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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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6(화) 손주환 전 공보처 장관 "노태우 회고록, 5.18 폄훼론은 오해"
20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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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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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금고에 100억 이상 남긴건 '사실'
- 무덤까지 갖고갈 정치 사안 더 있어
- "5.18 민주화운동" 본질에 의심 없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주환 전 공보처 장관 (노태우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 총괄지휘)


노태우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연일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선후보에게 대선자금으로 3000억 원을 건넸다, 또 5. 18의 진범은 유언비어다, 이런 부분들인데요. 특히 5.18에 대한 기술이 민주화운동을 폄하한 게 아니냐며 민주화운동 진영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명을 들어야겠습니다. 당사자인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금 대화조차 힘든 상황이니까 이 책의 출간을 총괄 지휘한 분, 대통령 퇴임 후에도 줄곧 보좌를 해 온 분입니다. 손주환 전 공보처장관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우선 노태우 전 대통령 병환이 어떤가요?

◆ 손주환> 지금 말씀을 거의 못하시고 거동이 대단히 불편하십니다. 그러나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은 아주 좋고 정상입니다.

◇ 김현정> 병명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손주환> 서울대 의료진들로부터 굉장히 희귀한 병으로 들었고, 굉장히 전문적인 거라서 저도 기억을 못하고 있습니다. 엄청 희귀한 병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측근들 중에서는 화병이 쌓인 게 원인이 됐다, 이런 이야기들도 하시던데요?

◆ 손주환> 그런 얘기들이 많이 있죠. 엄청난 치적을 남기신 분인데요. 비자금 문제로 그 치적이 현재로도 가려져 있어서 아무리 인내심이 강한 분이고 잘 참는 분이라 하더라도 생각할수록 가슴이 치밀어 오르는 게 있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우리가 다 가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 김현정>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이 지금도 있으시다는 말씀인가요?

◆ 손주환> 우리 노태우 대통령께서는 내 다음 대통령으로 군 출신 인사가 아니고, 순수 민간 출신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계시면서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민정계의 거센 반발을 무마를 하시면서 엄청 노력을 하셨죠. 그 당시 정치문화, 정치행태였었는데, 다음 정부가 들어와서 이것을 굳이 문제로 삼아 구속도 되고 또 2년여의 수감생활도 하시고 해서 당사자로서는 여러 가지로 착잡한 심정이 아니었겠습니까?

◇ 김현정> 민간인이 대통령을 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지원을 하고 3000억 원도 건넸다고 지금 회고록에서 밝히셨어요. 그러자 김영삼 전 대통령 측에서는 단 한 푼도 받은 바가 없다, 저의가 도대체 뭐냐, 이렇게 반문을 하는데요?

◆ 손주환> 이생을 정리하시는 회고록을 내시면서 역사의 증언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잘못 언급이 됐거나 잘못 기록되었다, 또는 잘못된 기억으로 말씀을 하셨다, 이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이 부분에 대한 녹취록도 지금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녹취록의 정확히 내용이 뭡니까?

◆ 손주환> 글쎄, 그 부분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보안상의 이유로 청와대의 수석들이 통화하는 것, 그리고 대통령의 통화내용의 이런 것을 경호실에서 전부 다 녹음을 했습니다.

◇ 김현정> 노태우 전 대통령이 마치 회고록에 거짓말을 쓴 것처럼 지금 상황이 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그 녹취록을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손주환> 공개를 할 때냐, 안 할 때냐 거기까지는 지금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 김현정> 3000억 원 외에도 청와대 금고에 100억 원을 넣어놓고 왔다, 이런 내용도 회고록에 있던데요. 이 부분도 사실인가요?

◆ 손주환> 그것은 제가 자신 있게 사실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께서 당선되시고 난 이후에 한 번도 청와대를 방문 하시지를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노태우 대통령께서는 남은 통치자금 처리문제도 의논 할 시간을 갖질 못한 것이죠. 그 금고는 비밀서류금고입니다. 거기에 100억 원 이상 되는 돈을 두고 나오셨다는 말씀을 저는 퇴임 후에 여러 번 들었어요.

◇ 김현정> 노태우 전 대통령이 메모해 놓은 분량이 대학노트로 30권 가량 된다고 들었는데요. 그런데 아직 밝힐 때가 되지 않아서 이번 회고록에 넣지 않은 내용도 있다고요. 사실입니까?

◆ 손주환> 사실이에요. 그러니까 공직에 계셨던 분들은 영원히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될 직무상의 비밀도 있고 정치자금과 관련된 내용일 수가 있고요. 또 다른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된 내용일 수도 있기 때문에 그 3000억 원을 기준으로 해서 이보다 더 비중이 높다, 또는 이보다 더 비중이 낮다, 이렇게 평가하기는 좀 어려운 일이다, 이런 말로 이해를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세상에 나왔을 때는 굉장히 논란이 되고 민감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군요. 그 이야기도 그럼 때가 되면 언젠가는 내실 수도 있는 걸까요?

