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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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의와 타협말라" 평생 가르침
- 쓰러지기 전 까지 희망버스 타길 원해
- 비정규직 실직 문제 늘 마음 아파해
- 하늘나라서 아들 만나 기뻐하실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故 이소선 여사의 딸, 전순옥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소선 여사의 따님, 그러니까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이시죠. 전순옥 씨를 연결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 장례중인데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셨습니다. 전순옥 씨 나와 계십니까?
◆ 전순옥>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려운 상황에 나와 주셔서 우선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7월, 심장이상으로 쓰러지신 뒤에 계속 병원에 계셨던 거죠?
◆ 전순옥> 네.
◇ 김현정> 마지막 임종, 그 마지막 떠나실 때 의식은 있으셨던 건가요?
◆ 전순옥> 처음에 쓰러지신 7월 18일부터 의식은 없었고, 혼수상태에서 계속 중환자실에 계셨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마지막 유언이라든지, 유지 같은 것을 특별히 남기지도 못하셨겠어요?
◆ 전순옥> 네. 45일 동안 중환자실에서 계시면서 마지막 숨을 거두실 때까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고요. 다만 이제 저희가 어머님께 가서 저희의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쓰러지시기 전에 평상시 삶 속에서 항상 저희들에게 해 주신 말씀이 어머님의 유언이 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어떤 말씀을 해 주셨어요?
◆ 전순옥> 사실 어제 아침에 저희 가족들이 모여서 예배를 갔어요. 손자, 증손자까지 다 모여 예배를 하면서 '할머니가, 어머니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무엇이었을까,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뭘까.' 하고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다 했습니다.
그런데 막내조카 동명이가 그러더라고요. "할머니는 항상 우리에게 '동명아, 사랑한다. 나는 정말 내 손자를 사랑해.', 그리고 내가 아는 할머니는 불의에 타협하지 않으셨다, 어떤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도 않으셨고, 불의에 맞서서 무엇인가 하려고 노력하셨고 싸우셨다. 그래서 나도 그러한 삶을 살 것이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또 할머니가 나를 사랑한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서 사는 게 할머니의 유언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지나치지 않고 모른 척 하지 말라, 이런 말씀을 하셨군요. 살아생전에 노동현장을 지켜보시면서 '이것은 좀 빨리 해결되어야 할 텐데.' 마지막까지 집중하셨던 것은 무엇인가요?
◆ 전순옥> 저희 어머니는 희망버스를 타지 못한 것을 너무 아쉬워하셨고요.
◇ 김현정> 한진중공업으로 향하는 희망버스를 말씀하시는건가요?
◆ 전순옥> 그래서 시간까지 내서 가시려고 했는데, 그때 몸이 안 좋으셔서 못 가셨고요. 그리고 40년 동안 우리나라에 많은 노동운동이 있었고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권을 위해서 투쟁을 해 왔고, 40년 전과 비교적으로 많은 경제성장도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어요. 비정규직으로 전락하면 언제든지 직업을 잃을 수밖에 없는, 어디에도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삶을 너무나 마음 아파하셨고요.
끝까지 그것을 마음 아파하셨고 그러한 것들은 노동자들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노동자들이 한마음으로 단결하는 거다,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못하면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을 수 없을 거라는 것... 저희 어머니가 평소 항상 하신 말씀은 노동자는 하나 되어야 한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정말 모두가 같이 인간대우를 받고 노동자답게 살 수 있는 것,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게 저희 어머니의 소원이셨고요. 지금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시는 게 저희 어머니의 유언이 아니실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소선 여사가 전태일 열사의 일기장을 노동청에서 찾아오셨어요. 그런데 거기에 한 10페이지 정도가 찢어져 있었더라고요?
◆ 전순옥> 한 11페이지 정도가 아주 날카로운 면도칼로 잘려나간 걸 저희도 확인하고, 저희가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11페이지 찾으셨어요. 나중에?
◆ 전순옥> 그것은 못 찾았습니다.
◇ 김현정> 무슨 내용이 거기에 들어 있었는지 혹시 아십니까?
◆ 전순옥> 그래서 저희 큰오빠 친구들하고 얘기를 해 봤어요. 그 당시에 큰오빠, 삼동친목회 바보회의 서기를 맡았던 오빠하고 얘기를 해 봤는데요. 거기는 이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그리고 그때의 상황을 아주 낱낱이 적나라하게 적어놓은 것들이었다고 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면 핵심적인 부분이라서 누군가 훼손을 일부러 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계시는거군요?
◆ 전순옥> 저희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 더 이상 사회에 공개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잘라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어머님께서 하늘나라로 가시고 40년 동안 꿈에 그리던 아들을 만나셨겠죠?
◆ 전순옥> 저희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희 어머니 40년 동안 가슴에 품어온 아들, 저희 오빠를, 이제는 하늘나라에 가서 만나고 정말 너무 너무 기뻐하실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전태일 아들을 40년 만에 만나서 첫 말씀을 뭐라고 하셨을까요?
◆ 전순옥> 아직까지 너무나 많은 사안들이 우리 사회에 남아 있기 때문에 특히 노동문제, 그리고 한진중공업 문제, 김진숙 위원이 아직도 고공투쟁을 하고 있는 이런 상태에서 저희 어머님은 '내가 내 삶이 붙어 있는 한 너의 뜻을 이루리라. 했는데 '내 삶이 끝까지 이루지 못했구나. 미안하구나.' 하는 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40년 동안 가난과 질병과 투옥까지 해 가면서 그렇게 열심히 싸우셨는데도 끝내 미안한 마음이 남으셨을까요?
◆ 전순옥> 네. 그리고 저희 오빠는 '어머니는 모든 걸 다 하셨다. 고맙다.'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장례 중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모든 청취자를 대신해서 제가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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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5(월) 전순옥 씨 "내 오빠 전태일, 엄마 이소선..."
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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