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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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해
- 신기록 달성 앞두고 가장 힘들어
- 야구 포기할 생각도 여러번
- 언제나 노력하는 선수로 기억되고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넥센 히어로즈 심수창 투수
무려 2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투수가 있습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연패 투수라는 불명예 기록을 가지고 있던 선수, 넥센 히어로즈의 심수창 선수. 심 선수가 마침내 승리 투수가 됐습니다. 무려 18연패, 786일 만에 이루어낸 그야말로 감격의 승리였는데요. 그동안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까요. 그간의 이야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김현정> 심수창 선수 축하드립니다.
◆ 심수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제는 푹 잤어요?
◆ 심수창> 오히려 잘 줄 알았는데, 기분도 좋고 좀 어벙벙해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 김현정> 축하메시지, 전화도 많이 받으셨죠?
◆ 심수창> 네, 엄청 많이 받았어요. 메시지가 200-300통 온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승리가 확정된 순간, 누구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랐습니까?
◆ 심수창> 부모님 얼굴이 제일 먼저 떠올렸습니다.
◇ 김현정> 아버님이 아마추어 야구심판이시잖아요. 그래서 그동안 심정을 알기 때문에 속으로는 속상해도 표현도 못 하고 그러셨을 것 같아요?
◆ 심수창> 집에 들어가면 그날 경기를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막 신경질이 나는 거예요, 그러면 안 되는데 막 짜증도 내고. 아버지는 또 말씀을 하시다가 방으로 들어가시고 집안 분위기도 안 좋아지고 그랬었어요. 그래도 어제는 행복했어요.
◇ 김현정> 첫 말씀이 뭐였어요?
◆ 심수창> 수고했다고. 어제 경기 보면서 엄마가 많이 울었다...
◇ 김현정> 화요일 경기에서 7과 3분의 2이닝 던지고 들어갔죠. 들어가면서 마지막 던졌던 공을 챙겨갔어요. 그건 왜 그러신 거예요?
◆ 심수창> 트레이드 돼서 첫 승이라 의미가 깊고. 선수들의 혼신을 담은 공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그때도 이미 승리 예감이 있었던 거군요?
◆ 심수창> 너무 선수들이 집중하고, 공 하나하나에. 다들 긴장하고 떨린다고 얘기 하니까 멋진 경기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팀 전체가 똘똘 뭉쳐서. 팀 승리도 승리지만 심수창 투수 1승 만들어주자, 이런 분위기가 있었던 모양이에요?
◆ 심수창> 엄청 많았죠. 엄청.
◇ 김현정> 눈에서 불이 났습니까, 경기할 때?
◆ 심수창> 정말 수비들도 공 하나하나에 긴장되고 떨린다고.
◇ 김현정> 그 정도였어요? 끝나고 나서는 고맙다고 인사 좀 했어요?
◆ 심수창> 네, 전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오늘 선수들한테 커피 한 잔씩 돌렸습니다.
◇ 김현정> (웃음) 잘하셨습니다. 커피 가지고 안 될 것 같은데요?
◆ 심수창> 네. 피자라도 다시 돌리던가 해야죠.
◇ 김현정> 한국시리즈 저리가라 할 정도로 그런 정도의 열정으로 뛴 경기였고, 1승을 마침내 얻었습니다. 1승하기까지 2년 2개월 걸렸어요. 2년 2개월 전, 그 18연패의 첫 패 하던 경기, 기억나세요?
◆ 심수창> 아뇨, 그때는 기억이 안 나요. 이렇게 될지 몰라서.
◇ 김현정> 상상도 못 했죠?
◆ 심수창> 상상도 못 했죠. 18연패를 누가 한다고 해도 아마 못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억지로 하라고 해도 못 할 것 같은. 그도 그럴 것이 심수창 선수 본인의 잘못이라기에는 방어율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럴 때 마다 꼭 타선이 도와주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럴 때는 원망스럽지 않았나요?
