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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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7(수)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런 정치하려고 저를 이기셨습니까"
2011.08.17
조회 69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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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색테러 분위기, 최고권력 책임
- '갈등통치술' 동원하고 있다
- 조 회장, 청문회로 안되면 국정조사
- 불법 밝혀지면 형사처벌 받아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청문회, 마침내 내일 열립니다. 특히 정동영 최고위원은 어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 정치생명을 걸고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국민 앞에 무릎 꿇리겠다”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직접 듣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입니다.

◇ 김현정> 진짜 괜찮으세요?

◆ 정동영> 네..

◇ 김현정> 제가 안부부터 묻지 않을 수가 없는 게, 광복절에 반값등록금 집회 참여했다가 보수단체 여성으로부터 욕설, 폭행을 당하셨어요. 제가 동영상을 보면서 이게 정말 2011년의 모습이 맞는가, 깜짝 놀랐습니다.

◆ 정동영> 보셨군요.

◇ 김현정> 어떠셨어요?

◆ 정동영> 그것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고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그런 백색테러 분위기라고 할까요? 우익폭력이 만연한 이런 분위기는 좀 걱정이 많이 됩니다. 금방 말씀처럼 2011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이 정도인가 하는 데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이 있는 거죠.

◇ 김현정> 얼마 전에 백기완 소장도 폭행을 당했고. 이게 우연인 건지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인지,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동영> 그 대목에 대해서 한마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저는 갈등통치로 봅니다. 그러니까 이 정권이 안다는 말이에요. 4대강 포함해서 민주주의의 실패, 남북의 실패, 이걸 가리기 위해서 언론도 막고 입도 막고 비판 막고 야당도 막고 날치기도 하고, 그런데 이게 잘 안 된다는 말이죠. 그래서 저는 갈등통치술을 동원했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박정희 정권 때는 지역갈등으로 이걸 통치에 이용했습니다. 그러니까 동서 간에 전라도, 경상도, 이런 지역 간, 그 전에는 없었지 않습니까? 이것을 조장해서 이것을 지원하고 해서 이걸 통치하는 데 써먹은 겁니다.

통치는 정치와 다릅니다. 통치는 지시하고 명령하고 뭐 이런 거죠. 그런데 이 정권이 해도 잘 안 되니까 민민갈등, 또 좌우갈등이 있는 것처럼 조장하고. 그러나 지금 좌우의 시대는 아니지 않습니까? 좌우는 없고 진보냐, 보수냐는 있죠. 그런데 이런 민민갈등을 부추기고 제도화해서 통치에 써먹는 걸로 보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폭력을 동원해서 통치를 하려면 민주주의는 필요 없게 되는 거죠. 따라서 이 백색테러의 책임자, 저는 1차 책임자는 치안책임자겠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최고권력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과를 해야 된다, 이렇게까지 보시는 거예요? 경찰청장은 물론이고.

◆ 정동영> 증거가 있죠. 저에 대한 뉴라이트인지 하는 보수단체, 이게 다 정부의 지원받는 단체라는 말이죠. 건전한 시민활동 하는 단체들은 다 끊어버리고. 이런 극우단체들, 어버이연합이니, 뭐 별의별 단체가 다 많은데. 이런 단체들이 백주 대낮에 백기완 선생, 80이 되신 어르신입니다. 또 부산에 갔던 희망버스 시민들, 버스에 올라와서 신분증 내놔라? 아니, 계엄령도 아니고 경찰도 아닌 일반 우익단체 회원들 행태를 누가 책임져야 하겠습니까? 당연히 최고책임자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그렇지만 이 여성을 무슨 정부가 사주를 해서 폭행을 해라, 이런 것도 아닌데요. 좀 무리하게 엮는 건 아닌가요?

◆ 정동영> 저는 그분도 짠한 생각이 듭니다. 본인이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지도 아마 모르는 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뒤에는 분명히 저는 교육하고 세뇌한 세력이 있고. 그것을 지원, 조장한 권력이 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그 여성은 연행조차 되지 않았다고요?

◆ 정동영> 그러니까 경찰이 어떤 조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우리 시민들이 받는 충격입니다. 예를 들어서 이 정권 비판하는 시위나 집회,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가진 시민들을 무차별로 연행하고 괴롭히고 이틀씩 경찰서에 가둬놓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에서 보면 여기에 뭔가 중요한 뒤에 뭐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자꾸 뒤에 있다는 말씀을 하시니까, 이게 어떤 증거를 가지고서 조금 더 조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의미인지 좀 궁금해지네요?

◆ 정동영> 개별적인 사안을 보지 말고 최근의 전반적인 흐름. 우익폭력, 용역폭력, 공권력폭력, 용산참사로부터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이런 폭력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겁을 주고 공포분위기를 조장하고 최근 들어서는 좌우갈등을 조장하는 이런 갈등통치술, 이것이 주범이다, 이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일단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청장 사과까지 필요하다, 이렇게도 보십니까?

◆ 정동영> 사과 가지고는 안 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국정운영기조를 바꿔야 합니다. 엊그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생발전 이야기했잖아요. 공생하려면 이런 것부터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된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경찰청장 퇴진? 이런 것까지도 상징적인 의미로 봅니까?

