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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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남 통영 거주 박철명 씨
여러분 르망 자동차 기억하십니까? 요즘에는 쉽게 찾아볼 수도 없고요, 이름도 가물가물 한 그런 차인데. 이 르망 승용차를 25년째 몰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주행거리만 해도 무려 100만 킬로미터. 지구를 25바퀴나 돈 셈인데요. 그럼에도 아직까지 새차 못지않은 힘과 성능을 자랑한다고 해서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 놓치고 갈 수 없죠. 경남 통영에 사는 박철명 씨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박 선생님, 안녕하세요. 그 르망을 구입하신 게 몇 년도이신가요?
◆ 박철명> 87년 정도 되는 거 같아요.
◇ 김현정> 얼마 주고 구입하셨어요?
◆ 박철명> 그때 당시 내가 기억이 하도 안 나서 생각을 해 보니까 그때 당시에는 포니가 한 430만원, 이게 680에서 700정도 되나봐요.
◇ 김현정> 그 당시에는 고가였네요. 가장 궁금한 질문 하나, 잘 달립니까? (웃음)
◆ 박철명> 잘 나가죠.
◇ 김현정> 그러면 고속도로에서 시속 110km 이렇게 밟아보셨어요?
◆ 박철명> 110km 고속도로지만 저는 7, 80이km 외에는 안 밟으니까.
◇ 김현정> 그 정도 달릴 때는 괜찮습니까?
◆ 박철명> 네, 괜찮습니다. 아무 이상 없습니다.
◇ 김현정> 사진 보니까 차 색깔이 빨간색이에요.
25년 된 르망에다가 빨간색 차. 차 몰고 다니면 다 쳐다 볼 것 같은데 어떤 반응들입니까?
◆ 박철명> 시골 같은 데는 더구나 새로운 신차들을 많이 봐도 별로라고 보는데 이 차는 지금 30대 초 되는 친구들은 차종 자체를 몰라요. 이 차 나올 때는 나이가 6살, 7살밖에 안 되니까. 그러다 보니까 차 대놓으면 이 차가 어느 나라차냐고 묻는 질문이 많아요.
그러면 앞에 대우 마크 있지 않느냐 이러면, ‘아, 그러냐고 우리나라도 이런 차가 나오냐고.’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아보고 그래요.
◇ 김현정> 우리나라도 이런 차를 새로 냈어요? 빈티지 차인가요?
◆ 박철명> 심지어는 나이든 아주머니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어느 나라 차냐고 많이 물어보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럴 수밖에 없죠. 25년 된 차가 아직까지 달릴 거라고는 많이들 상상 못 하니까, 그러면 직장동료들은 뭐라고 하세요?
◆ 박철명> 직장동료들은 그 차를 살 때 당시에 봤던 사람이 25년 세월이 흘렀지만 형님, 이 차를 아직까지 타고 다니냐고 해요. 형님 대단하다고 그런 이야기 많이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정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런데 보통 여유돈이 된다면 10년쯤 타면 이런 저런 이유로 차를 바꿀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보통이거든요. 그런데 박철명 씨는 여건이 안 되신 거예요, 다른 이유가 있으신 거예요?
◆ 박철명> 제가 이 차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있습니다. 제가 이 차를 구입할 당시에는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녔었는데 그 차로 하여금, 아내, 두 아들 전부 다 이 르망차로 도로주행연습을 해서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게 하고 그 다음에 주위 사람들이 차를 안 바꾸냐 물어보면 저는 이 차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한 30년을 채우겠다고 이런 말만 하고 타고 다닙니다.
◇ 김현정> 모든 추억이 다 거기 담겨 있는 거예요. 차와 함께 울고 웃고, 아이들 유치원 보내고, 초등학교 보내고, 대학 졸업시키고 이런 추억들이 그런데 박철명 씨, 아버님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시지만 가족들 생각은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빠, 창피해요.” 이렇지는 않아요?
◆ 박철명> 그런데 우리 아이들을 어려서부터 그런 과정 보니까 절대로 이 차를 똥차인데 차를 왜 안 바꾸냐, 이런 말을 한마디 한 적도 없고, 아이들이 커가면서도 자기들도 나이가 서른이니까 직장 다니면서 차를 가지고 다니잖아요. 그러면 어릴 적에 부모님들에게서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숙지해서 아주 닦고 아끼고 잘하는 거 보면 마음 속으로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정말 그 아버지에 그 자식들입니다. 제 차도 한 11년이 됐거든요. 이미 잔고장이 시작이 됐어요. 25년 된 차는 고장은 없습니까? 조금 문제도 있을 거 같기도 한데.
◆ 박철명> 고장은 하기 나름인데, 차나 사람이나 젊은 시절에 자기 몸을 낭비하면 빨리 망가지고 빨리 늙고 차도 특별한 보약을 먹는 차가 아니잖아요? 아침, 저녁으로 매일 체크하고 기본적인 게 물, 오일, 온도, 공기청정기. 이런 것을 잘 체크를 하니까 큰 문제가 없더라고요.
◇ 김현정> 그것을 매일 체크하세요?
◆ 박철명> 하루 한 번씩 보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보고 한 달에 보통 10번 정도 보면 되죠.
◇ 김현정> 한달에 10번이을 공기청정기, 물, 오일 이런 걸 관리하시는 거예요?
◆ 박철명> 그게 생명이니까.
◇ 김현정> 아무래도 단종 된 부품 같은 게 있잖아요. 25년 전 르망의 부품은 어떻게 조달을 하십니까?
◆ 박철명> 그 차는 제가 10년 전부터 이 차를 30년 정도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에 옛날에 개발되지 않은 서울 시내라도 오래된 가게가 있어요, 대우자동차 부품센터.
그런 데를 제가 관심을 갖고 들러보면 거기 들려서 이 차종이 있느냐 하면 무조건 돈 관계없이 서로 계속 보관을 하고 있죠.
◇ 김현정> 10년 전부터 30년을 목표로 해서 하나 하나 모아오셨어요.
그러면 직접 부품을 갈 수 있습니까?
◆ 박철명> 네, 그건 기본이죠.
◇ 김현정> (웃음) 정말 전문가시네요. 부품을 창고 한쪽에 쌓아놓고 직접 갈아가면서 25년을.
혹시 오늘 이 방송 듣고 만약 어떤 분이 연락을 하셔서 혹시, 대우차 관계자일 수도 있고 저한테 그 르망 좀 파시죠, 이런다면 얼마나 받으셔야돼요?
◆ 박철명> 그건 돈하고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내 마음이 담겨 있으니까 저는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고 그냥 우리나라에 차 역사가 너무 없어서 제 차 하나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차도 한 3, 40년이 되어도 이렇게 깨끗한 차로 한번 기록을 내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제가 마음을 먹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몇 년 정도 목표로 삼고 있으세요?
◆ 박철명> 앞으로 30년에서 35년.
◇ 김현정> 30에서 35년은 타서 그냥 타는 정도가 아니라 사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정말 깨끗합니다. 새로 나온 외제차냐 할 정도로.
◆ 박철명> 제가 통영의 시골이지만 시골 내 마을로 가면 노인분들이 아저씨 이 차 새차로 뽑아오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 김현정> 요즘 우리나라처럼 차 쉽게 바꾸는 국민 없잖아요. 신분 과시용으로 여겨지는 이런 분위기가 있는데. 오늘 박철명 씨 이야기, 뜨끔한 분들도 많을 거고요, 교훈을 얻은 분들도 많을 거 같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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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2(금) 25년째 100만㎞ 달린 '쌩쌩' 승용차-박철명 씨
20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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