◆ 손주환> 그것은 좀 더 두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회고록 중에 대선자금에 관한 내용 외에 또 하나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이 5.18은 유언비어가 진범이었다, 이렇게 기술을 한 부분입니다.

◆ 손주환> 그 얘기를 거두절미해서 유언비어 하나만 딱 드러내면 오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께서 당선 이 후에 민주화합추진위원회라는 민화위를 구성 하셨습니다. 5. 18사태는 광주 학생과 시민들의 민주화합 노력으로 볼 수가 있다, 이렇게 민화위가 결론을 내고 노태우 대통령께서 그것을 인정 하신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광주사태를 민주화 운동, 민주화 노력의 일환으로 보셨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입니다.

◇ 김현정> 이 책 246페이지를 읽어보면 말이죠.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였다고 생각한다.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 무지막지한 군인이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잘라냈다. 처녀의 젖가슴을 도려냈다는 유언비어가 사실인양 퍼져갔고, 그래서 광주 시민들이 치를 떨면서 무기고를 탈취하고 군과 대항하게 된 것이다. 그게 5.18이다.” 이렇게 써 있습니다. 회고록에는 왜 그렇게 쓰셨을까요?

◆ 손주환> 그러니까 당시 광주사태의 본질은 민주화노력이었는데 무기고가 탈취 되고, 그 무기를 지닌 일부가 무력대치가 되고, 이런 극단적인 상황으로 확대가 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의 주장이 나오는 겁니다.

◇ 김현정> 그 중에 하나가 유언비어 때문에 시작은 민주화였지만, 사태가 악화된 것은 유언비어 때문이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 손주환>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광주시민들이 굉장히 분노하는 부분은 그 유언비어라는 부분인데요. 무지막지한 군인이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처녀의 젖가슴을 도려내고 굉장히 잔혹하게 진압을 했다는 부분은 지금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식문서가 확인해 준 자료만 봐도 학생이었던 김부열 군은 머리와 가슴 부분이 절단된 채 발견됐고, 19살 손용례 양은 좌 유방부 좌창, 또 그 외 10대들 14살, 15살 이런 학생들이 총상당하고 대검에 찔린 기록들이 수두룩하게 나오는데요. 이것을 유언비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게 폄하하고 축소하는 것이 아닌가요?

◆ 손주환> 지금 그것을 그렇게 해석을 하시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요. 그렇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참혹한 모습으로 희생된 희생자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없는 게 아니고 말이죠. 그런데 초기에 학생과 시민들의 감정을 촉발시킨 대표적 유언비어 하나가 경상도 군인이 전라도 사람들을 어떻게 하러 왔다는 것, 그건 확실하게 사실이 아니거든요. 사실 아닌 유언비어를 퍼뜨려서 거리에 더 많은 인원이 쏟아져 나오고, 이것이 과격 행동으로 확산이 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이 됐다는 것이 좀 강조 해석된 것뿐이지, 민주화운동의 본질에 대해서 입장이 달라졌었다든가 하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좀 확실히 이해를 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입니다.

◇ 김현정>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고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였다고 하시면서 경상도 군인이야기, 그 다음에 임산부의 배를 가르고 처녀 젖가슴을 도려내는 이런 진압이 유언비어였던 것처럼 기술을 하게 되니까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도 회고록에 쓰셨으면 좋았을 때 텐데요?

◆ 손주환> 민주화운동에 나선 광주의 학생과 시민들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정부로서 해야 할 일을 성의를 다해서 했던 분이 우리 노태우 대통령님이시라고 하는 점을 우리 국민들이 이해를 좀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을 인정하셨다면 어쨌든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신 분이니까, 이런 논란이 될 애매한 표현 대신 사과를 했어야 되는 게 아닌가요?

◆ 손주환> 취임하시고 광주를 제일 먼저 초도순시 지역으로 선택을 하신 겁니다. 거기에 가셔서 광주시민들에게 광주사태가 아니라 민주화를 위한 노력이었다는 말씀을 하시고 피해자 조사, 그리고 보상, 이런 문제들이 쭉 이어진 겁니다. 그보다 더 사과하고 광주 시민들에게 성의를 표시한 게 어디 있습니까? 무슨 말이 소용 있습니까? 행동으로 다 보여주셨는데요. 큰 그림의 이해를 잘못하고 그렇게 오해한다는 것은 가슴 열린 판단이라고 보기는 좀 어렵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대선자금 문제라든지, 5.18문제라든지 이런 시대의 논란들을 좀 건강할 때 꺼내놓고 토론을 했으면 어땠을까, 이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화조차 불가능한 상태에서 이렇게 책이 나온 게 좀 늦은 게 아닌가,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손주환 전 장관님, 오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