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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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경제위기, 2008년과 연관된 것
- 세계는 시간 싸움에서 졌다
- 우리 정부 재정지출 과도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
한국증시, 불명예 기록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제 코스피가 장중 184 포인트, 코스닥은 12%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911테러 때도 그랬고, 금융위기 때도 이렇게까지 무너지지는 않았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어제 미국 연준에서 2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만 이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이것도 궁금합니다. 이미 3년 전부터 이런 위기상황을 예견했던 분이 있어서 연결을 해 보려고 하는데요. 경원대학교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를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지난밤에 전 세계의 눈이 미국 연준에 쏠렸는데 예상을 하기로는 달러를 더 찍어내는 양적 완화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 이랬었는데, 그게 아니라 제로금리 정책을 택했네요?
◆ 홍종학> 그렇습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놓을 게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예상을 하고 있었고요. 시장의 예상과는 다르게 실제로 연준이 아무것도 안 내놓으니까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전의 연속이라고 그럴까요? 그러니까 미국 시장이 안 좋은데 미국의 국채가격은 자꾸 오르고, 또 연준은 대책이 별로 없다고 얘기를 하니까 오히려 더 반등을 하고, 시장의 상황이 굉장히 불안정하다, 이렇게 지금 볼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래서 급반등을 한 건가요? 그러면 제로금리 2년 유지, 이 정도 대책을 내놓은 것을 보면 우리가 괜찮구나, 이런 생각을 투자자들이 한 거예요?
◆ 홍종학> 지금 그렇게 분석들이 되고 있고요. 사실상 너무 많이 갑작스럽게 빠졌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 김현정> 그런데 홍 교수님은 3년 전부터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을 경고해 왔었다고요? 이게 무슨 말입니까?
◆ 홍종학> 제가 경고한 것은 아니고요. 당시 2008년 위기가 왔을 때...
◇ 김현정> 리먼 브러더스 상태를 말씀하시는 거죠.
◆ 홍종학> 그렇습니다. 그 당시 세계 경제위기가 왔고 그것이 세계대공황 이 후에 대침체라고 얘기할 정도로 굉장히 큰 위기였거든요. 그리고 보통 대지진이 오면 상당한 정도의 여진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정도의 경제위기라고 한다면 이건 쉽게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대공황 당시에도 말이죠. 10여 년째 계속 끌고 한 5, 6년 후에 다시 제2차 위기가 왔고요. 결국은 그것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이런 분석들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 2008년, 2009년에 저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학자들이 굉장히 조심해야 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얘기를 했고요. 지난 3년 동안 사실상 유럽 쪽에서 계속 이것이 진정이 안 되고 자꾸 퍼져나가는 상황 아니었습니까?
◇ 김현정> 계속 유럽 쪽은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다만 우리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아서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이 있었군요?
◆ 홍종학> 사실 그때 예상하기에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얘기를 했거든요. 재정정책을 하고 그 다음에 양적 완화를 해서 돈을 퍼붓는 이런 상황이 경제를 근본적으로 좋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나 성장이나 이런 거죠. 그런데 지금 미국도 아직 실업률이 9%거든요. 그러니까 전 세계적으로 시간과의 싸움에서 지고 있다, 이것이 시장의 공포를 높인 거죠.
◇ 김현정> 그런데 미국 정부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일단 2008년 사태 때와는 다르다, 그때보다는 괜찮은 상황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홍종학> 그런 면도 틀림없이 좀 있을 거고요. 그런데 저는 이 사태가 2008년하고 연관된 사태인데 마치 독립적인 것처럼, 새로운 일이 지금 발생하는 것처럼 분석하는 것 같아서 거기에는 동의하기 좀 어렵고요. 2008년도에 이런 저런 정책수단이 있었는데 그것이 지금 다 소진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이게 사실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더 큰 요인이거든요. 사실상 정부가, 세계 정부가 다 마찬가지인데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하는 것이 지금 시장의 불안을 자극하는 겁니다.
◇ 김현정> 쓸 수 있는 카드는 웬만한 건 다 썼다는 말씀이세요?
◆ 홍종학> 그렇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유럽은 자꾸 악화되고 있고요. 그동안 버팀목으로 생각해 왔던 중국도 그렇게 기대할 만한 게 별로 없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더 이상 저렇게 계속 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전 세계적으로 지금 기댈 데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죠.
◇ 김현정> 2008년에는 사실 미국 중심이었는데,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과 중국조차도 흔들리는, 어떻게 보면 더 안 좋은 상황일 수도 있겠네요?
◆ 홍종학> 그러니까 미래의 전망이 굉장히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것이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사실 경제에서는 불확실성이라는 게 가장 불안한 요소가 아닙니까?
