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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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9(금) 개그맨 김병만 "달인 코너, 올해까지만..."
2011.08.19
조회 38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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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포기를 모르는 '실패의 달인'
- 평강공주 같은 배우자 만나고파
- 한국의 찰리채플린 꿈꾸며 노력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개그맨 김병만

우리나라에 참 여러 가지 달인이 있습니다만, 최고로 유명한 달인은 아마 개그맨 김병만 씨가 아닐까 싶은데요. 최근에 김병만 씨가 자전적 에세이를 발표해서 화제입니다. 개그맨이 자서전을 냈다는 것도 화제인데 이 초판으로 찍어낸 7000부가 이틀 만에 다 나갔다고 해서 더 화제입니다. 개그콘서트 '달인을 찾아서'의 개그맨 김병만씨를 직접 연결해 보죠.

◇ 김현정> 우선 책 출간 축하드립니다.

◆ 김병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실 상은 여러 번 탔지만 직접 책을 낸 것은 처음이죠?

◆ 김병만> 처음이죠.

◇ 김현정> 기분이 어떠세요?

◆ 김병만> 사실 그 책을 어렵게 쓸 정도로 제가 똑똑하지는 못하고요. 그냥 사실적으로 제가 이제까지 개그맨의 꿈을 갖고 지금까지 자라오고, 개그맨의 꿈을 가져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을 세세하게, 그냥 촌스러운 말들로 썼어요.

◇ 김현정> 어머님께 갖다드리니까 뭐라고 하세요?

◆ 김병만> 어머님은 아직 자세하게 모르세요. 시골에 멀리 좀 떨어져 계셔서요.

◇ 김현정> 이번 추석에 들고 가면 좋아하실 것 같은데요?

◆ 김병만>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못 가더라도 책과 용돈을 함께 보내야죠.(웃음)

◇ 김현정> 맞아요. 용돈이 같이 있어야 됩니다.(웃음) 책 제목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본인을 거북이라고 지칭을 한 건데 왜 거북이인가요?

◆ 김병만> 다른 동료 개그맨들처럼 말을 잘하고 끼가 있어서 무대에 서서 자신 있게 하지 못했어요. 개그맨이 되고 나서도 무대에 섰을 때 항상 긴장을 했어요. 남들 앞에서 정말 자신 있게 제가 느끼면서 했었던 건 지난 3년이고요. 그 전까지는 항상 긴장을 했었고 그 경험을 책에 세세하게 표현 한 거죠.

◇ 김현정> 거북이처럼 느릿느릿하게... 한 번에 확 뜬 스타가 아니잖아요?

◆ 김병만> 저는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아, 내가 스타성이 없나.' 그래서 스스로 '그래. 내가 이렇게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나의 어떤 코믹함도 알아주고, 나에게 큰 힘을 불어넣어줄 누군가가 나타나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포기 않고 이 무대에서 어떻게 해서든 짧은 시간이라도 존재를 하자. 매주 쉬지 말고, 그래서 열심히 좀 달려 가보자. 나는 거북이다. 엉금엉금 기어서 오래가자. 오래 걸어가다 보면 뭔가 좋은 일이 있겠지.' 했거든요.

◇ 김현정> 책 읽어보니까 정말 산전수전 다 겪었구나, 이런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방송국 공채시험 7번 떨어지고 돈이 없으니까 옥탑방, 대학로 소극장 무대, 지하창고 이런 데서 잠을 자고, 씻을 곳도 없어서 공중화장실에서 씻고 그러셨다면서요?

◆ 김병만> 그 상황은 정말 웃기는 상황이었어요. 예전에 샤워실이 없는 체육관에서 제가 먹고 자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름에 너무 더우니까 샤워를 해야 되는데, 새벽 3시쯤이 됐을 때, '이 시간쯤 되면 건물에 아무도 없겠지.' 생각을 하고 그 층에 있는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문이 확 열리더라고요. 자네 여기서 뭐하냐고. 저는 세면대에다 물 받아놓고 샤워하고 있었는데요. 무섭기보다는 창피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옷 다 벗고 샤워하고 계셨던 거군요?

◆ 김병만> 샤워할 때 다 벗고 샤워하잖아요. 그 순간에 아저씨가 빨리 가셨으면 좋겠는데 안 가시고 계속 뭐라 하시는 거죠. 저는 그런 마음, 그런 경험을 통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 김현정> 시도한 지 몇 년 만에 개그맨이 된 거예요?

◆ 김병만> 제가 21살 초에 올라왔으니까요. 지금 거의 16년 정도네요.

◇ 김현정> 달인코너 할 때마다 무슨 달인, 무슨 달인 이렇게 호칭이 붙잖아요. 지금까지 김병만 씨의 삶을 쭉 돌이켜봤을 때 김병만의 삶은 무슨 달인이었다, 이렇게 좀 정의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까요?

