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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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0(화) 실격 김국영 선수 "우사인 볼트, 정말 힘들 것 같아..."
20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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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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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국영 육상선수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최고의 스타는 우사인 볼트였죠. 그런데 우사인 볼트가 결국 뛰어보지도 못 하고 실격처리가 됐습니다. 출발 신호가 나기 전에 몸이 먼저 나간 거였죠. 설마 한 번 더 뛰게 해 주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우사인 볼트 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벽을 치면서 한탄을 하던데요.

비슷한 상황이 우리나라 선수에게도 벌어졌었습니다. 토요일 100m 자격예선전에 출전했던 김국영 선수. 우리나라 100m 최고기록을 가진 선수인데 역시 부정출발로 실격을 당했습니다. 스무 살의 앳된 김 선수가 펑펑 우는데, 참 마음이 많이 아프더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남자 100m 한국신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국영 선수입니다.

◇ 김현정> 이제 마음이 좀 진정이 되셨습니까?

◆ 김국영>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시합이 다 끝난 것이 아니고 계주시합이 남아 있으니까 그 시합에 대비해서 다시 추스려서 몸을 만들고 있어요.

◇ 김현정> 왜 그렇게 울었어요? 보면서 저도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 김국영> 모르겠어요. 컨디션도 좋았고. 또 홈경기이다 보니까 많은 힘을 얻은 상태에서 스타트라인 상에 들어섰는데 파울을 해서요, 모르겠어요.

◇ 김현정> 그런데 저는 동영상을 여러 번 보고 다시 봐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출발 신호보다 빨리 뛰어나간 것도 아닌데, 어느 부분이 문제가 된 겁니까?

◆ 김국영> 제가 차려 자세에서, 준비 자세에서, 손과 발을 아무것도 움직이면 안 되는 상황에서, 뒷발이 살짝 떨리는 듯 한 느낌을 보였는데요. 그게 심판들 센서감지기에 들어갔나 봐요. 저는 리콜이 울리고 나서 정말 제가 파울한지도 몰랐는데, 갑자기 1레인에 와서 빨간 카드를 들어서 그때까지도 얼떨떨했어요. 뭐 잘못된 것이 아니냐, 심판 선생님들한테도 다시 한 번 확인해 달라고. 그런데 전광판에 슬로우 비디오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느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스타트 블록에 센서가 달려 있는 거군요?

◆ 김국영> 네.

◇ 김현정> 그러니까 우사인 볼트처럼 신호 떨어지기 전에 빨리 출발해도 실격이고, 이건 이해가 가는데요. 신호 전에 움직이기만 해도, 미동만 있어도 실격... 그런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빨리 나가는 것도 아니고, 다리 조정하다보면 좀 움직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김국영> 저도 왜 그런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저도 선생님들한테 듣고 심판 선생님들한테 따로 나중에 들었는데, 옆 선수한테 피해가 있었다고 해서 파울 총을 쐈다는데 모르겠어요.

◇ 김현정> 100m라는 게 워낙 0.01초 싸움이기 때문에, 출발 때 반응속도라는 게 워낙 중요하다 보니까 이런 엄격한 규정이 있는 모양이네요?

◆ 김국영> 예, 워낙 예민한 경기이고. 집중력이 중요한 부분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거죠.

◇ 김현정> 예전에는 이렇게 처음 부정출발이 있더라도 한 번 더 기회를 줬던 것으로 아는데, 이게 언제 바뀌었어요?

◆ 김국영> 2010년 1월 1일부터 바뀌었어요. 원래 그전에는 두번째 파울한 선수가 실격당해서 나가는 경우였는데, 그 시스템이 바껴서 뭐 어떻게 못하는 거죠.

◇ 김현정> 선수들 사이에는 조금 불만도 있겠습니다. 너무 엄격해졌다는?

◆ 김국영> 그렇죠. 아무래도 까닥하다 실수 한 번으로 실격당해서 나가는 경우이기 때문에요.

◇ 김현정> 출발 전에 스타트 블록에 발 얹어 놓고 기다릴 때, 신호 기다릴 때, 그때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육산 선수들?

◆ 김국영> 최대한 집중을 해야죠. 일단 그 출발 선상에 들어섰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비우고 집중을 해야 돼요. 저는 조금 욕심이 과했던 거죠. 대구에 입성하고 나서부터 갑자기 컨디션이 올라와서 저도 기대 안 했던 종목에 갑자기 기대를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토요일에 100m 뛸 때 비가 오기로 예견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워밍업을 하다보니까 해가 쨍하고 떠서, 해가 뜨는 날씨를 제가 좀 좋아해요. 그래서 컨디션이 너무 좋다 보니까 스타트 연습이나 이런 것을 딱 두 번만 시키셨어요. 지금 너무 좋으니까 그 감을 잃지 말고 그만 하라는 식으로 하셔서 계속 들어갔는데.

◇ 김현정> 컨디션이 너무 좋았는데 오히려 그게 화가 된... 우사인 볼트도 비슷한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우사인 볼트도 그날 굉장히 컨디션이 좋았다고 하던데?

◆ 김국영> 그렇죠, 우사인 볼트 같은 경우에도, 파울을 자기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일부러 한다고 생각을 해서도 하기 힘든 것이 파울이거든요. 우사인 볼트도 순식간에 실수를 하게 된 거겠죠.

◇ 김현정> 우사인 볼트 경기는 보셨어요?

◆ 김국영> 네, 봤어요.

◇ 김현정> 생중계로? 아니면 현장에서?

◆ 김국영> 현장에서요. 저는 자격예선에서 했지만, 사실 그제 결승까지 가기는 무리였어요. 그런데 우사인 볼트 같은 경우에는 일단 뛰면 가볍게 1등을 하고 세계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정말 힘들 것 같아요. 우사인 볼트 선수도 일단 200m, 400m 릴레이가 남아 있으니까 강심장이라고 불리잖아요. 남은 시합 200m, 400m에서 더 잘 할 거예요, 훌훌 털고.

◇ 김현정> 김국영 선수, 우리나라의 신기록을 갖고 있는 유망주 만나고 있습니다. 이제 스무 살. 아직 젊습니다. 절대 좌절하면 안 되고 훌훌 털고. 이번 실수를 약 삼아서 남은 경기 잘 치러야 될 텐데요. 이제 남은 경기가 계주인가요?

◆ 김국영> 네 마지막 날인 폐막날인 9월 4일.

◇ 김현정> 9월 4일 400m릴레이, 여기가 우리가 지금 기대하고 있는 종목이죠?

◆ 김국영> 결승 진출을 목표로 다시 준비를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육상이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종목이에요. 항상 텅빈 관중석에서 뛰는 데 우리 선수들 익숙하죠?

◆ 김국영> 그렇죠. 아무래도 없죠, 평상시 국내 시합은요.

◇ 김현정> 야구, 축구의 꽉 찬 경기장 보면 부러울 때가 많을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김국영> 뉴스가 나와도 일단 첫 번째는 축구, 두 번째는 야구. 육상에서는 큰 이슈가 아닌 이상 최대한 축구, 야구가 먼저 나오기 때문에 그런 거만 봐도 일단 부러워요.

◇ 김현정> 우리 청취자 여러분, '김국영' 이 이름을 꼭 기억하고 앞으로는 응원을 해 주십시오, 우리 육상의 희망입니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도 실격당한 적이 있는데 4년 뒤에 당당히 챔피언이 됐습니다. 응원할 테니까 열심히 끝까지 기운 내주세요.

◆ 김국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