◆ 정동영> 저는 지난번 한진 사태만 갖고도 경찰청장은 100번이라도 해임할 사유가 발생했다고 봅니다. 어떻게 헌법상의 기본권, 거주 이전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신체의 자유를 억압하고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까? 이 정부에 계엄령 내렸습니까? 어떻게 이런 권력의 남용, 오용이 있을 수 있습니까? 대통령이 책임져야 합니다. 내각제 국가 같으면 이것, 정권 사퇴할 일입니다. 간단한 일이 아니죠.

◇ 김현정> 내일 조남호 회장 청문회 출석은 확실한가요?

◆ 정동영> 나오겠죠. 오십 며칠 해외에서 돌아와서 당당하게 정례오찬회는 없다, 이렇게 한 분인데. 내일 나오려고 귀국하지 않았겠습니까?

◇ 김현정> “조남호 회장을 국민 앞에 무릎 꿇리는 데 정치생명을 걸겠다.” 어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정치인이 정치생명을 언급할 정도의 사안인가요?

◆ 정동영> 저는 이것이 단순히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 만연한 이른바 재벌대기업의 국민 무시, 그리고 우리 사회 핵심적 과제인 양극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보는 거죠.

◇ 김현정> 상징적인 문제라고 보시는 거예요?

◆ 정동영> 네. 재벌대기업은 특수기업입니다. 헌법 위반이에요.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어떤 특수계급도 창설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조남호 회장, 똑같은 국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회 무시는 국민 무시기 때문에 심각한 것이고, 그 행태를 보면 한진중공업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사람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렇게 기업경영해도 되는 겁니까?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겠습니까?

◇ 김현정> 정치생명을 걸겠다,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 생각을 하고 계신 건가요?

◆ 정동영> 한진의 정리해고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은 부도덕하고 부당합니다. 이건 윤리적인 잣대도 잘못이지만, 실질적인 법의 잣대를 들여다 놔도 법을 오남용한 명백한 증거들이 있습니다. 청문회를 해야 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남겨두겠습니다만, 이런 걸 밝혀내서 조남호 회장이 이걸 인정하고 정리해고를 철회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국회가 할 일이고. 만일 계속 모르쇠, 또는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청문회 또 할 수 있습니다. 2차, 3차, 그리고 또 청문회로 도저히 이게, 지금 국세청에 자료를 내라고 해도 안 보내고, 또 노동부에 달라고 해도 안 주고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정조사권을 발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제로 가서 자료를 뒤지고 해서 이걸 밝혀내야죠.

한 가지만 말씀할게요. 조남호 회장이 1조 1000억 원을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투자하면서 현지 한진중공업 법인과 직거래하지 않았습니다. 1조 1000억 원을 홍콩 등 조세피난처를 통해서 돌렸습니다. 역외탈세의혹이 명백합니다. 국세청에 고발된 것도 있습니다. 국세청 조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걸 조사하는 게 국회의 입장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러면 형사처벌까지 가야 될 사안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 정동영> 밝혀지면 당연히 형사처벌 받아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이라고 해서 법 위에 있지 않습니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해야 하고. 지난번에 삼성 이건희 특별사면한 것에 대해서 얼마나 분개했습니까? 법 앞에 평등해야 합니다.

◇ 김현정> 정리해고 철회 정도가 아니라 수사를 통해서, 뭔가 증거를 잡고 계시는 거군요? 형사처벌까지도 갈 수 있는?

◆ 정동영> 국세청에 자료를 내면 명백하게 조 회장의 그런 비리 혐의가 밝혀지리라고 봅니다.

◇ 김현정> 나름대로는 조 회장도 중재안 같은 걸 제시는 했어요. “22개월 임금을 위로금으로 지급할 거고 3년 내 경영정상화되면 퇴직자도 재고용하겠다” 여기에 진정성이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동영> 지역발전기금, 또 무슨 학자금? 지금 정리해고로 잘린 직원들이 3년차, 5년차, 6년차. 아이들이 한 살짜리 돌잡이거나 초등학생입니다. 학자금 받으려면 10년 뒤에나 받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이죠. 기업발전기금하고 학자금 합치면 지금 남아 있는 정리해고자 94명의 몇 년 치 봉급입니다. 이게 앞뒤가 안 맞죠.

◇ 김현정> 어제 제가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하고 인터뷰를 했는데요. 한진중공업 문제도 질문을 했습니다. 공생발전의 차원에서 말이죠. 그런데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다, 정부가 개입할 일은 아니다” 선을 분명히 그었습니다. 혹시 정부도 나서야 될 일이라고 보시는 건지요?

◆ 정동영> 정부가 왜 존재합니까? 당사자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정부의 존재 이유가 뭡니까? 그 문제의 발단이 뭔지, 해결할 방법은 없는지, 이것이 정치의 존재 이유이죠. 또 국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 김현정> 시간이 얼마 안 남았습니다만, 이 질문 하나만 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현장 위주로 다니면서 가슴에 맺힌 이야기가 많으신 것 같아요, 지금 이야기해 보니까. 이명박 대통령 독대하신 지 오래 되셨죠?

◆ 정동영> 뵌 적이 없죠.

◇ 김현정> 만약 직접 일대 일로 만난다면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으십니까?

◆ 정동영> “이런 정치하려고 저를 이겼습니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정치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지금 이 대통령께서는 정치를 한 적이 없습니다. 정치를 하면 수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남아 있는 1년 반이라도 정치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정치와 통치는 다릅니다. 국민은 지도자를 닮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국민을 닮는 지도자가 되십시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