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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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주성재 교수(동해연구회)
바다에도 이름이 있습니다. 지중해, 북극해, 황해, 이렇게 사람처럼 이름이 있죠. 그렇다면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의 바다, 그러니까 우리가 동해라고 부르는 이 바다의 이름은 뭔가? 사실상 우리와 일본 수협이 겹치는 공해기 때문에 우리는 동해라고 부르고 일본은 일본해라고 각각 불러왔습니다. 그러면 이런 공해는 세계지도에 어떻게 표시해야 될까요? 두 나라가 합의를 해서 명칭 하나를 정하거나, 합의가 안 될 때는 두 표기를 모두 병기하는 게 원칙입니다. 그런데 지금 IHO 국제수로기구에서 지도 개정판을 만들면서 회원국들한테 의견을 물었더니 미국과 영국이 일본해로만 표기해야 된다, 이래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 짚어보죠. IHO 내에는 동해표기와 관련된 실무그룹이 만들어져 있는데요. 여기에 관여하시는 분, 경희대학교 지리학과 주성재 교수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지금 국제수로기구의 지도에는 뭐라고 표기가 돼 있는 건가요?
◆ 주성재> 현재, 일본의 ‘JAPAN SEA’라고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 이렇게 적혀 있었던 겁니까?
◆ 주성재> 국제수로기구는 해양업무의 국제표준화와 기술협력을 목적으로 1921년도에 설립됐습니다. 당시 우리는 일본 식민지 하에 있었고요. 이 일을 하다 보니까 전 세계 바다 경계와 이름을 정하는 게 필요했고 그 목적을 위해서 1929년도에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책자를 발간하게 됐습니다. 그 책자에 동 수역이 일본해로 표기된 겁니다.
◇ 김현정> 그때가 이제 식민지 시절이었으니까 그때는 일본이 이제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치고 그 후로 82년이 지났는데 왜 아직까지도 여태도 못 바꾸고 있는 건가요?
◆ 주성재> 우리나라가 IHO에 가입한 것은 1957년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근대화, 산업화를 겪으면서 표기문제까지 관심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992년도에 UN지명표준화의 총회가 있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우리가 동해표기문제를 제기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서 지금까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워낙 일본의 입김이 센 건가요, 그러면?
◆ 주성재> 우리는 그동안 20년 동안 동해표기 캠페인을 지속해 왔고 다방면으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설득하고 또 각국의 지명위원회를 찾아다니면서 우리 입장을 얘기하고 여러 가지 교섭을 하는 일들도 했습니다. 일본의 반응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 김현정> 이번에 개정판을 만들면서 또 이 바다명칭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회원국들한테 의견을 물었더니 미국과 영국이 공개적으로 일본해라고만 단독표기하는 게 맞다, 이렇게 지금 의견을 냈다는 거잖아요. 미국과 영국, 왜 이러는 겁니까?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 설득도 했는데.
◆ 주성재> 미국과 영국은 세계 각국 지명에 대해서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 지명위원회라는 게 있는데 이것이 설립된 지가 120여 년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지명개정원칙을 정해 왔고 전문가들이 봤을 때 동해수역에 대해서는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일본해가 적합한 표기다라고 판단을 해서 그것이 미국지명위원회의 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갔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은 한 실체에 대해서 하나의 지명만을 인정하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1지명 원칙, 이런 게 미국 자체적으로 있는 거군요?
◆ 주성재>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한테 억한 감정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자국의 그런 원칙이 있으니까 기왕이면 120년 동안 써왔던 일본해라는 게 익숙하니 그걸 쓰자, 이렇게 제안을 한 건가요?
◆ 주성재>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판정을 하기에는 공개적으로 일본해를 써야 된다라고 이렇게 주장한 것이라기보다도 그동안 지속해 온 원칙에 의해서 일본해가 기본적으로 표준지명이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사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인데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어떻게 미국이 이렇게 할 수 있느냐라고 좀 어찌 보면 과하게 반응하지 않나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데 과한 건 아니죠. 사실 미국이 1지명 원칙이 자국에 있다고 하더라도 IHO에서 만드는 지도는 전세계 회원국들이 공유하는 건데.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자국원칙이 그러니까 꼭 이렇게 해야 된다는 의견을 내는 건 너무한 것 같고 그리고 우리는 확실하게 동해라고 불러왔던 건데, 수백년 동안 말입니다. 이제 와서 이걸 일본해라고 쓰자면 하면 이건 그럼 이제는 동해로 해수욕 가는 게 아니라 일본해로 해수욕 가는 이상한 상황이 되거든요?.
◆ 주성재> 우리 민족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일본이 그동안 치밀하고 꾸준하게 물밑작업 해 오고 이런 건 아닌가요?
◆ 주성재> 우리가 항상 교섭을 하고 해외지명전문가들을 만나고 나면 바로 또 일본측에서 와서 다시 뒤집어놓고 가는 경우도 많이 발견됩니다. 바로 일본이 우리의 움직임에 대해서 치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그때마다 필요한 외교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최종결정이 언제 납니까?
◆ 주성재> 내년 4월달에 18차 총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실무그룹이 그때까지 활동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워킹그룹이 그동안 2년 동안 활동해 온 보고서를 채택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고 이것을 내년 4월에 논의해서 회원국들 앞에서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열 계획입니다.
◇ 김현정> 실무그룹에는 그럼 각 회원국들이 다 참여하는 건가요?
◆ 주성재> 80개 회원국이 있는데 그중에서 27개 나라가 해양과 바다의 경계 책자 발간 특별워킹그룹에 참여할 의사를 밝혀서 현재 27개국이 활동합니다.
◇ 김현정> 그럼 그 안에 있는 회원국들을 잘 우리가 설득한다면 이게 일본해로만 단독 표기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는 건가요?
◆ 주성재> 그렇습니다. 지금 그동안 많은 교섭을 해 왔고 외교채널을 통해서 해 왔고 그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한국과 일본 간에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실무그룹 참여국가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고 그것은 우리에게 굉장히 좋은 유리한 입장으로 작용한다고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도 이 워킹그룹 참여국뿐 아니라 IHO 회원국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해서 교섭을 확대를 해서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계속 전달하는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좀 긍정적으로 전망하세요, 어떠세요?
◆ 주성재>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일이고 지금 볼 때는 아마 일본의 단독표기로 동해표기를 완전히 무시한 상태로 그렇게 결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2002년도에 이 책자의 개정판이 회람이 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동해수역이 공란으로 해서 회람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일본이 반대해서 바로 철회가 되기는 했지만 우리는 그것을 일단 가장 기본적인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다른 회원국들도 그걸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떤 변화라도 있을 것이라고 다 예측을 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본이 치밀하게 그동안 작업을 많이 했군요. 그런데 지금 청취자들 질문이 들어오는데 이게 이름이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지 이름이 일본해가 된다고 해서 이게 일본 바다가 되고 그런 건 아닌 거죠?
◆ 주성재>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름이라는 것은 상당한 상징성이 있고 그 이름을 붙이는 사람,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문화와 정체성이 반영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특히 동해수역의 경우에는 몇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데 그중에 특정 국가의 이름을 사용해서 이름 붙이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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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0(수) 주성재 경희대학교 교수 "IHO 결의안-동해 명칭 병기가 옳다"
20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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