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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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8(목) [2주기]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DJ, 10년 공든탑 무너졌다 개탄"
2011.08.18
조회 41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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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거 전, 민주주의 등 3대 위기 우려
- “야권 단결” 마지막 유지 기억해야
- '러시아에서 정상회담' 北제안 거절
- 이희호 여사, 평양방문 의지 강해
- 비공개 자료 정리중...조만간 공개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DJ 마지막 비서관'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긴 무수한 어록 중 하나를 꼽아봤습니다. 오늘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2주기인데요, 추모열기가 전국에서 뜨겁습니다. 대통령의 옆을 지킨 마지막 비서관, 김대중 평화센터의 최경환 공보실장 연결 해보죠.

◇ 김현정> 진작부터 다양한 추모행사가 이어져 왔던 것으로 압니다만, 오늘 예정된 일정들은 어떤게 있나요?

◆ 최경환> 잠시 후 10시에 동작동 현충원에서 추도식이 있고요. 묘소참배도 있고. 또 오후에는 국회에서 민주당 주관으로 추도식과 추모 토론회를, 전국적으로 오늘 40여 곳에서 다행한 행사들이 진행됩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미국의 뉴욕, 워싱턴, 시카고, 호주, 일본 이런 곳에서도 추모식이 예정돼 있는데요. 작년보다 더 많은 곳에서 추모열기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벌써 2년 됐어요. 누군가 돌아가시고 나면 어떤 시점, 어떤 상황마다 생각나는 부분이 다르기 마련인데요. 2011년 지금의 현실에서 돌이켜 보면 그분의 어떤 면이 생각나시고 어떤 가치가 떠오르십니까?

◆ 최경환> 현실적인 문제를 말씀드리면, 2년 전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에게 3대 위기가 왔다”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 김현정> 3대 위기가 뭔가요?

◆ 최경환> 민주주의의 위기, 서민경제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이렇게 세 가지를 말씀하셨는데. 그런 부분의 큰 변화가 없이 좀 더 악화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고요. 이런 점에서 돌아가셨지만, 그분이 생애 마지막에 말씀하신 유언들을 좀 되새겨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이게 다 안 좋아졌다고 보세요?

◆ 최경환> 특히 민주주의 위기 문제는 김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정치가 성장을 위한 정치만 해 왔다, 분배를 위한 정치를 할 때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복지나 이런 부분과 연관된 이야기이죠. 특히 우리나라가 빈곤한 성장이 계속 되면서 경제는 성장하지만 서민들은 많이 힘들고 그렇지 않습니까? 비정규직 문제, 이런 문제에 대해서 민주주의 차원에서 우리가 좀 정치권이나 시민사회가 특단의 각오를 해야 된다고 보고요.

남북관계는 말할 것도 없이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햇볕정책의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고 보고요.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보고요. 정치현실 측면에서는 야권의 화두가 돼 있는 통합문제, 김 대통령의 마지막 유지는 바로 야권의 단결과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말 대통령 말씀 그대로 옮기자면, 하나의 링을 만들어서 경쟁하는 1:1 구도를 만들어서 성공하는 이런 모습들을 민주당 지도자들이나 야권인사들, 굳이 김 대통령의 유지가 없더라도 역사적 소명을 갖고 일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김현정> 특히 남북관계 말입니다. 서거 직전까지도 가장 걱정하셨던 것 중에 하나가 남북관계라고 알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서 대통령직을 놓은 후에도 계속 노력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조금 소개할 만한 비사 같은 게 있을까요?

◆ 최경환> 특별히 비사 같은 것은 없고요. 이미 많이 공개되었던 일들이고요. 지금은 남북관계 추진에 있어서도 옛날 군부정부 시절처럼 숨겨놓고 비밀리에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많이 공개된 이야기이고. 비사는 제가 또 말할 위치도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당시 그렇게 북에다가 지원을 했는데, 우리가 햇볕정책을 폈는데, 지금 우리한테 돌아온 게 뭐냐, 퍼주기만 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만약 살아계셨다면 여기에 대해서 뭐라고 답하셨을까요?

◆ 최경환> 글쎄요, 저는 그런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데요. 개성공단이 만들어지고 금강산 관광이 이루어지고 또 많은 이산가족들이 만나고 북한이 개혁 개방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하는 건 어떻게 또 해석을 해야 합니까? 김 대통령의 햇볕정책이라는 것은 평화적으로 통일하자는 건데. 우리가 북한을 먹자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 위해서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조금 더 좋아지는 상황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잘 사는 형이 도와줘야 된다, 또 국제사회가 북한에 들어가서 경제를 일으켜야 된다, 그래야 우리에게 통일의 부담이 적어진다, 하는 원칙을 가지고 일을 하셨습니다.

