. 지금 SK가 1위 자리를 내주고 고전을 하고 있는데 올해 어떻게 1위를 다시 하는 건지, 자신 있습니까? 이런 질문이네요.
◆ 이만수> 자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2군 감독으로 있지만 우리 1군에 있는 선수들이 그동안 우승을 세 번 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돌파구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SK 선수를 많이 응원해 주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감독님, 내일 레전드 올스타 행사 잘 치르시고요.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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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7/22(금) 이만수 레전드 올스타1위, SK 2군감독 "샤워기 틀어놓고 울었다"
201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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