◆ 홍종학> 그렇습니다. 이게 또 역설인데요. 그러니까 오늘처럼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겠구나, 이렇게 생각이 되면 그게 또 사람들한테 안정감을 주는 거거든요. 이제 언제까지 떨어질지 모르겠다, 이런 굉장한 불안함이 사람들로 하여금 투매를 하게 만드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저는 근본적으로 주식시장이 이렇게 변동하는 것은 사실상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니까 충격은 굉장히 크지만 이것이 이제 실물경제로 이어지느냐가 더 중요한 거지, 주식시장은 이미 그러한 상황에 대비해서는 너무 높이 올라가 있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번 미국 사태와 상관없이 우리 주가가 그동안 과열됐다는 지적, 거품이라는 지적을 계속해 왔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신 거죠?
◆ 홍종학> 특히 한국 같은 경우는 말이죠. 문제의 본질이 미국이나 유럽에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세계 경제침체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을 한다면 안정적으로 유지를 해서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거기에 대응을 해야 되겠다, 이렇게 준비를 해 왔어야 되는데요. 그게 아니고 한국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은 국가가 굉장히 돈을 많이 풀었고요. 정부도 엉뚱한데다가 돈을 많이 썼고요.
그러니까 경기부양을 위해서 정부가 토목사업을 굉장히 많이 했다거나, 부동산 경기부양을 위해서 여러 가지 규제완화를 했다거나, 그 다음에 한국은행이 저금리를 굉장히 많이 유지를 해 왔다거나, 이런 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한국은행이 직접적인 타격을 안 받았는데 굉장히 많은 돈을 풀고, 그 다음에 정부의 재정지출은 늘어나니까 주식시장은 거기에 반응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하지만 경제가 근본적으로 좋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말입니다.
◇ 김현정>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 주가가 올랐다는 말씀이세요?
◆ 홍종학> 그렇습니다. 그리고 외부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을 때, 그것이 예상 될 때는 주가가 높이 올라가면 오히려 더 많이 빠질 가능성이 있는 거죠. 오히려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그러니까 정부가 잘못 문제를 진단하고, 거기에다가 대책을 잘못 내놨기 때문에 지금 오히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 김현정> 외양만 좋았다, 이런 말씀이세요. 그러면 사실 지금 미국은 재정의 위기인데 우리의 재정건전성의 상태는 어떤가요?
◆ 홍종학> 한국의 경우는 아직 약간의 여유가 좀 있는데요. 더 중요한 문제는 다른 나라들은 다 진정국면에 들어선 부동산과 가계부채에서 한국은 거품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거든요. 사실상 이 문제가 터지게 되면 한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경제가 될 겁니다.
◇ 김현정> 부동산과 가계부채의 거품이 터지면 미국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요?
◆ 홍종학> 한국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죠. 정부에서 지난 3년간 재정을 굉장히 악화시켰거든요. 그 돈을 썼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에서는 실제로 일자리라든가 이런 데서 좋아지지 않고 있거든요. 서민들이 지금 피부에서 느껴지는 게 좋아지지 않고 있단 말이죠.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일자리는 좋아지지 않았고 그 다음에 인플레이션은 높아져서, 우리는 보통 고통지수라고 얘기하는데요. 실업률이나 인플레이션율을 더해서 고통지수는 굉장히 높아져 있는 상황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돈을 엉뚱한 데다 썼다는 거죠.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굉장히 줄어들었는데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부동산이라든가 가계부채라든가 이런 것들은 전 세계에서 지금 가장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손 쓸 방법이 있습니까?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 홍종학>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빨리 정책의 지향성을 바꿔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어떤 식으로 바꿔야 되는 건가요?
◆ 홍종학>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위기를 극복했다, 이런 것은 정말 엉뚱한 얘기입니다. 지금 상황을 보면 그렇게 할 것이 아니라 미래 경제가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니 우리는 충분히 거기에 대비를 해서 안정적으로 경제를 유지하겠다, 금리 같은 경우도 만약에 올려놨다면 지금 같아선 내릴 여지가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은행이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는, 스스로 몸을 묶어버린 상황이 됐단 말이죠.
◇ 김현정> 타이밍을 놓쳐버렸다는 말씀이군요. 오늘 증시가 빨간불이 켜져서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는데 개미 투자자들의 마음이 너무 얼어붙었습니다. 우리 실물 경제에 맞는 주가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 것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홍종학> 미국이 어쨌든 많이 올랐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일단 반등을 하겠죠. 그리고 저희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운데요. 다만 지금이 2008년도 상황까지 온 것이라고 보여 지거든요. 다시 위기를 겪는다, 이렇게 보면 되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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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0(수) 홍종학 경원대 교수 "한국, 부동산과 가계부채 터지면 위험"
20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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