◆ 심수창> 그런데 운도 실력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내가 못하니까 이렇게 안 좋은 거다,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연패할 때마다 형들이 “네가 만약에 실력이 안 됐으면 이렇게 18연패까지 할 수 없다, 그래도 네가 실력 있고 좋은 투수니까 18연패할 때까지 네가 1군에 있는 거다, 만약에 네가 실력이 없었으면 당장 2군으로 갔거나 1군 경기에도 못 나왔을 거다”라고...
◇ 김현정> 18연패 기록을 세울 수가 없이 방출이 됐을 거다?
◆ 심수창> 그렇게 말을 해 주니까 위로가 되더라고요.
◇ 김현정> 맞는 말입니다. LG에서 8년이나 있었어요. 8년 동안 몸담았던 LG인데, 지난 7월 말에 지금의 팀으로 아까 말씀하셨듯이 트레이드를 당했습니다. 그때도 많이 괴로웠을 것 같아요?
◆ 심수창> 그때 당시에는 좀 많이 서럽고 눈물도 나고. 입단하기 전부터 제가 LG팬이었거든요. 많이 좋아해서 LG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서운했죠.
◇ 김현정> 서운하지 않았다면 솔직한 게 아니죠. 그렇게 끝이 안 보이는 슬럼프. 그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예요?
◆ 심수창> 신기록이 눈앞에 타이가 될 때 16연패인가? 그때 내가 타이 하나만 더하면 신기록이구나.
◇ 김현정> 지금 이런 신기록은 안 세우면 좋은데, 하필이면 이런 기록을 가지게 됐을까 이런 생각. 그럴 때는 좀 안 좋은 생각도 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예를 들면 야구를 그만 둘까라든가.
◆ 심수창> 생각 많이 했죠. 포기할까 싶었는데 포기하면 지는 게 되는 것 같아서 정말 끝까지 한번 도전을 해 보자. 그런 마음으로 매 경기 던져봤습니다. 실망도 많이 했지만.
◇ 김현정> 멋있네요, 심수창 선수.
◆ 심수창> (웃음)
◇ 김현정> 포기하면 나한테 지는 거다, 나와의 싸움이다?
◆ 심수창> 손가락질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속도 상하고 창피하고 그랬는데, 이겨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 김현정> 그리고 이제 다음 경기가 돌아오는 14일이죠. 어떤 각오 다지고 계세요? 지금 각오가 더 새로워졌을 것 같은데?
◆ 심수창> 항상 제가 평정심 유지하려고 많이 하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흔들리지 않고 하던 대로 똑같이 해야겠다, 연패할 때도, 이 게임 지면 연패라고 자꾸 이러다 보면 볼을 많이 던지게 되고 도망가게 되는데, 그런 마음을 안 먹으려고 되게 최면을 많이 걸었어요. 이번에도 똑같이 마음먹고 던지려고.
◇ 김현정> 어떤 투수가 되고 싶으세요? 나 이런 투수로 프로야구에 남고 싶다, 하는?
◆ 심수창> 항상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꾸준히 노력하는 선수. 그런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 김현정> 제일 고마운 건 끝까지 기다려준 팬들이 아닐까 싶어요. 팬들한테도 끝으로 인사 한 말씀하시죠.
◆ 심수창> LG팀 시절 팬 분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는 것도 있고, LG에서 잘했어야 했는데. 팀을 옮겼는데도 끝까지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제가 팬이 없었으면 이런 야구 경기도 없었을 것 같아요. 팬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가 있고 넥센 팬들도 노력 많이 할 테니까 응원 많이 해 주시면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제 경기 보고 심수창 선수 팬 됐다는 사람 제 주변에서 많이 봤거든요. (웃음) 힘내시고요. 칠전팔기의 진수를 보여주십시오.
◆ 심수창>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1(목) 심수창(넥센 투수) "18연패 선수에게도 팬은 있었다"
201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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