◇ 김현정> 지금 상황을 보면 많이 답답해하시겠죠?.

◆ 최경환> 그렇죠. 돌아가시기 전에도 “10년 공든 탑이 무너졌다”라고 아주 개탄을 하셨는데요.

◇ 김현정> 6.15 정상회담 합의내용 중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서울답방을 약속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 최경환> 참 오래된 이야기인데요. 그때 북한 측의 의지는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2차 정상회담을 하자는 생각은 분명했는데요. 김정일 위원장이 오는 것을 상당히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북측에서는 러시아측에서 만나자, 이런 제안도 했었고요. 김 대통령께서 판문점이든 도라선이든, 서울에 오기 힘드시면 한반도에서 해야 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당시에는 그런 제안들, 러시아 측에서 만나자는 제안도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다시 못 만나고 떠나시고, 이희호 여사가 북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몇 차례 나타냈는데, 이건 왜 추진이 안 되는 건가요?

◆ 최경환> 작년 2010년 6.15 남북공동선언 10년 때, 북측에서 평양에 와서 10주년 기념식도 하고 학술토론회도 갖자는 제안이 있어서 추진되고 있었거든요. 그 뒤에 북핵문제다, 천안함, 연평도, 상황이 악화되면서 그걸 추진할 만한 상황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사님께서는 11년 전 평양에서 봤던 것도 다시 보고 싶고, 또 재작년 선거 때 김정일 위원장이 특사조문단을 보내주셨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한 감사표시도 하고, 또 지금 상황이 어려운데 당신의 방북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 한 역할이 된다면 해보고 싶어 하는 생각이 있으십니다. 지금 북한은 언제라도 오시라고 하고 있고. 다만 이제 우리 정부, 이명박 정부에서 허락이 있어야 되는 일이겠죠.

◇ 김현정> 불허한 것인가요? 요청은 해보셨는데 안 되는 것인가요?

◆ 최경환> 아직 요청할 내용은 아니고요. 상황들을 점검하고 협의를 하면서 해야 될 일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요청할 생각은 있으신 거죠?

◆ 최경환> 그런 상황들이 오면 가시겠다는 생각은 분명하시고요.

◇ 김현정> 건강은 괜찮으시고요?

◆ 최경환> 지금 연세가 90이신데요. 놀라울 정도로 건강이 좋으시고요. 여러 가지 활동도 하고 계십니다.

◇ 김현정> 노태우 전 대통령이 요즘 회고록을 내서 화제입니다. 읽어보셨어요, 혹시?

◆ 최경환> 읽어보지 않았지만, 내용은 좀 들었습니다.

◇ 김현정> 아직도 정리 안 된 사료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 최경환> 네,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혹시 회고록을 또 내실 생각이 없으신가요?

◆ 최경환> 대통령께서는 돌아가셨고요. 작년에 나온 자서전이 마지막 저술이 되고. 그게 마지막이 되는 거죠. 더 이상 낼 수 없는 노릇이죠.

◇ 김현정> 이런 얘기를 합니다. 노태우 회고록 안에도 숨겨졌던 비사, 그동안에 말 못했던 것들을 풀어놓으면서, 정치자금 얘기라든지 이런 것 말입니다. 그래서 화제를 뿌리고 있는데요. 혹시 그런 내용들이 있다면 이제는 좀 내놔도 되지 않겠느냐, 뭐 그런 게 있습니까?

◆ 최경환> 그런 정치적인 행적들, 부분들, 이번에 ‘김대중 연보’라는 책이 나왔는데 85년 생애에 9000여 일 내의 행적들을 다 기록한 책들이 나왔는데, 거기도 앞으로 많은 보완이 필요할 것이고 수록되지 않은 내용도 많습니다. 노태우 대통령 회고록 말씀하셨는데, 거기에 관련된 5.18에 대해서, 5월 17일 연행이 됐잖아요. 당시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던 모습들이나 당시 김 대통령이 수사 받으면서 소회를 기록한 자료들이나 이런 부분들, 그때 그런 절박했던 때의 자료들이 많이 있고요. 공개되지 않은 부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게 모아서 책이 나올 수 있겠군요?

◆ 최경환> 그렇습니다. 다시 정리하고 있고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연구자들이 정리를 하고 있고, 조만간 그것도 공개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마지막 비서관으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면 뭘까요?

◆ 최경환> 한마디로 배움입니다. 그 분의 정책, 사상, 철학, 많이 배웠습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생을 사는 태도, 또 생활에서 보여주신 것, 사람을 어떻게 사귀고 어떻게 책을 읽고, 메모하고, 말하기, 글쓰기, 이런 걸 구체적으로 배웠습니다. 스승이죠.

◇ 김현정> 네, 오늘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