◆ 김병만> 포기를 모르는 달인. 실패 김병만.

◇ 김현정> (웃음) 실패 김병만 선생. 실패하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김병만 선생 이런 겁니까?

◆ 김병만> 다른 거 없고 그냥 좋아하니까 포기를 안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좋아하니까요.

◇ 김현정>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 참 부럽습니다. 실례지만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김병만> 올해 37살이요.

◇ 김현정> 결혼도 하셔야죠?

◆ 김병만> 결혼은 천천히요. 마음적인 여유가 됐을 때 하려고요.

◇ 김현정> 책에 보니까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리는 게 꿈이다, 이렇게 쓰셨던데 어머니는 얼른 김병만 씨가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걸 보고 싶지 않으실까요. 그게 효도 아닐까요?

◆ 김병만> 저희 어머니는 좀 독특하셔서 “야, 결혼은 최대한 늦게 하고 용돈은 최대한 많이 붙여라.” (웃음)

◇ 김현정> (웃음) 아주 현실적인 모자입니다. 언젠가 좋은 소식도 들릴 거라고 기대를 하겠습니다. 혹시 이상형이 이런 모습이면 참 좋겠다는 것이 있을까요?

◆ 김병만> 평강공주 같은 사람이 저한테는 정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바보를 장군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요. 제가 사회도 잘 모르고 또 귀가 팔랑귀예요. 여기저기 많이 휩쓸리고 그러다 보니까 저를 바로잡아주면서 또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제 이상형입니다.

◇ 김현정> 대화 나누면서 순수한 분이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꼭 평강공주 같은 분을 정말 만나야 될 것 같습니다. 달인이야기로 잠깐만 다시 돌아와서요.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도전은 어떤 건가요?

◆ 김병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무대 위에서 반응이 없을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어떤 거였죠?

◆ 김병만> 예전에 '김치만 만들어온 달인'을 해서 방송이 안 됐던 것도 있거든요. 무대 위에서 제가 웃기려고 올라갔는데 뻘쭘 했을 때가 가장 정신적으로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육체적으로 힘든 건 모르겠어요. 금방 잊혀지니까요.

◇ 김현정> 그러면 연습량이 가장 많았던 도전은 어떤 건가요?

◆ 김병만> 외줄타기 달인은 한 달 정도 했거든요. 외발자전거는 지금 두 달 이상 걸리고 있어요.

◇ 김현정> 이것은 꼭 도전해 보고 싶은데 아직 꿈만 꾸고 있는 도전도 있을까요?

◆ 김병만> 클라이밍의 달인이요. 그 다음에 카우보이들이 쓰는 채찍 있잖아요. 한 3m짜리 긴 거요. 그걸로 서커스에서 묘기도 부리고 하잖아요. 그런 것도 한번 연습 해 보려고 한국에서 구하니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외국에 주문을 해서 차에다 항상 싣고 다니면서 틈날 때마다 연습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외국에서 주문해서 이미 연습을 시작하셨어요?

◆ 김병만> 네. 틈이 날 때마다 계속 연습을 해서, 이게 완성이 됐을 때 무대에 올리는 것이고요.

◇ 김현정> 달인을 4년 했는데 얼마나 더 갈 수 있을까요?

◆ 김병만> 매주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는 거죠. 집중해서요.

◇ 김현정> 평생하고 싶다든지, 적어도 50살 까지는 하고 싶다든지 언제까지 했으면 좋겠다 하는 희망사항이 있지 않을까요?

◆ 김병만> 50살 까지 한다는 것은 정말 불가능합니다. (웃음) 올해까지만 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고, 아니면 또 코미디언으로써 계속 존재는 하지만 이 아이템은 올해까지 가도 좀 많이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올해까지 달인하고 나면, 그 다음에 어떤 코너 혹은 장르를 구상하고 계신가요?

◆ 김병만> 전통 코미디에 가까운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 김현정> 예전에 유머 1번지 같은 거요?

◆ 김병만> 예.그런 코미디를 저만의 색깔로 맞춰서 좀 하고 싶다, 이런 생각은 있죠.

◇ 김현정> 정말 김병만 씨, 기대가 되고요. 마지막으로 역사의 어떤 개그맨, 어떤 희극배우로 남고 싶으세요?

◆ 김병만> 우리가 찰리채플린을 기억하고 주성치를 기억하고 짐캐리를 기억하듯이 저도 외국 사람들이 봤을 때 대한민국에는 김병만이라는 코미디언이 있었구나, 그런 코미디언이 되고 싶죠.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 김현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언. 이렇게 노력하는데 안 될 리가 있겠습니까? 거북이인데 되죠.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하겠습니다. 너무 부담 갖지는 마시고요. 정말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달인 하시고, 이게 바위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는 내려놓고 푹 쉬세요. 그래도 박수 많이 보낼 겁니다.

◆ 김병만>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